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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와 마법의 꽃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5.39) 2016.03.26 17:15:43
조회 424 추천 21 댓글 6


우왁! 안나는 긴 포탈을 타고 높은 곳에서 폭 떨어졌어. 안나의 몸을 받아준건 쌓인 눈더미였어. 눈속에서 바둥거리던 안나는 겨우 단단한 부분을 잡고 올라오는데 몸이 가볍게 눈밭위로 올라와서 조금 놀라.

작은 눈사람도 안나 옆에 추락해서는 안나의 손에 구출됐어. 눈을 탈탈 턴 눈사람이 안나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어. 이어 안나는 주머니속에 있는 안놔도 확인해보는데 주머니에 눈이 가득 들어가서 불룩해졌지 뭐야. 안나는 주머니속에서 엣취! 소리를 들었어. 안놔도 눈맛을 본 모양이야.

"쭈웡!"
"그러게 엘사 옆에 남아 있으랬잖아."
"안놔는 안놔를 우쯥게 봣!"
"그럴리가!"
                                                      
오들오들 떠는 작은몸이 버럭 소리를 치니 안나는 갓에 쌓인 눈을 털어주며 안놔를 두 손으로 감쌌어. 꽃이 심어진 정원이라더니 눈만 가득 쌓여있는 곳이야. 두리번거려도 꽃은 커녕 새하얀 눈뿐이었지. 안나는 파비의 말을 다시 생각해봐. 꽃은 제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 마법을 부린댔어. 설마 벌써 숨고 장소가 바뀌었나! 안나는 발을 동동 굴러.

그래도 어딘가에 있을지도 몰라. 안나는 무작정 걷기 시작해. 눈보라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지. 푹푹 빠지는 눈더미를 가로지르는 안나는 성녀의 마법덕에 눈속에 파묻히지 않았어. 작은 눈사람은 안나가 만든 발자국을 한번씩 뛰어서 부지런히 따라가.

단서도, 길도 없고. 몸이 슬슬 추워지기도 하고. 안놔는 추워서 벌써 힘이 없었어. 안나는 안놔를 제 옷 품속에 욱여넣어. 엘사만큼의 폭신함과 안락함은 없어도 추위에 떠는 안놔를 따뜻하게 보호할 순 있을거야. 차가운 안놔가 가슴속에 들어가자 한번 부르르 떤 안나는 온몸을 양팔로 감쌌어. 안나는 가져온 얇은 장갑을 껴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이거면 손이 시렵진 않을거야.

바람도 불지않는 드넓은 눈밭에선 안나의 발자국 뿐이야. 이곳에서 꽃은 어떻게 얻으며 얻어도 어찌 돌아가야 할지 고민해볼 법도 한데 안나는 목표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이야. 꽃을 얻어 돌아가면 엘사의 미소를 볼 수 있다는 그 집념 하나로 몸 구석을 파고드는 추위를 견디는 중이었어.

그러나 추위를 견디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지. 입김을 후 뿜는 안나의 발걸음은 조금씩 느려져. 추위에 오랜시간 노출되니 따뜻해지고 싶다는 생물체의 본능은 강한 용사님이라도 이겨내지 못해. 안나의 상태를 확인한 작은 눈사람이 바지자락을 이로 물어 당겼어. 안나는 중심을 잃어 눈더미로 폭 엎어져.

앗 차가워! 안나는 얼굴에 묻은 차가움에 정신을 확 차렸어. 안놔는 안나의 옷속에서 기어나와 안나의 몸에 깔려 눌려 흐물대는 제 몸을 보이며 안나에게 성질을 냈어. 미안해. 안나는 안놔가 말랑말랑으로 돌아올 수 있게 손으로 버섯몸을 잘 만져줘. 안놔는 본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안놔 쭈웡?"
"응...조금."
"안놔 뜨거운거 필요햇! 뿔!"
"불 말하는거야? 나무가 어디있다고.."

눈밭에 나무가 있을리가. 안나가 하얗게 된 온몸을 털고 일어났어. 작은 눈사람은 나무란 소리에 주위를 둘러봐. 안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저 먼곳까지 보는 작은 눈사람은 안나가 말한 나무를 발견했어! 안나가 안놔랑 얘기하는 동안 작은 눈사람은 그곳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

작은 나무를 찾아낸 눈사람은 제 키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가지 하나를 이로 물려고 폴짝 뛰다가 이에 물리자마자 마구 잡아당길거야. 꿈쩍도 않는 나무는 고집있게 제 자리를 지키지만 작은 눈사람은 포기하지 않았어. 이로 물어서 아무 방향으로 잡아당기며 몸이 분리되도록 힘을 쓰고 당기던 작은 눈사람은 톡. 뜯긴 아주 얇은 나뭇가지를 물고 흰 눈밭으로 나가 떨어져.

작은 눈사람은 나뭇가지를 얻었어! 안나를 향해 빠르게 달려간 눈사람은 안나가 말한 필요한 나무를 얻어와. 그렇지만 안나는 이미 눈밭에 쓰러져 있었어. 안놔는 안나의 옷자락을 잡고 안나를 깨우려고 뿌쨕이며 시린 응딩이로 눈밭을 돌아다니면서 안나의 얼굴 근처로 가서 작은 손으로 찰싹 때리고 있고.

안나를 몇번 두드리다가 뿌앵 울음이 터진 안놔의 소릴 들은 작은 눈사람은 바닥에 나뭇가지를 탁. 떨어트리고 안나의 몸주변을 빙글빙글 돌아. 작은 눈사람도 안나의 옷자락을 이로 물거나 상의를 들춰 제 차가운 몸을 부비거나 하면서 어떻게든 안나를 깨우려고 해. 그러나 안나는 추위에 힘이 빠져 이미 많이 지쳐있었어.

추욱. 힘이 빠진 작은 눈사람은 털썩 주저앉아서 곧 울것같은 얼굴이 돼버렸어. 안나가 이대로 일어나지 못하면 얼어죽을거야. 우는 안놔도 마찬가지고. 작은 눈사람은 고개를 젓더니 벌떡 일어나 안나의 몸 주변을 다시 돌기 시작해.

안나의 주변만 몇바퀴를 돌던 눈사람은 눈밭을 둘러봐. 이 주변에 차가운 마력이 잔뜩 서려있지 뭐야. 작은 눈사람도 차가운 마법으로 만들어진 생물체이기 때문에 이 눈밭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 듯했어.

창조주와는 다른 차가움. 작은 눈사람은 불안함을 느꼈어. 안나를 이곳에 계속 두면 목숨문제가 아닌 또다른 문제에 직면할지도 몰라! 안놔를 부추기는 작은 눈사람이 이리저리 뛰며 제가 깨달은 사실을 알려주지만 안놔는 알아듣지 못해. 정찐 짜나웟! 가만히 이쪄! 라며 안놔에게 쓴소리만 들어야 했어.

작은 눈사람은 어떻게든 안나를 지켜야했어. 창조주의 따뜻한 마음이 안나를 지켜달라며 무의식 속에서 겨우 저를 만들어 냈으니까. 창조주의 차가운 마력을 흡수해야 어떤 형태로 변할 수 있었던 작은 눈사람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안나를 깨워 안나 스스로 움직여야 도망칠 수 있을테니. 위험한 존재에게서.

눈밭에서 구르며 머리도 같이 굴리던 작은 눈사람은 또 주저앉았어. 손이라도 있었으면 안나를 끌고 어디론가 갔을텐데. 안놔가 말랑한 몸으로 무거운 인간 용사를 끌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안놔도 응딩이에서 올라온 차가운 기운을 이기지못해 많이 지친 상태야. 작은 눈사람도 지쳐버렸어.


험난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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