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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와 마법의 꽃 9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0.28) 2016.04.01 16:40:56
조회 423 추천 23 댓글 7


겨우 손수건으로 이마 부근을 지혈한 안나는 하얗게 된 머리칼을 만져봤어. 처음부터 있던 것같이 딱딱할 줄 알았던 하얀머리칼은 안나의 손가락을 스르륵 감으며 제 위치로 돌아갔어. 눈사람은 안나가 다쳤다고 울상이 돼선 웃지도 않고 안놔는 안나를 공격하고 사라진 하얀머리를 찾겠다고 뿌쨕 뛰어다녀.

이걸로 된걸까? 엘사를 위협하던 무서운 하얀머리는 사라져버렸어. 용사 안나의 의식속에 스며들어 버린 것 같지만은 힘이 없어 당분간은 안나를 괴롭힐 일 없을거야. 전직마왕도. 그럼 이걸로 된거야. 용사는 단순하게 생각하자고 했어. 전직마왕의 차가운 마음을 녹이는 일이 우선이니까.

주머니에 잘 있나 마법의 꽃이 준 유리 구슬을 손을 넣어 만져본 안나는 피투성이 손수건을 반대쪽 주머니에 넣고 다음지형으로 건너뛰었어. 선은 곧 도착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얘기라도 하듯 가늘게 변하고있어. 원래 이렇게 멀었나 싶었지만 안나는 눈사람과 안놔를 품에안고 뛰어가.

그리고 안나가 커다란 지형으로 뛰어올랐을때 둥둥 떠다니는 지형은 더는 볼 수 없었어. 이곳은 지형변동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인가봐.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하니 발이 절로 떼져. 안나는 흔적의 끝에서 멈춰서지 않고 바로 앞으로만 뛰어가.

끝이 보이지 않는 꽃밭에 힘이 빠지고 절망할 법도 한데 용사 안나의 전직마왕을 구하겠다는 의지는 정말 충만했어. 피를 보고도 겁도 내지않고 말이지. 안놔는 풀 꽃이 정말좋지만 끝없는 풀밭만 있는 마법의 정원은 정이 가지 않았어. 안놔는 엘쨔가 보고싶었어. 특히나 폭신폭신 가슴품에 들어가 엘쨔의 손에 갓을 만져지며 천국을 누리고 싶었지!

응큼한 안놔를 엘사보다는 훨씬 비어있는 품에 안은 용사는 저 멀리서 불어오는 찬바람에 멈춰섰어. 대지를 풍요로이 하는 따뜻한 바람의 적은 냉기가 실어져 불어와. 그건 안나만 느끼는게 아니었어. 안나의 옷자락으로 몸을 가리며 추위에 떤 안놔도 슬픈 눈사람도 찬바람을 맞았어.

작은 눈사람은 아래로 쳐진 눈을 번쩍 떠서 검은 단추처럼 둥그렇게 만들고 안나의 품에서 쏙 나와서 찬바람이 부는 쪽으로 뛰어갈거야. 안나는 이곳까지 오게해준 흔적을 찾아준 눈사람을 믿고 쫓아가. 눈사람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작은 눈사람은 창조주인 전직마왕과 정신적으로 연결돼있었어. 저 먼곳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전직 마왕과 연관 돼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것도 그때문이었지. 강력한 마력을 얻은 전직마왕은 자면서도 마법을 부릴 수 있는지   마법의 정원 안에서 찬바람을 불게하지 뭐야. 안나는 뭣도 모르고 뛰기바빠.

작은 눈사람이 뛴 쪽으로 가니 안나는 푸른빛이 나는 마법석으로 만들어진 희미한 포탈을 찾아냈어. 파비가 데려다준 뒷마당과 비슷하게 생겼네! 안나는 신나서 포탈 앞까지 숨이 넘어가도록 단숨에 뛰어가. 포탈과 가까워질수록 찬바람은 더 세져가.

안나는 바람을 가르고 지나갔어. 왠지 포탈 근처로 못 오게 하려는듯 차가운 바람과 다른 세찬 바람이 양옆으로 불어서 안나를 힘들게했어. 정확히는 앞으로 달려나가던 작은 눈사람을 저 멀리 날려버렸어.
                                            
안나를 엘사와 이어지는 길을 모두 안내한 작은 눈사람의 임무는 끝났어. 작은 눈사람은 바람 가운데에서 사르르 녹아 사라져버리고 안나는 포탈을 향해 들어가려 남은 안놔에게 주머니 속 구슬이 날아가지 않게 꼭 쥐라고 당부하면서 구슬을 쥔 안놔를 품속에 넣고 팔다리에 힘을 딱 줘서 앞으로 나가겠지.

안나의 주변에서 도는 바람으로 풀이 회전하고 안나는 발이 바람에 밀려서 풀밭에 신발자국을 남기고 말아. 안놔는 안나말대로 엘사에게 줘야할 전리품 유리구슬을 꼭 쥐고 몸도 동그랗게 말았어. 구슬에서 좋은 기운이 느껴져도, 맛있는 냄새가 안놔를 유혹해도 식탐이 많은 안놔도 엘쨔가 중요한건지 안놔는 꾹 참아.

누가 이기나 보잔 식으로 안나는 두팔을 앞으로 휘저으면서 뛰어가더니 번쩍 빛나는 포탈 속으로 몸을 쏙 넣었어.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물에 빠진것처럼 포탈의 흐름에 몸을 맡겼어.

"우왓!"

안나는 어디로 쏙 튀어나왔어. 혹시나 안놔가 뭉개질까 몸을 빙글 돌려 등으로 착지해. 커다란 칼에 날갯죽지가 부딪쳐 괴로워 몸을 비트는 그때 안놔가 옷 속에서 꼼지락 나오고 안나의 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졌어.

"돌아오셨군요."

안나는 반갑게도 큰 주먹코를 가진 돌멩이 얼굴과 마주했어. 제대로 돌아온게 맞나봐. 안나의 몸은 풀투성인데다 금방이라도 지쳐 쓰러질 피로가 쌓여있었지만 안나는 풀린 다리를 툭 두드려서 끙 일어났어.

"파비. 나 제대로 돌아온거죠?"

파비는 고개를 끄덕여줬어. 안나는 의심없이 구슬을 든 안놔를 꼭 쥐고 뒷정원 출구로 뛰어가. 엘사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후들거리는 다리로 중심을 잃어 벽에 부딪치기도 하지만 용사님은 전직마왕의 방에 제대로 찾아 왔어.

안나는 안놔를 잠든 엘사의 이불 위에 올려주고 침대 옆에 꿇어 앉았어. 안놔는 꼬물 움직여서 엘사의 얼굴 가까이에 서서 구슬을 내려놓을거야. 엘사는 일어날 수 있겠지? 안나는 얼굴에 풀떼기를 붙인채 엘사의 손을 잡으려다가 흙투성이인 제 손을 걷어서 지켜보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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