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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판타지3) 엘쨔는 대단해! 6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1.161) 2016.04.19 00:11:32
조회 383 추천 17 댓글 5

하루종일 빠르게 걸으니 다리가 빠질 것같았어. 성녀는 언제 다른 사람들이 올지 모르니 빨리 현장을 벗어나는 편이 좋다는데 밤에 이곳을 걸으면 방향감각도 상실해서 몇보 가지도 못하고 지치기만 할거라고. 쉬고 다음날 일찍 떠나자는 안나의 권유에 별수없이 끙. 소리를 낸 성녀는 바닥에 앉을거야.

밤을 보내려면 역시나 불을 피우는 편이 좋을텐데. 나무가 하나도 없으니 불을 붙일만한 것도 없어. 식물에 민감한 안놔에게 이 근처에 풀이나 나무가 있냐 물으니 그런건 없대. 안나는 안그래도 흙뿐이라 기분이 안좋아. 불 없이 보내야하나? 이런. 안나는 난감했어.      

성녀는 가방에서 주문이 적힌 책 하나를 꺼내더니 시원하게 몇페이지 찢어버리고 땔깜으로 쓸 참인지 거기에 불 주문이 적힌 부적하나를 구겨서 던졌어. 딱히 불의 마법 재능이 없어도 쓸 수 있게 만들어졌다나. 가볍게 불을 만들어낸 성녀는 두손을 갖다대서 마력을 주입해서 불을 더 키워.

"마법이란건 대단하네."
"복잡하면서도 간단한게 마법이지. 이 기회에 마법을 좀 배워보는게 어때? 네 머리로는 될까 모르겠다만."
"머리가...꼭 좋아야 마법을 쓸 수 있어?"
"음...꼭 그렇진 않지. 마법석이 있으면 누구나 마법을 쓸 수 있어. 뭐. 부자라면 가능하겠지. 근데 넌 어쩌냐. 돈도 없는데."
"난 마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 해본적도 없어."
"맞아. 사실 마법사란건 앞뒤 꽉막힌 것들이지. 적어도 지금 시대에선. 가끔 자유롭게 여행하는 네가 부러울 때도 있어."

성녀는 옷자락 사이로 손을 넣고 타오르는 불을 보기만 하겠지. 뭣좀 구워먹어도 되냐니까 꺼트리지만 말래. 안나는 가방 속에서 딱딱해진 빵 몇개를 꺼내. 이걸 구워서 먹으면 나름 맛있을거야. 숙소에서 버터도 조금 얻어왔으니 발라먹어야 겠다. 빵에 물좀 적셔 부드럽게 해서 굽겠다며 가방을 뒤지는데, 어라. 없어.

"어, 진짜 없어!"
"뭔데 호들갑이야."
"물통! 물통이..없어. 분명 마법의 우물에서 챙겼는데, 이상하다..?"
"섹스녀만 챙기다가 잃어버렸나 보네."

그런가? 빵이야 물없이 구우면 되겠다만 안놔에게 줄 물이 없으니 큰일이야. 다행히 성녀의 물병에 가득 담아왔으니 물은 주겠다는데 안나는 물통을 잃어버린 아쉬움에 쩝. 딱딱한 빵만 불 근처에서 들고있어야 했어.

엘사는 작은 눈사람을 손바닥에 올리고 얘기를 나누고 있었어. 왜 자꾸 가슴이 뛰는지에 묻는데 창조주가 모르면 피조물이 알 리가 있나. 고개를 양옆으로 까딱이기만 하겠지. 엘사는 고생한 작은 눈사람의 머리를 쓸어줬어. 오늘도 밤새 보초를 서야 할거야.

안나는 구워진 빵에 버터를 듬뿍씩 바르며 한명씩 나누어. 안놔가 고기는 없냐며 투정부리네. 흙바닥에서 고기라니. 안나는 사냥이라도 하지 않는 한 고기는 없을거래. 안놔에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야. 고기없는 균쨍은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어. 그래서 빵 안 먹냐며 다시 권하니 그건 아니야. 꼭 빵을 먹고 살아서 고기를 먹고 말거래.

"여기 버터 바른 곳은 맛있을거야. 이거 더 크니까 이거먹어."
"말랑이한테 잘 대해주니까 말랑이가 기어오르는 것 아냐."

"안놔는 말랑이가 아뉘닷! 가짜엘쨔!"
"참 서러워서 못살겠군. 가짜라니."

성녀는 빵을 깨짝거리며 안나를 비난하다가 안놔에게 도리어 가짜소리를 들어야 했어. 이름이 같은걸 나더러 어쩌란거야. 누가 먼저 태어났는데? 나이로 따지면 안나 옆으로 조심스레 앉아 버터가 발라진 빵을 받는 전직마왕 쪽이겠지. 지금 세대에서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테니.

얼마나 더 가야하냐 물으니 성녀는 달이 밝은 쪽을 가리키며 저 너머에 산이 있는데 그 산을 넘으면 곧장 바다가 보일거래. 안나는 그 소리에 흥분하면서 엘사에게 말할거야. 엘사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바다가 보일거라니! 분명 마음에 들어할 거라며.

안놔는 잠시 안나의 허벅지에 올려진 반쯤 남은 빵에 얼씬거리며 안나의 허벅지에 올라왔어. 생각보다 빵이 맛있었는지 빵을 한입에 쏘옥 넣고 작은 손으로 빵을 입속으로 밀어넣고 바닥으로 내려올거야.

단연코 걸리지 않을 거라고 장담한 안놔의 몸은 욕심으로 커져버렸어. 으닛?! 안나는 곧 안놔가 빵을 먹었다는 만행을 알게 될테고 먹보 작은버섯 안놔를 꾹꾹 누르며 보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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