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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의 고민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03.54) 2016.09.30 00:56:00
조회 528 추천 17 댓글 5


전직마왕은 녹색 드래곤에게 독심술을 봉인당했어. 사람들을 끝까지 경계하라는 뜻일까? 드래곤은 엘사가 곧 안나의 진심을 알게 될거랬어. 안나의 진심이란건 언제나 자신을 아껴준게 아닌가? 엘사는 고민하게 될거야.

안나는 고민하는 엘사에게 무슨 일이 있나 싶었어. 안놔는 오랜만에 용사의 주머니에 얌전히 있을거야. 패대기쳐진게 나름 충격이었는지 엘사한테 안 가려고 하네. 엘사는 안놔를 지키고 싶어서 그런건데 힘이 보통 세야지. 갓을 크게 꿍야했는지 부풀어오른 것 같단 말이야? 쬐그만 용가리에게 쫓길 때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지금 만지면 조금씩 쑤셔.

안나는 우뚝 서서 저만치 뒤따라오는 엘사한테 갔어. 드래곤이 무슨 말을 했길래 저렇게 힘이 없지? 흙탕물에 옷이 황토색이 된 안나가 엘사에게 와서는 손을 잡았어. 엘사는 흠칫 놀라면서 안나를 봐. 역시 생각은 보이지 않아.

"엘사. 무슨 생각해?"
"아무것도...안 했어."
"거짓말. 엘사 얼굴에 다 써있어! 매우 심각한 생각하고 있다고."
"얼굴에 써있어?"
"아, 아니...진짜 써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엘사가 어느정도...그...좀 다르다고 해야하나..?"

달라? 엘사는 안나의 말에 눈을 휘둥그레 떴어. 안나가 제게 독심술이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나봐. 그럼 안나도 거짓말쟁이가 되는걸까?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지만 지금껏 살아온 엘사의 경험으로는 읽은생각과 다르게 행동하는 인간은 본적없어. 안나또한 그랬고. 용사님은 마음으로부터 전직마왕을 아껴주고 있었지. 엘사도 그걸 알고 있었고.

근데 지금은 달라. 안나의 생각을 도통 읽을 수 없으니 안나가 거짓말을 해도 알아낼 일이 없어. 애초에 안나가 제게 거짓말을 할 일이 없다지만은 착한 용사님도 인간이니까. 큰 녹색 도마뱀이 말했던 것처럼 다른 인간과 다를게 없을지도 몰라.

큰 도마뱀은 저랑 안나 사이를 갈라놓고 싶었던걸까? 엘사는 지금 큰 도마뱀을 죽이지 않았던 것에 후회 하고있어. 하지만 안나가 죽이지 말랬는 걸. 죽였다면 독심술을 잃진 않았겠지만 안나가 매우 실망 했을거고 그 생각을 읽은 엘사는 슬펐을거야.

"엘사 혹시 어디 다친건 아니지?"
"안 다쳤어."
"드래곤이 마법같은 걸로 공격...할 리는 없겠지? 엘사는 진짜 강하니까! 괜한 걱정을 했나봐. 그나저나 나 빨리 씻고싶어."
"나랑 같이 씻을거야?"
"어...어? 같이?"

서슴없는 발언으로 안나는 깜짝 놀랄거야. 물에 떨어트린 물감이 서서히 퍼지듯이 안나의 귀부터 시작해서 얼굴 전체가 화끈거릴거야. 엘사는 생각대신 안나의 표정을 읽기 시작했어. 이것쯤은 알거같아. 분명 생각이 꼬였을거야. 안나는 역시 다른 사람들과 다를거야. 엘사는 왠지 확신이 섰어.

"안나. 부끄러워?"
"으응... 다른 사람 알몸을 본다는 건 엄청 부끄러운 일이야."
"엄청? 난 안 그래."
"으...엘사는 이상해."
"엘쨔는 안 이짱하닷!"

비록 패대기 쳐져서 갓을 꿍야했지만 안놔는 엘사의 편을 들었어. 안나는 갓이 퉁퉁 부은 안놔를 꺼냈어. 이건 어떻게 하면 낫지? 마을 가서 붓기를 가라앉히는 약을 사야할까? 안나가 실수로 주황갓을 건들면 작은버섯은 크게 성질을 낼거야. 용사님은 화가난 작은 파트너에게 쩔쩔맸어.

엘사도 안나처럼 괜한 걱정을 했을 수도 있겠어. 안나가 자길 속인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안나는 지금까지 자기를 얼마나 아껴줬다고. 엘사는 옥신각신거리는 용사와 작은버섯을 보며 고갤 끄덕이겠지. 안나는 자기를 위협하고 내쫓기만 했던 다른 인간들과 달라. 큰 도마뱀이 의도한대로 되진 않을거야.

사람들이 나쁜짓을 해서 혼자 얼음성 안에 갇히다시피 살았던 전직마왕은 조금씩 사람이라는 생물에게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을지도 몰라. 안나랑 같이 있으려면 사람들과의 많은 접촉도 필요할거야. 딱히 독심술 같은거 없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엘사는 안나의 손을 탁 잡았어.

"안나. 작은버섯을 괴롭히면 안 돼."
"...알겠어."
"엘쨔가 안놔를 가장 잘 알앗!"

착한 작은버섯은 갓을 쓰다듬어졌어. 한번 쓰다듬받으니 욱씬욱씬 갓이 나은 것만 같아! 안놔는 엘사의 손으로 갈아탔어. 안놔는 용쨔보다 엘쨔가 더 좋은가봐. 예전부터 그랬긴 했다만 안나는 왠지 서글퍼지더라지.

조금 더 걸으면 안나는 표지판을 볼 수 있을거야. 이제 씻을 수 있겠다! 서글픈 마음은 싹 사라지고 안나는 깨끗해질 생각에 신이 났어. 엘사도 안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안놔도 덩실덩실 춤바람이 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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