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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운전교육 -2-

화로불판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21 09:39:28
조회 1058 추천 26 댓글 6

, 좀 똑바로.., 다시 해볼께요

 


드륵, 푸르륵, 또다시 엔진이 꺼졌다. 이 작은 맹수같은 자동차는 어찌나 예민하던지 대충 기어를 넣고 발을 떼면 앞으로 갈 것을. 아직 교육을 시작한지 십분 가까이 되었는대도 출발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첫만남의 당돌한 인사하곤 다르게 강사는 꽤나 운전대 앞에선 근엄한 판사와도 같은 모습이 되었다. 어물쩍 넘어가려던 안나의 행동들을 하나 둘 꼬집으며 지적질을 했고 그에 안나도 적잖이 신경질이 나있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하지않던가. 자신의 핸드폰에서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긋나긋한 어조의 매니저의 메시지 알람만이 웅웅, 울려대었다.

 


, 저 잠깐 핸드폰좀 볼께요. 급한일이 있는것같아서..”

, 편하실대로

 


까톡, 하고 또다시 울리는 알람에 간헐적으로 떨리는 손을 붙잡고 액정을 보았다.

 


우리 안나, 교육 잘받고있니?’

 


콧바람을 후욱, 하고 낀 안나는 입술을 잘근 물었다. 그리곤 엘사는 신경쓰지않은체 빠르게 손가락을 놀려 매니저에게 답장했다.

 


아니, 어디서 이런사람을 구해온거에요?’

왜 맘에 안드니?;;’


슬쩍, 옆을바라보았다. 자기맘을 몰라주는 사람이 한명 더 있다. 그 검은 선글라스를 벗지도 않고 어느새 구름을 헤집고 떨어지는 햇볕을 만끽하며, 후후 휘파람이나 불고앉아있는 이 여자. 범상치않은 청,청 패션에서 어느정도 성격을 유추했건만 이렇게 태평할줄은 몰랐다.

 


왜 자꾸 봐요

?!, 아니, 아니에요

 


선글라스 너머 안나를 보고있었다. 렌즈가 어두워 눈이 보이지 않았을뿐, 이렇게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어느 누구라도 의식하게 될 것이다. 몸은 창밖을 향하고 있었건만 꽤나 눈치가 있는 여자다. 안나는 당황감을 감추기 위해 태연하게 대답을 했지만, 목소리의 떨림을 어쩔수가 없었다. 별안간, 무서운 여자다. 라고 마음속으로 삭히며 그녀는 잡고있던 핸드폰의 액정을 다시 바라보았다.

 


.. 가면 두고봐요 --’

왜그래 안나;;.. 이 바닥에선 솜씨 좋다고 소문난 여자란말야, 거기다 여자여서 붙힌건데?’

 


작은 한숨을 내쉬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안나의 행동을 지켜보던 그녀역시 자세를 고쳐앉았다. 한숨이 가시질 않는다. 적어도 오늘은 주행까지 해봐야하는데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니, 이 두 사람의 적막감은 오래갈것만 같다.

 


, 다시 해볼께요. 벨트 매고

, 했어요

브레이크 밟고 시동 걸어봐요

 


부왕, 잠시 낑낑거리던 엔진이 힘을 받고는 우렁찬 시동음을 내뱉으며 돌아간다. 곧 소리가 가라앉고 근엄하면서도 웅장한, 낮은 배기음이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사방에서 차체를 타고 올라오는 진동에 간질간질한지 안나는 다시 자세를 고쳐앉았다. 그에 반해 엘사는 지루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트를 조금 뒤로 젖히고는 자리도 넓혀 다리를 꼬았다. 건들건들 발끝을 까딱거리는 것이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였다.

 


자 그다음에 뭘 해야되지요?”

기어를 넣고..”

  


기어봉을 잡고 클러치를 밟았다. 힘껏 기어를 넣으려던 찰나. 1단이였는지 2단이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안나는 잠시 그대로 멈춰선, 머리를 쥐어짜며 굴렸건만 그동안의 운전교육들이 모두 뒤죽박죽이 되어선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입술만 잘근잘근 씹으며 1단과 2단 사이에서 손만 깔짝대며 머뭇거릴뿐이였다.

 


몆다안~?”

, 이다..”

일단

 


엘사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더니 안나가 잡고있던 기어봉을 앞으로 밀쳤다. 부드럽게 들어가는 기어봉. 안나는 그녀의 손에 화들짝 놀라며 손을 잡아빼었다.

  


, 뭐하신..?”

클러치 때요, 앞으로 가야죠



아무렇지 않은 듯, 엘사는 다리 다리를 꼬더니 자신 옆의 공간에 손을 넣고 뒤적뒤적하더니 자일리톨 껌 통을 꺼냈다. 하나 씹을래요?. 안나는 고개를 저었다. 두눈을 토끼먀냥 크게 뜨고는 살짝 고개를 젓는 그녀의 모습이 웃겼던지 엘사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곤 안나를 빤히 바라보며 이름모를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안나는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며 연신 자신의 두손을 만지작거릴뿐. 엘사의 예상치 않은 행동들로 머릿속이 하얘졌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놀라서 그런건지, 너무 자신이 긴장했나 싶기도 하다. 안나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두 다리를 바라봤다.

 


뭐해요, 클러치 안때고. 안갈꺼에요?”

, ,네네!”

 


푸르륵. 앞으로 꿀렁거리더니 또다시 시동이 꺼졌다. 안나는 무슨일인지 몰라 입을 벌리고만 있었고, 엘사는 선글라스 너머로 주름이 보일만큼 미간을 찌푸리고는 이마에 손을 대며 고개를 저었다.



아오진짜..!!”

어느샌가 빗방울은 멈추고 구름들은 햇빛에게 자리를 내어주고있었다. 비를맞아 반들반들해진 자동차도 빛을 쐬어 그 햐얀 모습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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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추전받는다. 어떻게 풀어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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