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단편] 운전교육 -4-

화로불판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22 17:13:54
조회 776 추천 22 댓글 6



 “여기서 좌회전 하면 되나요?”
 “....”
 “..좌,좌회전 할께요”
 “.......”



 분명하다. 말이없는걸로 보아 단단히 삐져있거나, 정말 화나있거나 둘중 하나다. 엘사는 자신의 소중한 애마의 휠과 범퍼, 상처나 아파하는 자신의 자식들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나로서는 어짜피 다 같은 깡통 자동차로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를 만나고 처음으로 보이는 슬픔과 좌절이였기에 그저 입을 꾹 닫고 있었다. 엘사의 뒷모습을 연신 미안함을 드러내며 바라본지 십여분, 가만히 쪼그려앉아 범퍼의 흠집만 쓰다듬던 그녀가 일어났다. 그리곤 조용히 차에 타서는 내려진 창문으로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그 모습에 황급히 운전석에 탑승한 안나는 안전벨트를 매자 턱으로 앞을 가리키는 엘사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안나 혼자서 시동을 걸고, 기어를 넣고, 앞으로 나아갔다. 계속 갓길에만 있기는 뭐해서 스스로 주행도로 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엘사는 말이없었다.



 계속 점선을 따라서 앞으로 나아갔고, 어느새 빨간불이 들어오는 정지선과 교차로를 맞이했다. 안나는 당황하며 고개를 돌려 엘사를 바라봤다. 그녀는 우수에 들어찬 가여운 눈을 하고는 조수석 창문의 습기를 어루만졌다. 뽀득뽀득. 글씨도 써넣고, 하트도 그리고, 자동차도 그리..



 “아이 씨발 진짜!”
 ‘쾅!’
 “엄마앗!!”
 ‘부와앙!~’



 엘사는 데시보드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절규했고, 안나는 소리에 놀라 어깨를 들썩이며 풀 악셀을 밟았다. 다행이 기어는 중립상태였기에 우렇찬 엔진소리만이 높게 솟아올랐다. 마치, 지금 그녀의 감정처럼. 그리곤 또다시 정적. 안나는 어쩔줄을 몰라하며 그 정지선에 우두커니 서서 하염없이 빨간불, 파란불, 다시 빨간불, 파란불. 브레이크만 밟은체 목석처럼 굳어있었다. 엘사의 눈치를 보느라 가야하는지 마는지 말도 못걸겠고, 자동차도 그런 안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어느새 조용히 부릉거리며 자신의 소리를 죽였다.



 “내려요”
 “...? 네?”



 파란불을 놓친지 여섯 번째 즈음. 엘사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처음엔 잘못들은줄만 알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에도 엘사는 뭔가 결심한 듯이 앞만을 바라보고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안나는 그녀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안전밸트를 풀었다. 그리곤 도어락을 해제 시키곤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덜컹, 묵직한 소리와 함께 산뜻한 공기와 낮은 엔진음이 공간을 비집고 들어왔다.



 “사이드”
 “아! 네”
 
 삐빕, 버튼을 눌러 사이드브레이크도 작동시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엘사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안나가 내리길 기다렸고, 이윽고 자신도 내렸다.



 처음에 안나는 그녀가 자신을 한 대 때리려고 그러는줄만 알았다. 하지만 엘사는 정말, 아무일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운전석으로 걸어오더니 옆에 타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 말에 안나는 시무룩하게 어깨를 축 늘어트리곤, 터덜터덜 조수석으로 돌아갔다. 시트에 몸을 누이자 엘사가 얼마나 뒤로 눕히고 편안히 앉았는지, 그녀의 체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것도 잠시 엘사가 운전석으로 들어왔고, 안나 그녀도 시트를 다시 자신의 자세에 맞게 조절했다.



 “자, 잘봐요. 내가 진짜 지금 화나있는데”


 엘사는 두눈을 부릅뜨고 안나를 뚫어질 듯이 쳐다봤다. 너무도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바깥으로 젖히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도 뻥긋하지 않고 숨죽여서 그녀가 하는 행동들과 중얼거림에 귀를 기울였다.



 “자 이렇게 기어를넣고, 쉽게 말해서 소리를 듣고 크다 싶으면 윗단으로 변속해주는 거에요. 착, 착, 이렇게. 부드럽게 넣어줘야지 꿀렁거림이 없고 차도 수명이 늘어요”
 “넵!”


 

안나는 고등학생이 된것마냥 두눈을 집중하고 그녀의 속성 강의를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왠만하면 공부도 잘 안하는 그녀지만, 왠지 엘사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게 좋을것만 같았다. 그녀는 계속해서 작게 중얼거리며 자동차 곳곳을 만지작 거렸다.



 “이런거야 뭐 나중에 다시 알려주면 될테고, 네비게이션에 숙소 주소나 쳐봐요”
 “예? 왜요?”
 “그쪽 매니저 한테 듣기론 교육끝나면 집근처로 픽업해주기로 했어요. 시간도 늦었고, 내 기분도 그렇고 이쯤에서 오늘은 끝내죠”
 “아..네에..”



 토독,토독 디스플레이의 문자열에 자신의 주소를 클릭했다. 그러자 엘사가 능숙하게 목적지를 변경하고는 클러치를 밟고 2단을 넣었다.



 “분명 저한테는 1단으로 넣으시라고 하셨는데..”
 “난 운전 잘하니까요. 부러우면 연습해요 아 그리고 말 놓죠. 프로필 보니까 97이던데 저 95거든요? 말 놓아도 되지?”
 “아!, 네네 편하실대로 하세요”
 “엘사라고 불러. 말도 높이지 말고”
 “..그래, 엘사”


 “잘봐, ‘베스트 드라이버’ 라는게 뭔지 보여줄게”
 .
 .
 순식간이였다. 매우 거칠고 야성적이게 운전할줄만 알았는데, 몹시 안정적이고 부드러웠다. 그러면서도 귀신같이 타이밍을 잘 맞추고 원활한 차선변경 등. 신호에 걸리거나 하지않고 멈추는 일 없이 정말 뱀처럼 이러저리 잘도 교통체증을 빠져나갔다. 이런 차는 밟는게 정석아니냐는 질문에 엘사는 콧방귀를 뀌며 –그런건 서킷이나 특별히 즐길만한 공간에서 하는거야. 라며 웃으며 대답했다. 아마도 그녀는 운전대를 잡고있을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라고 안나는 생각했다. 말 몇마디를 나누지도 않았는대도 어느샌가 안나의 숙소 앞까지 도착해있었다. 처음보는 골목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자신도 모르는 지름길일 줄이야. 확실히 운전하나는 제법이였다. 숙소의 앞에는 약속된 시간에 맞추었는지 매니저나 나와있었다.

 


“그래, 다 왔네. 잘가고 몸조심해”
 “아, 수고햐셨습..아니, 고생했어 엘사.. 우리 또 만날수는 있겠지?”
 “...보고싶으면 매니저한테 말해놔. 그럼 나한테 연락하겠지”


 엘사는 끝말을 흐리며 픽, 웃었다. ‘보고싶으면‘ 이라니.



 안나는 벨트를 풀고 자동차 밖으로 나왔다. 그리곤 잠깐 매니저와 눈인사를 하고는 뒤를 돌아 허리를 숙여 엘사를 바라보았다. 엘사는 의아하며 창문을 내렸다.



 “오늘 고마웠어, 그.. 흠집난거는..”
 “아, 걱정마 알아서 할꺼니까”



 첫 만남때의 모습처럼, 엘사는 선글라스를 쓰고는 손을 휘적거렸다. 그나마 처음과 다른건 살짝 입꼬리를 올리곤 미소짓는 그녀의 모습이였다. 안나와 엘사는 서로 짧은 인사와 손을 흔들었다. 엘사는 빠르게 골목을 빠져나갔다. 부웅, 하는 배기음이 빌딩 이리저리 메아리 치고 서서히 멀어져 윤곽만 보일때쯤에야 안나는 흔들던 손을 조심스레 내렸다.



 “어때, 괜찮았어?”


 매니저 오빠는 안나의 모습을 이러저리 훑고는 나긋한 어조로 물었다. 그 물음에 안나는 싱긋 웃어보이곤 삑삑, 도어락을 풀고 대문이 열어지기를 기다렸다.



 “아, 혹시 엘사라는 저 강사. 직업이 뭐에요?”
 “흠.. 지금은 모르겠는데 전직 카레이싱쪽 선수였다고 하던데. 드라이버였는지는 모르겠다. 찾아볼까?”

 “카레이싱이라...어쩐지.”



 안나는 히죽, 입꼬리를 올리며 조용히 좋아했다. 옆의 매니저도 알지 못하게끔.


-------------------

어휴, 글 존나 안올라가네.

여기서 완결을 지을까 말까..존나고민된다.

님들 아이디어나 스토리 추천좀. 제발,




추천 비추천

22

고정닉 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0:18 10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7] ㅇㅇ(110.47) 06.09 64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1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25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4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29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23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15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2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6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31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7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5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4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7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6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0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20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1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56 5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2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19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9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21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5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7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3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31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6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6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4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21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21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8] ㅇㅇ(115.138) 06.07 86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3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105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12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53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4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8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6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8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3 0
1123665 이럴 때 정신놓으면 갓반인 된다 [2] ㅇㅇ(223.62) 06.06 32 0
1123664 말라간다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5 0
1123663 단편이나 떡밥 내놔!!! ㅇㅇ(211.234) 06.06 2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