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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와 푸른숲 3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83.212) 2017.05.03 02:30:06
조회 364 추천 12 댓글 4


안나는 뽀뽀한 뒤로 말이 없었어. 작은버섯 안놔는 달달한 열매즙도 먹었겠다 기분이 좋아져서는 엘쨔의 가쯤품에 들어가 있을거야. 전직마왕의 용사님 둘 사이는 왠지 기묘한 흐름이 있었지만 안놔는 가쯤품 동산에서 말랑말랑 감각을 즐기고 있겠지.


냇가를 따라 내려가던 안나 일행은 거대한 바위들을 발견했어. 끝지점이라도 되는지 거대한 바위들이 물길을 막고있었지. 혹시 낭떠러지인가 싶어 밑을 봤더니 3미터 가량되는 높이에서 바위틈새로 쪼르르 물이 그나마 떨어져서 웅덩이가 형성돼있었어.
          

물속이 훤히 보여. 바닥까지 많이 깊지 않나봐. 안나 용사전용 사시미칼을 먼저 돌바닥에 던진 안나는 먼저 물속으로 뛰어내렸어. 물이 쿠션역할을 해준 덕에 안나는 다치지 않고 물웅덩이에서 나올거야. 물에 쫄딱젖은 안나가 외쳤어.
  
"안놔! 먼저 뛰어내려!"

용사 안나는 가쯤품에 있는 안놔에게 외쳤어. 안놔는 엘쨔랑 같이 내려가고 싶은데 안나는 안놔가 먼저 내려오면 받아준다고만 하네. 엘쨔가 무섭지 않게 지키고싶은 작은용쨔님의 마음도 모르고. 안놔는 소량의 포자를 뽕 뿜었어.
                                    
"안놔는 봐부닷! 엘쨔는 혼자쩌 높은곳에쪄 못내려간돳!"

아니 엘사는 내가 안 받아줘도 그냥 내려올 수 있을거야. 두팔을 위로 뻗던 안나는 작은버섯의 고집에 끄응 앓는 소리를 냈어. 전직마왕은 작은버섯의 작은배려에 포상을 내렸어. 우쭐해하는 작은버섯은 오늘도 엘쨔를 지켜서 만족스러워.


전직마왕은 안나를 따라 물속으로 풍덩 뛰어내렸어. 작은버섯에게 말도 없이 뛰어버린 바람에 안놔는 갑작스럽게 쫄딱 젖고 말았어. 엣쯍! 기침을 한 안놔를 가쯤품에서 꺼낸 전직마왕은 젖어서 물을 뚝뚝 흘리는 작은 버섯을 살짝 눌러줄거야. 누른곳에선 수분이 츄웁 빠져나갔어.

안나가 예고도 없이 물 속에 뛰어내렸으면 불같이 화를내며 잔소리를 했겠지. 어째서 엘사한테는 그렇게 하지 않는거야? 안나는 불공평함을 느꼈어. 물에서 나오는 엘사에게 다가간 안나는 취침용 모포를 엘사에게 덮어주겠지. 불공평한 자신의 파트너 안놔에게도.


3미터 내려왔을 뿐인데 숲이 끝나있었어. 딱 이 위까지만 나무들이 있는게 신기할 뿐이었지. 용사님이라곤 온곳을 누벼본건 아닌가봐. 안나는 이곳은 처음이라고 전직마왕에게 말했어. 곳곳에 떨어져있는 나뭇가지와 잡풀을  주워다가 능숙하게 불씨를 만든 안나는 한참을 숨가쁘게 불며 불씨를 살리더니 엘사를 불 가까이 앉혔어.

"안나. 오늘은 여기서 자는거야?"
"응...그래야 할것 같아. 해도 지고있으니까. 엘사 배고프지? 어서 물고기라도..."

열매즙으로는 배는 당연히 찰 수 없었어. 용사님 배꼽시계는 계속 밥달라고 울고있었거든. 웅덩이속엔 물고기 한마리도 없고. 특이하게도  큰바위를 경계로 숲과 돌바닥으로 나뉘어 있으니 다시 3미터 높이로 올라가지 않는 이상은 먹을것을 구할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아까 남은 과일을 마저 깨서 열매즙이라도 마셔야 돼. 안나는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단단한 열매를 깨기 시작했어.


작은버섯도 굶주린건 마찬가지야. 아까의 열매즙이 부족했던건지 열매 껍질을 공략하는 안나의 옆으로 가서는 가만히 보고있겠지. 땀을 흘리며 열매를 까는 안나의 모습은 엘사도 집중하게 했어. 열매 두개로 나누어야 하니까 바닥에 있는걸 실수로 깼다가는 하나밖에 마시지 못할거야.


열매즙이 흘러나오자 용사님은 파트너 안놔부터 챙겼어. 굶주린 안놔의 잔소리는 꽤 시끄럽거든. 해가지면 불을 더 키우고 체온유지를 위해 서로 붙어있어야 하겠지. 급한 마음에 다른 열매도 마구잡이로 내리쳐서 열매를 깨버린 안나는 그것을 엘사에게 줬어.


안나는 별로 마시고 싶지 않대. 열매즙은 무척 맛있었지만 엘사는 전부 마시지 않고 안나에게도 남겨줬어. 싫다고 하는걸 억지로 들이미니까 힘에 밀려서 받아들게 될거야. 열매껍질 구멍을 낼름거리며 열매 통째로 차지한 작은버섯과는 다르게 둘은 사이좋게 나눠마실거야.


그나마 허기를 달랬으니 안나는 체온유지를 위해 엘사와 모닥불 앞에서 붙어 앉았어. 생각보다 먼 마을과의 거리를 예측 실패한 용사님은 내일은 기필코 마을에 닿을거라고 전직마왕과 안놔에게 말하겠지. 믿음직스럽다는 엘사의 말에 부끄러워 하겠지만.


밤이 돼 어둠이 내리면 모닥불과 하늘의 무수한 별들 말고는 빛은 조금도 보이지 않을거야. 하늘을 보며 별들을 보던 엘사는 안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어. 안나도 위로 향한 시선을 따라 고개를 올리겠지. 바다모래 한줌을 뿌려놓은 듯이 빛나는 것에 안나는 감탄할거야.


엘사는 안나와 별을 볼 수 있어서 좋아. 누군가와 함께 수많은 별을 마을과 멀리 동떨어진 곳에서 볼수 있다니, 꿈만 같았던 일은 안나와 있으면 언제든 이루어져. 안나가 말하는 바다 라는 푸른숲으로 가면 또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 내심 기대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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