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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와 잃어버린 기억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62) 2018.09.19 18:25:21
조회 413 추천 12 댓글 8



레비아탄을 가두던 동굴은 완전히 제 기능을 잃어서 레비아탄을 가둘 수 없었어. 인어는 별 수 없이 레비아탄과 안나 일행을 그곳에서 데리고 나올거야. 안나 일행을 태운 공기방울은 컴컴한 심해에서 빠져나오고 있어. 용사 안나가 생각한 방법은 무모하면서도 확실해. 무시무시한 생물인 레비아탄이 사실은 안전하다고 보장하겠다니.



그렇지만 무서운 생물 치고는 손가락으로 맴매도 얌전히 맞는걸. 위협 소리를 내는 걸 보면 반항도 못하고 얻어 맞는거겠지만. 어쨌든, 용사의 무서운 여자친구가 확실하게 서열을 잡아놓은 것 같단 말이야. 인어는 고개를 끄덕여.


아니지, 뭘 끄덕여! 엘사표 손가락 맴매가 인어의 머릿속을 꼬아놓았지 뭐야. 이걸 인정해버린다니 말도 안 돼. 한때 지상과 바다에 재앙을 불러왔던 생명체라고. 손가락으로 맞았다고 안전해지는 건 아니니까 확실한 검증이 필요해.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니까.


올라프는 엘사의 옆에서 떨어지지도 않고 어깨 위에 얌전히 올라가 있었어. 그것을 못마땅하게 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엘쨔 가쯤품 전문가 작은 버섯이야. 동굴을 나가기 전에 가쯤품에 들어가겠다고 조르다가 올라프가 작은버섯에게 샤악! 위협 소리는 내는 바람에 얌전히 용사 안나의 주머니 속으로 피신했어.

        
반짝이 뱀꼬기가 무서워서 엘쨔의 가쯤품에도 못 들어가고! 작은버섯의 큰 수치야. 하지만 무서운 걸. 부들부들 떨면서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을 수밖에. 언젠가 기회가 생기면 다시 노리겠지. 안놔의 동산 되찾기는 멈추지 않을거야.

자연스럽게 엘사는 안나의 손을 꼭 잡았어. 손가락 사이사이도 끼워넣으니, 한번 움찔 거린 안나가 놀란 듯이 엘사를 쳐다봐. 전에 같았으면 용사님이 손을 더 꼬옥 잡아줬을텐데 갑자기 아무 말 없이 손을 잡은 바람에 놀린 눈치였어. 엘사가 제게 고개를 돌리려 하니, 빠르게 홱 고개를 돌려서 앞을 볼거야. 안나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 같았어.

"안나. 손 잡기 싫어?"

부끄러움을 심하게 타는 바람에 코앞에 엘사의 얼굴이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어. 히익! 화들짝 놀라는 안나를 빤히 보다가 엘사는 손을 슬쩍 놓았어. 시무룩한 얼굴로. 올라프는 용사 안나가 엘사를 슬프게 했다고 생각했는지 안나를 째려봤어. 팔랑거리던 지느러미마저 바짝 세워.

"안나가 싫으면 안 잡을래."
"저... 싫은건 아니고 부끄러워서...."
"안 싫으면 잡아도 돼?"

저 고운 손이 한번 더 손을 잡을 건가봐.  예고하듯이 말하는 엘사에 안나는 생각에 빠질거야. 기억을 잃기 전에는 손을 잡고 다녔나보네. 대체 어떻게 손을 잡고 다녔지? 옆에 밀착하듯이 붙어있는것도 부끄러운 걸! 과거 용사님은 정말 큰일을 해낸거야.


부끄럽긴 하지만 손을 안 잡자니 시무룩해하는 저 얼굴에 자꾸 마음이 약해져. 그래도 거짓말로 좋아하는 척은 할 수 없는 걸. 용사님은 지금 가쯤품을 노리는 작은버섯 보다 더 고뇌하고 있었지. 안나는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었어. 과거에 엘사란 여자애와 어디까지 진도를 나갔는지!

"저기, 엘사. 나 전에는 엘사랑 손 잘 잡았어?"
"많이 잡았어."
"많이?! 혹시 그때마다 어땠어?"
"좋았어."
"아니, 그게 아니고, 나랑 손 잡고 뭐 했는지..."

손 잡을때마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묻고 싶었지만 머릿속이 꼬인 바람에 아무말 대잔치야. 어떻게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지 안나는 자신의 나약함에 절망했어. 몸에 힘이 추욱 빠져서 무릎이 저절로 굽혀졌어. 엘사는 힘들어 하는 안나를 토닥토닥 해주었어. 올라프는 전투불능 상태가 된 안나를 보고 경계를 풀어.


심해로 통하는 통로를 나와 다시 여러빛깔로 빛나는 푸른 바다로 나왔어. 인어들이 모여서 사는 곳으로 갈거래. 원래 인간에게는 비밀인 장소이지만, 중대한 일인 만큼 인어는 큰 결심을 한거야. 용사 안나는 믿을 만한 존재이기도 하고. 지금은 반쯤 바보?가 된 바람에 더 연애 고자가 된 것 같지만. 보는 사람만 답답하면서도 즐거울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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