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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안놔와 올라프 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38) 2018.10.08 16:34:42
조회 434 추천 15 댓글 6


인어가 올 시간이 된건지 따땃한 바위의 온도가 내려갈 즈음 인어가 물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어. 품 안에 지상 생물들의 물 속 호흡을 도와줄 도구를 들고온 채로. 용사님 일행은 아직 자고있어. 모포에 덮인채로 말이야.


아직까지 자고있다니, 그것도 편한 자세로 말이지. 아무리 피곤하다지만 바닷속 동굴 안이라고? 세상 어디서나 잘 자는 용사님에게 바닷속 동굴 쯤이야. 엘사도 안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잘 수 있어. 작은버섯과 작은 레비아탄도 마찬가지야.


물 밖으로 나온 인어가 소리를 낸 탓에 작은 레비아탄이 먼저 눈을 떴어. 인어를 발견한 올라프는 곧이어 모포 속으로 쏙 들어가 모습을 감추겠지. 엘사의 팔 쪽이 들썩거리다 멈추는걸 봐서는 숨어버린 것 같아.


그 느낌에 엘사는 먼저 몸을 일으켰어. 자연스럽게 팔 속으로 손을 넣어서 숨어있던 올라프를 빼내겠지. 엘사는 인어를 보고 자고있던 안나를 깨울거야. 뭔가 잔뜩 피곤해 보이는 안나가 모습을 드러냈어.

"....안녕 엘사. 안녕 올라프."
"안나. 나는?"
"아. 안녕 에리얼."
"와우. 너 몰골이 말이 아닌데 그 사이에 무슨일이라도 있었던거야?"
                                                    
얼이 나간듯한 용사님의 상태를 누구라도 보면 안부를 묻고 싶어할거야. 꾀죄죄한 몰골로 일어난 안나는 모포를 돌돌돌 접고나서 모포 속에서 게으름 부리는 안놔를 집어. 에리얼이 들어온 입구에 가더니 쪼그려 앉아서 세수를 시작하겠지. 짜디짠 물냄새에 작은버섯도 일어나서 작은 두손으로 자신의 버섯갓을 문질렀어.
                                                

세수도 했겠다 정신을 차린 안나가 에리얼을 보는데 안나의 얼굴에 뭔 빨간 자국이 선명하단 말이야. 아깐 멀리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벌레에 잔뜩 물린 것처럼 보였지. 에리얼은 안나의 얼굴을 보고 깔깔 웃을거야. 왜, 왜?! 거울이 없는 이상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어. 안나는 당황스러워.


인어가 안나 보고 왜 웃지? 엘사가 입구쪽으로 왔어. 보니까 엘사의 얼굴도 불긋불긋 꽃이 폈네. 벌레에 물린 것처럼 말이야. 동굴 안에 벌레가 있었나 얼굴이 왜 그렇게들 된거야! 인어는 배를 잡고 깔깔 웃기 바빠.

"내 얼굴에?"
"여기도, 여기도! 뭐야 대체!"

뺨이랑 입술 근처를 손가락으로 콕 콕 찔러주더니 깔깔 웃던 인어는 안나 목에도 어깨에도 있다면서 손가락이 자꾸 내려가다가 갑자기 웃음을 멈췄어. 안나 용사님 상의는 어디간건지 벗고있는데다가 용사님의 무서운 여자친구 치맛자락도 찢어져있네.


둘을 번갈아보다가 뭔가 깨달은 듯이 두 손으로 입을 확 틀어막을거야. 가져온 도구를 놓친 줄도 모르고. 용사 안나는 왜 인어가 놀랐는지 알았나봐. 그 반응에 두 손을 막 흔들면서 크게 부정했어.

"아냐, 에리얼 이건...!"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우리들도 이런 음침한 동굴에서 안 한다고! 옷도 찢어놓고!"
"아니라니까는! 오해라니까!"
"거짓말 하지마 이건 어떻게 설명할건데!"

얼굴에 울긋불긋 자국이랑 찢어진 치마는 용사님이 어젯밤 한 짓?에 대한 강력한 증거로 떠올랐어. 치마는 어느샌가 찢어져 있었고, 이건...그러니까...얼굴을 만지며 말을 더듬는 용사님이야. 인어는 확신할 수밖에 없었지.


엘사와 작은 버섯, 작은 레비아탄은 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왜 흥분하는지도 모른 채로 보고만 있을거야. 어째 용사님이 당하는 모습이 재밌는지 작은버섯은 끼어들 생각도 안 하고 있어.


후다닥 가서 상의를 입어 봤자야. 증거는 아직도 뚜렷하게 남아있는 걸. 엘사는 영문도 모르고 인어에게 말로 데미지를 받아서 절망하는 용사님을 꼬옥 안아줬어. 한바탕 한 뒤에 서로 더 가까워진게 틀림없어! 한창 연애에 관심 있는 인어에게는 사랑스러운 광경이야. 물론 용사님은 인어에게 오해받아서 악몽을 꾸는 것 같겠지만.


이제 갈 준비를 해야 돼. 인어가 가져온 도구는 지상인들이 쓰는 도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그들만의 마법과 기술로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었어. 얼굴 전체를 덮어 가리고 머리 뒤로 끈을 묶어 고정하면 수영도 마음대로 가능해.


인어가 말하길 수영에 약할 엘사를 위해 돌고래 친구도 데려왔대. 엘사는 친절한 인어에게 고맙다고 해줬어. 올라프는 아직까지 인어에게 불신의 경계를 하고 있었지. 인어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선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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