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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번역] 한 발짝 옆에 9 (five feet apart)

믇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01 15:04:52
조회 705 추천 22 댓글 8

원문 링크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8-1화

8-2화

한 발짝 옆에 9


8화에서 한 한달 정도 타임랩스 함.


49일차 - 아마 아무 의미도 아니야


"이번 주는 좀 좋은 일 있었나 봐요? 다른 때보다 쾌활해* 보이시는데요?" (*역주: 원문은 chipper - 쾌활하다 기운 차있다 이런 뜻임.)


내가 눈을 감으며 손가락으로 내 콧대를 잡았다. "제발 저에 대해 얘기하실 때 그 '쾌활'이라는 표현 쓰지 말아 주세요."


"그럼 하늘을 날 것 같다고** 해드릴까요?" 올라프가 그 특유에 짜증을 불러오는 낙천적인 말투로 답했다. 이제는 적응됐다. 아마 '적응'보다는 무시한 게 맞는 거 같다. (**역주: 원문은 swell - 붓다 부풀다 이런 의미인데 여기서는 기분이 업 되어있다 이런 의미로 쓰인 듯)


내가 한숨을 쉬었다. "저기요. 전 그냥 괜찮아요. 정 그렇게 단어를 쓰고 싶으시다면 그냥 '괜찮다'라고 해주세요."


올라프가 자기 노트에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이제는 눈꽃 스티커가 두 개로 늘어났다. "안나 라인하르트는 괜찮게 지내고 있다." 올라프가 쓰면서 말했다. "그리고 '쾌활'이나 하늘을 날 것 같다'라는 표현에 불쾌해했다." 이제 주간점검을 많이 해서 올라프가 나하고 장난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올라프는 바보 같았지만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그냥 빨리 끝내죠?" 내가 말했다.


"아 그럴까요? 근데 왜요? 데이트 나가야 해요? 엘사랑 브런치 먹기로 했어요? 저도 브런치 좋아하는데."


이렇게 말 할 줄 알았다. "다시 들어가서 자는 것이 데이트면 데이트인 거고, 피자 배달시켜서 먹는 게 브런치면 브런치인 거죠. 저기요 지금 아침 9신 데 저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거 싫어한다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그래도 간밤에 엘사하고 B급 액션영화를 봐서 지금 피곤하다는 사실을 올라프가 알 필요는 없었다.


엘사가 나에게 그 '썅년'에 대해서 말해준 후에 우리 사이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 내가 새로 알게된 사실은 내가 엘사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 중에서 최고였다는 사실이었지만 그 정도면 지금으로는 충분했다. 지난 몇 주간 우리는 좀 더 많이 같이 시간을 보내고 우리의 생활패턴을 알게 되었다. 월요일하고 수요일에 엘사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서 집에 잘 없었다. 난 일주일에 두세 번 집 밖에 나갔고. 내가 운동 끝나고 들어오면 엘사는 도서관에서 끝나고 집으로 왔다. 그래서 집안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다.


새로운 일상이었지만 역시 이상했다.


엘사는 여전히 그 정신과 상담에 대해선 입을 열기를 꺼렸고 나 역시 엘사에게 그것에 관해 부담을 주기 싫었다. 올라프는 그거에 대해 알까? 엘사는 올라프에게 우리 관계에 대해 무슨 얘기를 했을까?


"그래서 엘사와는 어떻게 지내죠?"


내가 눈을 깜빡였다."네? 뭐라고요?"


"이번 주에 엘사랑 어떻게 지내셨느냐고요."


"원래 방에 대해서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올라프가 으쓱했다. "가끔 이렇게 좀 바꿔줘야죠."


"그냥 저한테 장난치는 거잖아요."


"그게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올라프가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방에 관해서는 그 베개가 혹이 많은 거 빼고 할 말도 없잖아요."


"엘사랑은 잘 지내고 있어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올라프가 내가 이 질문에 답을 하게 한 것에 대해 별로 우쭐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라프가 노트에 글씨를 휘갈겨 쓰면서 혼잣말로 대화하는 것 같았다. "불만은 없나요?" 그가 물었다.


아……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감이 안 왔다. 둘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불평을 할 수도 없었고 또 엘사가 나에게 별로 얘기를 하지 않은 다는 것에 대해 불평할 수도 없었다. 난 내가 이 관계로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몰라서 우리 둘이 지금 있는 과도기에 대해서 불평할 수도 없었다. 굳이 '우리'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묶어서 불러야 하는 이유가 있나? 이렇게 계속 일 년간 지내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새로운 일상은 불안하게만 느껴졌다.


나나 엘사가 한 번만 잘 못하면 (아마 높은 확률로 나일 것이다) 이 관계가 부서질 것이다. 이 동거하는 상황 자체 만으로도 충분히 이상하고 난 지금 오늘이 365일째였으면 얼마나 수월할까라고 생각했다. 엘사랑 헤어지지만 않았어도 내 인생은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잠깐 좀 이상한데? 지금 난 내 인생이 만족스럽다…… 당연히 만족해야지. 이렇게 큰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 그 좆같은 바에서 일 하지 않아도 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을 수 있고…… 현재 삶도 만족스러웠지만, 예전에도 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지금 내가 말한 것들은 전혀 불만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랑으로 보였다. 그리고 난 일요일 아침부터 셔츠를 넣어 입은 친구에게 자랑을 늘어놓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이미 이 주간점검은 너무 길어지고 있었다. 


"아뇨. 불만 없어요. 그냥 지금 다시 자러 들어가고 싶네요." 내가 졸린 것을 눈을 비비며 보여줬다. 


올라프가 자기 노트에 마크할 때마다 기분 좋아 보이는 소리를 냈다. 좀 이상한 친구다. 아렌델 회장은 좀…… 덜 이상한 사람을 쓸 줄 알았는데. 아 백만장자인 이상 뭔 상관이겠어. 난 매달 왜 월세가 늦었는지에 대해 새로운 핑계를 만들어야 했다.


"엘사랑 잘 지내고 계신 가보네요? 그럼 기권서 필요 없죠?"


"적어도 전 필요 없어요. 엘사나 필요한지 물어보세요."


올라프가 흥미로운 듯이 말했다. "엘사는 필요할 것 같나요?"


내가 인상을 썼다. "지금 이건 원래 질문이 아닌 거 같은데요?"


"물론 답 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냥 궁금했을 뿐이에요." 아 그럼 그렇지. "이제 두 분하고 만난 지 두 달이나 됐으니깐 좀 더 알고 싶어서 그랬어요." 


"우리가 좀 더 길게 여기서 지낼 거라고 생각하시나 보네요." 내가 정보를 얻기 위해 미끼를 던졌다.


다행히도 올라프는 순진했다. "당연하죠. 아마 아주 멋진 커플이셨을 거에요. 이렇게 주간점검이 즐거웠던 커플은 많이 없었거든요." 이번이 아마 우리가 얼마나 좋은 커플이었는지 다섯 번째로 말한 것일 것이다. 무슨 다섯 번이나 말했어. 난 지금 내 앞에 있는 친구를 치지 않으려고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괜히 내 무릎에 있는 베개가 피해를 보았다.


이 베게도 바꿔달라 해야겠다.


"그럼 제가 이제부터 저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겠다고 하면요?"


"그것도 상관없어요." 올라프가 답했다. 아마 상처받았을 수도 있지만 그런 기색을 보이진 않았다. "전 안나씨가 엘사씨하고 엄청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요. 엘사씨가 말해준다고 해서 안나씨가 말해줄 거라곤 생각 안 해요."


"잠깐, 뭐라구요? 엘사가 뭐라는데요?" 아 이 질문을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아무 말이나 해대는 내 입을 원망했다.


"그건 말씀해 드릴 수 없죠."


잘했다 안나야. "엘사가 저에 대해서 말은 해요?" 다 포기하고 물어봤다.


"그건 비밀입니다. 안나씨."


"아 제발요. 뭐라도 좀 알려줘요."


"왜 그렇게 알고 싶으신데요?"


"전 알고 싶지 않았는데 당신이 절 궁금하게 했잖아요. 전 그냥 엘사가 저에 대해 말을 하는지가 알고 싶어요. 그게 다에요. 그냥 뭐라도 좀 알려줘요. 제가 싫대요? 나가고 싶대요?"


"안나씨 근데 이 질문은 제가 아니라 엘사씨에게 해야 하는 질문 아닌가요?"


"아니-" 내가 언성이 높아지는 것을 알고 멈췄다. 내가 하도 베개를 눌러대서 홈이 크게 파였다. 젠장, 올라프 말이 맞았다. 난 지금 내가 얼마나 엘사하고 얘기를 하고 싶었는지 알게 되었다.


근데 왜? 내가 왜 엘사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은 거지? 우린 이제 사귀는 사이가 아니니깐 엘사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전여친하고 다시 친구가 된다는 것은 아직도 좀 병신같은 생각 같다. 왜냐면……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뭘 알고있지?


내가 어딘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리진 않았다. 다시 자러 들어가야 했다.


내가 고개를 저었다. "상관은 없어요. 내 베게는 아직도 이상한데 전 여기 더 살고 싶어요. 이제 됐죠?"


"음…… 제가 필요한 정보는 다 얻었네요." 올라프가 방금 내가 엘사에 대해 문초하던 것을 잊은 듯 말했다. "어 엘사 좀-"


난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서 엘사의 방문으로 가고 있었다. "아, 예."


아 내가 한가지 잊고 빼먹은 게 있었다. 원래는 절대 말 안 하려고 했다. 항상 방에 있는지 어색하게 확인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식으로 우리는 적응을 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가 아니고 내가 적응 한 거였다.


내가 문에 노크 할 때 그 특유의 리듬을 타면서 했다. 한 번 하고 그다음 두 번을 연속으로 그다음 두 번을 간격을 좀 두고 했다. (이거 그냥 do you wanna build a snowman에 나오는 노크 소리). 물론 이건 엘사가 시작한 것이었다. 내가 왜 시작했느냐고? 그냥 내꺼 만들기 귀찮아서.


올라프가 눈썹을 올렸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저렇게 하는 것은 볼 때마다 짜증 났다. 좀 이따가 내가 피자를 사온듯 엘사가 나와서 나를 미소로 맞이했다. 아 그 기억을 떠올리는 내가 싫다.


엘사는 핑크색 민소매 티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젠장. 엘사 말로는 그날 공원 이후로는 자해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청바지를 보니깐 혹시 다시 그러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


"고마워." 엘사가 문을 닫으며 말했다. "어…...으-음. 이따 영화나 보러 갈래? 아 너 안 바쁘면 그러자고."


내가 그것을 질문으로 인식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것이 질문으로 인식됐을 때 난 머릿속에 혼란이 찾아왔다. "어? 아-아. 그래. 그러자. 미안, 내가 어제 좀 늦게 자서."


"알아."


음…… 난 엘사가 아무 의미도 없이 '알아'라고 했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런데 내 머리는 그 의미 없이 한 말의 의미를 찾고 있었고 난 더욱더 엘사에게 묻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물어보기도 전에 엘사는 이미 올라프 앞에 앉아서 주간점검을 시작했다.


딱히 상관없었다. 지금이 마지막으로 얘기할 기회도 아닌데 뭐. 어차피 같이 영화 보러 가기로 했잖아?


같이 영화 보러 가기로 했다.


같이.


엘사가 같이 영화를 보러 가자 했다.


아마 그 말에는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다.


아 이제 나와있는 건 다 번역함. 다음에 나오면 돌아올게. 항상 말하는 거지만 읽어줘서 고맙고 어색하거나 이상한 건 댓글로 남겨줘. 혹시 번역원하는 팬픽있으면 알려주고. 봐서 재밌으면 해볼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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