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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허그 3

말랑말랑말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04 04:10:13
조회 1108 추천 51 댓글 11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737262&s_type=search_all&s_keyword=%ED%94%84%EB%A6%AC%ED%97%88%EA%B7%B8&page=1

전편 뭍혀서 좀 아쉬웠음ㅎ 그래서 아예 다르게 써봤당






아침 일찍, 알람소리에 잠이 깬 안나는 비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나 창문을 열고 손을 하늘 위로 갖다대었다. 자신의 손에 한방울, 두방울 씩 천천히 떨어짐에 오늘은 이쯤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비가 와 날씨가 꽤 쌀쌀했다, 하지만 인형탈을 쓰면 따듯하겠지.오랜시간 창문을 열어 공기가 차가워진 느낌에 안나는 창문을 닫고, 자신의 손으로 양쪽어깨를 쓸어내리며, 주방으로 향했다.



몇걸음 걸어 주방에 도착한 안나는, 익숙한 듯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커피믹스를 머그컵에 담고선, 물이 끓을 때 까지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물이 끓는 시간에 딱 맞춰 스트레칭을 끝낸 안나는, 믹스가 든 머그컵에 적당히 물을 부어 티스푼을 꺼내 여러번 저은다음, 커피를 들고 거실로 가 리모컨을 집어 오늘의 일기예보를 틀었다.



----------------------
전국 곳곳에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낮 동안 이렇게 비가 오는 지역이 많겠고, 그래도 내리는 비의 양이 5밀리미터 미만으로 적겠습니다.또 비가 내린 뒤에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강풍에 대비해 모두 따듯하게....


.
픽-

요약하자면, 비 조금 내리고 그칠테니, 점심에 따듯하게 단디 입고 나가란다. 어차피 난 인형탈을 쓰고 나가고, 더이상 따듯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사람의 걱정이나 하면 된다. 만약, 인형탈을 써도 춥다면, 자신의 품에 안기는 사람을 꼭 안아줘 온기를 나누면 되는거야.



그나저나, 어제 엘사는 잘 들어 갔을까? 어제 분명, 술에취해 만난 지, 이틀밖에 안된 곰인형을 부여잡고선, 미친사람 처럼 구토하고 난리가 났었지. 결국 내돈 주고 택시를 태워 집으로 보냈다. 밤에 미인 혼자 택시에 태워 보내는게 좀 불안했지만, 인형탈의 머리가 택시에 들어가질 않아 어쩔 수 없었다.



이제 슬슬 준비해야지, 어차피 인형탈을 쓸 것이기 때문에 굳이 옷을 골라 나가지는 않았고, 바닥에 놓인 옷을 대충 집어입었다. 하지만 인형탈을 쓰지 않아도, 밖에 나갈 땐 그저 위 아래만 가리면 된다고 생각한 안나였기 때문에, 자신을 꾸밀 옷도 별로 없었다.



하...인형탈 몸뚱아리는 어찌어찌 부피가 큰 쇼핑백에 넣어 다닐 순 있었지만, 대가리와 FREE HUGS라고 적힌 팻말은 어찌 할 도리가 없어 항상 손으로 들고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안나는 인터넷 으로 큰 가방을 꼭 하나 장만해야지. 하고 생각하곤, 한손에는 거대한 쇼핑백과 팻말을, 한손에는 거대한 곰인형 대가리를 들고 밖으로 나섯다.



항상 인형탈 대가리를 들고가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시선은 처음엔 쪽팔렸으나, 점점 익숙해져,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내가 인형탈 들고 가면 뭐, 자기들이 나 대신 인형탈 쓰고 사람을 안아 줄 것인가?



그렇게 10분 정도 걸어, 사람들이 왕래하는 공원에 도착한 안나는 화장실 3번째 칸에 들어가 인형탈을 쓰기 시작했다. 좁은 공간에서 이리 부딫히고, 저리 부딫히고 사투를 벌인 끝에, 겨우 지퍼까지 올릴 수 있었고, 대가리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겨우겨우 힘겹게 곰인형과 합체한 안나는,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칸이 좁아 항상 머리가 걸려 나가지 못했다. 벌써 이 짓을 몇년째 해왔지만, 이것 만큼은 전혀 익숙해 지지 않았다. 결국 곰 머리를 벗고, 밖으로 나가 다시 쓸 수 밖에 없었다. 근데 이번에는 또 팻말을 놓고왔네?. 밖에서 팻말을 꺼내려 했지만, 도저히 손이 닿질 않았고, 결국 다시 머리를 벗고 다시 들어가 팻말을 들고 나왔다.



아침부터 기분이 잡친 안나는 씨발씨발 거리며 마음속 으로만 생각하고, 밖으로 나갔다. 근데 이놈의 인형탈은 넓은 발 때문에 걷기도 불편하다니깐? 안나는 항상 인형탈이 불편하다는 둥, 불평불만을 길게 늘어 놓았지만, 이 인형탈에 정이 들어버려 차마 바꾸진 못했다.



그렇게 뒤뚱뒤뚱 걸어가 항상 똑같은 자리에 선 안나는, FREE HUGS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자신에게 안길 사람을 천천히 기다렸다. 평소엔 10분 정도 서있으면 한두사람 정도는 찾아오던데, 비가 와서 그런가?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네.



결국 20분 정도 지나서야, 기분이 썩 좋아보이지 않는, 남자가 포옹을 신청해왔다. 안나는 평소대로 말없이 그 사람을 포옹해 주었고, 그 사람은 자신에게 안겨, 별로 궁금하지 않은 자신의 사연을 줄줄이 늘어놓았다, 그래도 어쩌겠어, 들어줘야지.



사람들은 가끔 인간 외 다른 존재에게,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기엔 부끄러운, 자신의 푸념을 늘어놓는다.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 반려묘, 또는 자신 앞에 서있는 커다란 인형에게, 지금 내 앞에 있는 남자가 적절한 예시다.



자신에겐 애인이 있는데, 자신의 성적 취향을 존중하지 못해 결국 대판 싸우고 헤어지고 오는 길이랜다. 도대체 취향이 얼마나 심각하길래? 안나는 조금 궁금했지만, 컨셉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직접 말은 못했다. 하지만 남자는 곧 자신의 취향을 당당히 얘기했다.



자신의 취향은 사실 순록을 좋아하는데, 너무 좋아한 나머지 순록의 사진만 봐도 흥분 한다고 했다. 어느날은, 순록의 사진을 보고 그 짓거리를 하다가, 자신의 애인한테 들켰댄다...미친놈..하지만...하..이해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 남자는 자신을 이해 해주는건 역시 동물밖에 없다며 내 두 손을 부여잡고선, 제 갈길을 떠났다.



핸드폰을 보니9시20분...특이한 손님을 상대 하느라 10분이나 지났다...너무 피곤하다..특이한 손님을 상대하다 보면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그들을 진심으로 위로 해주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그렇게 5분정도 더 지났을까, 어느새 비가 아주 천천히, 한방울 한방울 조금씩 인형탈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조금 떨어지다 그치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어째 비가 점점 더 굵어 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손님을 계속 기다렸지만, 결국 그칠 줄 알았던 비가 강하게 쏟아지고 말았다. 역시 일기예보는 믿을 게 못된다니깐.



"아..씨..운수 드럽게 좋네"



안나는 한숨을 푹 쉬더니, 비맞은 생쥐 꼴이 될 예정인,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결국 가까운 건물에서 비를 피하려고 했지만, 불편한 인형탈 때문에 뛸 수는 없었기 때문에, 결국 체념하고 한걸음, 한걸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위해 걸어나갔다.



그렇게 가까운 정류장을 향해, 한참을 터벅터벅 걸어가다 인형탈이 거의 다 젖었을 때 쯤, 자신의 앞을 누군가가 앞을 가로막았고, 우산을 씌워주었다.



"우산이 넓은데, 같이 쓸래요? 덩치 큰 곰도 들어가요."



자신에게 우산을 씌워준 사람의 정체는 바로 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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