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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번역] Shore 2-3화

믇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07 10:20:30
조회 532 추천 2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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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1-2화


2-1화

2-2화


2-3화


“그래서 아틀란티스에서는 물 마셔야 해요?”


우리는 다시 같은 곳에서 만났다. 난 한 손에 노트를 쥐고 질문을 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우리가 안 본 지 한 3일 정도 된 거 같다. 난 내 공책을 빼곡히 채울 만큼 많은 것을 물어봤고 엘사는 모두 다 정성껏 대답해 주었다. 난 엘사의 행동에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 모두 기억했다. 예를 들자면 엘사는 긴장하거나 슬플 때 팔짱을 끼고 상대방의 눈을 피했다. 웃을 때는 입을 가린다든지 뭐 대충 이런 것이다.


이제 점점 엘사하고 얘기하는 것이 편해졌다. 처음에는 매우 진지하게 물었는데 이제는 장난이 점점 늘어났다. 내가 가장 최근에 물어봤던 게 아틀란티스였다. 잠깐 나를 쳐다보더니 비웃었다.


“아틀란티스는 그냥 신화야.”


“음 아닌 거 같은데요?” 내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내가 그렇게 믿기를 바라는 것 아니에요? 전 지금 상상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생물체하고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여기서 아틀란티스가 신화라고 하는 거에요? 아닌 거 같은데?”


엘사가 더 심하게 웃었다. “안나, 날 믿어. 난 아틀란티스에 안 살아.”


“음…… 알겠어요.” 내가 비꼬며 말했다. “일단 믿을게요. 그럼 다음 질문. 인어는 죽으면 어떻게 되죠?”


“음…… 바다거품이 되는데?” 엘사가 답했다.


“바다거품이요?” 내가 받아 적었다. “진짜요? 어떻게?”


“좀 더러운 과정이야.” 엘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 알겠어요.” 내가 수긍했다. “그럼 어디 살아요?” 이 질문에는 답할 것 같지 않아서 말을 살짝 바꿨다. “그 그쪽 종족 비밀 지키는 것은 알겠고 저도 그쪽 만난 거 아무한테도 말 안 할 거에요. 질문을 좀 바꿀게요. 어떤 곳에서 살죠? 해저도시나 왕국인가요? 아틀란티스처럼?”


“아틀란티스는 아닌데 그거랑 비슷하다고 보면 될 거야.”


갑자기 엘사가 손을 뻗더니 내 샌들을 벗겨서 가져갔다. 샌들을 내 얼굴을 관찰하듯이 유심히 바라보았다. 이런 호기심 가득한 엘사를 보고 있으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다 본 후에 샌들을 가지런히 가방 옆에 둔 후에 내 발을 손으로 잡았다.


나는 엘사의 손 감촉에 깜짝 놀라서 꼬꾸라질 뻔했다. 엘사는 내 발을 보면서 아쉬움이 가득한 눈을 했다.


발이 그렇게 신기한가?


“아 그래요?” 내가 당황했다. “그럼 거리는 금칠 돼 있겠네요.”


“그런 건 아니고.” 엘사가 아직도 내 발을 만지면서 말했다. “그냥 작은 왕국이야. 우리 아빠가 왕이고. 그래서 난 그 왕위계승 때문에 여기 묶여있는 거고.” 


“그럼 여왕이네요? 와 쩐다.” 숨이 턱 막혔다.


“난 그냥 왕위 포기하고 싶어.” 나를 올려보며 말했다.


“왜요?”


“엄청나게 외로워. 난 사람들하고 얘기하는 거 좋아하는데…… 내가 신분이 이러니깐 정상적인 삶을 살지는 않았어. 어렸을 때는 호위병 10명씩 안 붙어 다니면 성 안에 어디 가지도 못하게 했어.”


“그럼 성이 실제로 있나 보네요?” 내가 엘사가 말한 모든 것을 필기하며 말했다. “대박이다…...” 엘사가 기쁘지만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저도 그런 느낌 알 것 같아요. 저도 어디 정착하지 않고 계속 이사만 다녀서…...”


“그래도 너는 여행이라도 다니잖아.” 엘사가 말했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너처럼-” 엘사가 손가락으로 내 발부터 위까지 쓰다듬었다. “인간이 되는 거야.”


“근데 왜요?”


“너희는 자유라는 게 있잖아. 세상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두 다리가 있잖아.” 엘사가 말했다.


“뭐 그렇게 좋은 것만도 아닌데요. 인간은 엄청나게 천박한 종이에요. 전쟁이나 일으키고 지구를 오염시키고 서로 피부색이나 종교가 달라서 허구한 날 싸워대고…… 별로 좋은 것만 같지는 않은데요? 전 차라리 인어가 나은 것 같아요.”


“난 그냥 춤을 추고 싶어.” 엘사가 수줍게 말했다.


“춤?”


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밤마다 인간들이 해변에서 춤추는 거 보면서 나도 항상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엘사가 내 발가락 하나를 잡고 흔들었다. “와 나도 이런 거 한 번 가지고 싶다.”


“그럴 방법은 있어요?”


“나도 몰라? 아빠가 이런 물어보는 거 싫어해.”


몇 가지를 내 공책에 적었다. 난 연필로 내 턱을 치면서 고민했다. 내가 엘사를 향해 작은 미소를 지었더니 엘사가 나를 들뜬 눈으로 바라봤다.


“제가 뭐라도 생각나면 말해 줄게요.” 내가 다짐했다.


“그래.” 엘사가 말했다.


“그쪽 동네에서도 파티해요?”


내가 일부로 좀 웃기는 질문을 했다. 엘사의 안색이 좀 어두워서 내가 기분을 띄어주고 싶었다. 엘사가 깔깔 웃었다. 성공이었다.


“뭐 여름축제를 포함하면 하지.” 엘사가 말했다.


“여름 축제요? 그게 뭔데요?”


“물이 따뜻해질 때 즈음해서 우리 종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거야.” 엘사가 내가 받아 적는 것을 보며 말했다. “그날이 우리가 물고기를 먹는 날이야. 바다에 사는 생물들 하고 연결고리를 의미한다나 뭐라나. 전 세계 바다에서 사는 인어 부족이 딱 하룻밤 동안 모여서 축제를 벌이는 거야. 그때 몇몇은 다른 부족 사람 중에서 짝을 찾기도 하고.”


“흥미롭네요. 땅 위에는 그런 거 없는데” 내가 중얼거렸다.


“그럴 거 같았어. 한 번 꼭 보여주고 싶다.”


갑자기 엘사가 그런 소리를 하니깐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가파르게 뛰었다. 그리고는 내가 엘사하고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적어도 나는 오늘 여기를 떠나면 다시는 엘사를 못 볼 것만 같았다.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돼. 난 그런 생각들을 내 머리 한쪽에 치워 두고 다시 엘사와의 대화에 집중했다. 나는 엘사가 답하기를 꺼리는 것 같아서 인어의 삶에 대한 질문을 그만하고 그냥 개인적인 걸 물어봤다.


“그 실례가 아니라면 몇 살이에요?” 내가 공책을 가방에 넣으면서 물었다.


“우리는 나이 안 따져.” 엘사가 드디어 내 발을 놓아주면서 말했다. “뭐 내가 살아온 햇수를 생각하면…… 열여덟?”


“어 저도 열여덟인데? 그럼 그냥 말 놓을게요.” 안나는 지금까지 신화 속의 생물을 만난 것에 너무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엘사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었다. “그럼 거기도 학교 있어?”


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에서 우리의 문화하고 역사를 배워. 우리가 어떻게 여기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신화를 보면 우리보고 바다를 지키라고 여기로 보냈대.”


“여기 있는 학교하고 비슷해서 좀 웃기네.”


“우리는 인간들에 대해서도 배워.” 엘사가 내 무릎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뭐 별로 아는 것은 많이 없지만 말이야.”


“예들 들자면?”


“너네들은 죄다 파괴하고 다닌다는 거? 전에 너가 말했잖아.”


“인간들은 그런 걸로 악명 높지.”


“그래도 너 같이 착한 사람들도 있잖아. 너 같은 애 많이 없지 않아?” 엘사가 다시 내 발을 만졌다. “너는 세상 모든 것을 다 착하게 대해 주잖아.”


“아-뭐 그렇다면 그런 거지…...” 내가 엘사가 손바닥으로 내 발꿈치를 문지르는 것을 보고 살짝 말했다. “도대체 지금 뭐하는 거야?”


“아, 미안!” 엘사가 바로 손을 놓으면서 말했다. “그냥 발하고 다리가 너무 신기해서. 한 번도 만져 본 적 없거든. 아 그렇게 불편하게 하는 줄 몰랐어.” 


잘하는 짓이다 안나야. 또 기분 상하게 했어.


“아야. 상관없어. 뭐 딱히 방해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들렸다면 미안.” 내가 다시 내 발을 내밀었다. “계속 하던 거 마저 해. 좀 기분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잠깐 뭐라고?


내가 얼굴을 붉히며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엘사는 그러는 나를 보며 깔깔대며 웃었다. 엘사가 다시 내 발을 자기 손으로 가져갔다. 그러는 엘사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나 지금 무슨 문제라도 있나? 지금 너무 창피해서 말을 똑바로 할 수가 없다. 엘사는 그냥 내 발을 만진 것뿐 인데.


잠시 기분 좋은 정적이 흘렀다. 파도 부서지는 소리가 그 적막을 채웠다. 나는 손을 무릎에 얹지고 앉아 바다를 응시했다. 나는 발에 느껴지는 감촉으로 아직 엘사가 나의 곁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화적인 존재가 꼬리를 흔드는 것을 볼 때마다 내 입이 광대에 걸려 내려올 생각을 하질 않았다. 난생처음으로 누군가하고 이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새로 알게 된 친구들도 좋았지만, 엘사는 걔네보다 더 많이 보고 싶었다. 더 많이 얘기를 나누고 싶었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 엘사가 나와 다르다는 것은 상관이 없었다. 엘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지난 며칠은 아주 환상적이었다.


나는 이것이 환상적인 관계가 될 것을 알았고 아마 여기서 머무는 동안에는 계속 다시 찾아올 것이다.


원래 나이 묻는 건 있었는데 말 놓는다는 건 내가 문맥상 그냥 추가함. 타이밍도 맞고 별로 해도 안 끼칠 거 같아서. 아니 원래 아는 사이면 번역하기가 쉬운데 이거 처음부터 알아가는 과정은 반말 존댓말 이게 어렵네. 이제 2화 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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