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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번역] Shore 5-2화

믇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13 14: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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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1-2화


2-1화

2-2화

2-3화


3-1화

3-2화


4-1화

4-2화

4-3화


5-1화

5-2화


“아 씨발!.” 한스가 큰 목소리로 욕을 했다.


“한스! 여기 애들도 있잖아.” 라푼젤이 꾸짖었다.


우리는 피자로 점심을 먹고 해변 근처 야외에 있는 오락실에 갔다. 지금 안 사실이지만 내가 얘네들하고 놀 때면 항상 피자를 많이 먹었다. 한스는 핀볼머신을 하면서 계속 지고 있었고 메리다는 사냥 게임을 유진하고 하고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스키 게임을 해보고 있었고 나는 한스가 있는 게임기에 있었다. 라푼젤하고 내가 번갈아 가면서 했기 때문에 지금은 라푼젤이 나와 한스가 하는 것을 관전하고 있었다. 바보 같은 놈은 여기 있는 버튼 2개로만 게임을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쇠 구슬은 구멍으로 빨려 들어갔고 동시에 한스의 동전도 소진되고 있었다.


“지금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니까.” 라푼젤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맞다니까!” 한스가 바로 쏘아붙였다.


나는 코웃음 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게임 시작을 위해 공을 쏘았다. 그리고 공이 사방팔방 튀기는 것을 바라보았다. 나는 발을 구르며 지금 들리는 노래의 박자를 맞췄다. 그리고 게임방 문이 활짝 열리자 바다내음이 새어 들어왔다.


메리다는 사냥 게임을 잘해서 추첨 응모권 몇 개를 획득했다. 유진은 동전을 쌓아놓고 뽑기 기계에서 자기 여친을 위한 동물인형을 뽑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연이은 실패의 쓴맛을 맛보고 있었다. 유진이 간절한 눈으로* 메리다를 바라 보았지만, 메리다는 그냥 눈을 굴렸다. (*역주: 라푼젤 영화 보면 유진이 매번 하는 그 불쌍한 척하는 표정있음)


“그런 불쌍한 표정 나한테는 안 통해.” 메리다가 유진의 이마를 한 대 쥐어박으며 말했다.


“하,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다.” 유진이 스키 게임을 하고 있는 크리스토프에게 다가가면서 대꾸했다.


나는 음료수를 크게 들이키고 동시에 핀볼도 잃었다. 옆으로 나와 라푼젤하고 교대했다. 나는 핀볼 머신에 기대어 메리다가 한 손에 동전을 가득 쥐고 다른 손에는 경품 응모권을 들고 새로운 게임을 찾는 것을 지켜봤다.


누군가가 내 옆에서 헛기침해서 돌아보았다. 그런데 이게 누군가? 위즐턴 아저씨 아니신가? 라푼젤은 게임을 하다 말고는 내가 이 작은 아저씨 옆에 서 있는 것을 미심쩍은 눈빛을 하고 어깨 너머로 지켜 보고 있었다.


나는 라푼젤을 향해 무기력하게 으쓱하고 다시 콧물 범벅인 과학자 아저씨로 시선을 돌렸다.


“뭐 저한테 필요하신 거라도 있으세요?” 내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여기서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크리스텐센 양.” 아저씨가 수염 사이로 말했다. “둘이서 얘기나 좀 할 수 있을까?”


“ ...뭐 그러죠.” 내가 말했다.


아저씨가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발길을 돌려 오락실을 나갔다. 라푼젤은 나에게 괜찮을지 물어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저씨가 나한테 무슨 짓이라도 하려 하면 내가 때려눕히겠다고 하고 라푼젤을 안심시켰다. 라푼젤을 미소를 띠고 다시 게임을 하러 돌아갔다.


“그래서 뭐죠?” 우리가 해변 도로에 있는 난간에 기대고 나서 내가 신중하게 물었다. “지금 오랜만에 친구라는 걸 사귀어서 놀고 있었는데. 그리고 죄송하지만 계속 그러고 싶거든요.”


“그냥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다.” 아저씨가 말했다.


나는 예의를 무시하고 한숨을 쉬었다. 부모님께서 여기 안 계셔서 다행이었다. “알겠어요.”


“아렌델만의 인어에 대해서 뭘 알고 있니?”


나는 놀라서 가만히 있다가 말했다. “네?”


“다는 두 번 말하는 거 싫어한다. 질문에 답을 해.”


“전 아무것도 모르는데--- ”


“그리고 거짓말하지 마라.”


“진짜로요, 위젤 아저씨.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뭐 제가 아는 건 여기 전설에 따르면 아렌델만에는 인어가 산다는 것밖에 없어요. 그게 진실이면 엄청난 거죠. 뭐 아니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요.” 나는 아저씨가 진심이라고 생각이 들게 하기 위해 불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어떻게 저 같은 사람이 여기 사는 인어에 대해 알아요. 여기 산지 한 달 반밖에 안 됐는데.”


“저번에 너희 집에 갔을 때 냉장고에 붙여져 있던 네가 그린 그림을 봤다.”


지금 엄마 욕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 것을 안간힘으로 참고 있었다. 엄마는 정말… 정말… 정말 엄마다. “그래서요? 제가 상상 속에 동물을 그리는 것 하고 무슨 상관이죠? 원하신다면 저번 가을에 그린 기린--- ”


“아니… 아니야. 이것은 굉장히 세밀했어.” 아저씨가 메모장을 꺼내더니 적어 놓은 것을 읽었다. “내가 본 것이 맞으면 그림에 있는 인어는 금발 여자에 푸른 눈과 초록빛이 도는 꼬리를 가지고 있었지. 아렌델만의 상징과 굉장히 비슷해.”


그렇다. 엘사는 아렌델만의 상징이었다. 엘사는 해변에 들락날락한 지 꽤 됐다고 나한테 말해 줬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랑이 굴로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병신같은 여자친구 노릇을 하면서 앞에 서 있는 미치광이에게 엘사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럼 제가 살면서 한 번도 인어를 목격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씀드려 죄송하네요.” 내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서둘러서 대화를 끝내려 했다. 나는 머릿속으로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왜냐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는 행동은 내가 사람 앞에서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틱장애였기 때문이다.


하, 안나야. 너 진짜 거짓말 못 하는구나.


아저씨가 메모장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나를 노려봤다.


“뭐,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아저씨의 목소리가 소름 끼치게 부드러웠고 나는 소름이 돋았다. “좋은 하루 되거라.”


아저씨는 말 한마디 없이 휙 돌아 투덜대며 떠났다. 나는 입술을 너무 세게 깨물어서 하마터면 피가 날 뻔했다. 지금 나를 찾아온 거잖아. 당장 그림을 떼어 버려야 했다. 그리고---- 안돼…


아니다. 내가 갑자기 그러면 더욱더 의심을 살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처음부터 그림을 걸겠다는 엄마의 말에 수긍하면 안 됐었다. 엄마는 그저 우리가 지금까지 내 그림을 걸만한 냉장고가 없었다는 이유를 댔다.


도대체 이 냉장고가 뭐가 특별하지?


내가 으르렁거리며 다시 오락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가 처음에 마음을 다잡았던 핀볼 머신 위에 올려져 있는 내 음료수를 집었다. 라푼젤이 핀볼을 구멍에 빠뜨리고 불안해하며 다가왔다.


“너 괜찮아?” 라푼젤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난 지금 아저씨가 뭔 생각으로 여기--- ” 내가 멈추고 잠시만 닥치자고 다짐했다. “어… 어 괜찮다고.” 내가 눈을 지끈 감으며 말했다. “괜찮을 거야.”


“확실해?”


내가 끄덕였다. 라푼젤이 입술을 오므리더니 다시 핀볼을 쏘았다.


“아저씨가 뭘 원했는데?” 라푼젤이 말했다.


“그냥 바보같은 인어의 전설에 대해서 물어봤어.” 내가 살짝 움츠리며 말했다. 진심이 아니더라도 엘사를 바보라고 말하는 것은 싫었다.


“그냥 시간문제라니까. 맞지?” 한스가 끼어들었다. “봐봐. 네가 그런 정신 나간 것을 믿으니깐 너 같은 사람들이 너를 찾아서--- 아!” 라푼젤이 한스의 어깨에 주먹을 날렸다. 


“입 닥쳐.” 라푼젤이 소리쳤다.


“그럴 필요는 없었잖아.” 한스가 불평했다. 뾰로통 해쳐서는 자동차 게임을 하러 갔다. 내가 한스가 나간 자리에 들어가서 동전을 몇 개 넣었다.


“그나저나 별거 아니었어. 그 아저씨가 미치긴 했으니까 한스 말이 맞긴 하지.” 내가 말했다.


“어떻게 너를 찾은 거야?” 라푼젤이 물었다.


내가 으쓱했다. “아마 우리 부모님께 물어봤겠지. 그게 아니면 진짜 소름 돋는 거고.”


“야 진짜 소름 끼친다. 진짜 너 연구소로 끌려가기 전에 빠져 나와서 다행이다.” 라푼젤이 말했다.


“연구소가 있어?” 내가 농담에 웃었다.


“그럼. 저기 언덕 위로 한 3km 올라가면 있어. 해양 연구소 중의 하나 일 거야. 아마 너희 부모님도 거기서 일하실걸?”


“음… 언제 한 번 가봐야겠네.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 우리 부모님은 자기 일 하는데 보여주는 거 엄청 좋아하거든.”


“내가 9학년* 때 현장학습으로 학교에서 간 적 있었어. 군인들이 경비 서고 있어서 아마 진짜 중요한 연구하고 그러는 곳일걸?” (*역주: 미국에서는 고등학교가 4년제여서 한국식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이고 한국의 중학교 3학년과 동일하다)


“진짜 그러는 곳 일 것 같아? 막 해부도 하고?”


“당연하지.” 메리다가 갑자기 내 왼편에서 말했다. 나는 놀라서 핀볼을 놓쳤다. “아, 미안.”


“예전에 외계인도 찾았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어.” 메리다가 으스스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나의 땋은 머리 한쪽을 잡아당겼다.


“이제 저건 구라고.” 라푼젤이 눈을 굴렸다. “외계인은 이 세상에 없지.”


나는 내가 사랑에 빠진 아름다운 인어를 봤기 때문에 다시 내 주위 세상에 의구심을 품었다. 인어도 존재하는데 외계인이라고 없을 이유는 없었다.


아 제발 신이시여, 재수 없게 그런 것들은 만나지 않게 해주세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메리다가 반박했다.


“그렇게 생각하던지.” 라푼젤이 천천히 짜증을 돋구는 말투로 말했다. “그래도 아까 네가 말한 해부는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런 것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과학자들이 어떤지는 잘 알잖아, 안나? 어떻게 생물이 움직이는지 알아내야 하잖아.” 라푼젤이 자신을 이마를 탁 치면서 예를 들었다. “인간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았을 것 같냐?”


메리다는 어깨를 벌벌 떨었다. “으으으으, 무서워라!”


그러자 웃기 시작했고 나도 억지로 웃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엘사가 얼굴없는 과학자들 손에 잡힌 상태로 창백한 얼굴을 하고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가까이 다가가서---


“안돼!” 내가 소리쳤다. 나는 손으로 허공을 잡고 있었고 눈은 감은 상태였다. 핀볼 게임은 졌지만 나는 상관 하지 않았다. 나는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고 갑자기 내 발에 걸려서 넘어졌다. 나는 바닥에 털썩 쓰러져서 엉덩이로 착지해서 떨었다.


“안나! 왜 그래?” 라푼젤이 외쳤다.


“전투의 아픈 기억이라도 떠오른 거야?” 메리다가 비꼬아 말했고 라푼젤은 그대로 메리다를 향해 팔을 날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좀 이상한 걸 상상해서. 그게 다야. 그리고 내가 원래 좀 오버하는 성격이어서. 너희도 알잖아 나 좀 얼빠진 놈인 거.”


“네가 원래 좀 드라마틱 하긴 하지.” 라푼젤이 웃었다. “너가 괜찮기만 하면 돼지.”


“어, 어. 난 괜찮아.” 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바지를 털고 일어났다. 내가 왜 그런 상상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엘사는 내가 있는 한 잡히지 않을 것이었다. 나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엘사와의 비밀을 지키고 엘사를 안전하게 보호할 거니깐.


저녁에 집에 들어오니깐 부모님께서는 소파에서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고 계셨다.  뭐 ‘보고’계셨다. 엄마는 노트북을 보고 계셨고--- 아마 최근에 있었던 발견에 대해서 읽고 계실 것이다--- 아빠는 거실에 앉아서 커피 테이블에 쌓여 있던 종이 더미를 주시하고 계셨다.


일벌레다.


“다녀왔습니다!” 내가 문 안으로 들어오면서 인사를 했다.


“그래, 잘 갔다 왔니?” 엄마가 컴퓨터에서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았어요. 친구들하고 오락실에 갔는데 유진이 뽑기 기계에서 귀여운 돌고래 인형을 뽑아서 라푼젤에게 줬어요.” 내가 소파에 편히 자리를 잡았다. “아… 그리고… 위젤 아저씨를 만났어요.”


“어떻게 거기서 만났대?” 아빠가 눈썹을 올렸다. “근데 왜?”


흠, 그러니깐 내가 어디 있는지 부모님한테 물어본 것은 아니라는 거네? 지금 진짜로 소름 끼쳤다.


“그냥 인어에 대해서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셨대요.” 내가 물었다.


엄마가 좀 불편해 보였다. “데이비드...”


“아마 별일 아닐 거야. 아저씨는 안나가 상상력이 풍부한 것을 아니까 너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을 거야. 맞지, 안나?” 아빠가 말했다.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시니깐 그렇게 소름이 끼치진 않았다. 진짜로 나의 의견이 듣고 싶은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냉장고에 붙어있던 그림을 언급했으니, 나의 의견 따위는 상관이 없었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그리고 아마 내가 아저씨와 있었던 일을 토씨 하나 빼고 말해드리면 소름 끼쳐서 지금 당장 짐을 싸서 아렌델만을 떠날 가능성이 다분했다.


그래서 그냥 병신이 되기로 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봐바, 파예.” 아빠가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별일 아니잖아?”


“음...” 엄마가 사색에 잠겼다. 얼마 지나지 않고 엄마가 이해가 됐는지 얼굴에 미소가 돌아왔다. “그래도 처음으로 다른 연구원들이 우리 딸에게 관심이 있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는 부모님이 나의 사생활을 캐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원래 사적인 것은 부모님께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고 부모님도 대충 눈치 있게 더 묻지 않으셨다. 그렇지만 내 안에서는 엘사를 계속 보고 싶다는 이기심과 아저씨가 괴짜라는 것을 말하라는 이성이 대립하고 있었다. 결국에는 입을 열지 않고 텔레비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초콜릿’이라고 해.” 내가 미소를 지었다. “내가 진짜 사랑하는 사탕이야.”


나는 바위 위에 앉아 있었고 엘사는 옆에 물에 떠있었다. 나는 엘사에게 인간이 존재하였기에 있을 수 있었던 환상적인 음식을 조금 맛보게 해주었다. 저번에 이미 샌드위치를 한 입, 탄산음료 한 모금, 감자튀김을 준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오면서 편의점에 들려 사온 초콜릿을 쳐다보고 있었다.


“초콜릿.” 엘사가 어감이 좋았는지 나를 따라 했다.


“있어봐. 여기--- ” 내가 한 조각을 떼어서 엘사에게 함박웃음을 지으며 건넸다. “진짜 맛있어, 엘사. 아마 아주 좋아할 거야.”


엘사가 가져가서 잠시 관찰했다. 입에 넣기 전에 혀로 한 번 핥았다. 엘사의 의심이 가득한 표정은 금세 환해졌다. 엘사는 콧노래를 불며 천천히 초콜릿을 음미했다. 나는 초콜릿 한 조각을 먹으면서 웃었다.


“어때?” 내가 물었다.


“엄청 맛있어!” 엘사가 답했다. “한 개 더 있어?”


“당연하지.” 내가 웃으면서 이번에는 아예 한 줄을 떼어냈다. “여기.”


엘사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했다. “이, 이걸 다 준다고?”


“그래. 엄청 맛있어 하는 것 같길래. 아니야? 맞지?” 내가 말했다.


엘사가 웃으면서 내 손에 있던 것을 바로 가져갔다. “네가 최고야, 안나.”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 내가 윙크를 날리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기분 좋은 침묵이 흘렀다. 엘사는 초콜릿 한 줄을 야금야금 먹어나갔고 나도 한 입을 베어 먹으면서 천천히 씹었다. 과연 엘사를 인간의 문물에 노출시키는 것이 좋은 일일까? 우리가 그렇게 유기농을 좋아하는 종족은 아니잖아? 그래도 초콜릿은 유기농 아닌가? 뭐 그리고 내가 맥도날드 같은 정크푸드를 먹이는 것도 아니잖아.


나는 엘사의 반응이 마음에 들었다. 엘사가 인간 세계의 작은 한 부분을 경험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내 삶의 낙이었다. 내가 비행기나 롤러코스터에 대해 말해 주면 엘사는 꿈만 같은 표정을 지었고 실제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 만은 굴뚝 같았다.


매번 그것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기분이 침울해졌다. 그리고 엘사도 그랬을 것이라 장담한다.


“안나?” 엘사가 다시 나를 현실로 불러들였다.


내가 엘사를 미소로 가득 찬 얼굴로 바라봤다. “왜, 엘사?”


“눈에 대해서 다시 얘기해줄래?”


엘사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였다.


나는 그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눈은… 물이기는 한데 밖이 엄청 추우면 하늘에서 떨어져--- 약간 비랑 비슷한데… ”


나는 내 넓디넓은 눈에 대한 상식을 늘어놓았고 엘사의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지켜봤다. 엘사는 바위에 기대어 나를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올려다봤다. 내 목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았지만,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내가 잘하는 것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계속 엘사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내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마치 걱정이 바닷바람에 실려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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