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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개요]
현대물. 오션스8 비슷. 보석도둑 엘사랑 미술품도둑 안나 이야기. 고아였던 자매는 어릴 때 헤어지게 되고, 엘사는 기억상실에 걸려 자신의 이름조차 잃어버리고 만다. 몇 년 뒤 성장해서 서로 자매인줄은 꿈에도 모른 채 한명은 해커이자 보석도둑, 다른 한명은 사기꾼이면서 미술품도둑이 되어 만나게 된다.
엘사/제인: 전기능력 있음, 보석도둑. 천재해커. 어릴 때 여동생이랑 헤어지고 당한 사고로 기억상실. 자기 이름도 까먹음. ‘제인’, ‘Ice queen’으로 활동.
안나/A: 사기꾼. 미술품도둑. 연기의 귀재. 활동명 ‘A’로 활동. 3살 때 언니랑 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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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 Doubts and Snowcones
12-1
“네 입 안이 완전 설탕 범벅인 거 아니.” 제인이 말했다.
“Blue Man Group씨, 사돈
남 말하시네. 너야말로 설산의 도마뱀 같이 보이는 걸”
(*역주: Blue Man
Group: 얼굴을 파랗게 입힌 뒤, 음악과 연극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하는 행위예술가그룹)
제인은 렌터카의 조수석에 있는 햇빛 가리개를 뒤집어 내렸다. 창문들은
내려가 있고, A가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스틸 드럼 세션이 특징인 열대분위기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분명, A가 Robert
Marley의 곡이라고 소개했었던 것 같다. 소녀는 입 안으로 머리카락이 날아들어오는 것에도
아랑곳 않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제인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런던타워를 오를 때, 죽은 단백질로 된 실에서 침이 흘러내려 얼굴에
닿았던 기억이 난다.
A는 개의치 않은 체 속편하게 노래를 불렀다. 자유로워 보인다.
약속했던대로, 구릿빛 머리의 소녀는 스노우콘 가게를 들려, 이제 둘의 얼굴은 빨강과 파랑의 시럽 범벅으로 얼룩 져 있었다. 제인은
장갑 내부의 회로가 고장날까 왼손의 장갑을 벗어두었다. 녹아내린 시럽은 앞팔을 따라 흘러내려 설탕 눈물이
되어 팔꿈치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늘진 보도로 걷고 있었는데, A가 흘러내려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제인의 팔을 위로 들어올려 ‘꼬마 파랑이’에게
응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제이, 이거봐, 다른 시럽방울보다 작은 거 같지 않아?’라며 시럽방울이 팔꿈치 안쪽으로
흘러들어가자 정신나간 여자마냥 소리쳤다. ‘꼬마 파랑이’의
업적에 대해 제일 좋아한 건 A였다. 소름이 돋고 속이 울렁대는
건, 주로 제인이었다. A는 냅킨을 꺼내더니 설탕시럽이 만들어낸
도로를 팔꿈치 안쪽에서 시작해 손바닥까지 닦아올라가더니 손가락 사이에 냅킨을 끼워 더 이상 시럼이 흘러내리는 걸 막았다. 깨끗해지자, 방금 일어난 바보같은 일련의 사건에 제인은 웃음을 흘렸고, A는 미소로 화답했다. 산책의 남은 시간 동안에는 축축한 냅킨과
끈적한 스노우콘 시럽, 그리고 범죄활동과는 거리가 먼 대화가 계속되었다.
왼쪽 장갑 없이도, 스파크 단 하나도 내보내지 않았다.
제인의 눈은 기억 속에서 떠나, 다시 차 안의 햇빛가리개의 거울로
돌아온다. 그녀는 혀로 입술 뒤쪽을 훑었고, 혀 끝을 2월에 겨울잠에서 깨어난 마못처럼 슬쩍 앞으로 내민다. 변색된 혀 끝을
보고는, 희미하게 푸른 색으로 얼룩진 턱 앞으로 혀를 뻗어 얼룩진 혀의 미뢰를 관찰한다.
“네 혀는 진 시몬스보다 긴 것 같아.”
(역주: Gene Simmons. 록밴드 Kiss의 베이시스트 겸 보컬리스트)
“고마워?” 제인은 이젠
푸른색이 바래져 가는 혀를 천천히 집어넣으며 말했다.
“KISS에 감사하라구.”
“누구를?”
“아니. 누구(Who)가 아니라, KISS라고.”
(*역주: The Who. 밴드명)
“키스를?”
“그래.”
“음, 알았어.” 그래서 A가 지시한대로 그녀는 콘솔 넘어로 몸을 기울였다. 안전벨트를 맨 상황에서 움직이는 것도 쉽진 않지만, 무엇보다 혀
길이가 어떻게 키스를 해야하는 이유가 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물론 혀를 사용하는 키스라면 이해가
가지만, 아직은 거기까지 하는 데엔 저항이 있다. 제인은
일을 하는 동안 사람들이 키스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인사치레로 가벼이 뺨에 하는 키스, 안심시키기 위해 이마 위에 살짝하는 키스. 그녀는 사용하는 쪽은
아니었지만, 관찰하긴 했었다. 완전하게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전에 키스를 한적이 있다. 키스를 하고, 키스를 받고. 지금은 떠올리기도 싫지만. 영원히. 적절하지도 않고,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비집어나온다.
A는 제인에게 사교스킬을 ‘코칭’해준다고 했다. 옷에서 시작해 좀더 매만지는 법, 나아가서 ‘로봇이나 1800년대에서
온 까칠한 여자’ 소리 듣지 않고 대화하는 법을 알려준다고 했다.
어쩌면 키스도 그 리스트에 적힌 다음 레슨일지도
몰라.
제인은 A의 광대앞의 뺨에 입술을 눌렀다. 따뜻하면서 부드럽고, 말라버린 땀에 조금 짜다. 뺨에 묻은 딸기 스노우콘 시럽에 A의 체액이 섞여 상큼한 맛도 난다. 오래가지않아서 소녀는 기겁하며 핸들이 꺾여 반대편 차선으로
들어와버렸다.
“씨발!” A는 욕하며
노란선 안으로 차를 다시 되돌린다. 제인은 소녀의 얼굴이 머리카락보다 더 붉어져 있는 걸 알아챈다.
“아까 그거 뭐야?!” A는
반쯤 소리질렀다.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었어?” 제인은
물었다. 싹트는 친구 관계에 필요한 친밀감을 보여주는 미션에 성공했다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던 제인이었다. “나 다시 할까? 근데, 일단
네가 차를 세우고 하는 게 더 안전할 거 같아.”
“나—네가—뭐를?!” 탁구공마냥 A의 눈이 뛰어다닌다.
“키스 말이야? 네가 키스하라며. 그런 뜻이 아니었어?”
A는 물고기마냥 뻐끔댔다.
“그게 말야, 다시 생각해보니까, 내가 너무 빨리 했나봐.” 제인이 말했다. “끈적거리는 입으로 서로 키스하는 건 좀 비위생적인 것 같았거든. 온
사방에 마른 시럽이 달라붙어 있잖아. 이거봐, 네 턱에도
잔뜩 묻어있다구! 게다가 행위 중에 교환도 될 거고. 내가
결벽증은 아니지만 네게 내 침을 잔뜩 묻히고, 네 땀이 내 얼굴에 범벅이 되면? 입술에 있는 촉각신경은 다른 신경에 비해 백배 더 민감하다는 거 알고—“
“하느님맙소사 말 좀 그만해. 여기
더워죽겠네. 이거 에어컨 킨 거 맞아?” A는 물으며 눈송이가
그려진 버튼을 연신 눌러댔고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난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
제인은 말했다.
“KISS는 밴드야!” A는
말했다.
“소리지를 것까지야 없잖아. 난
혀랑 키스가 같이 간다는 걸 떠올리지 못했을 뿐이야. 근데 키스랑 밴드는 무슨 연관이 있는 건지 감이
안 와.”
“제발 네 혀에 대해서 얘기 그만 좀 해줄래, 그리고,” A는 기침하며 갑자기 사납게 턱을 닦는다. “그-그그리고 키스하는 거랑 턱에 묻은…시럽 얘기도. 제발. 멈추고
그만둬.”
“네가 먼저 얘길 꺼냈잖아,” 제인이
말했다. 이젠 조금 삐진 것 같다.
나보고 키스해달래서 했더니, 이젠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내 말은…아니…정말이지, 다시는 네 주변에서 TV나
영화나 밴드 얘기는 안할거야. 너무 위험해.”
“알았어. 사과할게.”
“아니, 난—“ A는 입술을 핥더니 다시 뺨의 빨간 시럽을 닦아낸다. 뺨에, 제인에게서 온 파란 시럽이 묻어있는 게 보였다. 제인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쩐지 거기 있는 게 맘에 들었다. 두 색이
어울리기도 하고.
“네가 사과할 필요 없어. 네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어. 넌 그저, 날 놀래켰을 뿐이야.”
“넌 엔간한 것엔 놀라지도 않는다며,”
제인이 말했다.
“오, 그건 내 가면들이
그렇지.” A는 말하며 리조트 길로 들어선다.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업무모드로 들어가. 그 때의 나를 뒤흔들 수 있는 건 없어.
하지만, 내가 그냥 ‘나’일 때는…무슨 말을 할지도 모를걸.”
A의 시선이 도로 위로 떨어진다. “네가 나를 뒤흔들 수 있다는 건 칭찬 할게. 흔한 일이 아니거든.”
“인싸를 뒤흔드는 건 사회성 없는 사람이구나. 신기하네.”
“넌 사회성이 없지 않아.”
“2분 전에 있었던 우리의 대화를 다시 떠올려보고 방금 네가 한 말을
다시 생각해봐. 잠깐이면 돼.”
“그래, 알았어. 모든 사람들이 KISS가 누군지 알지 못해. 이건 세대차이야. 그리고 취향의 차이기도 하고. 리얼리티방송같은 거야, 네가 알게 된다면 말이지.”
“이게 나야. 모르는 것
투성이야.” 제인은 말하며 안전벨트를 풀었다. 차 문을 열고
내리더니 리조트의 주차장을 향해 걷는다. A가 소리치는 것을 듣고 나서야 차를 세우기도 전에 내렸다는
것을 알아챘다.
평소의 그녀는 좁은 공간에서 지하철 차량 사이를 건너 뛰고, 버스
위에 착지해 붙어 이동하곤 했다. 올라타는 거에는 트럭, 기차, 배, 택시 같은 것들이 있다. 그녀는
그게 이상한 행동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난 좀 더 능숙해질 필요가 있어.
“그래, 알았어, 미안해.” 이젠 주차된 차로 달려가, 제인은 사과했다.
A가 용수철처럼 차 밖으로 튀어나와 제인 옆으로 터벅터벅 걸어왔다.
“넌 항상 과속하는 차량에서 뛰어내리니?”
“넌 주차장에서 시속 10마일
이하로 달리고 있었어.”
“그래도! 네가 다치면
어떡해?” A는 물었다.
“네가 나를 그렇게 알고도, 내가
거의 멈추다시피한 차에서 내렸다고 걱정해주는 거야?”
“난 네가 좀더 조심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제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자신이 고개를 갸웃거렸 것을 인지
못했다. 제인은 사교적인 교류나 감정 같은 것에 대해 생각을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버릇이 있었다. 숫자를 계산하거나 분석하는 것이라면 눈을 감고 눈꺼풀 안으로 정보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될 뿐이었다. 수학에 가라앉거나, 코드를 뒤집어쓰고
전기를 두른다. 그녀는 그 점에서 사기꾼이나 포커 플레이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말은 너무 뻔했고 훤히 보인다. 그녀가 A와 접촉을 하면할수록, 대화를 하면 할수록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순간들이 늘어갔다. 숫자는 덜 보게되었지만 동시에 견디기가 어려운 감정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전적으로 기준이 좋고, 긍정적이며,
환영하는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그녀의 스파크가 가라앉는다.
이건 좀 새로운데,
“조심하라고 얘기해주는 건….그
사람을 걱정하니까 하는거지?” 제인은 물었다.
“당연하지!”
“그럼, 넌 내 안위를 걱정하는
거야?”
“너는 그걸 이상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 같은데. 맞아, 난 네가 걱정되고 신경쓰여.
네가 갑자기 차에서 뛰어내리지만 않으면 좋겠어.”
“그건…기분이 좋네.”
“어?”
“이전에는 나를 신경써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거든.”
“어,”
“흠,”
제인은 뒤돌아서 야자수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정글의 열기가 피부에
파고 든다. 무겁고, 습하고, 갑갑하다. 방금 전의 대화에서 탓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크게 개의치 않으려 했지만, 방금전에 나눈 대화가 그들 사이에서
조롱하듯 상기시키듯 부딪히며 공기 속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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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1루수는 누구야' 드립의 변형이라고 보면됨ㅋㅋ
'KISS한테 고마워해라'를 엘사는 '감사하단 뜻으로 키스해라'로 이해한거.
엘사야, 안나의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다!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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