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외전) 엘쨔와 안놔와 작은 뱀꼬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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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와 안놔와 작은 뱀꼬기 2앱에서 작성

ㅇㅇ(223.33) 2019.12.26 23:26:56

조회 234 추천 17 댓글 4

해 질 때까지 시간이 좀 남으니까 바닷물 염분을 씻어내려 목욕을 하기로 했어. 꽈배기 전법으로 작은 버섯을 혼내주긴 했지만 사이는 더 틀어지고 말았나봐. 작은 대야에 담긴 작은 버섯은 온몸이 홀쭉해진 채 뚱해져서 미지근한 물에 들어가있어.

올라프는 따뜻한 물에 익숙하지 않아. 그래도 물도 깨끗하고 나쁘진 않아보여. 꼬리부터 톡. 수면을 건들고 얌전히 미지근한 물이 든 작은 대야에 들어가겠지. 큰 욕조에서 하찮은? 인간에게 하얗고 포들포들해 보이는 것으로 온몸이 칠해지고 있는 엘사를 멀뚱히 볼거야.

"이게 궁금해?"

안나는 큰 거품을 만들어서 올라프가 든 작은 대야 가장자리에 한가득 묻혀줬어. 올라프는 지느러미를 바짝 세우고 낯선것에 몸을 뒤로 뉘었어. 이내 꼬리 끝으로 톡. 건들면서 방울 하나를 터트릴거야. 꼬리는 방울 터트리는데 제격이었어.

"봐! 엘사. 올라프가 비누 거품이 마음에 드나봐."

"안나 앞에도 문질러 줘."

"아, 알겠어!"

안나의 손길이 좋은 엘사에게 새 주문이 들어왔어. 근데 앞만 보면 안나가 제대로 안 쳐다봐서 속상했어. 이것 때문일거야. 엘사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받쳐서 들어올려봐. 뭐, 뭐...뭐하는거야?! 아무리 봐도 용사님을 깜짝 놀라게 하기 충분한 위엄이야.

비누거품을 전부 터트린 올라프는 안나가 하고있는 짓을 유심히 쳐다보겠지. 고개를 돌려 엘사도 보는데, 둘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보였어.

하찮지만 친절한 인간은 눈도 제대로 못 뜬 채로 손이 가는 대로만 엘사를 문지르고 있고, 엘사는 그런 친절한 인간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거야. 그러다 뚱한 눈빛을 알아채고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놓여진 또 다른 작은 대야 속 작은버섯에게 고개를 돌렸지.

뚱한 눈빛이 맞긴 했지만, 작은버섯은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었어. 기분이 나빴지만, 피로해서 쉬는게 먼저였던 거였지. 지금 습격하면 저 말랑하고 버릇없는 생물체를 다시 혼쭐낼 수 있겠어. 혀를 낼름거린 올라프는 소리없이 물에서 나오려는데...

쪽. 소리에 흠칫 놀라더니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눈을 돌렸어. 친절한 인간은 입을 가린 채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있고 엘사는 입을 가리며 웃고 있었지. 엘사가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며 올라프는 눈을 느리게 꿈벅거렸어.

차가운 마법을 가졌다는 이유로 인간들에게 따돌림 당해서 늘 혼자였지만, 마음씨 고왔던 어린 엘사는 유일하게 마음이 통했던 친구 올라프에게 웃는 얼굴을 자주 보여줬었어. 그랬던 엘사가 처음보는 또래 인간 여자애를 보며 웃고있었지.

올라프는 욕조벽을 부드럽게 타고 올라와서 안나의 팔꿈치 옆에 서서 둘을 쳐다봤어. 엘사는 웃고있다가 올라프를 발견하고 장난스럽게 자신의 몸에 묻어있던 비누거품을 살짝 묻혀서 머리 지느러미 위에 놓았어.

"올라프. 꼭 불 붙은 양초 같이 생겼어."

"정...말이네!"

기습 입술 뽀뽀 공격에 부끄러워 하던 용사님도 비누거품이 우스꽝스럽게 묻은 올라프를 보며 웃었어. 머리를 털어낸 올라프는 무섭게 쉭- 소리를 내고서 욕조에서 내려가 작은 대야에 들어가서 물 속에서 얼굴만 내민 채 똬리를 틀었어. 하지만 올라프는 놀림 받았어도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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