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외전) 용쨔 안놔는 부끄럼쟁이얏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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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용쨔 안놔는 부끄럼쟁이얏 2앱에서 작성

ㅇㅇ(223.33) 2019.12.30 15:47:46

조회 263 추천 15 댓글 5

여관에서 나오고 모험가들을 위한 도시락으로 된 간편한 아침식사를 사서 아무도 없는 벤치를 찾아 앉을 때까지 안나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어. 엘사는 작은 생물체들에게 과일 조각을 주느라 바쁠거야. 싸우지 않게 똑같은 양으로 나눠주겠지.

올라프는 특이하게도 엘사가 주지 않으면 음식을 잘 먹지 않았어. 식탐 많은 작은버섯이 단번에 새큼달큼한 오렌지 조각을 입에 쏙 넣고 먹어대는 것과 다르게 바로 코 앞에 둬야 날카로운 이빨로 끄트머리부터 먹어가는거지.

음식 욕심이 덜 했다면 작은버섯도 이 방법을 애용 했을텐데. 똑똑한 올라프는 어떻게 엘사에게 직접적으로 사랑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지. 역시 경험이 중요한 법이야. 오래 살고 봐야 한다니까.

부끄러운 책 때문에 복잡해진 머리도 식힐 겸 화제 전환 겸으로 용사님은 지도를 펼쳐서 다음 목적지를 정하고 있을거야. 혹여나 눈이 마주칠까 지도에 얼굴을 거의 파묻었어.

고철 덩어리가 된 용사님의 검을 고치려면 대장장이들의 마을에 들러야 해. 용사님에게 있어서 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었지. 모험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주근깨 소녀가 용사님이 될 수 있게 탈바꿈시켜준 시작점이었어.

롱소드, 브로드 소드, 레이피어... 이런 것들 다 알게 뭐야. 다짜고짜 가서 검을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는 바람에 대장장이들은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

단지 생선 가게에서 일 했을 때 주인장이 썼던 칼이 좋아 보여서 그걸 자기 키 만큼 커다랗게 만들어 달라고 했을 뿐이야. 근데 다들 특이한 주문에 혀를 내둘렀어. 안나 용사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어?

고생 끝에 완성된 검은 무겁기도 엄청 무거웠어. 일반 남성도 제대로 못 드는 걸 어떻게 쬐그만 여자애가 드냐며 대장장이들에게 놀림도 받았을거야. 그러나 주근깨 소녀는 해내겠다는 의지 하나로 매일매일 몸을 단련했어.

들고 익숙해지는데만 몇 개월이 걸렸어. 타인을 돕겠다는 마음씨와 몬스터 퇴치는 실력 향상의 주된 거름이었겠지. 검술이나 마법 하나 없이 순수 육탄전으로만 실력을 길러온거야. 단단한 팔다리 근육이 그 증거야.

그런 용사님을 근력으로 찍어누르는게 지금 옆에서 작은 생물체들의 식사를 도와주는 전직 마왕님이야. 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꽉 잡고있었지. 사람을 홀려서 혼을 빼먹는 어둡고 칙칙한 숲과 동굴에서만 산다는 다크엘프나, 바닷사람들을 목소리로 홀려 죽게 하는 세이렌들처럼 마법을 부리지도 않고서.

과일을 깨끗하게 해치운 작은버섯의 작은갓에 칭찬의 의미로 뽀뽀해준 엘사는 올라프에게도 한번 상을 내렸어. 올라프가 뺨에 머리를 문지르며 애정표현을 하면 작은버섯도 지지않고서 작은몸을 뿌쨕뿌쨕 뛰어댔지.

하늘이 도움을 줬는지 작은 생물체들은 용사님이 곤란하지 않도록 엘사의 시선을 끌었어. 지도로 같은 곳만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던 안나는 눈동자를 슬쩍 옆으로 움직여 엘사의 눈치를 보다가 제 옆에 놓인 가방을 등 뒤쪽으로 밀어 넣을거야.

"정했어. 다음 목적지! 검을 고치러 갈거야!"

"저거?"

엘사는 벤치에 기대어진 검을 가리키며 말했어. 검은 올라프 비늘이 너무 단단했던 나머지 버티다 못해 부러졌었지. 여기까지 온 김에 들러서 아는 사람들에게 얼굴도 비추고! 검도 고치고! 오랜만에 만날 생각에 온몸을 주체할 수 없었어.

"안나 귀여워."

"응?"

용사님에게도 칭찬의 의미로 뽀뽀 보상이 내려왔어. 인기척 없으니까 입술에 쪽. 해주었지. 안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얼굴을 가릴 것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만졌어. 어. 지난번보다 더 나아졌네? 엘사는 역시 반복 학습이 중요하다고 다시한번 깨닫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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