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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Lullaby - 12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6 03:05:24
조회 527 추천 27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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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청새치가 되어버린 듯한 엘사는 간신히 땅을 짚어 물속에서 빠져나왔다. 물에 젖어서인지 온 몸이 무거웠다. 엘사는 손짓 한 번으로 옷에 젖은 물기를 날리고선 동굴 안으로 들어간 안나와 올라프를 총총걸음으로 쫓았다.


“재미있을 거에요! 우리가 여기에 영원히 갇혀서 안나가 굶어 죽고 제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요.”


저 앞에서 올라프가 안나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들은 동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요! 엘사는 우리보다 훨씬 잘하고 있을 거예요!”


올라프의 그 말에 엘사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가능했다면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예정된 비극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엘사는 이 시간의 자신이 아토할란의 깊숙한 곳에서 심연에 잠겼음을 느꼈다. 제발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면, 엘사는 마음 속으로 외쳤다. 어김없이 여왕은 저 멀리 있는 자신의 동생이 이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동생의 이름을 외치며 신호를 보냈다. 마치 죽은 사람의 단말마처럼.


엘사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여기에 도달하기도 한참 전에 녹아내려 버렸다. 이렇게 되면 안나는 진실을 알 수가 없었다. 엘사는 주변을 다급히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그녀를 위한 답은 없었다.


어느새 그들의 앞에 두 갈래의 갈림길이 나타났다.


“어느 행운의 터널을 골라볼까요?”


옆에서 올라프가 안나에게 묻고 있었다. 엘사는 혼란에 빠졌다. 만약 여기서 안나가 진실을 모른 채 저 멀리 보이는 출구로 탈출한다면?


옆에 가만히 부유하고 있던 빛무리가 심란한 그녀의 두 눈 앞에 다가왔다. 빛무리는 보랏빛으로 발광하며 그녀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제야 엘사는 알 수 있었다.


엘사의 두 손에서 퍼져 나온 마법이 안나의 얼굴을 스쳐지나 그들의 앞에 깔끔하게 깎인 조각상을 만들었다. 루나드 왕이 노덜드라 지도자를 공격하는 모습의 얼음 조각상이었다. 올라프는 저 조각상을 두려운 듯이 바라보았다.


“엘사가 알아냈어.”


“무엇을 요?”


“과거의 진실을.”


안나가 조각상을 한 바퀴 둘러보며 말했다. 엘사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머리는 제대로 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간절히 시간이 멈추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올라프, 어서 와.”


안나는 올라프가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저 멀리, 올라프의 몸에서 눈송이가 피어올랐다. 엘사의 다리가 맥없이 풀렸다.


“엘사가 돌아오고 있을 거야. 엘사를 만나서, 빨리ㅡ”


‘안돼, 안돼…’


뒤에서 날아와 저 멀리 날아가는 눈송이 가루가 안나의 시선에 들어왔다. 안나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엘사의 몸이 힘없이 무너졌다.


“내 안의 마법이, 사라지고 있어요.”


올라프가 자신의 몸이 부서지는 것을 보며 말했다.


“안나, 엘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아요. 너무 멀리 가 버린 것 같아요…”


“뭐라고? 안돼, 안돼...” 안나의 두 눈이 크게 뜨였다.


“안나… 저 너무 무서워요.” 올라프는 서서히 가루가 되어 가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엘사는 저 멀리 날아가는 올라프의 눈송이를 멈추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기도를 들어줄 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의 마음에 못이 박히고 있었다.


“안돼, 안돼, 안돼… 괜찮아, 괜찮아. 나 여기 있어, 겁내지 마.”


안나는 올라프를 제 품 안에 안았다.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올라프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엘사는 자신의 아이가 죽어가는 이 과거를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털썩, 엘사의 몸이 힘없이 쓰러졌다. 그녀는 의식이 천천히 희미해지는 와중에도, 이 사단을 만들어 낸 빌어먹을 자기 자신을 저주했다. 왜 자신이 이 시간으로 온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빛의 형체가 그녀의 두 눈을 감겨주었다.




흩어진 조각이 모여 하나가 되는 순간,

네 눈을 가린 안개가 사라질 거란다.

꿈의 끝, 강의 바닥에서 널 위한 새로운 길이 열린단다.

하지만 결국 선택을 해야 할 거란다, 가여운 우리 아가.

네가 구속된 그 벽을 무너뜨리는 순간

진정한 너 자신이 반겨 줄 거란다.


기억의 강으로 오려무나, 아가야.

네가 가진 모든 의문에 대한 길이 숨겨져 있단다.




“헉, 헉...”


옷이 땀에 절어있었다. 눈을 뜨고 상황을 파악해 보았다. 또다시, 그녀의 방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상한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다.


베개에서는 아무런 향도 없었고, 이상하게도 딱딱했다. 침대 또한 탄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무언가가 이상했다. 방은 무언가가 칙칙했고, 뾰족한 한기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저번과는 달리 또 다른 자신이 옆에 누워 있지는 않았다.


똑- 또독- 똑- 똑-


방 문에서 들려오는 노크에 고개를 돌렸다. 엘사의 붉게 충혈된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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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편에서 나온 고문서의 정체.jpg


이번편 쓰면서 일곱번 갈아엎었당... 쓰면서 감정에 잡아먹히니까 너무 우울해지더라

어머니 흔적 찾겠다고 아토할란의 거울에 빠짐 => 갑자기 안나 고통받는거 보면서 급우울

아직도 자신의 정체 찾으려면 하아아아안참 남음

이거... 죽기 전까지 완결 가능할까?

오늘로서 일주일 내내 1일1픽했어! 와!

항상 봐준 쥬미들 너무 고맙고 추측, 질문, 지적 언제나 환영하니까 부담가지지 말고 댓글로 알려주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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