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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와 큰 떠돌이 상인 2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20.01.09 13:05:29
조회 574 추천 22 댓글 5



엘사는 살짝 시무룩해졌어. 사랑하는 사람끼리 하는 행위라더니 막상 시도하려고 하니까 안나가 부끄러워만 해. 보는 눈이 있어서 그런가? 저 위를 날아다니는 새나 올라프가 빤히 보고있는 벌들? 사람이 아닌데 무슨 상관이지?


책은 한참만에 닫혀서 엘사의 옆구리에 자리했어. 익혀둔게 몇 개 있었어. 귓바람 불기. 귓바퀴 핥기. 귓불 깨물기. 이러면 상대방이 덮쳐서 온몸을 뽀뽀해줄 수도 있대. 잘 하면 언급했던 저 세가지 행위도 돌려받을 수 있다나?


누가 썼는지 참으로 기가 막힐 정도로 자세하게 서술돼있단 말이야. 뽀글머리라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인가봐. 분명 사랑의 행위를 많이 해봤을지도. 누가 알겠어? 화끈한 책 저자가 많이 해봤을지, 아니면 한번도 안 해보고 글로만 배웠을지.


유혹 행위를 견뎌낸 용사님은 갈림길에 섰어. 주섬주섬 꺼내든 지도를 보며 가까운 마을을 찾으려고 할거야. 앞으로 반나절은 더 걸어야 겠어. 체력만땅 용사님이지만 몇 차례나 반복된 정신 공격으로 지쳐버렸어. 꼭 생명력을 빨아먹고 사는 식물에게 당한 느낌이야.

"마을까지는 멀었어? 우리 어디로 갈거야?"
"지금 이 속도라면 또 하룻밤을 노숙으로 보내야겠는데."
"안놔는 쩌기 연귀가 보인돠!"

연기? 왼쪽 갈림길 언덕 너머로 연기가 피어올랐어. 인가가 근처에 있다고? 분명 마을까지는 한참 남았다고 지도에... 으응? 엘사의 머리카락을 톡톡 잡아당긴 작은버섯이 왼쪽길로 가자고 재촉했어. 용사님은 팔을 잡아당기는 엘사의 손에  막무가내로 왼쪽으로 끌려갈거야.

"엘사! 오른쪽으로 가야 마을에 더 가까운데?!"
"작은 버섯이 이쪽으로 가자고했어."

왜 재촉해서 가는건지 말도 안 해주고 용사님은 끌려다다시피 언덕길을 오르게 됐어. 언덕 위로 올라오면 나무들이 빽빽하게 모여있겠지. 숲 규모라고 하기엔 좀 작은 군락지 수준이었어. 그리고 작은버섯이 찾아낸 연기가 나무군락지 속에서 한줄기 피어오르고 있었어.

"아니 뭐야? 이런 곳에 집이 있...우왁!"

엘사는 안나를 잡고 언덕길 아래로 우다다 뛰어서 내려갔어. 작은버섯은 날아가지 않게 엘쨔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잡았어. 엘사는 마음이 급했어. 안나랑 빨리 책 내용을 몇 개 해보고 싶은데 여기는 길거리라서 안나가 안 하고 싶은거라고.


엘사는 둘 만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어서 찾고 싶었거든. 연기가 집인지, 뭔지도 정확히 알아보지 않고 무조건 돌진부터 하는거야. 팔힘이 어찌나 거센지 반항도 못하고 지도를 놓치지 않게 팔랑거리며 목줄 단 강아지처럼 반항도 못 하고 군락지로 들어섰어.


헉, 허억... 언덕길에서 쉬지 않고 뛰어왔더니 폐가 터질 것 같아. 다행히 집에서 나오는 연기가 맞긴 했어. 숲속이라고 나무로 집을 지었나봐. 여기 나무로 된 간판도 있어. 떠돌이 오큰네 무역본부?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사우나라고도 써있네.


지도에서 보면 이곳부터 마을과는 거리가 좀 됐거든. 지친 모험가들을 위해 머리를 쓰고 여기에 상점을 지은거야. 주변에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곳 몇 군데도 있는걸 보면 하룻밤 보내기 딱 좋은 장소였어.

"여기서 자고 가자."
"혹시 걸어서 힘들었어? 그렇다면 진작에 말을..."
"안나랑 빨리 하고 싶은 게 있어."

라며 책을 슬쩍 보여주면 용사님은 빛속성 마법에 퇴치 당하는 언데드 몬스터처럼 으아악! 눈을 감으며 소리를 질러야 할거야. 안나 귀여워.엘사는 안나의 반응에 후후 입을 가리며 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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