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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올라프는 먹는게 아니야 13모바일에서 작성

강니악갴ㅋㅋ(175.193) 2020.01.12 04:02:24
조회 1484 추천 77 댓글 13








아하. 아하하. 겨우 웃음을 멈춘 엘사가 눈가에 눈물을 닦았다 팔짱을 끼고 고개를 돌린 안나가 보였다. 제 딴에는 정말 곤란했던 모양인데 이렇게 웃으며 놀리기만 하니 심통이 난 표정이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심장이 간질거렸다.



"안나. 미안해. 응?"



엘사가 웃으며 안나의 어깨를 잡았다.



"...언니 미워."



안나는 여전히 고개를 돌린채 중얼거렸다. 미워해도 되. 싫어하지만 않으면 되니까. 엘사가 몸을 숙여서 안나의 품에 안기며 물었다.



"어떻게 해야 화를 풀어주나요 여왕님?"



안나가 물끄러미 가슴팍에 안겨 저를 올려다보는 엘사를 봤다. 평소에는 키가 더 큰 엘사를 항상 올려다봤는데, 지금은 미어캣처럼 안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귀가 화끈거렸다. 아. 진짜. 엘사는 나를 정말 너무 잘 알아.

하얀 정령님이 제게 안겨서 저를 올려다보는 눈빛이란. 너무 예쁘잖아. 안나가 입술을 깨물었다. 너무 사랑스럽고. 이건 불공평해.



"응? 여왕님."



게다가 항상 저렇게 불리할 때면 부르는 호칭도. 치근거리는 목소리도. 웃고있는 파란 눈동자도. 저를 부르며 달싹거리는 입술도. 오 잠깐만. 입술? 거기까지 의식한 안나의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다. 갑자기 붉어진 안색에 엘사의 눈도 덩달아 커졌다.



"아..... 어..."



미쳤나봐 나. 안나가 입술을 달싹거렸다. 아니야 이건. 이건 엘사가 너무 말도 안되게 이쁘게 생겨서. 눈도. 코도. 입술도 예쁜 정령님이 이렇게 나만 보고 있으니까. 나도 모르게 긴장해서 일거야. 얼굴을 붉힌 안나가 어버버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위험해.
그런 안나를 대신해서 엘사가 입을 열었다.



"안나."



엘사의 손이 뺨에 닿았다. 엄지손가락이 입술을 쓸어내렸다. 잠깐만. 심장이 터질거같은데. 목 뒤로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엘사의 손가락이 안나의 아랫입술을 뭉게더니 입술 사이를 파고 들어갔다. 혀 끝에 닿는 손가락에 안나의 턱이 바르르 떨렸다.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엘사와 눈이 마주쳤다.



"...소독할까?"



응? 엘사가 몸을 일으키며 손가락을 빼냈다. 멍하니 입을 벌린채 엘사를 보던 안나는 그 말이 제 어깨를 가르키는 걸 알고 입을 다물었다. 방금 뭐였지?



"엘사?"



안나의 부름에 서랍에서 소독약을 꺼내던 엘사가 돌아보았다. 평소와 다름없는 엘사였다.



"왜 그러니?"



"아...니야. 방금......"



엘사 언니한테 잡아먹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말은 꿀꺽 목 뒤로 삼켰다. 방금까지 자신도 엘사의 입술을 보며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던가. 이상한 생각한 제가 더 먼저한것이니 안나는 입을 다물었다.

엘사는 자연스럽게 안나의 단추를 몇개 풀어 상처를 덮고있던 거즈를 떼어냈다. 엘사의 미간이 좁혀지며 조심스래 소독솜이 상처에 닿았다.

음. 다시 가까워진 거리에 눈을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리던 안나는 집중하고 있는 엘사의 눈썹으로 시선을 멈췄다. 갈매기처럼 내려간 눈썹이 보였다. 흐음...



"엘사."



"오, 아팠니?"



안나의 부름에 엘사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아니. 하나도 안 아픈걸. 안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혹시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언니가 낸 상처가 아니야. 내가 내 손으로 낸거지."



부주의하게. 안나의 말에도 엘사의 눈썹은 올라갈 생각이 없어보였다.



"흉 질거라고 했다며..."



"언니를 구하기 위해 생긴 상처야. 난 좋아."



이걸 볼때마다 그때 아팠던 생각이 나기는 하지만... 안나가 엘사의 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이 흉터를 볼 때마다 언니는 내 생각을 하게 될 거잖아.

안나의 청록색 눈동자가 죄책감에 흔들리는 엘사의 눈을 바라봤다. 그래. 지금 같이. 그 눈빛이 사실... 나쁘지 않으니까. 아니, 그래서 좋아, 엘사.
안나가 빙긋 웃었다.



"그래서 언니. 올라프한테 정말 뭐라고 할거야?"



"음... 뭐라고 해주는게 좋을까 안나."



엘사가 소독한 상처 위에 꼼꼼하게 거즈를 붙이며 물었다. 안나는 손에 걸리는 엘사의 백금발을 만지작거리다가 쭈욱 잡아당겼다. 아야. 갑자기 머리를 잡아당기는 통증에 엘사가 놀라 눈을 휘동그랗게 뜨고 안나를 바라봤다.

청록색 눈동자가 진득하게 엘사를 보고있었다. 백금발을 쥔 손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마치 틀어쥐고 싶은걸 참는것 처럼.



"안나?"



"...역시 엘사가 설명해주는게 좋겠어."



"뭐를?"



"올라프에게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



해사하게 웃으며 번뜩이는 청록색 눈이 호기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엘사가 올라프에게 뭐라고 설명할지 궁금해졌다. 난 이제 올라프가 물어보면 전부 언니한테 떠넘길거니까.



"마침 오늘 밤에 제스처 게임이 있잖아?"



잊고 있었다. 오늘은 금요일 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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