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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작은 안놔의 고뇌 3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62) 2020.01.12 21:32:55
조회 149 추천 9 댓글 2




남쪽지방 태양빛은 정말 강렬했어. 두 시간도 걷지 않았는데 지쳐버리고 말았어. 개울을 발견한 용사님 일행은 잠시 물가에 앉아서 쉬기로 했어. 물을 담아야 할 것 같아서 가방을 뒤지다가 용사님은 앗! 까먹고 있던 중요한 사실을 깨닫겠지.


아침에 정신 없던 나머지 물통 사는걸 깜빡했네. 그리고 손에 닿은 화끈한 책에 손을 확 가방 밖으로 뺐어. 꼭 마을에 도착하면 물통을 살거야. 여행의 필수품이니까.


다행히 물이 풍부한 지방이라 물 걱정은 따로 하지 않아도 돼. 안나는 물에 발을 담근 엘사의 옆에 앉아서 똑같이 발을 담그려 할거야. 여행부츠를 벗다가 끝부분에 작은 구멍이 눈에 띄었어. 올라프가 오해하고 물어서 난 구멍이야.


그렇게 물건 좋은 상점을 두고 화끈한 책 때문에 정작 중요한 물건들을 전부 머릿속 구석자리에 쌓아놓고 있었어. 끄응- 발을 담근 안나는 턱을 괴었어. 아! 그러다 엘사의 손가락을 잡고 물에서 놀고있는 작은버섯이 떠내려가지 않게 돌을 몇 개 물 속에서 집어서 주변에 쌓아주려고 하겠지.


용사님은 이렇게나 작게나마 배려하는데, 작은버섯은 경쟁자인 파트너에게 눈길하나 주지 않고 오직 엘쨔에게만 올인이야. 엘사의 마음은 이미 용사님한테 기울어진게 올라프에게 보인단 말이지. 작은버섯에게 허락된 건 사랑 보다는 돌보기에 가까운 행위라고.

"몸이 시원해져서 기분이 좋은거야 올라프?"

올라프가 물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기분좋게 꼬리를 흔들고 있던 걸 발견한 용사님이 상냥하게 대화를 시도했어. 올라프는 오랜만에 안나와 동글동글 눈으로 마주쳤어. 엘사가 인정한 짝짓기 상대이니 이제 나쁘게 굴 이유는 없었지.


그렇다고 마음을 완전히 열어서 엘사에게 한 것처럼 얼굴을 비벼대거나 하진 않았어. 올라프는 가볍게 고개를 옆으로 돌렸어. 어! 올라프가 무서운 소리를 내지 않았어. 물통을 잃어 우중충했던 용사님 얼굴에 화색이 돌았어.

"엘사, 봤어? 올라프가 그... 무서운 소리 안 냈어!"
"안나가 내 짝짓기 상대라고 인정해서 그런거야."

작은버섯은 그 소리에 엘쨔의 손가락을 꾹 잡고 파트너를 쳐다봐. 헉- 하고 놀란 얼굴을 하고 빠르게 주변을 살폈어. 입술을 잘게 떨어대던 용사님은 엘사에게 말하겠지.

"엘사 저기...짝짓기... 말 안 하면 안 돼?"
"왜? 그럼 섹스라고 할까?"
"짝짓기도 섹...스도 밖에서는 안 하면 안 돼?"
"여기 둘 밖에 없는데?"

이로써 작은 버섯은 닌겐들은 짝짓기를 떽쮸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질투심에 불타는 작은버섯은 '말'이라는 단어는 어딘가에 쏙 빼놓고 떽쮸를 밖에서 하지 말자는 파트너의 말과 둘 밖에 없어서 괜찮다는 엘쨔의 말을 종합해서 보다 특별한 결과를 만들어냈어.


문제는 떽쮸를 하면 가쯤품을 빼앗기게 된다로 연결지어져. 둘 만 붙여놓으면 안 된다는 크나큰 계획을 만들어 내는거야. 험상궂은 나무꾼처럼 얼굴을 구깃구깃 구긴 작은버섯은 지느러미를 열심히 움직이며 지느러미 사이사이 청결을 유지하는 작은 뱀꼬기에게 시선을 옮겼어.


어제의 적은 오늘의 친구랬어. 한 때 엘쨔를 차지하기 위해 이 한 몸 불살라서 전투했었던 전 경쟁상대 작은 뱀꼬기는 파트너에게서 엘쨔의 가쯤품을 지켜내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 같았지.


올라프는 머리를 물에 적시며 몸을 적시던 중 옆을 돌아보았어. 세상에 한 번도 보지 못 했던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작은버섯을 발견했어. 저게 화난거야, 웃는거야. 올라프는 눈을 반쯤 감고 혀를 한번 낼름거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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