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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올라프는 먹는거야 17모바일에서 작성

강니악갴ㅋㅋ(175.193) 2020.01.13 20:01:47
조회 1285 추천 88 댓글 22







"......엿이나 먹으라고 해요, 엘사."



"엘사!"



안나가 복도 저 끝에 보이는 엘사와 허니마린을 향해 급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엘사가 다급히 제 발밑의 서리를 지워내고 안나를 보았다. 안나가 다짜고짜 엘사의 손을 잡았다.



"아... 안나? 여기는 왜..."



"아니, 두 사람 분위기가 이상해서..."



엘사가 그렇게 누구한테 질색한 얼굴 처음 본단 말이야. 안나가 걱정스래 엘사의 얼굴을 살피고 있을 때 허니마린은 엘사를 향해 짖굳게 웃어보였다. 엘사의 얼굴이 굳어졌다. 또 무슨 짓을...



"너무 화내지 말아요, 엘사."



"엘사, 화냈어?"



"...제 잘못이예요 엘사에게 들켜버렸거든요."



허니마린이 짐짓 시무룩한 얼굴을 지었다. 들킨다니 뭐를? 안나가 저도 모르게 슬그머니 엘사의 앞을 가로 막았다. 설마...



"제가 좋아하거든요. 엘사를."



안나의 어깨가 긴장으로 뭉쳐졌다. 입술이 절로 깨물렸다. 허니마린이 엘사를 좋아해? 어? 하지만 언니는... 항상 허니마린을 볼 때마다 표정이 좋지 않은 엘사를 떠올렸다.



"그리고 여왕님도요."



"........네?"



Wait, What? 이건 또 무슨 소리인건지. 안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등 뒤에서 엘사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나..... 랑 엘사 둘 다 좋아해요?"



왜요? 어떻게 동시에 두 사람을 좋아할 수... 있네. 안나가 제 손가락에 끼워진 약혼 반지를 보고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였다. 자신도 크리스토퍼가 준 약혼 반지를 끼고 엘사에게 키스를 하고 있지 않나. 뭐야 나... 진짜 분리수거도 안되잖아? 안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좋아한다는게... 그 좋아한다는게 맞아요?"



"음... 키스하고 싶고, 자고싶고하는 그 좋아하는거 맞아요."



"......왜요?"



"둘 다 예쁘니까요."



허니마린이 당연한걸 묻는다는 듯 대답했다. 왜요? 어차피 아렌델은 동성애가 허용되잖아요? 어... 잠깐만. 안나의 머리가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 하지만 엘사한테는 거절당했어요.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뭐... 따로?"



"그러니까 이번엔 여왕님한테 고백할려고 하는데 혹시 거절할거면 미리 말해주실래요?"



상처받기는 싫어요. 싱글벙글 웃으며 내뱉는 말에 안나가 할말을 잃었다. 나한테 뭘 할거라고? 뭘 미리 말해줘? 제 정신인가? 안나가 당황한 듯 입을 뻐끔거렸다. 처리도 못할 정보들이 마구잡이로 쏟아져서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엘사는 머리를 짚던 손을 내리고 안나의 팔을 잡아끌었다. 저 여자와 대화를 하면 할 수록 머리만 아플 뿐이였다.



"허니마린. 제발 안나한테 더이상 이상한 말 하지 말아요."



엘사가 안나를 끌고 다시 복도를 걸었다. 당황한 안나가 엘사에게 아까 자신처럼 질질 끌려가는 걸 보고 허니마린이 쿡쿡거리며 웃었다.

그 옆을 언제 온건지, 패비가 다가왔다. 눈은 여전히 가자미처럼 뜨고 있었다. 이 선머슴 같은 아이는 자신을 성가시게 숲에서 끌고나온것도 모자라서 왠 이상한 삼각관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허니마린 너..."



"아하하, 저 두사람 반응 너무 귀엽지 않아요 패비?"



"왕녀님들 놀리면 못 쓴다. 더구나 그런 농담은.. "



"어머, 농담아니예요. 패비. 나 이미 진지하게 엘사한테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다구요."



숲에서 지낼 때를 말하는 거 였다. 처음부터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은 처음 봤거든요. 뭐, 바로 거절당했지만. 나 너무 상처받았어요.



"진지는 무슨... 예쁘게 생기면 일단 사족을 못 쓰는 니가 퍽이나..."



"아하하, 예쁜거 싫어하는 사람 없잖아요 패비."



"...예쁘게 생긴게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구나. 그런걸로 이런 일이나 꾸미고..."



트롤들은 예쁘다는 개념이 없으니까. 그런데 먼저 여왕님을 찾아가서 이런 일을 꾸밀정도로 그것이 대단한 것인가? 패비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오, 잘 모르네요 패비.



"원래 예쁜 사람들끼리는 엮어야 되요."



그러니 이제 불쌍한 크리스토퍼를 보러가죠, 패비. 허니마린이 더없이 즐겁다는 얼굴로 말했다. 실제로 숲의 안개가 걷히고나서 이렇게 즐거운 건 오랜만이였다. 패비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이런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것...

엘사는 안나를 끌고 성큼성큼 복도를 걸었다. 아, 그렇게 안 생겨놓고서. 진짜 이상하고 피곤한 여자.
어쩐지 조용하게 따라오는 안나를 엘사가 슬쩍 뒤돌아봤다. 뭔가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 듯 미간이 조금 찌푸려져 있었다. 엘사는 아까전에 있었던 도서관 앞에 도착해서야 안나를 놔줬다.



"안나. 괜찮아?"



"어?"



그제서야 상념에서 벗어난 듯 안나가 엘사를 봤다. 안나가 슬그머니 두 손을 등 뒤로 숨기며 반지를 낀 손을 숨겼다. 입술을 깨물며 엘사의 시선을 슬쩍 피했다.



"허니마린이... 엘사한테 고백했어?"



"안나. 허니마린은 그저..."



예쁜사람이라는 말이 낯뜨거워졌다. 제 스스로 예쁘다고 자칭하는 것 같지 않는가? 하여간 그 여자는... 엘사가 한숨을 쉬었다. 안나는 왠지 고개를 푹 쉬이고 말이 없다.



"허니마린의 말에 뭔가 기분 나빴니, 안나?"



"...엘사."



안나가 등 뒤로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가슴이 조금 술렁거렸다. 허니마린은 확실히 이상했다. 두 사람 다 좋아한다니. 그런데 그건 자신도 비슷하지 않나. 크리스토퍼한테 약혼을 받아놓고, 엘사를 볼 때마다 주체할 수 없는 마음에 흔들리는 것은.

\'좋아하는게 그 좋아하는게 맞아요?\'

\'음... 키스하고 싶고, 자고싶고 하는 그 좋아하는거 맞아요.\'

아까의 대화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키스하고 싶고... 안나가 걱정스래 자신을 보는 엘사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아름다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입 맞추고 싶은 입술까지.

...키스 하고 싶어. 또...



"윽."



안나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제 입을 손으로 가렸다. 키스 하고 싶고... 또 뭘하고 싶다고? 안나가 주춤거리며 엘사에게 한걸음 뒷걸음질 쳤다. 미쳤나봐 나 진짜. 이런 생각을 하는게 정상일리 없었다.



"안나?"



엘사가 놀라서 안나의 팔을 붙잡았다.

\'아, 하지만 엘사한테는 거절당했어요.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엘사가 좋아하는 사람. 이틀전 침대 위에서 나눈 키스가 떠올랐다. 키스를 나누는 내내 만족감에 물들어있던 파란색눈이 떠올랐다. 엘사가 좋아하는 사람... 설마...



"....나야?"



"뭐?"



"엘사도 나랑...... 나처럼... 키스하고 싶어?"



안나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채 물었다. 엘사의 눈이 커졌다.



"그런것......도... 하고 싶어?"



재촉하듯 안나가 다시한번 물었다. 엘사의 뺨이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안나가 엘사에게 한걸음 다시 다가갔다. 둘 사이에 그어진 선을 안나가 먼저 한발짝. 넘어왔다. 두 사람 머릿속에 위험 사이렌이 울렸다.

안나가 떨리는 손으로 엘사의 얼굴을 끌어당겼다. 기분이 이상했다. 왠지 모르지만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잔뜩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키스 하고 싶어 엘사."



아까 전까지만 해도 입술을 부딪히고 있던 공간에서 다시 한번 입술이 부딪혀왔다. 미친거야. 미친게 분명한데. 엘사가 너무 좋아서 멈출수가 없었다. 심장이 눌려짜여지는 것처럼 찌르르 아팠다. 결국 왈칵 울음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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