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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Lullaby - 15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15 05:12:29
조회 547 추천 29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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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llaby - 11

Lullaby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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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사가 다시 눈을 뜬 것은 그로부터 약 반나절이 지난 후였다. 따스한 손길이 자신의 뺨을, 이마를,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엘사는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도 뺨에 남아있는 따뜻한 기운이, 눈이 떠지자마자 보인 여성의 형체가 무색하게도 그녀의 주변에는 어두운 공간을 환하게 비추던 빛무리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두운 공간 속을 조심히 살폈다. 마치 검은 안개가 그녀의 시야를 가리는 것 같았다. 한 치 앞도 보기 힘들 정도의 어둠이었다. 이것도 과거의 단편일까? 엘사는 의문을 떠올리며 발걸음을 내디뎠다.


  콩- 오래 걸리지 않아, 엘사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무언가에 머리를 박았다. 통증을 뒤로하고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눈 앞에는 아무것도 없이 끝없는 어둠이 저 멀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손을 들어 앞을 휘저어 보려 하자 투명한 벽이 그 존재를 뽐내며 그녀를 가로막았다.


  엘사는 손을 들어 투명한 벽을 노크하듯이 쳐 보았다. 투명한 벽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이상했다. 분명히 손등에 닿는 느낌은 있었는데, 투명한 벽이 소리를 전부 먹어버리는 것만 같이 고요했다. 


  엘사는 뒤를 돌아 자신이 지나온 길을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은 더 이상 어딘가를 갈 기운도, 진실을 쫓아 탐험할 기운도 없었다. 그저 어딘가에 기대 잠시 휴식을 취할 곳이 필요했다. 엘사는 자신이 지쳤다고 생각했다. 엘사는 벽을 기대고 앉았다. 


  ‘안나는, 잘 지내고 있을까?’


  아렌델에 두고 온 동생을 생각하자 엘사는 마음 한 구석이 쓰려오는 것을 느꼈다. 한시라도 빨리 여기서 나가 안나에게 가고 싶은데, 안나에게 해줄 말이 많은데도 그저 여기에서 힘들다며 앉아서 투정 부리는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얼마 쉬지도 못한 채 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힘든 걸음을 옮겼다. 




  엘사는 투명한 벽을 따라 한참을 하염없이 걷고 있었다. 아무리 걸어도 벽의 끝은 나타날 기미조차 없었다. 그 빛나던 형체는 무슨 의도로 자신을 여기로 데리고 온 걸까? 엘사는 지난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았다.


  빈 대연회장에서 안나를 쫓으려다 온 몸이 찢어지는듯한 고통으로 인해 쓰러졌고, 간신히 정신을 붙잡으며 본 것은 빛나는 형체, 자신과 키가 비슷하면서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던 형체가 그녀를 폐쇄되어 있던 부모님의 방으로 부축해서 옮겼다. 너무나도 밝게 빛나서 차마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그 형체는 여성의 형상을 띄고 있었다. 형체는 방을 한번 둘러본 다음, 자신과 같이 거울로 들어왔었다. 


  그렇다면 그 형체는 이 공간 어딘가에 있다는 뜻일까? 엘사는 순간 섬뜩한 느낌이 들어 주변을 돌아보았다. 텅 빈 공간은 공허했다. 그저 동그란 빛무리만이 그녀를 졸졸 쫓아다니고 있었다. 엘사는 한숨을 쉬고 생각을 이었다. 


  그 형체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자신과 키가 비슷한 사람은 주변에서 쉽게 찾기 어려웠다. 주변 사람 중 가장 키가 큰 여성이라고 해 봐야 안나 정도였다. 그래도 아렌델 성의 복도를 알 정도라면 왕궁의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엘사는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


  엘사는 형체에 관한 한 가지 기억을 더 떠올릴 수 있었다. 빛이 너무 강해 보기 힘들었을 정도지만 복도를 걸으며 그녀의 눈 앞으로 흘러내린 형체의 머리카락을 얼핏 보았던 기억이 있었다. 형체는 적갈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안나?’


  엘사는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형체가 진짜로 자신의 동생이었다면 왜 굳이 모습을 직접 드러내지 않았을까? 자신이 알던 안나의 성격은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무슨 이유라도 있었을까?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고 있던 와중에 엘사는 공간이 점점 푸른빛으로 밝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엘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바라보았다. 허공에선 눈이 내리고 있었고, 어느새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벽도 사라져 있었다. 엘사는 발걸음을 조심히 떼었다. 


  ‘벽 너머도 별 차이가 없구나.’


  엘사는 조심스럽게 벽 너머 깊숙이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흩트려 놓았다. 


  깊숙하게 들어갈수록 엘사는 점점 추워지는 것을 느꼈다. 요즘 들어 추위를 자주 느낀 탓일까, 엘사는 별 내색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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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쉬어가는 것 같았지만 어림도 없지!

2부도 한 두편? 세편? 안으로 끝날거 같아! 흐으 피곤하당..

외전이랑 같이 쓰면서 연재하려니까 분량이 들쑥날쑥해지네 ㅠㅠ 미안해...

그러므로 외전 영-업


잠식 - 1 << 링크!


내일은 아마 본편 연재 대신 외전이 연재될거야!

외전은 여왕님 시점에서 진행되니까, 같이 봐주면 고마웡!

항상 봐준 쥬미들 너무 고맙고 추측, 질문, 지적 언제나 환영하니까 부담가지지 말고 댓글로 알려주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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