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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올라프는 먹는거야 20모바일에서 작성

강니악갴ㅋㅋ(175.193) 2020.01.17 00:32:29
조회 1406 추천 93 댓글 16






흔들리는 동공이 엘사와 부딪혔다. 순식간에 온몸이 불에 데이 듯 확 달아올랐다. 안나의 뺨을 만지작거리던 엘사도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말을 잃었다. 안나가 당황한 듯 더듬거렸다.



"바... 방금 뭐라고 했어, 엘사?"



"어?"



방금 뭔가 이상한 말. 했던가? 엘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나의 옆자리에 앉았다. 긴장한 듯 안나의 몸이 뻣뻣해지는 걸 느꼈다. 그만 좀 생각나란 말이야. 안나가 입술을 깨물며 안절부절 못했다. 머릿속이 새빨갛게 물들어서 터져버리면 어떻게. 엘사는 걱정스럽게 그런 안나를 보다가 슬쩍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읏?!"



찰싹. 귀가 새빨갛게 변한 안나가 엘사의 손을 저도 모르게 쳐냈다. 안나가 저와 똑같은 표정으로 당황한 엘사와 눈이 마주쳤다. 손등이 빨갛게 변한 엘사의 손이 허공에 멈춰있었다.



"나... 나 건들지마. 엘사."



".........."



엘사가 충격받은 얼굴로 안나를 보고 있었다. 아니야. 이건. 그... 엘사가 싫은게 아니라. 내 머릿속이 이상해져서. 그 꿈 때문에. 머릿속이 엉망이 된 안나가 쇼파에서 확 일어섰다.

엘사의 눈이 멍하니 안나를 쫓았다. 허공에 멈춰있던 손은 어느새 스르륵 내려가 있었다. 왜. 갑자기... 안나. 내가 뭘 잘못했어? 내가 이상해? 싫어졌어? 엘사의 벽안이 탁하게 물들었다. 불쾌한 감정들이 스물거리며 가슴속에서 피어오르는 그때, 안나가 더듬거렸다.



"나 지금 완전... 엉망이니까..."



정말이지. 그 꿈이 뭐라고 이렇게 사람을 횡설수설하게 만드는 건지. 귓가가 아직도 홧홧거렸다.




"지금은 나 만지지마, 엘사."



"....내가 뭘.... 잘못했어?"



내가 싫어? 그렇게 물으며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얼굴은 어딘가 상처투성이여서 저도 모르게 목 뒤로 침을 삼켰다. 쿵쿵 심장이 뛰었다.

괴롭히고 싶어. 순간 드는 못된 마음이 고개를 들었다.
울리고 싶어. 안나의 손끝이 꿈틀거렸다.
망가트리고 싶어. 청록색의 눈이 엘사의 얼굴을 시작으로 천천히 쇄골을 따라 몸을 훑어 내려갔다.
내 밑에서 엉망으로 울면 좋을텐데. 거기까지 생각한 안나가 창백한 얼굴로 제 입을 가렸다.

맙소사. 꿈에서 못된 말을 하면서 괴롭히던 엘사의 마음이 지금 자신의 마음과 똑같았다.



"안나?"



욹그락 붉그락하던 안색이 창백해지자 엘사가 걱정스래 안나의 손을 붙잡았다. 아. 안나의 눈이 서리처럼 창백한 빛을 띄어있었다.

순식간에 안나가 쇼파에 앉아 있던 엘사에게 달려들었다. 놀랄 새도 없이 엘사는 쇼파 등받이에 짓눌렸다. 엘사가 잡았던 손에 깍지를 낀 채 안나는 엘사의 입을 열고 들어갔다. 그 행동이 조급하고 조금은 엉망이였다.



"응..."



엘사가 어깨를 움찔거리며 미간을 찌푸리고 신음을 흘렸다. 혀를 깨물렸다. 실수인가 싶었는데, 안나는 자꾸만 엘사의 혀를 씹어왔다. 혀 끝이 얼얼하도록. 안나답지 않았다.

엘사의 다리를 제 무릎사이에 가두고 엘사의 얼굴을 끌어당기고 있는 안나의 손이 달달 떨렸다. 입맞춤을 하면서 혀를 깨무는건 꿈속에서 엘사가 하던 행동이였는데.

자기 의사를 벗어난 손이 천천히 엘사의 목을 타고 내려갔다. 쇄골을 내려가 가슴께에 옷이 닿았다. 그 옷 안을 나쁜 손이 파고들어갔다. 파드득 놀란 엘사가 안나의 어깨를 잡았다.



"읏?"



파고든 손이 맨살을 움켜쥐자 엘사의 눈썹이 팔자로 내려갔다. 잠깐만 안나! 엘사가 안나의 어깨를 힘주어 밀어냈다. 어딘가 탁해진 청록색 눈과 마주쳤다. 두 사람 다 숨을 몰아쉬었다. 엘사의 눈이 정신없이 흔들렸다. 못된 손이 엘사에게서 떨어졌다.



"말했잖아 엘사..."



지금은 나 건들지 말라고. 어딘가 잠긴 듯한 목소리였다. 꼼짝없이 커다란 맹수앞에 놓인 듯 엘사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손깍지가 끼어진 손을 들어올려 빨게진 손등 위로 키스가 떨어졌다.

입술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손끝을 따라 내려갔다. 숨이 턱하고 막히는 것 같았다. 엘사의 긴 손가락 하나가 안나의 입안으로 먹혀들어갔다. 쇼파에 앉은 자신의 위에 걸터앉은 채 눈앞에서 손가락을 먹어치우는 모습이 너무 야해서, 엘사는 눈을 떼지 못했다. 미쳤어. 안나.

쿵쿵.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귀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행동하는 건 도대체 어디에서... 엘사의 입술이 깨물렸다. 안나의 입이 손가락을 하나 더 먹어치우려는 그때, 똑똑.



"히익?!"



노크소리에 안나가 화들짝 놀라더니 그대로 엘사의 품으로 꼬꾸라들었다. 어어? 엘사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뜬채 안나의 등을 쓸어주며 안아주었다.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빙그레 웃고 있는 얼굴로 잠시 안나와 엘사를 보고 말이 없었다.



"...허니마린?"



......너무 한참을 말이 없길래 결국 엘사가 먼저 그녀를 불렀다. 허니마린의 얼굴은 분명 웃고 있는데, 웃고 있는거 같지 않았다. 마치. 아 망했어요.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 지금 완전....... 타이밍 잘못잡은거 같은데. 맞나요?"



허니마린은 누가봐도 야한 짓을 하다가 놀라서 엘사의 품에 숨어버린 안나와 그런 안나를 달래고 있는 엘사를 보며 물었다. 한쪽 눈썹에 약간 경련이 일어나고 있는것 같기도 했다.



"...저 이따가 올까요?"



"제발요."



엘사의 말에 허니마린은 중얼거리면서 집무실을 다시 나갔다. 다음에는 노크없이 조용히 들어와야겠네요... 라고 중얼거린걸 들은건 착각이였을까? 엘사는 여전히 놀랐는지 품에 안겨서 바들거리는 안나를 내려다보았다. 엘사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안나가 새빨갛게 변한 얼굴로 슬쩍 고개를 들었다.



"흐응... 그래서 건들지말라고 했던거구나, 안나?"



이제 알겠다는 듯, 어느새 어른의 얼굴로 여유로게 미소지으며 말하는 엘사가 보였다. 안나는 그제서야 자신이 방금까지 완전히 정신을 놔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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