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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Lullaby - 16 (2부 完)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17 03:30:36
조회 616 추천 37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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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잠식 - 1

[외전] 잠식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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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벽이 사라지고 나면 뭔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무색하게도 벽의 너머는 고요했다. 어느새 발목까지 쌓인 눈이 그녀의 걸음걸이를 방해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걸을수록 계속해서 추워진다는 것이었다. 엘사는 양손으로 팔을 부여잡았다. 그녀조차도 이 공간의 추위를 버티는 것은 힘들었다. 


  엘사는 두리번거리며 혹시나 있을 특이점을 찾았다. 하지만 그녀가 볼 수 있는 것은 그녀의 뒤를 졸졸 쫓아오며 주변을 보랏빛으로 그리고 있던 빛무리뿐이었다. 


  ‘여기서 무엇을 찾으라는 거지?’


  엘사는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이러다 눈밭이라도 파헤쳐 봐야 되는 것일까? 몇 번을 둘러봐도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자로 잰 것처럼 일정하게 평평한 눈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바로 그때, 떨어져 내린 눈이 허공에 떠올랐다. 엘사는 자신의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허공에 떠 있던 눈송이가 회오리바람을 내뿜으며 뭉쳐지고 있었다. 곧, 세 개의 눈송이가 모여 세 사람의 형상을 만들었다. 


  엘사는 자신의 앞에 만들어진 모습을 보고선 과거의 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18세의 자신이 서 있었다. 


  “안돼…”  다리에 힘이 풀렸다. 엘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녀올게, 우리 아가. 어머니가 딸을 소중하게 안아주었다. 


  꼭 가셔야만 해요? 딸이 울음을 감추며 말한다. 


  괜찮을 거야, 엘사. 아버지가 딸을 달랜다.




  이제는 울부짖을 기운조차도 없었다. 엘사의 입에서는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입으로는 제발 그만해 달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이 힘이, 자신이 이 모든 일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그녀를 계속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엘사는 웃으며 울고 있었다. 




  “그래, 다 너 때문이지.”


  엘사의 귓가 너머로 누군가가 나지막이 읊었다. 엘사는 다급하게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한번 생각해봐.”


  그곳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하지만 머리카락이 새까만 여성이 팔짱을 끼며 서 있었다. 불행하게도 엘사는 더 이상 무언가를 분간할 힘조차도 없었다. 저 여성이 누구든지 간에 이 세상에서 어서 빠져나가, 안나에게 되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글쎄, 안나에게 네가 뭔 짓을 했는지 네가 더 잘 아는데도 돌아간다고?”


  불청객의 한 마디에 엘사는 자신의 심장이 마치 쿵-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것 같았다. 불청객은 구두 소리를 내며 엘사의 곁으로 다가왔다. 


  “아직 눈을 감기는 일러, 엘사.”


  흑발의 엘사가 말했다. 그녀는 오들오들 떨고 있는 엘사의 목과 어깨에 손을 둘렀다. 


  “자, 같이 볼까?”


  흑발의 엘사는 손을 앞으로 뻗어, 가볍게 손짓했다. 저 멀리 부모님을 떠나보내던 18세의 엘사는 다시 눈송이가 되고, 다시 회오리바람이 불었다. 




  어느새 주변은 북쪽 산에 있던 얼음성처럼 변해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푸른 드레스를 입고 있던 과거의 엘사가 있었다. 


  조절해. 

  느끼지 마.

  느끼지, 마.

  느끼지 마…


  “네가 조절할 줄만 알았어도, 안나가 얼어붙을 일은 없었어.”




  그녀는 다시 손짓했다. 눈바람이 거세게 불고, 이제 그들은 노덜드라에 와 있었다. 저 멀리 댐이 부서지고 있었다. 엘사는 안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네가 조절할 줄만 알았어도, 안나가 저런 희생을 할 필요는 없었어.”




  흑발의 엘사는 다시 손짓했다. 다시 한번 눈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이제 세 사람은 난파선의 안에 들어와 있었다. 난파선의 내부에는 부모님의 얼음 동상이 있었다. 


  “네가 조절할 줄만 알았어도, 부모님이 돌아가실 일은 없었어.”




  “아아아아아악ㅡ!”


  엘사는 절규했다. 쿵- 하늘에서 육중한 얼음 덩어리가 떨어졌다. 땅이 진동했다. 엘사의 주변에 눈폭풍이 일어났다. 얼음과 눈으로 된 세상이 무너지고 있었다. 


  ‘저 얼음에 맞아서 눈에 파묻히면 안나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엘사는 삶을 포기한 듯이 눈을 감았다. 그녀의 머리 위로 어마어마한 양의 커다란 얼음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엘사는 살며시 눈을 떴다. 흑발의 또 다른 자신은 사라지고, 빛을 발광하고 있는 여성의 형체가 그녀를 마치 아이를 감싸는 어머니처럼 안고 하늘을 향해 오른손을 번쩍 들고 있었다. 


  그녀를 계속 옮겨 주던 바로 그 형체일까? 엘사는 의문을 떠올리며 주변을 바라보았다. 마치 시간이라도 멈춘 것처럼 커다란 얼음 조각들과 거기서 갈려 나온 눈가루가 하늘에 멈춰 있었다. 


  “엘사.”


  그녀가 엘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엘사는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목소리가 익숙했다. 하지만, 안나는 아니었다. 


  “잡아먹히면 안 돼, 엘사. 너는 존재하는 그 자체가 축복이란다.”


  여성이 그녀를 품 속으로 당기며 충고해 주듯이 말했다. 엘사는 자신을 끌어당기고 있는 여성의 정체가 누구인지 전혀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엘사는 혼란스러웠다. 


  바로 그때, 바닥이 무너졌다. 떨어지면서도 여성의 형체는 엘사를 안아주고 있었다. 


  “강의 바닥에 어서 오렴,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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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2부까지 끝났다... 시원섭섭하다. 엘사와 안나는 과연 언제쯤 행복해 질 수 있을까?

3부, 4부, 5부... 언제 끝나지? 평생 설갤 지박령으로 있어야된단 소린가?

완결까지 버틴다...


이제 저번에 말한대로 이때까지 쓴 내용을 전체적으로 퇴고하면서 수정할거라 1주에서 길게는 2주간은 아무것도 없을꺼야 ㅠㅠ 미안행..

그래서! 혹시나 질문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줬으면 해! 나름의 QnA랄까...?

질문해 주면 최대한 내 머릿속에서 짜내서 답해줄게!


항상 봐준 쥬미들 너무 고맙고 추측, 질문, 지적 언제나 환영하니까 부담가지지 말고 댓글로 알려주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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