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윽 속 쓰려. 어젯밤 조절 못하고 마신 포도주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어. 여관에서 나온 용사님 일행은 아침밥을 간단히 사서 먹을거야. 하지만 용사님의 오늘 아침은 달달한 배즙 한컵이야. 포도주가 유명한 만큼 숙취 음식도 철저히 팔고있었어.


숙취용 배즙이었지만 생각보다 맛이좋아 모두를 위해 세 컵을 구입했어. 엘사는 물론 작은버섯과 작은 레비아탄도 달콤한 걸 좋아했어. 모두 기분좋게 마실거야. 작은버섯은 오늘도 가쯤품 타령이야. 또 시작이네. 용사님은 부끄러운 작은 파트너를 비난하고 싶어.


그러나 이미 작은 파트너와 같은 실수?를 저질렀기에 무어라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게 되는거야. 사실 실수가 아니라 저도 모르고 있던 짐승같은 면모가 아닐까? 그게 왜 엘사에게 발동 되는건데!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면 좋겠다만.


끄응. 시름시름 앓는 안나의 한가지 문제점이 또 생겼어. 올라프가 오지 않으려 하는거야. 엘사의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서는 용사님 근처에 있지도 않아. 배즙 줄 때 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어제 올라프에게 무슨 실수를 한 걸까?

"엘사. 혹시 나 어제 올라프에게 나쁜짓 했어?"
"나쁜짓? 안 했어."
"하지만... 이것 봐."

용사님이 손을 뻗으니 올라프는 몸을 뒤로 슬금슬금 뺐어. 포도주에 절여진 냄새는 사라졌지만 술김에 올라프를 꽉 쥐려고 했던 용사님은 그사이 한 단계 내려가 있었어.

"올라프가 날 별로 안 좋아하나봐."
"그렇지 않아. 올라프, 이쪽으로 와."

올라프를 조심스레 집어서 손바닥 위에 올린 엘사는 안나에게 넘겨주려고 할거야. 손바닥을 기울이니 싫다는 의미로 엘사의 엄지손가락을 한 바퀴 감았어. 엘사는 손바닥을 안나에게 가까이 가져갔어. 올라프는 팔목으로 도망갔어.


역시 어제 뭔가 실수한거야. 어제까지만 해도 어깨 위에서 낮잠 잘 잤는데 하루밤 사이에 이렇게되다니! 용사님은 스스로를 자책했어. 이미지 잘 쌓다가 한순간에 말아먹고. 오히려 어제 냇물에서 놀았던 작은버섯이 올라프와 더 친해보였지.


용사님은 시무룩해졌어. 엘사에게도 올라프에게도 큰 실수를 저지른 자신의 머리를 두번 툭툭 때렸어. 늠름하고 씩씩한 용사님은 전직마왕 앞에서 언제나 작고 어리숙해 보였어. 그래도 나름 큰 공을 세우고 다니는 용사라고! 자신감을 가져야해.

"안나. 우리 이제 어디가야해?"
"내 검을 고쳐야 해. 거북 정령에게 받은 게 뭔지 물어봐야 하고."
"올라프. 이제 안나에게 넘어가."

엘사의 말에도 올라프는 작은 머리를 도리도리 돌리면서 팔목에 남아있었어. 샤악! 빨리 넘어가라고 다그치면 싫다는 듯이 엘사에게 소리를 냈어. 안나에게 강제로 떠밀면 엘사의 팔을 기어올라서 어깨 위로 올라가겠지.


엘사는 작은버섯을 가쯤품에 가져다 대느라 재빠르게 올라가는 올라프를 한 손으로 잡을 수 없었어. 용사님이 직접 잡을 수는 있는데, 올라프가 또 화를 낼까봐 섣불리 건들지 못하는거야. 이리저리 도망다니는 올라프 잡기는 결국 포기 할 수밖에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