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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좆같은 이웃 01

EAO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18 18:49:59
조회 1567 추천 61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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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같은 이웃


01



00

───


※ 욕설 주의



아직도 잠이 덜깨서 어지러웠지만, 그 정신나간 금발 여자의 말은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었다. 인생을 그따구로 살지 말라고? 어이가 없어서… 나는 일찍 일어난 김에 아침도 먹고 씻은 다음에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학교에 가기로 했다. 오늘의 아침 메뉴는… 그냥 평범한 샌드위치로 결정했다. 굳이 귀찮게 아침부터 차려놓고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잘 먹겠습니다."


샌드위치라기엔 생각보다 속이 굉장히 매우 하찮을 정도로 부실해서 금방 먹어 치웠다. 무슨 샌드위치가 이따구야. 결국 빈 속은 우유로 채우고 욕실로 들어가 씻기 시작했다. 이 닦고, 세수하고, 머리 감고, 몸도 닦고… 다 씻은 다음엔 잠옷을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가방을 들고 거실로 내려오니 마침 타이밍 좋게 스쿨버스가 도착했고, 나는 잽싸게 버스에 올라탔다. 집에서 6분 거리, 학교는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안녕, 안나."


"안녕."


맨 앞자리, 내 고정석. 원래는 제인과 앉는 자리지만, 제인이 감기때문에 학교를 나오지 못해서 다른 애가 앉아 있었다. 제인은 무슨 4월달에 감기에 걸린담? 스쿨버스가 학교 앞에 멈춰섰고, 나는 버스에서 내려 교실로 들어가자마자 친구들을 불러모아서 오늘 아침에 있던 일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세상에 아침 7시도 안된 시간에 대뜸 찾아와서 이사왔다고 인사하는 미친 사람이 어딨냐면서 오늘 아침에 대판 싸웠던 내용을 전부 말해주었다. 내 말이 끝나자 벨이 제일 먼저 자신의 의견을 내세웠다.


"존나 또라이네. 무슨 그런 애가 다있어?"


하지만, 메가라는 아무리 그래도 내 반응이 너무 과했다면서 벨의 의견에 반박했다. 의견이 엇갈리자 둘은 별것도 아닌 걸로 싸우기 시작했다. 미치겠네. 그 둘이 싸우는 정신없는 와중에 화이트는 그 사람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 사람 이름은 알어?"


"엘사라고 했어."


"예뻐?'


"뭐?"


"이름만 들으면 여자같은데? 그래서 예뻐?"


"여자는 맞는데… 존나 뜬금없는 소리 하지마."


"힝…."


정신이 없었다. 옆에서 벨이랑 메가라는 별것도 아닌 의견차이로 싸우고 있고, 화이트는 주제에서 완전 벗어난 다른 얘기를 하질 않나, 아무튼 정신이 없었다. 내가 머리를 감싸고 엎으려 있던 사이에 멀찍이서 내 얘기를 조용히 듣고있던 오로라와 제인이 무턱대고 내 잘못이라며 놀렸다.


"안나 네 잘못임."


"맞아, 아무튼 네 잘못임."


"… 좀 닥쳐줄래?"


엄청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니까 제인은 내가 기분이 좋지 않은걸 알아챈듯, 눈치 빠르게 조용히 뒷걸음질 치며 빠졌고 그러거나 말거나, 오로라는 눈치도 없이 나를 놀리기 바빴다.


"네 잘못인데 누굴탓해 멍청아."


"아, 너 일로와봐. 시발 안때리니까 일로와봐."


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오로라도 제인을 따라 황급히 도망쳤다. 으으, 능구렁이 같은 년들… 나는 주먹을 쥐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복도에서 흘끔흘끔 나를 쳐다보는 오로라와 제인을 지금이라도 쫒아가서 두들겨 패고 싶었지만, 그냥 얌전히 있기로했다. 굳이 아침부터 힘빼기 싫었다.


"근데 너넨 언제까지 싸울꺼냐?'


벨과 메가라는 여태까지 싸우고 있었다. 여태까지 그 얘기를 가지고 내가 잘못했다, 안했다로 싸우는 꼴이 아주 가관이었다. 나는 그 싸움을 강제로 말리기 위해 그녀들의 머리를 강제로 박치기를 시켜버렸다. 꿍- 하는 소리와 함께 서로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그제야 조금 볼만했다. 그런 와중에 화이트는 또다시 뜬금없이 내 잘못이라며 손가락질 했다.


"그래도 안나, 네 잘못이야."


"너는 또 뜬금없이 왜 그러냐…"


"그래도 인사하러온 사람한테 그러면 못써."


"아, 시발 그래 다 내 잘못이다. 그래도 엘사라는 애는 마음에 안들어."


으… 친구라는 년들이 왜 하나같이 이 모양이지… 아침부터 정신이 아찔했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개판일까. 아무래도 이곳 생활도 제대로 지내긴 글러먹은 것 같았다. 이제 3월이고, 나는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다. 옘병, 여기서 얼마나 이러고 살아야 하는 거지? 정신없는 시간이 지나자 떠들던 애들이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수업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 엘사라는 인간때문에 이런가보다. 학기 초부터 선생님들 눈에 띌정도로 열심히 공부하고 지내왔는데 왠 옆집으로 이사온 정신나간 년 하나때문에 이게 무슨 수난일까. 결국 오늘 하루종일 수업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점심도 온종일 그 생각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존나 건진 것도 없이 한심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집 앞에서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고 나니 정원을 정리하는 엘사가 보였다.


"뭘 봐요?"


"안 봤는데요? 왜 시비에요?"


"그럼 갈길 가세요."


저 시발 미친 년이 존나 맞고 싶어서 돌았나? 왜 뜬금없이 시비를 걸까? 속에서 욕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턱밑까지 차오른 욕을 입밖으로 내뱉으려다가 정말 힘겹게 겨우겨우 참고서 집안으로 들어왔다. 법만 없었으면 열심히 두들겨 패줬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영화 '더 퍼지'가 문득 생각났다. '더 퍼지'에 나오는 내용처럼 법이 사라지는 날이 온다면 내 옆집에 있는 엘사라는 년부터 때려줘야지.


"으…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때리긴 개뿔, 생전 모르는 사람에게 차마 주먹을 휘두를만한 용기는 없었다. 오늘 학교에서 온종일 내 옆에 붙어다니며 깐죽거리던 오로라와 제인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때릴 수는 있다. 아, 그냥 교실에서 깐죽거릴때 쫓아가서 때려줄걸 그랬나?


"에휴……."


한숨만 나왔다. 내가 드디어 미친걸까? 이런 생각이나 하고… 아무래도 미친게 맞나보다. 부모님한테 전화라도 해서 이 모든 사실을 말해줘야 할까? 아니야, 그럼 내가 너무 철부지 없는 어린애 같잖아? 나는 고등학생이라고. 나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나이야. 어린애같이 이런걸로 전화는 무슨 전화야? 여러모로 정신없는 하루다. 오늘 아침부터 대체 이게 뭐람?


"미치겠네."


아무래도 시애틀에서 맞이하는 새로운 생활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스스로 인생을 논하기에는 아직 한참 어린 나이지만, 아무래도 내 인생은 꼬일대로 꼬인 것 같았다. 정말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 된 것 같았다.


───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안나의 고등학교 라이프!


이거는 내용 짧게짧게 편하게 써보려는데 분량이 너무 부실한거 같다. 상관없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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