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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올라프는 먹는거야 24

강니악갴ㅋㅋ(221.146) 2020.01.26 18:59:09
조회 1079 추천 88 댓글 20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안나의 얼굴에 엘사의 키스가 떨어졌다. 격한 숨을 고르는 안나의 두 눈에 점점 눈물이 고였다. 천국까지 올라갔다가 천천히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왈칵 눈물이 터져나왔다. 방금. 방금 뭐야. 그런거. 그런 기분.




"쉬이이이..."




엘사가 안나를 달래며 눈물에 키스를 떨어트렸다. 숨을 몰아쉬는 안나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오, 안나. 울지마렴."




"흐흑! 어...언니이이이......"




"미안해. 무서웠어?"




엘사가 안나를 빈틈없이 껴안으며 조심히 물었다. 안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울었다. 무서웠다. 아닌가. 모르겠어. 방금전까지 해일에 휩쓸리는 것 같은 전율에 정신을 못 차릴것 같았다. 그 전율이 낯선대도 미친듯이 좋아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게 정상인건지 알 수가 없었다.




"모...흡! ...르겠어 엘사..."




아무래도 좀 놀란 모양이였다. 잔잔한 떨림이 계속 느껴졌다. 이런... 엘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안나..."




흡! 안나가 두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걱정스래 묻는 엘사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새빨간 눈가를 식혀주려는 엘사의 차가운 손이 닿았다. 손 끝에 얼음결정이 빙글거렸다. 머릿속을 가로막고 있던 안개가 서서히 걷혀가고 있었다. 상냥한 그녀의 엘사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어질어질한 시아속에서 엘사의 입술이 보이자 안나는 손을 뻗어서 입가에 남은 것을 닦아냈다. 귓가가 홧홧거렸다. 어... 그러니까 방금전까지 엘사의 입술이 닿은곳이...




"...어디 아픈곳 있어?"




안나는 고개를 저으며 엘사의 품에 파고들었다. 놀란 가슴이 천천히 진정되고 있었다. 눈물이 점점 잦아들자 이마 위로 길게 키스가 떨어졌다. 엘사는 자상한 손길로 훤히 드러난 잠옷을 끌어올려 단추를 꼼꼼히 잠그고 깨끗한 물수건으로 땀과 허벅지를 닦아주었다. 아까전에 거칠게 입막은 손을 쳐냈던 모습은 마치 꿈인것같이 느껴졌다.




"놀랐어?"




"...조금."




아까 너무 어린애처럼 운게 생각나서 안나가 볼을 붉혔다. 다행이다. 무서워할줄 알았는데. 이제 싫다고 도망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엘사가 웃으며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주었다. 청록색의 눈은 아직도 멍해보였다.




"엘사..."




응? 엘사가 안나의 위로 이불을 끌어당기며 대답했다. 엘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나를 쳐다봤다. 끙... 안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안나가 엘사의 품에 고개를 파묻으며 말했다. 두어번 눈을 깜빡이던 엘사는 웃으며 안나를 끌어당기며 옆에 누웠다. 엘사의 품에서는 여전히 겨울 눈 냄새가 났다. 그게 마음을 너무 간지럽게해서 안나는 참지 못하고 엘사를 더욱 꼭 끌어안으며 마음을 내뱉었다.




"...I Love You, Elsa."




엘사가 놀라는 게 느껴졌다. 그러나 곧 상냥한 그녀의 언니는 안나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을 기꺼이 해주었다.




"I Love You Too, Anna."




맞닿은 심장소리를 들으며 안나는 스르륵 눈을 감았다. 잠결에 누군가 치맛자락을 잡아당기는것 같았지만 노곤한 정신에 안나는 눈을 뜨지 못했다.














"어머..."




귀여워라. 스벤이 끄는 썰매 앞에서 허니마린이 중얼거렸다. 안나는 졸린 눈을 비비적거리고 있었다. 아직 해가 뜨기전 새벽녘이였다. 썰매 뒷자석에 누워있는 안나의 위로 이두나의 스카프가 덮여졌다.




"꽤나... 잠을 설쳤나보네요."




허니마린의 말을 못들은 척 엘사는 무릎 베게를 해주고 있었다. 눈가가 빨간데. 허니마린이 웃었다.




"조용히하고 그만 가죠."




더이상 깨지 않도록 안나를 토닥거리며 엘사가 대답했다. 허니마린이 엘사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너무해요 엘사. 폐하랑 놀거면 같이 놀고 싶다고 했잖아요."




손가락 세개를 꼽으며 허니마린이 말했다. 그만하죠. 엘사가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스벤의 운전석에는 패비와 크리스토퍼, 올라프가 앉아있었다. 엘사는 안나가 깨지 않도록 눈가까지 담요 하나를 더 끌어다당겼다. 썰매가 곧 아토할란을 향해 출발했다.




"폐하 볼 조금만 만져보면 안되요?"




"안되요. 가끔씩은 아토할란보다 당신이 더 무서워보여."




"어머. 아토할란은 폐하를 잡아먹지는 않아요."




허니마린이 입맛을 다시며 대답했다. 엘사는 다시 잠이 든 안나를 조용히 토닥거렸다.




"내가 지금 위험한곳으로 가는게 맞나요 허니마린?"




당신의 농담같은 진담을 들을때면 잘 모르겠어. 엘사가 인상을 찌푸렸다. 허니마린이 쿡쿡거리며 웃었다. 아직도 겨울의 날씨는 추웠다. 꽁꽁 얼어붙은 아토할란이 떠올랐다.


허니마린의 눈이 곤히 잠든 안나를 향했다. 아렌델의 모두가 사랑하는 여왕. 다섯번째 정령이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동생. 잠이 든 사랑스러운 얼굴이 눈에 박혔다. 저 얼굴로 눈물을 펑펑 쏟았을거란 생각이 들자 허니마린은 어딘가 목이 마른 기분이 들었다.




"불공평하네요."




여왕님을 혼자서만 독차지만고. 허니마린이 등 뒤로 편히 기대며 말했다.




"나는 당신도 갖지 못했는데 당신을 닮은 여왕님도 갖지못했네요. 내가 가엾지 않아요?"




"전혀. 안나는 당신에게 과분하죠."




"안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사람은 당신이라는 걸 알지만 자꾸만 뺏고싶은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네요. 그러저나 Dark Sea 너머에 있는 존재가 당신들에게 영향을 끼칠까요?"




허니마리의 말을 줄곧 무시하던 엘사가 이번엔 고개를 들었다. 울음소리 같은건 들리지 않았다. 적어도 아렌델까지는. 숲을 너머 바다 가까이 서면 들린다고 하는 울음소리. 엘사의 얼굴에 긴장이 서렸다. 아토할란에 가본 사람은 엘사 뿐이였다. 허니마리조차 가본적 없는 곳이였다.




"...저도 알 수 없죠."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건가요 엘사? 당신들에게 위험이 되는 존재라고하면..."




죽일건가요? 허니마린이 덧붙였다. 엘사는 다시 곤히 잠든 안나를 내려다보았다. 설마. 자신의 마법을 한번도 살상용으로 사용한 적은 없었다. 만에 하나 그렇게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게된다면... 내가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 내 힘을 또 다시 숨기면서 다시 어두운 곳 깊숙히 숨어버리지 않을까. 알 수 없는 일이였다. 그저 아토할란에 있는 무언가가 그렇지 않을 존재이기를 바랄뿐이였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요. 그저... 안나가 위험하지 않길 바래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용캐 폐하와 함께 떠날 생각을 했네요."




분명 엘사의 옆에는 한동안 더 안나가 붙어있어야 자신도 마음이 편하지만. 허니마린의 말에 엘사가 푸스스 웃었다. 화가 난 얼굴로 협박하듯 경고했던 안나의 목소리가 떠올랐으니까. 그 경고속에 숨겨둔 집착이 보여져서 더 사랑스러웠던게 떠오르자 엘사의 미소가 더욱 반짝거렸다. 아. 허니마린의 얼굴이 놀란 듯 굳어졌다.




"이번에도 혼자 가버리면 감옥탑에 갇힐지도 모르거든요. 무서워라..."




어? 

움찔. 엘사의 어깨가 흔들리며 안나를 토닥거리던 손이 멈췄다. 새벽녁의 두사람의 그림자가 부딪혔다. 허니마린의 손에 이끌려 맞닿은 엘사의 입술이 차가웠다. 앞 좌석에 앉은 세사람이 뒤를 돌아볼까, 자고 있는 안나가 눈을 뜰까 놀란 엘사가 소리없이 몸을 굳혔다. 안나의 위에 덮여진 담요가 엘사의 손에 구겨졌다. 으음. 안나가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자 허니마린은 그때서야 엘사에게서 떨어졌다. 허니마린은 제 입술을 핥으며 놀란 엘사에게 빙긋 웃어보였다. 




"그런 얼굴로 웃지마요. 나 방금 진짜로 짜증났어."




"당신..."




"갖고 싶은게 하나도 아니고 두 개씩이나 되서 안 그래도 안달나는데..."




그렇게 행복하게 웃는 당신이 갖고 싶은건지, 아니면 얼음여왕을 그렇게 웃게 만든 안나를 갖고 싶은건지 모르겠어. 그 순간 엘사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지며 입술을 닦아냈다. 허니마린이 두 손을 들며 엘사에게서 떨어지며 말했다.




"미안해요. 순간 너무 예뻐서, 실수였어. 그렇게 노려보지 마요."




허니마린이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따가운 눈초리를 피했다. 엘사가 화가 난듯 손 끝에 눈서리가 빛을 내며 빙글거렸다. 오, 이런. 살려줘요. 허니마린이 바깥쪽으로 몸을 더 빼며 들어올린 손을 더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럼에도 입가에 옅게 남아있는 미소가 보여 더 얄미워보였다. 정말 곤란한 표정이 맞는지, 아니면 원래 태생이 웃는 상인 여자인건지. 한마디 하려는 그때, 불쑥 낮은 목소리가 먼저 튀어나왔다.




"......떨어져."




마법을 뿜어내려는 엘사의 손위로 안나의 손이 겹쳐졌다. 파스슥 소리를 내며 눈서리가 사라졌다. 화들짝 놀란 엘사가 어느새 몸을 일으킨 안나를 쳐다봤다. 청록색 눈이 뚫어지게 허니마린만을 쫓고있었다. 어깨를 덮고 있던 담요는 어느새 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두 손들고 몸을 떨어트린 행동이 안나를 보고 그랬던 거였나. 하긴 허니마린은 예전부터 자신이 화를 내도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으니까. 허니마린의 웃는 얼굴에 약간의 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죄송해요, 페하."




가라앉은 청록색 눈동자가 그 어느때보다 사나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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