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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2부-2화

파이리ba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2 22: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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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2부-2화

휴가와 같던 호텔에서의 기간은 짧았어. 늘 닫힌 문 속에 있는 엘사를 보는 안나의 시간은 길었지만. 모든 게 다 제 이기심이었나 안나는 스스로를 의심할 정도로 엘사가 자신을 멀리한다는 사실을 알았지. 마음이 아팠지만 자신이 감내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사실 아니라고, 엘사가 자신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안나 아렌델’이라는 사람이 그저 익숙하지 않은 거고, 어색한 거라고. 스스로 믿어 보려 했지만 자신 외의 사람들에겐 누가 되었든 친절한 엘사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지.

-

멜리사와 함께 사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안나는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어. 엘사는 그런 안나를 무시할 뿐이었지만. 안나의 눈에 오늘만큼은 그런 엘사가 보이지 않았어.

안나가 그렇게 집에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하나, 인형이었어.

엘사 인척 중 손재주가 탁월한 한 사람이 직접 한 달 여간 공을 들여 만들었다는 수제 인형. 안나는 그 인형을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들었어. 신혼여행, 호텔에 차마 데려가지 못했지만 안나는 집에 가자마자 그 인형이 보고 싶어졌어.

자신과 엘사가 귀엽게 만들어져 있는 인형. 손과 손은 하트를 사이에 두고 이어져 있어. 이렇게 보면 정말 엘사와 자신이 부부 같고, 인연 같잖아. 사실 안나가 정말 마음에 들어한 이유가 하나 더 있었는데, 녹음 기능이 있어서 완성 전에 서로에게 할 말을 녹음해 놓았다는 게 있었지.

자신이 뭐라고 녹음했었는지 기억이 안날 뿐더러, 엘사가 뭐라고 자신에게 메세지를 남겨 놓았을 지. 기대가 돼. 얼른 들어보고 싶어.

집에 도착해, 정성스럽게 씻고 들어간 안나는 자신들의 방에 놓인 인형을 꺼낼거야. 자신도 엘사도 정말 귀엽잖아. 손으로 만져보기 아까워 하며 몇 번 쓸어내려보다 자기 인형의 배를 살짝 눌러보겠지.

- 엘사. 많이 좋아해요. 나랑 결혼해줘서 고마워요.

와. 진짜 잘 만들어졌다. 흘러나오는 자신의 목소리에 얼굴이 붉어진 안나는 흘끗 방 밖에 있는 엘사의 동태를 살펴볼거야. 오기 전에 들어보는 건 엘사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지 않을까?

엘사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건 알아. 그래도 수고해보자던지, 잘해보자던지, 그런 말들은 해줄 수도 있는 거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은 듣기 힘든 엘사의 목소리를 자신이 원할 때 들어보고 싶었어. 저리가요, 물러서요, 거슬려요. 이런 말들 보다는 희망적인 말이지 않을까? 기대감이 들었지. 당신의 본심은 조금이나마 나를 덜 싫어... 아니 안 좋아하는 게 아니지 않을까.

엘사 인형의 배를 조심스럽게 건드려 보며 나올 말을 기다리는 안나의 입가의 미소는 어느 새 내려가 있었어. 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이어지다 나온 엘사의 차가운 목소리가 자신에게 와닿았거든.

- 엘사 그래도 한 번 말해봐. 예비알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정 없어?

- 없다니까.

- 에이~ 부끄러워서 그런거지? 나 나가 있는다!

- ... 결혼도 후회되고 당신을 만난 것도 후회되고... 그날 피임에만 더 신경썼어도... 당신과는...

결혼할 일이 없었겠지.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던데. 자신도 모르게 긴 한숨을 내쉰 안나는 인형을 다시 저 위로 올렸어. 만연한 아픈 미소는 상처 위로 드러나 있었지만. 안나 스스론 알지 못했지.

“뭐해요?”

“... 인형이 너무 예뻐서 만져보고 있었어요.”

“그만 만져요. 때 타. 나는 저 인형 마음에 안 들어요.”

정성을 생각해서 버리지 못하는 거지. 치워버리고 싶어요.

“엘사.”

“둘이 있을 땐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요.”

“왓슨 씨.”

“할 말 있으면 해요.”

“내가 많이 불편한 거 알아요. 멜리사 씨가 서재 정리 하셨다고 하시는 거 같던데. 내가 서재에서 생활하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

“그러던지요.”

“그리고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저 인형들 서재에 둬도 될까요...?”

“내 인형을 당신이 가져가서 뭐하려구요.”

냉정한 엘사의 말에 안나는 그냥 고개를 숙였어.

“착각하지 말아요. 우리는 그냥 쇼윈도일 뿐이야. 짐 챙겨서 서재로 가요.”

그래, 안나는 엘사가 자신을 멀리하다 못해 싫어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어.

정리되었다고는 하지만 물건들이 하나하나 다 낡은 서재로 들어선 안나는 약을 한 알 입안에 털어놓곤 눈을 감았지.

풀이 죽어 나가는 안나의 뒷모습을 엘사 또한 감추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보았다는 걸,

상처가 너무 깊어 감추고, 숨기다 못해 발톱을 드러낸 고양이 마냥 자꾸만 안나를 상처내고 있다는 걸. 둘다, 서로, 끝끝내 알지 못했어.

하루하루가 지나가면 갈 수록, 엘사의 안나 밀어내기는 극에 달할 거야. 엘사는 그걸 마냥 두 사람을 위한 것이라 믿으며 안나를 밀어내겠지. 그녀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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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의 상처가 아주 깊기 때문에 자신에게 다가오는 안나를 밀어내고 있다. 

엘사 후회하기 한 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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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일 치르고 현실 복귀중... 그 전에 쥬미들이 많이 기다려줘서 얼른 하나 가져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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