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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썰) 글핀엘사 슬덴안나 6

36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3 08: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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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일 년밖에 안 지났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엘사가 집으로 돌아오기 전 좋아할 만한 선물들을 생각하고 있었어. 위즐튼 장난감 가게의 물건들? 오, 그건 아니지! 너무 요란한 건 별로야. 그러면 저번에 읽고 싶다던 책? 아냐, 저번에 편지로 결말을 알려줬었잖아! 그러면 어떤 걸 준비해야 하지. 한참을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그를 보고만 있던 엘사의 엄마가 찾아와 말해줬어.



‘이번에 새로 들어온 빗자루는 어때요?’



엘사가 쿼디치 선수가 될 거라 했잖아요.



그 작은 아이가 처음으로 운동을 하고 싶다 했잖아요. 정말 귀여웠지-. 지금보다 더 어린 엘사를 사랑스럽게 떠올리며 말하는 자신의 아내를 바라보던 그는 손뼉을 치며 환호했어.



‘당신, 정말 최고야! 천재라고!!’



서둘러 빗자루 상점으로 갈 거야.



문을 열자, 많은 시선이 그에게 향했지. 그것들을 무시하며 검지를 치켜들어 가게 주인에게 소리쳤어.



‘여기서 가장 비싼 빗자루를 주시오, 님부스! 포장은 멋있게!’



집에 도착한 엘사에게 선물을 건네고 그것을 받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바라봤지.



“받으렴, 이 아빠가 직접 준비한 선물이란다!”



고맙다는 인사말과 함께 제 몸보다 커다란 물건을 받아 거칠게 뜯을 거야. 그는 엘사를 보며 흐뭇하게 바라봐. 저렇게 행복에 찬 웃음을 보니 직접 사 온 보람이 들었어. 최신형 빗자루를 보자마자 귀여운 비명을 지르며 들뜬 엘사는 그것을 품에 꼭 안고 고맙다고 말하겠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사랑스러운 모습에 엘사의 엄마와 아빠는 잔잔한 웃음을 지어. 그러다 집안에서 조금이라도 빗자루를 타보고 싶다고 말하는 자신들의 딸아이를 위험하다며 조금 엄하게 말리겠지. 






-







“우리 엘사는 친해진 애들이 생겼니?”



호그와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도중 엘사에게 물어볼 거야. 짧게 생각하다 같은 기숙사생인 엘라와 오로라에 대해서 말하겠지.



일단, 엘라는 뭔가 독특해요. 말하는 게 가끔 험악하지만, 같이 지내면 정말 재밌어요. 오로라는 착해요! 겉으로 봐도 착해 보이는데 속은 더 친절해요. 겁이 좀... 아니야, 겁이 아주 많은 게 문제지만 괜찮아요. 엘라랑 같이 있어 줄 거니깐.



개성적인 엘사의 친구들에 대해서 듣다가 조언을 해줬어. 만약 오로라가 그럴 땐 더 – 부녀간 이야기를 하는 도중 엘사의 엄마가 손에 간식을 들고 찾아왔지. 가까이 다가와 엘사의 손에 쿠키를 쥐여주곤 그와 비슷한 마음으로 친해진 아이들이 있냐고 물어볼 거야. 그것에 그는 자랑하듯 소리쳤어. ‘난 이미 들었지!’ 내 딸의 친한 친구들 이름을 말이지! 알려줄 생각 없이 그저 먼저 알았다는 마음에 들떠있는 그를 보며 엘사의 엄마는 못 말리겠다는 표정을 지을 거야. 자신을 껴안고 있는 아빠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엄마를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웃는 엘사였어.



입에 과자를 씹으며 달달한 단맛을 느끼던 엘사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어.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있어요.”



두 어른의 시선은 엘사에게 향했지.



나름 진지하게 말하는 귀여운 아이의 모습에 흐뭇하게 내려보던 엘사의 아빠는 과장된 말투로 물어볼 거야.



“오, 우리 딸이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있다고? 그 애는 정말 행운이군!”



어떤 아이냐고 물어봐.



음- 일단 정말 귀여워요! 볼에 주근깨가 있는데 그게 엄청나게 귀여워요.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허락을 안 해줄 거 같아요.. 진갈색의 머리를 가지고 있고, 저처럼 머리를 땋은 걸 한번 보고 싶어요. 꿈에서라도 나왔으면 좋겠어. 엄청 예쁠 거예요! 얼마나 잘 어울릴지! 가끔 수업을 듣다가도 안나가 생각날 정도로 친해지고 싶어요. 그리고-!



봇물 터지듯 이야기를 쏟아내는 엘사였어. 처음엔 웃으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그가 어느 순간 나름 진지한 표정을 지을 거야. 조심스럽게 엘사의 정수리를 토닥였지. 가만히 듣고만 있으니 계속되는 ‘안나’라는 아이의 장점들이 뭔가 이상한 거야. 여자들은 보통 저렇게 칭찬해? 힐끔 이며 아내를 바라봤지. 조금은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던 엘사의 엄마는 무언의 뜻을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어. 부정. 보통 칭찬을 해도 저렇게까진 안 해요-. 이상했지.



“엘사?”

“안나는- 네?”



혹시, 그 안나라는 애-. 남자...?



말을 흘리며 남자라고 물어오는 아빠의 물음에 엘사는 말도 안 된다며 소리쳤어.



“그렇게 예쁜 이름이 남자겠어요?!”

확실하게 여자라 말해주는 엘사에게 고맙다고 말할 거야. 남자였으면 벌써 아빠를 버리고 외간남자에게 관심을 주는 거냐며 눈물을 흘린 뻔했지. 다행이었어. 나름 만족스러운 마음에 엘사의 볼에 뽀뽀했어. 우리 딸도 예쁘지, 암 그렇고말고!



10분이 지났을까. 여전히 안나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엘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어. 그러다 고개를 돌렸지만, 어느새 앓아 죽을 정도로 사랑하는 자신의 아내는 어딘가로 피신했는지 안보였지. 여보, 지금 내가 앓아 죽겠어. 우리 딸 때문에-. 초점 잃은 동공이 천장을 바라봤지.



재잘거리던 엘사는 다행스럽게도 마지막으로 안나와 친해지고 싶다고 말을 끝맺을 거야.



“정말 좋은 아이 같아요.”

“오-. 이제, 끝났니?”



물론이죠!



벽에 누울 듯 기대고 있던 엘사의 아빠는 턱을 괸 채로 곰곰이 생각해. 드디어 이야기가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안나라는 아이에게 궁금함이 일렁일 거야. 엘사가 이렇게 설명한 적도 없었어. 일단, 안나가 여자애라서 다행인 거 같아. 남자였다면…. 눈물, 콧물을 쏟을뻔한 일이 생기려고 했었지만, 여자라니 만족스러웠지. 그래도-. 아니, 잠시만.



아직 친해진 건 아닌데 이렇게 잘 알고 있다고?



“안 친하니? 그 안나라는 애랑.”



아빠의 질문에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럽게 웃었어.



“사실- 안나가 안 좋아하는 거 같아요.”



아니, 정확히 안나가 절 안 좋아해요. 라는 말을 두리뭉실하게 돌려서 말했지.



우리 딸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를? 세상에 멀린이시여-. 잠시 잠이 왔었지만, 지금은 화들짝 놀라며 엘사에게 조언을 해줬어.



“일단! 친해지고 싶으면 말을 걸렴!”



계속! 상대가 널 안 좋아해도 어느 순간 네가 생각날걸? 지겹다 말할 때까지 옆에 있으면 된단다! 밥을 먹을 때도 눈치 보지 말고 같이 먹고, 수업을 할 때도! 항상!! 어쩔 수 없이 옆을 내줄 거야. 이 아빠의 방법은 정확하단다!



“이걸로 네 엄마랑 결혼까지 했지!”



가슴을 치며 당당히 민폐 짓을 해왔던 걸 자랑하는 아빠의 모습에 엘사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어. ‘정말일까요?!’ 진지하게 듣고 있는 엘사였지. 그의 표정은 자부심이 가득 담겨있었지.







-







식사를 하려고 들어온 연회장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 어느 순간 엘사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어.



그리핀도르에도 자리가 흘러넘쳤지만, 갑자기 안나에게 다가와 그 옆자리에 앉아서 인사를 하는 엘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물어봤지. ‘네가 왜 여기 앉아.’ 불만 가득한 안나의 물음에도 엘사는 귀엽게 웃으며 같이 밥을 먹자고 말할 뿐이지. 이대로 계속 뭐라 하면 식사도 못 할 거 같아, 안나는 엘사를 무시하며 식사를 시작했어. 주변에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것 또한 무시했지.



안나는 오늘 뭔가 이상함을 느꼈어.



“너-. 왜 거슬리게 눈앞에 있어.”



새 학기가 시작되고 첫날부터 엘사가 안나의 주변을 맴돌고 있어.



합동 수업이라며 웃으며 다가와서는 같이 가자 말을 걸고, 강의실에 들어와서는 같이 앉으려고 하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마음에 든다며 재잘거렸지. 안나의 옆에 엘사가 있는걸 본 한스는 그대로 툭툭거리며 비키라고 했었지만,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도 엘사의 단호한 거절에 화를 내며 다른 곳으로 자리를 잡았어. 수업 도중 열심히 교수의 말을 듣고 있는 안나와는 다르게 얼굴이 책상과 입맞춤을 할 정도로 고개를 끄덕이며 잠을 자는 엘사였어. 거슬리긴 해도 조용하니 마음에 들었지.



수업이 끝나고 잠시 쉴 생각에 벤치에 앉았어.



안나의 움직임에 옆에서 따라오던 엘사 또한 앉았지. 처음엔 우연이겠지 싶어서 넘겼어. 지금은 이게 의도된 것을 파악했고. 허-. 계속되는 이해 못 할 엘사의 행동에 어이없음을 느끼며 째려봤어. 따가운 시선이 엘사에게 향했지만 아무런 타격도 없었을 거야. 자신과 눈이 마주쳤다는 걸 깨달은 순간 엘사는 기분 좋다며 웃을 뿐이었지.



노덜드라가 방학 동안 미쳐서 돌아왔나-?



넓은 아량으로 아주 조금은 걱정도 했었어. 안나는 지금 심란해. 중간에 안나를 데려가려고 계속 태클을 걸던 한스가 엘사에게 독한 년이라며 성질을 부리며 떠났을 때처럼 비슷한 감정일까? 그 상황은 솔직히 마음에 들었어. 둘 다 별로였지만 그나마 엘사가 나았지.



그리핀도르가 아는 척이라니-.



엘사가 안나에게 다가오는 게 뭔가 그랬어. 기분이 나쁘면서도 이상하게 한곳이 간지러운.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에 표현하고 싶지만 할 수 없었어. 그저 불편하다는 게 우선으로 다가왔어.



“노덜드라, 학년이 올라가더니 미쳤나 보네.”



어디 한번 머리를 으스려줄까?



다소 험악한 안나의 발언에도 끄떡없었어.



“집에 있을 때 생각을 해봤어.”

“...”

“안나, 우린 좀 더 친해질 이유가 있어!”



제 손을 잡으며 당당히 말하는 엘사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지. 뭐라고? 무수한 물음표들이 안나의 머리 위에 하나둘씩 생겨났어. 아마 저것들을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면 평생을 쓰고도 남을 정도였겠지.



과연, 우리가 친해져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오물쪼물 움직이는 입술이 눈에 들어왔어. 엘사는 모를 거야. 지금 자신이 어떤 짓을 했는지. 타인의 손길이 닿는 순간 불쾌한 감정과 더불어 서서히 스며드는 고통 때문에 남들이 안나를 만지는 걸 극도로 혐오하는데 너무나 당당히 안나의 손을 잡았다는걸 모를 거야. 이상하게도 엘사가 만져오는 손길은 혐오보다는 편안함이었어. 노덜드라가 마법을 부렸나?



“내가 널 좋아하거든.”



역시 마법을 부렸군. 저런 미친 말을 하는 걸 보니.



누군가 머리를 마법으로 날린 것처럼 다소 충격적인 발언이었어. 엘사가 말한 뜻을 생각하려 했어. 그러니깐-. 좋아한다는 말의 뜻이 뭐였지? 사실 싫어한다는 말을 내가 좋아한다고 들은 게 아닐까? 하지만 안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엘사가 다시 한번 못 박아 말해.



“안나, 네가 널 좋아해!”



키득 이며 힘없이 내려가려는 안나의 손을 붙잡고 웃고 있는 엘사였어. 안나의 좋은 점이 하나 더 생긴 거 같아. 새하얗고 차가워 보이는 피부와는 다르게 한없이 따뜻한 안나의 손바닥을 붙잡으며 생각했어.



우리 아빠가 알려준 방법을 쓸려고!










*

뽀뽀까지 하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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