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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안나와 아르테미스 엘사 11화앱에서 작성

ㅇㅇ(124.62) 2020.02.06 00:25:34
조회 943 추천 53 댓글 20

아폴론 안나와 아르테미스 엘사 모음글


이전편 (10화)






* 초반은 서브커플의 분량이 꽤 됩니다. 이번 육아파트부터는 서브커플의 분량도 꽤 나올 예정입니다. 






11화







- 캐스,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시간이 될 때 아폴론 신전으로 절 만나러 와주시겠어요?



아테나, 카산드라는 눈을 뜨자마자 파란새가 물어다 준 편지를 읽으면서 나른하게 눈을 깜빡였어. 편지를 전해준 새는 카산드라가 편지를 읽은 것을 확인하고 몇 번 짹짹거리더니 하늘로 날아가 버렸지. 정말이지, 제멋대로라니까. 카산드라는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어. 원래 카산드라의 성격이라면 볼 일이 있으면 직접 찾아와야지 편지로 와달라고 하냐며, 편지를 무시해버렸겠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카산드라는 결국 안나의 신전으로 향하겠지. 멀리 갈 것도 없어. 같은 내용을 안나가 보냈다면 카산드라는 무시하고 나중에 만나면 예의가 없다며 빈정거림과 쓴소리까지 안겨주었을 거야. 하지만 이 글씨체는 엘사였지.


카산드라는 엘사에게 유독 약했어. 그리고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지. 굳이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말이야. 냉정하고 차디찬, 공과 사가 철저한 전쟁의 신이자 지혜의 신인 아테나가 그런 감정에 휘둘려서 이리저리 끌려다닌다니 아레스 놈이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박장대소를 할 일이야. 하지만 카산드라는 이미 이 감정에 너무 많은 마음을 내어주었고 이 울렁거리는 설렘에도, 그로 인한 뻐근한 심장의 아픔에도 익숙해지고 말았어. 그 기간이 너무도 오래되어서 카산드라에게는 그 모든 게 자신의 일부와 같았지.


자신도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하면서 동생을 지키듯이 눈을 강하게 빛내며 서 있던 눈을 끌던 백금발의 강해 보이는 소녀가, 상처 입고 헤집어진 마음을 주체못하여 무방비하게 여린 자신을 드러내고 우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말았을 때. 그녀가 쏟아낸 슬픔, 아픔이 스며든 샘물. 파르르 떨리는 새하얗고 여린 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과 같은 성분의 물방울. 그리고 그녀에게 슬프고도 아름답게 드리운 매혹적인 달빛의 마력에 사로잡힌 그 순간부터.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를 꺾어 곁에 둘 만큼 승리에 집착했던 아테나는 엘사에게 언제나 패자였고, 어쩔 수 없는 약자였어.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카산드라는 계속 패배하고 마는 이 상황을 해결하려 들기보다는 타성에 젖고 말았지. 이 고여버린 마음에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았어. 누군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엘사가 힘들 때마다 자신을 찾아주니까. ‘캐스’라고 자신을 불러주며 의지해주니까. 그걸로 만족하니까. 카산드라는 편지를 고이 접어서, 조심스럽게 입 맞췄어. 살며시 미소 지어진 카산드라의 얼굴은 생각지도 못한 목소리에 싸늘하게 굳어버렸어.


“아하!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아프로디테? 남의 침실에서 뭐하는,”

“하! 나는 미와 사랑의 여신, 내가 들어가지 못하는 침실은 없지.”



아테나의 침대 밑에서 기어 나온 아프로디테가 벌떡 일어서서 한 손은 당당하게 허리에 올리고 찰랑거리는 금발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넘겼지. 카산드라는 뻔뻔하게 외치는 아프로디테를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바라보았어.



“도둑의 신 헤르메스마냥 남의 침실의 침대 밑에 몰래 기어들었으면서 할 말은 아닐 텐데요?”

“도둑이라니, 나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 잠복을 했을 뿐이야.”

“진실이라뇨?”



아프로디테는 여우 같은 눈가를 휘며 샐쭉 웃었어. 카산드라는 그 표정에서 잭 프로스트에 대해 물었을 때 음흉하게 반짝이던 그녀의 눈동자에서 받았던 불길함을 또다시 느꼈어. 괜히 불안해지는 기분을 애써 무시하며, 카산드라는 태연함을 가장한 채 물었지.



“아무리 연기해봤자 소용없어. 나는 사랑에 관한 거라면 누구보다 더 잘 아니까. 처녀신 아테나가 사랑에 빠졌다니 이보다 재밌는 일이 어디 있겠어!”

“뭐…”

“그 상대는, 굳이 새를 이용해서 편지를 보내는 것 보니 하나지. 짐승들의 주인이 걔 말고 또 있어? 아르테미스! 세상에!”




언제나 멍청하고 한심하다며 업신여겼던 여자에게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숨겨왔던 감정을 들켜버린 아테나의 얼굴이 처참히 일그러졌어. 창백해지고 더욱 날카로워진 카산드라의 표정에, 아프로디테는 무서워하기보다는 의기양양해져서 더욱 신이 나서 웃을 뿐이었어.



“처녀신이 처녀신을 좋아한다니 이게 무슨 황당한 상황이야!”



깔깔깔, 높은 아프로디테의 웃음소리가 카산드라의 침실을 울렸어. 아프로디테는 카산드라의 침대에 벌렁 누워서 깔깔대고 있었지. 그런 아프로디테를 보며 카산드라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움켜쥐며, 울컥하는 뜨거운 분노를 담은 한숨을 내쉬었어. 들켜도 최악의 사람에게 들켰어. 카산드라는 아프로디테 본인과도 썩 좋은 사이가 아니지만, 그녀의 애인 아레스와는 최악으로 사이가 안 좋아. 신으로서 영역이 겹치는 데다가, 항상 자신보다 더 숭배받고 강력한 아테나를 전쟁의 신 아레스는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었고, 만약 저 입을 통해서 아레스에게 이 사실이 전달된다면 카산드라는 굉장히 곤란해질 거야. 카산드라를 자극하겠다며 엘사를 이용하려 들겠지.

카산드라는 분노를 꾹 내리면서 아프로디테에게 다가갔어. 침대에 누운 채로 뒹굴 거리며 웃던 아프로디테가 드리우는 그림자에 눈물까지 흘리면서 웃다가 멈추었지. 그리고 상체를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어.



“아 미안 미안, 물론 사랑의 신으로서 나는 모든 형태의 사랑을 응원하지만 네가 생각해도 조금 웃기지 않아? 유진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네”

“오 아레스가 당신이 다른 여신과 침실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도 참 궁금해할 듯한데.”

“뭐? 내가 뭘?”



미간을 찌푸리며 되묻는 아프로디테에게 카산드라는 느긋하고 사나운 미소를 지었어. 그리고 아프로디테의 몸 위로 허리를 굽히고 침대에 손을 얹으며 몸을 기대었어. 바싹 다가온 카산드라의 얼굴에, 검은색의 단발이 살짝 아프로디테의 눈을 간질이고 아프로디테는 눈을 깜짝이며 숨을 삼켰어.



“내 침실에 기어들어 왔으니 사랑의 여신께서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셔야죠.”

“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난 여자랑은 안,”

“걱정 마요. 그렇게 다르지 않아. 당신은 누워서 허리를 흔들기만 하면 돼.”




왜 당신이 잘하는 거잖아? 카산드라의 검은 눈동자가 아프로디테를 내려다보았어. 마치 사로잡은 포로를 조롱하는 오만한 지배자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아프로디테가 입술을 깨물었지. 얼굴이 치욕으로 새빨개졌어. 아프로디테의 턱을 움켜쥔 카산드라의 손은 차가웠고 배려 없었지. 편지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처럼 조심스럽게 다루던 부드러움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어. 아프로디테가 분노해서 소리치려는 데, 똑똑- 카산드라의 침실을 누군가가 두드렸지.



“부르셨습니까. 아테나님.”

“그래, 들어와.”

“뭣?”




아테나의 허락에 문 너머의 존재가 들어왔어. 아테나를 모시는 님프 중의 하나였지. 부름을 받고 왔다가 자신이 모시는 아테나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침대 위에서 낯부끄러운 - 정확히 말하자면 아테나가 마치 아프로디테를 덮치는 듯한 -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 불쌍한 님프는 그대로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지. 문을 여는 자세 그대로 굳어버린 님프에게 아프로디테가 새빨간 얼굴로 “문 닫고 나가!”라고 소리쳤어. 님프가 허둥지둥 사라지자 카산드라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태연하게 아프로디테에게서 떨어졌어. 씩씩거리며 입을 벙긋거리는 아프로디테를 보더니 아테나가 얄밉게 씽긋 웃었지.



“너 이게 무슨-”

“말했잖아. 아레스가  당신이 다른 여신과 ‘침실’에서 무슨 짓을 했을지 역시 궁금해 할거라고. 더더욱이 처녀신이 처녀신을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이라면 말이야.”

“읏,”

“곤란해요? 그럼 오늘 있었던 모든 일은 우리끼리의 비밀로 하는 것으로 합의하는 거로 하는 건 어때요?”



아프로디테는 녹색의 눈동자를 불태우며 카산드라를 노려보았어.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인 채로 분통을 터트리는 아프로디테를 보는 건,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었지. 아프로디테는 완전히 상황이 역전되었다는 것을 알고 씩씩거리면서 인사도 없이 휙 몸을 일으켜 카산드라의 방을 나갔어. 방을 나가자마자 뭐라고 뭐라고 아우성치며 신경질을 부리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갔어. 카산드라는 저도 모르게 아프로디테가 떠나가고 한참을 쿡쿡 웃고 있었어.








+









엘산나는 이제 평소에도 눈을 만들기 시작했어. 잠깐 눈을 뗀 사이에, 엘산나는 새하얀 눈에 둘러싸인 채로 앉아있었지. 그리고는 현재까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말인 “마마!”라고 안나와 엘사를 부르면서 눈 속에서 팔다리를 버둥거렸지. 안나는 엘산나가 감기에 걸릴까 눈 사이에서 빼 오려고 했지만, 서늘하고 매끈한 손이 안나의 팔을 붙잡는 바람에 안나는 멈춰야 했어. 창가에서 책을 읽고 있던 엘사가 어느새 안나의 옆에 와있었어. 엘사의 푸른 눈동자가 의문 어린 안나의 얼굴을 응시하더니, 몸을 쭈그리고 앉아 엘산나의 주변의 눈을 만지며 엘산나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어.



“엘산나는 엄마랑 이모랑 놀고 싶은 거지?”

“마마!”

“그래, 우리 같이 눈 놀이하자.”




엘사가 후후, 하고 웃더니 눈을 손으로 모아 살짝 엘산나의 위로 뿌렸어. 그러자 엘산나가 헤-하며 입을 벌리더니 까르륵 거리면서 웃기 시작했어. 안나는 그런 엘사의 옆에 쪼그려 앉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엘사와 엘산나를 흘긋흘긋 보았어.



“이러다가 엘산나가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려고?”

“이 정도 추위는 괜찮아. 저번에 감기 걸린 것 같았던 건 능력 발현 때문에 그런 거야.”

“어떻게 알아?”

“네가 태양을 아무리 곁에 두고 있어도 화상을 입지 않는 것처럼, 나도 달을 곁에 두고서 추위를 느낀 적이 없으니까.”



태양은 신들의 피부마저 태울 만큼 뜨겁고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되어있고, 엘사의 달은 신들의 피부마저 닿는 순간 동상이 걸릴 만큼 차가운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렇기에 안나는 뜨거운 불꽃의 열기에 내성이 있었고, 엘사는 냉기에 내성이 있어. 안나는 확신 어린 엘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멈칫했어.



“그건 언니잖아.”

“…내 말은, 엘산나의 능력에 엘산나가 내성이 없을 리가 없다는 거야.”

“아아-”




엘사는 태평하게 말을 늘리며 눈을 모으는 안나의 붉은 머리통을 살짝 흘겨보았어. 하여간 눈치라고는 하나도 없어. 엘사는 안나가 눈치가 없는 게 다행인지 뭔지 알 수가 없었어. 순간 자신이 엘산나의 진짜 엄마라는 것을 들키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했던 엘사였지만 헛된 걱정이었지.


거짓말에 서툰 안나였기에 엘사는 안나에게 진실을 말하는 게 맞을지 아닐지 고민하고 있었어. 안나가 엘산나의 아버지가 그 남자라는 것을 믿고 있으면, 제우스도 결국 그 남자가 엘산나의 아빠라고 믿게 될 거야. 엘사는 영원히 엘산나의 이모로서 살아야겠지만, 제우스의 위협을 피할 수 있다면 그 정도 아픔은 감내할 수 있었어. 다만 엘산나의 엄마인 안나에게 이 사실을 숨긴다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엘사는…


와르르르


차가운 눈이 엘사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어. 들뜬 얼굴의 안나는 환한 미소를 지은 채로 엘사의 머리 위로 손을 펼친 채 웃고 있었지. 얼마나 눈을 많이 그리고 열심히 모았던지 손바닥이 새빨갰어. 엘산나가 그 모습을 보고 꺄르르 웃음을 터트렸어. 엘사의 백금발 위에 쌓인 눈이 투둑, 둑 시차를 두고 떨어지고 엘사의 입가에 스산한 미소가 감돌았어. 


어라? 이게 아닌가?


안나는 침을 꿀꺽 삼켰어. 엘사는 느릿한 손짓으로 머리 위의 눈을 털어냈어. 에, 엘사? 장난 인 거 알지? 안나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어. 안절부절못하는 안나를 보며 엘사는 더없이 환하게 웃었어. 그 웃음을 본 안나의 얼굴이 새하얘졌지. 엘사가 엘산나를 안아 들었어. 설마 엘산나를 데리고 또 가버리는 건가? 안나가 다급히 엘사에게 손을 뻗는 데, 엘사가 엘산나가 안나쪽을 바라보게 하고 머리카락으로 엘산나의 코를 간질이기 시작했지. 안나는 엘사의 기이한 행동에 반쯤 뻗은 손을 어색하게 꿈틀거리며 고개를 갸웃했어.



“엘사, 지금 뭐하는…?”

“ㅎ…ㅎ… 흐헷취!”




엘산나가 코가 간지러워진 엘산나가 힘있게 기침을 하고 안나의 얼굴에 차가운 눈이 덮쳤어. 푸우웃! 눈으로 거의 세수를 하다시피 한 안나는 눈밭에 얼굴을 푹 묻었다가 들은 강아지처럼 돼 있었지.



“엘사! 악!”

“꺄하하하하! 헷취!”

“악악, 엘사, 엘산나는 눈싸움 도구가 아니야!”

“왜? 엘산나도 재밌다는 데? 그렇지?”

“마마! 꺄하!”



엘사에게 들린 엘산나가 손을 붕붕 흔들었어. 안나는 엘산나를 들이미는 엘사를 피해 방을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엘사는 엘산나를 품에 안고 안나를 뒤쫒아 달렸지. 똑똑한 엘산나는 이게 무슨 놀이인지를 깨닫고 기침 없이도 안나를 향해 눈을 뿜기 시작했어. 정확히는 사방을 향해 눈을 뿜어대었기 때문에 엘산나가 뿜어낸 눈의 반은 엘사가 맞았고 반은 안나가 맞았지만 말이야. 안나의 방은 순식간에 눈 천지가 되었어. 뒤늦게 침대는 안돼! 라고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늦은 후였지.

그 둘이 멈춘 건 엘산나가 눈을 뿜어내다 지친 후였어. 방 안에 폭설이라도 내린 것처럼 바닥이며 침대 위며 모두 눈으로 뒤덮이고, 그 위로 빼곡하게 그들의 발자국이 이리저리 찍혀있었어. 엉망이 된 방을 보며 안나는 울상을 지었어.



“이걸 다 언제 치워? 눈은 대충 모아서 밖에 버린다 해도, 이불을 말리려면 시간이 좀 걸릴 텐데-”

“… 오늘은 내 신전에서 자고 가.”




엘사는 흥분이 가라앉고 슬며시 찾아오는 민망함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 엘사의 제안에 안나는 언제 울상이었느냐는 듯 얼굴이 밝아졌지. 정말로? 엘사가 안보이면 우는 엘산나때문에 안나가 아르테미스의 신전을 몇번 들른 적은 있었지만, 엘사의 신전에서 하룻밤을 묶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안나는 펄쩍 뛰며 당장 가자고 했지. 엘사는 청소는 어느 정도 해놓고 가야 한다고 했지만, 이미 엘사의 신전에 갈 생각으로 들떠있는 안나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어.



“청소야, 님프들에게 부탁하면 돼.”

“하지만-”

“요즘 언니가 전부 치우는 바람에 할 일도 없었어서 괜찮아! 게다가 엘산나 졸린가 본데? 엘산나 재우려면 어서 가야지!”




엘사의 품에 안긴 엘산나가 어느새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고 있었어. 조그만 입을 열어 하품까지 하는 엘산나의 모습에 엘사는 어쩔 수 없이, 안나의 방을 나섰어. 그들은 엉망이 된 방을 내버려둔 채로 엘사의 신전으로 향했어. 둘이 신전을 떠나고, 안나의 명령으로 방을 치우러 들어간 님프들은 온통 눈으로 뒤덮인 안나의 방에 입을 떡 벌렸어. 이걸 청소할 생각을 하면 까마득했지. 하지만 그들은 충실한 심복이었고, 눈물을 머금은 채 청소를 시작했어.



그리고 엘사의 편지에 때마침 안나의 신전에 들렀던 카산드라는, 엉망진창이 된 방과 카산드라를 불러낸 엘사는 없고 그 방을 청소하고 있는 님프만 있는 것을 보고 한숨을 푹 쉬고 자신의 신전으로 돌아갔어. 자신의 신전으로 돌아가는 카산드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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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커플은 카산드라X라푼젤이야. 아테나 이름이 카산드라인것에서 눈치챈 쥬미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원래는 메가라X벨로 쓰려고 했는데, (미의 여신 벨, 이름부터가 딱 맞잖아! 디즈니 공식 미인이기도 하고.) 이미 한번 다른 팬픽에서 서브캐로 출연시킨 데다가, 메가라는 아테나랑 이미지가 맞는 데, 벨의 성격이나 이미지가 아프로디테와 묘하게 엇나가더라고. (나한테는 벨이 차분하고 성숙하고 이지적인 이미지거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벨로 생각해뒀던 거랑 다른 느낌의 아프로디테를 만드는 것도 괜찮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


지금까지 나온 (언급된) 디즈니 등장인물을 대입한 신은


태양의 신 아폴론 = 안나

달의 신 아르테미스 = 엘사

전쟁과 지혜의 신 아테나 = 카산드라

사랑과 미의 신 아프로디테 = 라푼젤

전쟁과 혼돈의 신 아레스 (자칭 암흑의 황태자) = 유진 (라푼젤 애인)


이야. 사실 영화 라푼젤도 예전에 한번 앞부분만 조금 보고 말았고, 카산드라가 나온 애니판도 당연히 본적이 없어서 두 캐릭터에 대해서 자세하게는 몰라. 다만 설갤에서 올라오는 움짤을 보고서 이미지가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이 둘을 선택했어. 설갤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로 이미지를 짜는 거라 완전히 새 캐릭터가 될 수도 있겠지만… 팬픽이니까!


며칠 전에 Q&A를 했는데, 10화 댓글에서도 그렇고 Q&A에서도 엘사와 안나의 기억이 다른 점에 대해서 물어보는 댓글들이 많더라고. 이 점이 쥬미들에게 스포가 될까, 아니면 앞으로 소설을 읽는 데 더욱 재미를 주는 정보가 될까, 고민스러웠어. 뭐랄까 읽는 사람과 캐릭터들 사이에서 정보의 차가 발생해서 재미를 줄 때도 있잖아? (나는 글에 대해 잘 몰라서 이 경우는 어떤 쪽으로 작용할지 헷갈리더라고.) 

살짝 힌트를 주자면, 엘사와 안나의 기억 모두가 정확한 사실이고 실제로 벌어진 일이야. 그리고 둘은 과거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 둘 중 어느 한쪽의 기억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거지. 또 두 사건은 별개의 일이야. 별개의 시간, 별개의 장소에서 벌어진 일이지. 연결돼있고 연계된 사건이긴 하지만 말이야.




+




카산드라x라푼젤 러브 스토리는 내가 예전에 아르테미스 하렘으로 썼던 썰 형식 글 중에 아르테미스x아프로디테 썰에서 많이 따오게 될 거야. 썰 형식으로 썼던 글인데, 혹시 그 썰을 본 쥬미가 있어서 (타싸에 몇 번 올렸었어)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대사/상황인데?” 싶을까 덧붙여. (거의 6년 전에 쓴 글이라 아는 쥬미가 있을리가 없지만... 워낙 좁은 판이니까… 혹시나 해서.) 원래 아르테미스x아프로디테였던 데다가 어떤 의미로는 자해석으로 만드는 오리캐 였어서, 이번에 카산드라x라푼젤로 바뀌면서 디테일은 다를 것 같지만 큰 틀은 비슷하거든. 만약 인증을 원한다면 인증도 할 수 있어.



읽어준 쥬미들, 추천해준 쥬미들, 댓글 달아준 쥬미들 너무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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