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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2부-5화

파이리ba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8 20:36:04
조회 990 추천 53 댓글 12

식기세척기에 나머지 정리를 하겠다는 아렌델을 두고, 두 사람은 거실로 나왔어. 엘사가 할 말이 있다고 멜리사를 이끌었거든.

아무리 논문이 중요하다지만 정말 너무해, 이건 확실시 된 통보잖아. 멜리사가 이렇게 결정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지만,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기에, 엘사는 멜리사와 대화를 시도했어.

"언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어. 이건 아니야."
"멜리사. 제발. 저번 논문 쓸 때는 집에서 했잖아. 방해하지 않을게."
"엘사. 방해때문이 아니야. 그래도 병원이 더 편해."
엘사가 팔자눈썹을 내리며 말했지만 어깨를 으쓱이며 멜리사는 제가 말한 게 다라고 철벽을 치네. 이후로도 계속 엘사의 말이 이어졌지만 멜리사는 답지 않게 빙긋 웃으며 엘사의 말을 여유있게 넘길 뿐이었어. 잔소리밖에 되지 않네. 엘사도 그렇게 생각했어. 언쟁 아닌 언쟁은 이어져만 갔지. 엘사는 계속 멜리사가 밖에서 생활하는 것을 말렸고, 멜리사는 그런 엘사를 말렸어. 계속 잔소리 아닌 잔소리 중이던 엘사가 조금 지쳐갈 무렵, 두 사람 사이를 가르는 초인종 소리가 들려와.

"가만 있어. 언니가 나가볼게."

드디어 벗어난다는 해방감이 가득한 미소를 짓고 일어나는 멜리사를 쫓으려다가 엘사는 차라리 멜리사가 집을 잠시 비우는 게 나은가 라고 생각을 해볼거야.

아렌델과 쇼윈도인 걸 집 안에서 까지 안 해도 되잖아. 아까 넘기긴 넘겼지만, 언니가 집 안에 있다면 계속 아렌델을 서재에서 재울 수 없어. 멜리사 앞에선 다정하진 않더라도 연애-결혼한 커플의 모습을 해야 하기에 고민이네-, 생각하며 돌아보는데 보이는 아렌델의 뒷모습이 어쩐지 마음을 짓누르는 거 같아서 엘사는 고개를 돌렸어. 바보... 저러고 있으면 완전 식모를 들인 것만 같잖아. 마음이 쓰였지만 엘사는 티내지 않기로 했지. 그래도 자신도 모르게 걸리는 마음은 정말 어쩔 수 없었어. 의지와는 다르게 자꾸만 신경이 쓰여. 아렌델이...

현실에 집중하자. 엘사 왓슨.
아렌델이 아니라,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지가 중요해. 이런 저런 작전을 세워보는 엘사겠지. 식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는데, 멜리사가 너무 조용해.
​언니가 꽤 전에 나간 거 같은데, 또 이걸 기회로 담배를 피러 나간 거 아니야? 자신도 자리에서 일어나 보려는데.

"뭐야, 쥐방울이 하나 더 있어?"

당황스러워하는 멜리사의 목소리가 집 안으로 흘러 들어왔어. 엘사가 뒤를 쫓아 나왔지. 그 앞엔 안나, 아니, 안나와 똑 닮았지만...

"안녕하세요. 이나 아렌델 이예요. 안나를 만나러 왔어요. 좀 불러주시겠어요?"

자신을 이나 아렌델이라 소개한 여자. 외견은 안나와 같아. 다만 완전히 백색의 머리칼을 가지고 눈동자는 묘한 빛을 가진 적안이었지.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상황이 당황스러 멈춰 있는 두 자매 앞에 불쾌하다는 듯 얼굴을 붉히는 이나야.

"보다시피 알비노예요. 그게 놀라운 건지, 갑자기 찾아온 게 놀랍다는 건 지 모르겠지만. 사람을 그렇게 쳐다보는 건 실례라고 생각해요."

"갑자기 찾아왔다는 걸 알긴 아나보... 아! 엘사!"

여기서 멜리사가 말이 길어지면 싸움밖에 더 날까. 평소에도 욕쟁이 의사, 쌈닭 교수로 유명한 멜리사가 어떻게 행동할 지 뻔히 아는 엘사는 멜리사의 등을 찰싹 때려서 안나를 불러달라고 했지. 멜리사가 툴툴 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갔어.

현관 앞엔 둘만 남았지.

"당신이 엘사 인가요?"

처음 맡아보는 체향인 거 같은데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있어. 이 느낌은 뭐지.

결혼식 때 못 뵈서 아쉽네요. 엘사 왓슨입니다."

아니요. 저는 지금 뵙는 게 좋네요. 이나 A. 아렌델 입니다. 안나의 하나뿐인 혈육이죠.”​

왜인지 알 수 없는, 까닭 모를 감정이 느껴져. 자꾸 아찔하고, 위험한 느낌이야. 뭐지? 이 사람? 오메가 앞에서 체향을 푸는 오메가가 처음이라서 일거야. 오메가가 오메가를 향해서 체향을 내뿜는 순간이 흔하지도 않고, 흔하지 않다 못해. 거의 한 순간 밖에 없어. ​​너무 분명한 적대적인 행위이니까.
"어? 이나!"

언제 나왔는지, 반가워 하는 안나를 보자마자 꼭 끌어안는 모습에 엘사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이상해졌어. 아까 전 일이 생각이 나서인가봐. 꿈에서 깨어났음에도 현실인걸 알고싶었어.

동일한 초록빛 눈동자를 가진 웨스턴가드였다면, 자신을 차갑게 웃으며 밀어냈을거야. 하지만 아렌델이라면...

엘사의 의식을 타고타고 흐르던 생각은, 안나를 보고 달려드는 이방인, 이나 아렌델이 안나의 뺨에 입을 맞추면서 깨져버렸어. 오랜만이야. 너무 보고싶었어. 안나는 나 안 보고싶었어? 하고 묻는 이나를 보며 엘사는 마냥 당황스러웠지.
​뭐야. 무슨 냄새야. ​안나의 뒤로 따라 나온 멜리사도 황당하단 표정으로 둘을 쳐다보았지만, 당연히 보고싶었다고 말하는 안나는 익숙한 듯 미소 지을 뿐이었어.
"약도 전해줄 겸, 얼굴도 보고 싶어서 왔어. 빨리 가야해서 아쉽다."

정말 제 멋대로인 아가씨네, 나직한 멜리사의 목소리였건만 딱히 이나에게 들리지 않게 하려는 건 아닌가봐. 이번엔 팔을 살짝 꼬집었어. 엘사! 엘사는 무시했지. 그런 반응이 익숙하다는 듯 멜리사는 더 말을 잇지 않은 채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어. 두 사람의 해후는 별로 관심이 없어... 다만 신경 쓰이는 게 있겠지. 저 여자애의 손에 들려있는 하얀색 약통이 신경쓰일 것이었고, 아까부터 코를 찌르는 향기가 자극적일 뿐이었어. 얘도 차향이네.
"어, 미안해요. 소개할게요. 여기는 이나, 제 쌍둥이 여동생이예요. 이나, 여기는 멜리사와 엘사야. 멜리사 씨는 엘사의 언니이시고, 엘사는 나와..."
"알아. 결.혼. 했지."
형식적인 인사가 오갔어. 여전히 자신에게 공격적인 스탠스로 말하는 이나를 보면서 엘사는 영 당황스러울 거야. 결혼이라는 단어는 거의 씹어 뱉는 듯해. 여전히 웃고 있는 안나는 느끼지 못하는 거 같지만, 자신은 느낄 수 있었어. 이나가 자신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여긴 어떻게 알았어?"
"당연히 내가 안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있을거라 생각한거야?"

눈을 가늘게 뜬 안나가 물어, 크리스토프지?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두손 두발을 다 들어보이는 이나야.

같이 온거야? 응, 근데 밖에 있겠대. 맨날 얼굴 본다고. 그건 맞긴한데. 그래도 아쉽네. 내 앞에서 크리스토프 얘기 자꾸 할거야? 아냐, 미안해.
둘만의 대화가 이어지고, 두 자매는 그런 둘을 신기하게 바라볼 뿐이었지. 자신들도 의가 깊은 자매이긴 한데, 저 정도는 아니란 말야. 흥미롭다고 해야할까, 한바탕 폭풍과 같이 정신이 없다고 해야할까. 쥐방울, 안나를 알면 알수록 하루하루가 새로워. 아렌델 사람들은 안나를 빼고 다 저 모양인가 싶게 자신들의 본론만 얘기하고 사라져버리네. 약을 전해주고 얼굴을 보는 게 목적이라고 한 말 처럼, 이나 아렌델도 자신 만의 목적을 달성하고 가버렸어.
놀랄 일이 많긴해도 좋은 일들처럼 느껴졌는데, 그런데 말야. 오늘따라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 올라와.
그래서. 멜리사는 팔짱을 낀채 계속 인터폰 앞에 서 있고, 아리송하다는 듯 하지만 썩 좋지는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문만 바라볼테지.

어딘가 석연찮은 기운이, 문 앞에서 자꾸만 느껴졌거든.
모든 게 다 신경쓰여.

저 애는 무엇이고, 안나는 무슨 약을 먹는 거지? 왜 이 기운을 다른 식구들은 못 느끼는 거 같지? 자신이 요즘 예민해서 일까. 생각해보지만 이유를 알긴 힘들어. 너무 똑같아서 인가? 아니면 외양에 대한 선입견인가? 아니면 그 애의 뒤에 있는 무언가가 문제인건가? 스스로 묻지만 답은 나오지 않아. 한참을 서성이던 멜리사는 그저 우연이겠지-, 하면서 방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멜리사가 문 앞에서 사라지자, 그 누군가도 문 앞을 떠나겠지.
' 멜리사 왓슨 ', ' 엘사 왓슨 '.
그의 손에 들린, 잔뜩 붉은 칠이 칠해진 서류가 바람에 나부꼈어.

이래서 경험 많은 알파 곁에 두는 건 불안해. 계획에 차질이 생겨도 크게 생겨버렸어.

이래서 결혼을 시키지 않으려 한 건데.
뭐, 상관없어. 지금부터가 진짜니까.

그가 돌아선 문 앞엔 더티 블론드가 잔뜩 떨어져있겠지.
멜리사를 넘어,
엘사 또한 방 안으로 들어왔는데, 석연치 않은 느낌을 계속 받아. 무언가 이상해. 이상한데, 어디가 이상한 지 모르겠어. 엘사는 고민에 빠질거야.
안나 아렌델.
당신은 자꾸만 나를 고민하게 만들어.


​------------

수정 후 재업

빠진 부분들이 있어서 수정했습니다.

댓글 추천 너무 감사합니다. 전 댓글들은 제가 긁어모아놓고 소장하겠습니다.


+) 글에서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지적 부탁해요 저도 설붕어인지라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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