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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2부-11화

파이리ba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8 23: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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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2부-11화

오른쪽 어깨, 전치 3주의 부상.
안나는 놀랐어. 그렇게 많이 다쳤다고? 안 아팠는데... 병문안 온 오리엔트 식구들 앞에서 듣게 된 자신의 상병명에 안나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고 말거야. 그말을 듣자마자 으이구, 이녀석아 하면서 사수인 무슈가 어깨를 흔들겠지. 아아, 선배! 나 거기 다친 곳! 어, 그러냐. 미안하다! 사실 반대편인데~ 하면서 능청스럽게 넘기는 안나를 보는 오리엔트 사람들은 속이 말이 아닐거야. 우리 막내가 수난이네 싶겠지. 
회복력이 빠른 젊음 덕분이었는지 안나는 생각보다 빨리 퇴원했어. 퇴원하자마자 오리엔트로 향했지. 해야할 일들이 많아. 자신 대신에 자신의 업무를 보았을 사람들이 많이 힘들었을거야. 빨리 일하고 싶은 마음에 달려가보겠지만. 그런 그녀를 일단 무슈가 막았어. 
"안 돼, 안나."
"왜 안 돼요? 퇴원했는데!"
"너 생각보다 많이 다쳤어."
단호한 무슈의 말에 할 수 있다고 웃어보이며 웍을 들어보겠지만, 차마 들어가지 않는 힘에 웍을 떨어뜨리고말아. 비로소 안나는 자신이 다친 걸 인정하겠지. 이런 상태로 일을 돕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안나가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자 무슈는 안나를 다독일거야. 어서 쉬어야 빨리 낫지! 이런 저런 위로를 해주는 무슈가 고마웠어. 무슈의 토닥임을 받고 안나는 오리엔트에서 나와. 당분간 집에서 머무르게 될거야.

-
간단한 요리는 만들 수 있어.
정성가득한, 삐뚤빼뚤한 샌드위치.
평소처럼 예쁘게 만들어지지 않는 음식에,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안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땀을 닦았어. 
맛있었으면 좋겠다. 
안나는 흘끔 엘사 방의 동태를 살필거야. 고요했지. 이 집에는 저만 있는 것처럼. 

오늘도
나오지 않네.
엘사는 그날 이후로 안나에게 더 조심스러워질거야. 정확히는 피했어. 안나도 알고 있었지.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기다릴 뿐이었어.​​

- 중요한 일 없을 때 저녁식사는 늘 함께하기

안나의 계약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안나는 식탁에 앉아서 기다리고 기다렸지. 
닫힌 문을 두드려주는 이는 이제, 문앞에서 서성거릴뿐.
시계를 한 번 본 안나가 음식을 살필거야. 뜨거웠던 음식은 이제 따뜻해져서 온기만이 살짝 남아있는 상태야. 이러다 엘사 식사 때 놓치겠다. 
엘사 방의 닫힌 문을 보면서 안나는 한 번 큰 숨을 몰아쉬었어. 늘상하는 일인데, 용기가 필요하네. 

똑또독독독 노크소리, 저녁 먹어요. 나 나갔다올게요. 
대답은 들려오지 않아.
전엔 저리 가라고 말했었는데, 이젠 그런 것도 없지만. 
늘 같은 패턴, 이젠 당황스럽지도 않아. 자신이 없는 동안 그나마 맛있게 먹어주길 바라며 안나는 밖으로 나섰어. 
그래도 제가 만든 음식 남기진 않아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간만에 멜리사에게 가볼까?​
-
여름인데 왜 이리 서늘한 느낌이 들지. 안나는 오늘은 어느 방향으로 가볼까 고민했어. 하도 많이 다녀서 이 주변은 꿰고 있었지. 멜리사가 바빠서 얼굴은 자주 보지 못했지만, 멜리사가 일하는 병원까지는 걸어서 자주 가는 편이었어. 논문때문에 얼마나 바쁜지, 정말 얼굴 보는 게 힘드네. 멜리사도 배고프겠다. 안나는 서둘러서 멜리사의 연구실로 향할거야.
멜리사의 간호사가 안나를 알아보고, 멜리사 방을 노크할거야. 어- 왜요? 하는 멜리사의 조용한 목소리에 안나가 쿡쿡 웃다, 환자 있습니다. 말할거야. 공식적인 저녁 시간임에도 멜리사가 뭐에 집중을 하고 있는 건지, 알지도 못한 채로 일단 들어오라고 말할거야. 
자신이 들어왔음에도 신문을 보고 있는 멜리사의 눈에는 피로가 가득해보였어. 신문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청진기를 손의 감각으로만 찾는 멜리사를 보며 웃는 안나의 눈에 신문이 들어올거야. 미소가 사라졌어. 아렌델 기업의 장학기사가 떡하니 메인 헤드라인에 있는 걸 보고 멍하니 서있을 뿐이었지. 문제가 생긴 경우 장학으로 덮는 아렌델의 방식,  아렌델 가에 무슨 일이 있어. 아렌델 가의 부모님의 문제는 아닐거야. 그들의 문제는 저렇게 숨겨지지 않으니까. 둘째 오빠인 브랜틀리나, 이나의 문제일거야. 이나는 괜찮겠지? 아파오는 머리에 자신도 모르게 약을 일단 꺼내서 물도 없이 꿀꺽 삼킬거야.

멜리사가 자신을 그 푸른 눈으로 꿰뚫고 있는 걸 모른 채. 안나가 알기도 전에 멜리사가 먼저 고개를 돌렸어. 여전히 신문을 보는 척 했지만 멜리사의 머리는 안나의 손에 들려있던 약에 집중될거야. 
약을 먹으니 조금 진정되는 거 같아, 한숨을 쉰 안나가 다시 입꼬리를 끌어올려, 멜리사를 불렀어. 그 부름에 멜리사가 고개를 들어 안나를 마주했지.
"저녁 싸왔는데, 식사 하셨어요?"
"손도 다친 게 무슨 요리야."

멜리사의 볼멘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안나는 말해오겠지. ​
"엘사랑 멜리사 먹는 건 내 손으로 하고싶어서요."
"... 고마워."
평소처럼 퉁명스럽게 말해올 줄 알았는데, 자신을 보며 웃어주는 멜리사를 보며 당황하는 안나야. 잘 먹을게. 하면서 슬쩍 웃는 모습이 엘사의 것과 닮아 있었지. 왠지 보상받는 기분에 안나가 직접 포장을 풀고 멜리사에게 건네. 멜리사가 우물 거리면서 샌드위치를 먹고, 눈으로는 논문과 신문들을 살피는 걸 한참 보고 있자. 어느 새 샌드위치를 다 먹었는지. 포장지를 구겨 휴지통에 집어넣는 것까지 보았어. 맛있다야. 고마워요. 맛있다는 말만큼 칭찬이 어딨겠어. 안나는 흐뭇하게 웃어보여. 그런 안나의 눈치를 살짝 살피던 멜리사가 안나의 손을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건넬거야. 
"쥐방울 조심해라."
떨어지는 시선에 안나가 뭐지 하다가 자신의 손을 보며 하는 말임을 알고, 더 씩 웃어보여. 
"그러게요. 요새 많이 다치긴하네요."

어깨를 다치고 나서, 집안에서도 포크에 찔리고 난리도 아니야. 산책을 가려는데 화분이 떨어져 파편이 튀어 다치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요즘 자신이 제정신이 아니어서 그런가 싶어. 약간 시무룩해지려는데, 멜리사가 자신에게 눈을 맞춰와. 

"어디어디 다쳤는데, 말해봐봐."

마주친 벽안, 그러고보니 자매가 참 안 닮은 듯 닮았어. 오늘따라 닮아보이는 데, 예상치 못했던 멜리사의 다정한 말이 이어져. 마치 엘사 같네... 안나는 친구와 싸우고와 엄마에게 이르는 어린애처럼 다친 곳들을 얘기해보겠지.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 응응, 그랬니. 많이 아팠어? 온기가 뚝뚝 떨어지는 말투를 듣던 안나의 어리광이 안타까움에 머리를 쓰다듬는 멜리사의 손에 멈췄어.  ​

"그래도."
"그래도 뭐."
"엘사가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예요."

바보 같은 녀석아. 멜리사가 말하기도 전에 안나가 선수를 칠거야. 
"입술 깨무는 거, 엘사랑 똑같네요."
누가봐도 안쓰러울 정도로, 희미하게 웃어보이는 안나를 보면서 한숨을 쉬어본 멜리사가 안나를 불러. 서랍에서 꺼낸 봉투 하나를 안나의 손에 쥐어줄거야. 이게 뭐지? 하면서 호기심 가득찬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모습에 멜리사가 눈을 마주치지 못해.

"엘사가 연극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내가 했던가?"

"미리 주는 생일선물이야. 둘이서 보러갔다와."
"우와. 멜리사 고마워요!"
고마워?
안나. 제발. 

"가봐."

제발, 안나 아렌델. 
조금만...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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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줘/기다려줘/보내줘/버텨줘 등등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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