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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썰) 글핀엘사 슬덴안나 10

36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29 03: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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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진 슬리데린 안나 上

[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진 슬리데린 안나 中

[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졌다가 성인된 슬리데린 안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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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보여. 무서워! 손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껴. 왜 이곳에 있는 거지? 왜 아무도 나를 안 찾는 거야?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쏟아내던 안나는 벽을 두드렸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나무였는지 특유의 울림이 느껴졌어. 이대로 이곳에 계속 있게 된다면-. 안나는 무서웠어. 그래서 더 애절하게 벽을 두드렸지. 한없이 작은 주먹이 단단한 벽을 내리칠 때마다 소름 돋는 상상이 떠올라. 내가 필요 없어져서 아버지가 가둔 건가? 아니야, 나는 아직 쓸모 있어! 있는 힘껏 힘을 실어 주먹질을 하려는 순간, 벽이 갈라지면서 열렸어. 활짝 열리는 틈 사이로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한 빛이 안나를 괴롭혀. 눈물로 앞이 안 보이지만 누군가 안나의 앞에 있었어. 체형을 보니 아버지는 아니었어. 묵직하게 그의 주변을 맴돌던 두려운 향이 아닌 뭔가 산뜻하면서도 달콤한 내음이 풍겨왔어.



처음 맡아보는 향기에 눈물로 가득 찬 눈을 질끔 감았다 떴어. 볼을 타고 내려가 턱에서 뚝뚝 떨어져. 다시 앞을 보자 이번엔 선명하게 보이는 상대를 볼 수 있었어. 여자야. 한쪽으로 땋은 백금 발이 한눈에 들어왔고 저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게 두 번째로 보였어. 누구지? 왜 나는 처음 보는 곳에 있는 거지? 당신은 누구지? 겁을 먹고, 의심은 하는 순간 안나의 세상이 달라졌어.



여자는 사라지고 안나를 제외한 모든 것들이 암적색으로 변해. 오랫동안 밖으로 나온 핏물처럼 붉은색이 어린 안나를 자극했어.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어. 무릎을 끌어모아 고개를 숙여 어둠을 만들어. 아무것도 안 보이자, 눈을 감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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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어. 머리가 멍하고 귀에선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어. 불쾌함에 인상을 찡그리며 이마를 쓸어내리자, 잠을 자는 도중에 땀을 흘렸는지 이마가 젖어있었지. 꿈을 꿨지만 기억을 못 해. 하지만 상당히 거슬리는 내용이 분명했을 거야. 기분 나쁜 소리가 멈추자 안나는 한숨을 내쉬다 자신이 있는 곳이 엘사의 방이라는 걸 생각해냈어.



어쩌다 이곳에 왔었지?



시간이 얼마큼 지났는지 몰라. 관심도 없었고. 처음으로 수업을 빠진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 길에서 마주친 엘사의 품에서 정신을 못 차리며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분명 그리핀도르 기숙사 입구를 지키는 뚱보 여인이 호들갑 떨었던 건 기억에 남아있었어. ‘호그와트가 지어지고 내가 이곳에 자리 잡은 이후로 슬리데린 학생이 그리핀도르에 들어오게 되다니! 정말 놀라워-!’ 엘사의 암호를 듣고 문을 열어주던 그 그림. 지금도 생각해보니 거슬려.



쉽게 펴지질 못하는 이마를 애써 풀어내며 주변을 둘러봐. 침대 근처에 의자를 가져와 앉아서 잠들어있는 엘사가 보였어. 본인의 방인데도 안나를 위해 불편하게 잠들어있는 모습을 보자 왠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졌어. 거슬리면서도 무언가 간지러움. 두 가지의 감정들이 단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며 서로를 붙들고 있었어. 나는 너를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왜 나한테 다가오는 것인지, 왜 날 보며 웃어주는 것인지, 왜 자신은 엘사에게 무른 것인지, 왜- 왜 너는 나를 좋아하는 것인지. 정답은 없어. 안나는 속에서 삐죽 나오려는 제 마음을 붙잡아 다시 깊게 숨겼으니깐. 그렇지만, 다른 학생들한테 했던 것처럼 엘사에겐 그렇게 대할 수는 없을 거야. 어느 정도 자신의 선에 들어오는 걸 허락한 사람이니.



고개를 꾸벅이며 잠들어있던 엘사가 잠결에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자신의 앓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깼어. 멍한 표정을 짓다가 안나를 봐. 잠깐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다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엘사가 안나가 누워있는 침대에 가까이 다가가 다리를 굽어 시선을 맞추었지. 허리까지 내려온 이불을 다시 집어 들어 안나의 목 끝까지 올려줬어. ‘피곤하면 더 자.’ 다정한 말투로 토닥이며 말해. 방금 막 잠에서 깨어난 사람은 엘사였지만 그녀의 목소리엔 힘이 담겨있었어.



“필요한 거 있어?”



엘사의 물음에 안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어. 소리 없는 거절에 한참을 안나의 눈을 봤어.



사실, 이 상황에 안나는 창피해.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그것도 엘사 앞에서 울뻔했다는 게 계속 머리에 남아서 엘사가 덮어준 이불을 하늘 위로 세게 차고 싶을 정도였어. 현실은 그러지 못한다는 게 아쉬울 뿐이지.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자신을 걱정해주는 엘사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어.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거 같아.



“조금 있다가 일어날게.”

“아냐, 더 있어!”



단번에 괜찮다고 말하는 엘사는 홍조가 들어찬 안나의 볼에 손을 댈 거야. 시원한 감촉이야. 안나는 차가운 온도가 볼에 닿자 살짝 움츠러들다가 다시 세웠어.



엘사는 안나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았지만, 조용히 넘어갈 생각이야. 그게 안나가 원하는 것일 게 분명했으니. 하지만 한없이 가라앉던 안나를 무시할 순 없었어. 그깟 수업이 문제야? 안나가 자신의 품에 쓰러질 듯 안겨 왔던 게 가장 큰 일이었지! 그대로 넘어갔다면 엘사가 열심히 일궈낸 소중한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았을까.



“...엘사”

“응?”



안나가 조심스럽게 불렀어.



“고마워...”



짧은 감사의 말과 함께 이불을 얼굴까지 끌어올려 숨어버렸지.



단순하지만 진심이 담긴 말에 숨어버린 안나를 보다가 왼쪽 가슴에 손을 올렸어. 쿵-! 갑자기 아파지는 심장과 함께 하얗던 엘사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생각해. 생각에 생각하는데도 모르겠어. 하지만 중요한 건 간지러워. 벌레에 물린 것도 아닌데도 가슴께가 간질거리자, 누군가 이걸 시원하게 긁어줬으면 싶었어.





-





전속력을 다해 복도를 뛰어다녔어. 망토가 휘날리고 엘사의 머리카락 또한 아무렇게 날아다녔지. 학생들은 달려가는 엘사를 보며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항상 그랬던 것처럼 본인들의 할 일을 할 거야.



달리던 발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봤어. 두 귀가 불타올라 벌게졌을 게 분명해. 하지만 그걸 식힐 방법이 없어. 기쁨에 찬 엘사는 누군가를 찾고 있었지. 당연히 안나일 거야. 어서 안나한테 알려줘야 해! 들뜬 마음을 애써서 달래며 안나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했어. 지금쯤이면 마법의 역사를 배우고 끝날 시간임을 알아채곤 또다시 달려갔어.



강의실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선 수많은 학생이 빠져나오기 시작했어. 발을 동동거리며 안나가 보이기만을 기다려. 문 앞에서 이상한 표정으로 서 있는 엘사를 발견한 슬리데린 학생들은 인상을 찡그리다가 그대로 지나칠 거야. 한참을 그렇게 있자, 안나의 붉은 머리가 보였어. 앙증맞은 작은 머리가 눈에 들어찬 순간 교과서를 품에 안고 밖으로 나오는 안나 앞에 당당히 섰어. 갑자기 이렇게 찾아온 엘사를 보고 당황하던 안나가 가볍게 인사를 건넸지.



그때 이후로 나름 더 가까워진 안나였어. 이제는 엘사가 무슨 말을 해도 가볍게 웃으면서 받아줄 정도로. 심지어 엘사를 부를 때 성을 부르는 대신, 이름을 부르기도 했어. 다른 사람을 부를 때 이름으로 부른다는 게 안나에게 있어서 처음일 거야. 그만큼 엘사에게 마음을 열어준 거였지. 제 앞에서 버둥거리며 무언갈 말하고 싶어 하는 엘사의 오물쪼물하는 입술이 시선을 끌었어.



“할 말이 있니?”



안나의 물음을 시작으로 호그와트에서 가장 충격적인 말이 엘사의 입에서 나왔어.



“널 사랑해!”





-





“엘사, 이것들은 너한테 필요한 거야.”



친구로서 주는 내 선물이지!



오로라는 한 손 가득 책을 엘사에게 건네주며 말했어. 그녀의 옆에 같이 있던 엘라는 키득거리며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지. 갑작스러운 선물 공세에 얼떨결에 받은 엘사는 고맙다고 말하며 그것들을 내려봤어. 한 권도 아니고 세 권이야. ‘이게 다 무슨 책이야?’ 하고 물어보며 책의 제목들을 하나씩 읽었어.



[연인과 같이 가기 좋은 마법 지역]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짝사랑, 그것은 외로운 싸움]



뭐?! 연인?



“이거 다 뭐야?”



책 제목을 읽던 엘사는 당황스러워 물어봤어.



“엘라가 그랬어! 네가 안나 사랑한다며-!”

“뭐? 사랑?!”

“그래!”



오랜만에 친구를 도와줬다며 기쁜 듯 당당히 말하는 오로라였어. 그땐 엘라의 말을 듣고 이해가 안 되다가 진지하게 생각하니, 엘사가 보여줬던 행동들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구애하는 어린 마법사로 보이기 시작했었어. 그래서 불쌍한 짝사랑 꾼을 위해 책을 골라 가져왔던 거지! 엘사의 모든 것들을 이해하기 시작했어. ‘난 다 알아, 엘사!’ 자신의 소중한 친구의 사랑을 도와주고 싶었어.



“나는 네가 누구를 사랑한다 해도 난! 다 이해해줄 거야!”



우린 친구잖아! 친구의 용기를 축하해주는 것도 그리핀도르의 숙명이지!



야무지게 말하는 오로라와 놀란 듯 굳어있는 엘사를 구경하던 엘라가 작게 비웃었어.



엘사는 두 손에 가득 찬 책들을 멍하니 보다가 오로라를 한번 보고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려. 내가 안나를 사랑한다고? 그 생각을 시작으로 깨달았지.



아, 내가 안나를 사랑하는구나! 그래서 그렇게 챙겨주고 싶고, 보고 싶고 그랬던 거야!



한순간에 다가온 정답은 엘사를 들뜨게 만들기 충분했지. 뜀박질하며 선물로 받은 책들을 다시 오로라에게 건네주면서 방으로 옮겨달라 부탁했어.



“안나가 보고 싶어졌어!”



사랑한다고 고백할 거야!



소리치며 달려가는 엘사를 엘라가 말도 안 된다며 허망하게 뒷모습을 바라볼 거야. 진짜였어? 난 농담이었어...













*

3학년부터 불도저 엘사 간드아ㅏㅏㅏㅏㅏ

아... 원래부터 엘사가 불도저였지 히히히히힣


근데 가끔씩 내 글을 읽을때마다 오타가 보이면 정말 슬프더라..

나란 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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