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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tolen Ice 27-1 (해커엘사, 사기꾼안나)

설공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1 12:03:05
조회 516 추천 44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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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작가의 말에서 작가도 스코틀랜드 발음기 쓰다가 맘에 안들어서 포기하고, 적당히 억양이 있다고 상상하면서 읽어달라고해서

번역러도 적당히...하기로....

분량 쪼개서 올림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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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 What Jane Wants

~제인이 원하는 것~


[27-1]



금발은 그 후 3일 간 기분이 좋았다. 제인은 자신의 심기가 좋아진 것이 실마리가 잡힌 미션 덕인지 아니면 A의 과학박람회 나들이 뒤에 있었던 진솔한 대화 덕분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아직 뉴욕이나 루이지아나 때 같은 ‘정상 상태’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제인은 아직 외줄타기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느꼈다.


A는 반면에, 군인처럼 끄떡도 없었다. 그녀는 알코올중독을 전기 초능력을 밝힐 때만큼이나 한달음에 받아들였고, 제인은 자기 동료를 깜짝 놀라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맥주 양조장이나 스카치 위스키 양조장에서 질문하면서 조사하는 일은 반갑게도 이런 사색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제인은 암스테르담의 갤러리에 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일시적인 정체 상태, 아직까지는.


그녀는 A가 일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곳에서는, 그들은 국제 양조 협회에서 일하는 관계자로; 다른 곳에서는, 한스의 범죄이력을 쫓는 CIA 견습요원으로; 또 다른 곳에서는 Better Business Bureau*의 멤버로서 고객서비스 응대에 대한 점검을 하기 위해 방문했다. 모든 인터뷰에서 A는 양조장의 소유주들과 빙빙 돌려가며 대화를 이끌어가다 한스의 진정한 목적으로 주제를 좁혔다. 한스는 그 어느 사장들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지 못했는데, 그들이 한스에게 계획에 대한 정보를 물어봐도 좀처럼 알려주기를 꺼려했기 때문이었다:

(Better Business Bureau* : 민간 비영리 조직으로 기업 평가 및 점검을 함)


“거 우리 고급 상품이 얼마정도 하는지, 운송비 붙여서 물어보더군. 그에게 회사 연락처를 주면 알아봐주겠다카이 쥐새끼처럼 허둥지둥대더만.”

“우리가 그와 거래한다는 소문이 퍼지는 게 싫소. 내가 보기엔 그는 위법한 일에도 손댈 거 같이 보이던데.”

“할인해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새 투자 계획에 끼워주겠다고 제의하던데, 사기꾼처럼 들렸소.”

“그렇게 큰 물량을 주문하면서 필요한 세부 정보는 못주겠다? 절대로 안되지, 아가씨.”


그들이 아는 것을 이러했다:

한스는 미국으로 거대한 물량을 배송하기 위해 맥주와 위스키 배급업자들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자 했다. 그는 수 톤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물량을, 운송용 나무상자에 가득담아 두 달 내에 배송이 되기를 요구했다. 그는 저명하게 알려진 주류 회사들에만 접근했다. 물량만큼이나 품질도. 그는 할인하는 조건으로 투자 벤처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던지곤 했다. 하지만 오너들이 절차에 따라 진행하자고 할 때면 그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는 뒤가 구린 사람을 찾고 있는 거야.” A는 설명했다. “가장 탐욕이 강한 관리자를 찾으려는 거지. 자기 회사가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그와 손을 잡을 의향이 가장 강한 사람을 찾으려는 거야.”

“근데 회사들은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던데, 그렇지 않아?”

“그들 전부는 아니지. 어떤 이들은 한스의 제안을 받아들일 정도로 욕심이 많거나 절실한 상태일지도 모르지.”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증류소가 에딘버러 중심에 위치하고 있지 않았다. 3일 동안 A와 제인은 한스와 그의 의중에 대한 조사를 증류소가 아닌 사무실에서 할 수 있어, 제인의 예민한 후각 신경을 괴롭히지 않고 한결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날씨는 예전의 패턴을 따라하며, 듬성듬성하게 소나기가 내리다가도 산들바람이 가르듯이 불어와 햇살이 무뚝뚝하게 비출 수 있게 길을 내어주는 일이 매 시간 반복되었다. 이러니 결과적으로 두 명의 숙녀들은 비에 젖어 축축하고 지칠 수 밖에 없었고, 또 다시 긴 하루의 걷기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둘은 제대로 된 식사를, 가능하면 타닥 소리를 내는 벽난로 옆에서, 하기를 원했다.


“이제 어디로?” A가 물었다.

“나 배고파 죽을 거 같아.” 제인이 말했다. “한스가 코 앞에 있다고 해도 아무래도 좋으니까, 뭐라도 먹지 않으면 더 이상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일 것 같아.”

“몇 시인—오 시발! 어쩐지, 우리 점심도 건너뛰었는데 벌써 일곱 시가 지났네. 내가 왜 그러게 가만히 둔 거야?”

“우린 지금 뮌헨 시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공갈친 혐의로 한스를 체포하려고 점심시간도 불사하는 독일경찰들로 위장하고 있잖아,”

“그거야, 제인! 역할에 몰입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거야,” A가 되돌려주었다.

“네 몰입은 우리 밥 사줘야 돼.”

“이쯤되면 네가 해기스를 먹을 수 있을 정도라고 내기해도 좋을 것 같아.”

제인의 시선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었다. “난 그렇게까지 절실하지 않아.”

“다행이 넌 운이 좋은 것 같네, 저길 봐.” A가 말하며 횡단보고 건너편의 큰 건물을 가리켰다.


던브로크의 펍 & 스카치 양조장(Dunbroch's Pub and Scotch Distillery)은 상당히 인상적인 건물에 자리잡고 있었다. 돌기둥은 지붕으로부터 날카로운 각도로 경사져 내려와 있었고, 하나의 둥근 터렛이 아래 보도 위로 돌출되어 있었다. 축축한 이끼가 외벽의 균열 사이를 감싸 안아, 도시 풍경 속에서 건물에 신비롭고 고대의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셸렉이 칠해진 나무 문과 잘 다듬어진 입구는 굶주림에 정신없는 둘을 향해 손짓을 하는 것 같았다.


“여긴 어때?” A는 물었다.

“난 이보다 더한 곳에도 있어봤어.”

“내가 기대한 밝은 대답은 아니지만, 좋아. 가자!”


A는 제인의 팔짱을 끼고는 효율적으로 금발을 횡단보도 너머로 질질 끌고 갔다. 횡단보도 위의 초록불이 깜빡-깜빡-깜빡거리며 ‘walk’ 신호를 내고 있었다. A가 사슴뿔로 장식된 손잡이를 홱 잡아당기자, 터져나온 열기와 소음에 두 명은 문턱 밖으로 밀려나갈 뻔했다. 가장 큰 소리는 위스키 시음회를 주최하는 거대하고 품이 넓은 스코틀랜드 남성의 우렁찬 목소리였다. 그의 붉은 머리 다발이 머리 양쪽 옆으로 배추처럼 흘러내려와 곱슬거리는 숭어를 만들었고, 그의 눈은 선한 쾌활함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특이하게 구부러진 텀블러를 손바닥으로 쥐고 (그의 손이라면 큰 스타인 맥주잔이나 플레곤 술병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 안의 액체를 향해 말을 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 처음에는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면 돼.”


그는 잔 끝을 입술이 아닌, 인상적이게 큰 코 밑으로 가져다댔다. 코는 모종삽만큼이나 날카롭고 납작하면서, 콧구멍의 크기는 구슬 몇 개 정도는 잃어버릴 정도로 였다. 그는 글라스 안의 액체를 느긋하게 굴리더니, 다시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다음에는 ‘요즘 어떠세요?’라고 물어보는 거야.”


그는 다시금 같은 행동을 반복했고 그의 학생들은 열띤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곤 너도 되돌려주면 돼. ‘잘 지내요, 고마워요.’라고.”


그는 또 한번 크게 들이마신 후 글라스 안의 내용물을 마셨고, 고개를 기울여 볼을 약간 부풀리더니 큰 소리로 음미하는 소리를 냈다. 그는 다시 얼굴 근육 전체를 떨며 음미를 하고 나서야, 돌출한 목젖이 움직이며 액체를 삼키는 것을 제인이 볼 수 있었다.


“자 이제 감을 잡은 것 같구만, 이제 기다리게, 십-구-팔,” 그는 입으로 깊게 숨을 쉬더니 두툼한 손으로 손짓을 했다. “칠-육-오-사, 그리고 그대로! 이 때 딱 풍미가 그대로 들어오지. 어떤 맛이 느껴지나?”

“으음, 잘 모르겠는데요—”

“이거 보게! 그대로 혀의 중심에 모아서 가라 앉혀 보소. 혀 끝은 닿지 않게 피하고. 그 44%를 제대로 만끽해야한다카이. 자두가 느껴지나? 시트러스도 살짝 느껴지지?”

“저…과일향이 느껴진 것 같아요!” 학생들 중 하나가 말했다.

“그래야지! 거 잘하고 있구만. 조만간 자네가 스카치를 제대로 마실 수 있게 만들어 줌세.”

“아가씨들쪽은 잘 되어가고 있소?”


제인은 커다란 남자의 시음 의식에 이상하게도 끌리듯이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눈 앞에 한 걸음도 안되는 곳에 서 있는 소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마어마한 부피의 곱슬머리와 자신의 것과 견주어도 될 만큼 새파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아이였다. 자기보다 작은 키에, 단언컨대 어린 그녀는 밝고 둥근 얼굴에 저기 떨어져 있는 남자와 같이 눈이 생기 넘치게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 아빠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자기 일에 빠져 살거든요,” 그녀는 말했다. “여기서 저녁식사 하실거죠?” 여자애는 손에 메뉴판 2개를 들어올리며 물었다.

“그럼요!” A는 망설임없이 말했다.

“두 분이세요?”

제인은 끄덕였다.

“좋아요, 따라오세요.”

제인은 조심스럽게 따라갔고 A는 둘 사이를 신난 듯이 깡충깡충 뛰어갔다.

“밴드 근처 자리로 안내해드릴까요?” 종업원 소녀가 물었다.

“네!”

“아뇨.”

“제인, 앉자. 재밌을 거야! 백파이프도 있어요?”

붉은 머리 소녀는 콧방귀를 뀌었다. “백파이프도 있어요? 그럼요, 백파이프 있죠. 어떻게든 관광객 여러분을 묶어매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인, 부탁이야!”

곱슬머리의 웨이트리스는 의아하다는 듯이 눈썹을 올리더니 흥에 겨워 작게 춤을 추는 A를 보며 웃었다.

“그럼요. 밴드 근처에 앉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정답이네요.”

그녀는 그들을 가죽천으로 감싼 부스 좌석으로 안내하였고, 자리와 무대 사이에는 전통악기들이 정신사납게 뒹굴고 있었다.


“이름은 메리다에요. 오늘 저녁 여러분의 서빙을 담당하게 될 거에요. 밴드공연은 8시부터고, 특선 요리는 메뉴판 뒤에 있고, 아빠가 바쁘시지 않으실 땐 위스키 무료 시음회도 하고 계세요. 전통 요리에 관심이 있으시면, 해기스—”

“해기스 말구요.” 제인이 말을 끊었다.

“좋아할 것 같아 보이진 않았어요.” 메리다는 미소지었다. “그거 말고도 메뉴 중에 겨자씨에 당근과 대파 수프가 정말 맛있어요. 축축해진 옷에 차가워진 몸을 수프로 따뜻하게 데울 수 있을 거에요. 해도 졌으니, 곧 난로에 불도 지필 거에요.”


메리다는 앞에 놓인 곰가죽 양탄자를 당장에라도 집어삼킬 것 같이 생긴 거대한 벽난로를 향해 무심하게 손짓을 했다.

제인은 진저머리에 흰 피부의 어린 소년 세 명이 돌 위를 뛰어다니면서 서로에게 성냥을 던져대고 있었다.

“저 아이들은—”

“저러면 안되는데, 저러고 있네요. 이젠 막지도 못하겠어요. 버르장머리 없는, 사고뭉치들이죠.” 메리다가 계속했다. “동생들이 그렇죠. 마실 것은요?”

“핫초코 있어요?” A가 물었다.

“확인해 볼게요.” 메리다는 메모를 하며 수상쩍게 웃었다. “그리고 당신은요?”

“물 한 잔 부탁해요.”

“금방 가져올게요. 이따가 음료 주문하실 기회도 다시 드릴게요.” 메리다는 그대로 몸을 틀더니 펍을 가로질러 가며, 세 쌍둥이 중 한 명의 귀를 질질 끌고 어두운 색의 체리원목 바를 향해 이동했다. 다양한 연도와 색의 병들이 은은한 노란 불빛을 비추고 있었고, 음료를 준비하는 메리다의 모습은 제 집에 온 듯 보였다.


“바에서 일하기엔 조금…어려 보이는 걸,” 제인은 주의를 다시 A에게 돌리며 말했다.

“유럽의 바들은 미국의 바와 다양하게 다르니까. 게다가, 네가 술을 처음 마신 게 몇 살 때였어?”

“일리 있네.” 제인이 말했다. “여긴—”

“너무하지(awful), 그치!” A는 말하며 윙크했다.

“아늑하다고 하려고 했는데, 그러네. 너무하다,도 쓸 수 있겠네.”


전야는 느릿느릿 흘러갔고, 밴드가 첫 곡을 시작하고 머지않아 음식이 들어오고 약속했던 난로에 불이 들어왔다. 적당히 붐비던 펍이 어느 새 조롱새의 날갯짓처럼 펍이 손님으로 들어찼다. 메리다는 재빠르게 뛰어다니며, 멀티태스킹에 파인트 유리잔들을 능숙하고도 손쉽게 바를 가로질러 미끄러뜨리며 옮겼다. 그녀는 가끔씩 시끌벅적하게 떼를 지어다니며 사고치는 남동생들한테 시달리다가도, 틈만 나면 우렁차게 소리치는 아버지의 우람한 팔뚝에 주먹을 날리곤 했다.


가족이 함께하는 걸 보니까 좋다.


배도 부르고 따뜻함에 옷도 말려져, 제인은 A와 함께 앉은 코너 부스 안이 너무나 아늑했고 만족스러웠다. A의 눈동자는 불빛을 비추고 있었고 밴드가 애도가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탄식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두 눈은 하이랜드의 경쾌한 춤곡의 박자에 맞추듯 제자리를 찾아갔고, A는 테이블 위로 길게 몸을 늘어뜨려 거의 제인의 무릎 위에 떨어질 뻔했다. 제인은 그녀를 움직일 이유를 찾지 못하고, 그녀를 가까이 끌어당기고 싶은 유혹을 견뎌냈다. 지난 며칠 간 뱃속을 채워온 미지의 감정은, 메리다가 서빙하자마자 흡입하다시피 한 갓구운 빵과 스튜의 조합에 다시금 쿡쿡 찔러오는 것 같았다. 암스테르담에서 그랬던 것처럼 몸 속에 장기들이 뒤틀린 느낌이 들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암담한 결핍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욕구를 채워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원래대로’는 한번도 좋았던 적이 없었다. 제인은 자신이 무감각한 상태에서 절박한 애정으로 근본적으로 변한 것을 거의 반기다시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핍은 거기에 있고, 거기에 있었고 그것에 대해 갈망 외에 더 나은 표현도 없었다. 지금 자기 옆에 있는 여자와의 연결과 수용을 영원히, 그리고 영원토록 갈망하는 것.


A는 정말…행복하게 만들어줘.


“식사는 잘 맞으세요?” 메리다가 물었다.

“환상적이에요,” A는 답했다. “테이블 비켜드릴까요? 보니까 손님으로 가득한 거 같아서요.”

“아뇨! 좀 더 계세요, 아직 밴드가 아직—"

“여성 신사분들과 숙녀 여러분, 남성분들과 그랬으면 좋겠을 여러분,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반백의 아코디언 연주자의 목소리는 거칠었지만 활기가 넘치는 것이 마치 연날리기에 좋은 거센 바람이 부는 오후 같은 느낌을 줬다. “이번 곡은 조금 도움이 필요할 것 같 은데, 지원자 없습니까?”

“두 분 한 번 자원해 보시겠어요?” 메리다가 물었다.

“전 스코틀랜드 노래는 잘 모르는 걸요!” A는 말했다.

“저는 아는 노래 자체가 없다시피해서 최선의 선택은 아닌 거 같아요.”

“관광객을 위해서 팝스러운 것들도 해요. 잘 아시는 곡으로요.” 메리다가 말했다.

밴드 리더가 인트로를 시작했다. “다음 곡은 80년대 말 히트친 곡이죠—”

“당신도 그러지 않았나, 맥거핀!”

“신사 숙녀 여러분, 드럼의 딩월입니다!”

딩월이라고 소개받은 이는 스내어에 두 개의 다운비트를 치더니 마지막으로 심벌즈를 때렸다.

“The Proclaimers의 팬 분 계세요? 어떤 사내 아니면 아가씨가 우리와 함께 저 500 마일을 걸어보겠습니까?”

(* 역주: The Proclaimers – I’m gonna be, 스코틀랜드 출신 쌍둥이 형제 2인조 그룹의 대표곡.)


“한 번 해보세요!” 메리다가 격려했다.

“저는 아닌 것 같아요, 고마워요.” 제인은 거절했다.

“당신은 어때요?” 붉은 머리는 구릿빛 머리의 소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는데, 마치 페인트샵의 색깔 견본품을 보는 것 같았다. 여기 세명에 갈색 머리만 하나만 추가하면 팔레트가 완성될 것이었다.

“글쎄요…” A는 말했다.

“너 언제부터 이렇게 소극적이게 된거야?” 제인이 물었다. “저기 올라가서 날 위해 불러줘.”

A의 눈이 커졌고, 이윽고,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공중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저요!” 그녀는 소리쳤다. “저 자원할게요!”

A는 펍을 가로지르듯 달려가 테이블 사이를 이리저리 지나갔고, A가 무대로 이동하는 중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넘어질 뻔해 제인과 메리다가 재밌다는 듯이 머리를 옆으로 기울였다.


“특이한 애네요.”

“영화를 많이 보거든요.” 제인이 설명했다.

“그렇구나, 뭐, 두 분 잘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네?”

“신경쓰지 마세요,” 메리다는 손을 저었다. “전 다른 테이블들 챙기러 가볼게요.”


드럼은 시계의 째각거리는 박자를 집어 들었고, A와 밴드는 다시 제 연인의 문 앞에 서기 위해서라면 수 백 마일이라도 걸어가겠다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제인은 말도 안되는 가사라고 생각 한 것이, 연인의 문 앞까지 걷는데 지쳐버리면 애정행각을 하기 위한 체력이 남아있을 리 만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아가씨?” 흰 블라우스에 블랙 슬랙스를 입은 중년 여성이 기품있게 제인 옆에 섰다.

“네. 상당히요.”

“그렇다니 기쁘네요. 필요한 거 있으세요?”

“아뇨, 괜찮아요. 저기 서빙하는 아이가 저희 담당이거든요.” 제인은 방 건너 메리다를 가리켰다. 메리다는 남동생들이 부적절하게도 계곡을 드러내며 코를 골며 자고있는 여성의 자리 아래로 켜진 성냥을 던지는 것을 보고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고 있었다. “그녀가 매우 잘 해주고 있거든요.”

“오, 기쁜 얘기네요. 저 애, 제 딸이에요.”

“정말요?” 제인이 시선이 빠르게 활달한 어린 소녀에서 눈 앞의 우아한 여성쪽으로 뛰어다녔다. “상상도 못했어요.”

“당신이 처음인 것도 아니에요. 우린…외견이 반대로 보이는 건 인정해요. 하지만, 저도 당신과 친구분을 같은 일행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거에요, 그녀의 공연하는 스타일을 보면 말이죠,” 여성은 A를 언급했다.

“그녀가 약간 디바이긴 하죠.”


그러다, 숨이 턱 막히는 것처럼 빠르고 난폭하게, 제인은 더러운 나무바닥 위에서 주근깨에 양갈래 머리를 한 어린 아이가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약간의 디바…작은 디바…울음을 터트리라고 시켰어…


그 모습은 덧없게 사라졌지만, 제인은 분명 보았다. 확실히 시각적이었지만 아직 완전히…


아…


가시적인.


“여긴 비즈니스로 오신 건가요, 아니면 여흥인가요?” 여인은 물었고, 제인의 정신은 다시 펍으로 돌아왔다. “아니면 대학 휴학인가? 둘 다 그 나이쯤으로 보이는데.”

“어…” 이건 A의 영역이지, 제인의 영역은 아니었다. 제인은 이미 여기까지 대화가 가능했던 것이 뿌듯했고, 이는 그녀가 지난 몇 주간 A의 방식을 유심히 공부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은, 조금씩 양쪽 다에요. 일도 하고, 놀기도 하구요….조사도 좀 하면서요.”

“괜찮아요. 확실히 필요한 거 없어요? 몰트 한 모금은 어때요? 알다시피 던브로크가 하이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양조장이잖아요.”

“아뇨!” 제인이 눈 앞의 여인을 놀래켰다. “제 말은, 알고 있어요, 저희가 조사하고 있는 것도 그쪽분야인 걸요. 근데, 그게 제가—”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까딱하다간 길거리에서 아무 여자한테나 내 안의 악마들을 풀어놓으려고 그래?


제인은 노래를 부르는 A의 모습을 바라보았고, 안정되었다.


“더 말하지 않아도 되요. 내가 거기까진 발 들여놓진 않아서. 거긴 제 남편의 영역이죠,” 여자는 이젠 세 쌍둥이들을 저글링하기 시작한 덩치 큰 남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몇 천 번이나 저러지 좀 말라고 일러 두었건만”

“여러분 모두 화목하게 잘 지내시는 것 같아요. 행복한 한 가족으로요.” 제인이 말했다.

“항상 그렇지는 않아요,” 여인은 의미심장하게 자기 딸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들도 여러 일들이 있었죠. 서로 대화하면서 어려운 시기들도 잘 풀어냈어요.” 그녀는 벽난로로부터 먼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돌을 두려워했는지, 아니면 불이나 곰가죽 카펫을 무서워한 건지 제인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저희도 조금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같이 일하면서요.” 제인이 말했다.

“하지만 두분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여요. 그 비밀스러운 언어를 가지고 있던데.”

“따님도 비슷한 얘길 했죠. 그런데 비밀스러운 언어라뇨?”

“그녀가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이요.”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저기 위에 서있는 여자애 말이에요…” 여성은 가르켰다. “내가 내 가족한테 그런 것만큼이나 당신에게 헌신적인 것처럼 보여요. 그녀는 당신을 자기가 가장 소중하게 아끼는 비밀인 것처럼 바라보고 있는 걸요.”


난 여기에 있을 테니까. A가 말했었지.


“그럴리가 없어요. 그녀는 비밀이 많은 걸요.”

“비밀을 깊숙하게 숨긴다고 좋은 일이 생기지 않아요. 둘이서만 나누는 것도 괜찮은데, 관계가 잘 굴러가기 위해선 의사소통이 핵심이에요. 그 어떤 인간관계든 말이죠! 저도 퍼거스가 너무 막나간다 싶으면 얘길해요. 그러고보니 양조장을 조사한다고 했었죠? 저희한테 물어봐도 되지 않아요?”

“그게…양조장 자체를 조사하는 건 아니구요. 저희는…경쟁자를 뒤쫓고 있어요. 그게 저흰, 어, 인턴이거든요. 회사는…” 내가 뭘 마셨었지? 그 구역질 나는 거— “켄터키에요! 새로운 버본 제조회사인데, 저희는 한스 웨스터가드,라는 남자를 뒤쫓고 있었거든요? 혹시 오늘 여길 방문하던가요?”


여인의 눈썹이 크게 V자를 그렸다.


“당신들이 그의 경쟁자라구요?”

“맞아요, 그와 같이 일하지는 않아요. 그가 좀, 어, 저희 회사 윗분들이랑 꼬아논 게 있어서. 그리고 전 그냥, IT 부서고 저기 제 동료는 보험 쪽 업무를 하고 있구요—"


이게 어디에서 말이 막 튀어나오는 거야?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까먹고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기 전에 입 좀 다물어!


“그는 이틀 전에 이곳을 방문했지만, 제가 바로 문 밖으로 쫓아냈어요.”

“정말요? 왜요?” 제인이 진정성을 담아 질문했다.

“그는 물량공급에 대해 말하길래, 전 우리는 자부심있는 로컬 클랜이라고 말했어요. 어설프게 해외로 발을 담구지 않는다고요,” 여자는 설명했다. “그는 던브로크의 유명세를 들었다고 했죠, 당연하죠, 저희 이름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텐데요? 그는 끈질기게도 사려고 안간힘을 쓰더라구요. 저는 그다지 신경쓰진 않아도, 우리 물건이 되게 탐나는 제품인 건 알아요. 그런 그가 갑자기 도박같은 얘기를—”

“도박이요?”

“맞아요. 우리 제품을 가장 고급진 포커판에서 풀겠다고. 그가 퍼거스를 붙잡고는 우리 싱글 몰트를 라스 베가스의 초록색 테이블에 올려 놓겠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 많고 많은 곳들 중에서!”

“잠깐만요, 베가스요? 그 말은 그가 미국으로 돌아간단 말씀이신 거에요?”

“그건 저도 모르죠. 그는 뒤로 가서는 선박에 대한 헛소리를 내뱉기 시작하더군요. 그가 나중가서야 자기가 사람을 잘못 붙잡고 얘기를 했다는 걸 깨닫고는 쫓겨난 강아지처럼 꼬리를 말고 내빼더구만요.”

“어째서죠?”

“퍼거스는 양조 장인이에요. 비즈니스쪽은 제가 굴리고 있죠.”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인은 동의했다.

A의 노래는 끝나, 그녀는 모든 밴드 멤버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오, 당신의 친구가 오기 전에 전 가볼게요.” 중년 여성이 말했다. “자꾸 입을 놀려서 미안해요.”

“잠시만요! 어—”

“엘레노어에요, 아가씨.”

“엘레노어…시음회는 얼마인가요? 제 친구는 나이도 되었고 좋아할 것 같아서요. 남편분이…재밌어 보여요.”

“당신에게라면 공짜로 드리죠. 그냥 그에게 친구분을 보내요. 그리고 아가씨, 기억해요. 파트너랑 충분히 대화를 나누는 걸. 그녀에게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려주면 모든 게 더 매끄럽게 흘러갈거에요.”


제인은 마른 침을 무겁게 삼키며 마치 복서에게 강하게 한 방을 맞은 것처럼 감싸 안으며 움츠러들었다. 불협화음의 정체가 드러났다: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오 맙소사…그녀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어, 그래선 안되는데. 확실하게 애정이 있고, 동료애, 동경도 있어…더 이상 육체적인 끌림을 억누를 수가 없을 것 같아…그녀를 원하지만, 그녀가 날 원할 이유는 없는데…점차 그녀를 사랑하게 될 수 있—


“제인! 방금 어땠어? 제인? 여보세요? 여기는 지구, 응답하라 해커.” A는 딱다구리처럼 꾸준하게 머리에 노크를 했다.

“예뻐.”

“나라면 80년대 팝에 붙일 미사여구는 아니지만, 받아줄게.”

“그럼, 끔찍한(awful) 걸로 해둘게.” 제인은 슬픈듯이 미소지었다.

“저기, 무슨 일 있어?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끔찍(awful)이야, 남들이 생각하는 끔찍이야?”


제인은 그녀를 만지고 싶어 몸이 저릿했다. 머리 위로 후드 달린 불빛이 제인의 초조함으로 깜박거리자, 정신이 한 움큼이라도 남아있을 때 한시라도 이 망할 부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A가 가까이 있으니, 그럴 일은 없어보였다. A의 얼굴은 점차 붉어지며 너무나도 사랑스러운…맞아! 사랑스러운…표정을 제게 향하고 있었다.


“따라와, 네게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어.” 제인이 말하며 A의 손을 쥐었다. 제인은 손을 잡아당기며 그녀를 이끌었고, A는 귀엽게도 혼란스러워하는 눈치였다.


“퍼거스씨?” 제인이 물었다.

“예입, 그게 나지, 아가씨!”

“당신의 아내, 엘레노어가” 제인이 운을 떼자, 퍼거스는 자신에게 신의 분노라도 내려진 듯한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말하기를, 당신이 던브로크의 양조 장인이라고 하더라구요.” 제인이 문장을 끝내자, 퍼거스는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당신이 했던 시음회 말인데요, 여기 제 친구한테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당연히, 할 수 있지!” 퍼거스는 말하며 두 소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내 수업을 받아보겠소, 아가씨?” 그는 A에게 물었다.

“물론이죠. 전 뭐든지 질러보거든요.” A는 답했다.

“자네는 괜찮나?” 퍼거스는 물었다.

“제인—”

“괜찮아, A. 난 듣기만 할게.”

“좋아. 그럼 시음회를 시작하겠소.” 퍼거스는 잔 두 개를 빙글 돌렸다. “여기엔 역사가 좀 있는데, 관심없으면 건너뛰어도 좋소.”

“오, 아뇨! 전 이야기를 사랑하는 걸요.” A는 말했다.

“그럼 시작하겠소. 스카치 위스키의 역사는 실은 아주 흥미로운 시기에 시작하게 되는데, 흑사병이…”

“좀 길어질 것 같은데 괜찮아?” A는 제인에게 속삭였다.

“네가 즐거운 이상, 난 괜찮을거야.”

A는 제인의 손을 쥐었다. “제인, 난—”

“집중해.” 제인은 지시하며 그녀의 손을 힘주어 쥐면서 입술을 A의 귀에 가져다댔다.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를 놓치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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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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