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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tolen Ice 27-2 (해커엘사, 사기꾼안나)

설공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1 23: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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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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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이야기가 1860년 대 즈음의 앤드류 어셔라는 청년에 대한 것으로 접어들었을 때, A의 인내심이 떨어져갔다. 그러자 퍼거스는 12년 산 몰트를 자신의 글렌케언에, 그리고 A에겐 코파카피자 잔에 담고는 액체를 바닥에 버려 글라스의 안쪽을 위스키로 씻어냈다. 그 물방울들이 바닥을 때리는 순간 제인은 손가락을 오므렸다. 퍼거스는 A의 다음 잔에 물을 조금 붓고는, 액체를 음미하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자 이제 숨을 들이키고, 그대로, 혀 위에 머물게 두되 끝에 담지는 말고 가운데에 모여두는 거요. 좋아, 잘하네. 그 다음 조금 마시고 기다리면—”

“우와,” A의 붉은 얼굴이 더욱 밝아졌다. “이거 정말—”

제인은 옆에서 조용하게 ‘끔찍하지(awful)’라는 입모양을 만들었다.

“어때, 감이 오지?! 증류주를 경험한다는 건 이런거지! 어르면서, 달래주고, 감상하면서 사랑해 주어야하네. 마치 좋은 여자인 것처럼.”

“Ho!”

“Hey!”

“저건 뭐에요?” A가 물었다.

“밴드가 돌아온 것 같네, 아마도.” 제인이 말했다. “그리고 내 착각이 아니라면—”

“오, 세상에, 또 이 노래라니,” 메리다는 무거운 쟁반을 내려놓으며 그녀의 아버지와 두 명이 서있던 바의 의자에 거칠게 올라탔다.

“뭐, 아니!” A는 가슴 위에 손을 올려두었다. “나 이 노래 좋아해!”

“나 이 노래 알아!”

“뭐어, 적어도 또 ‘Auld Lang Syne’을 연주하는 건 아니니까,” 곱슬머리 소녀는 불퉁댔다.

(* 역주: 스코틀랜드 언어로 된 시로, 포크송에 맞추어 불러지기도 함.)


“무슨 소리냐, 그들은 성수기 때 인파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포크송도 커버하는 거란다.” 퍼거스가 핀잔을 주며 팔을 들어 밴드를 가리켰다. “대중가요도 쫓아가면서 말이야.”

“아빠, 요즘 대중가요 한 곡도 모르실걸요.”

“Ho!”

“Hey!”

“가자, 제인. 가서 같이 부르자!” A는 장갑을 낀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고, 천이 피부에 스치는 감각이 일었다. 어쩐지 기분이 좋았다. “이 노래 좋아하는 거 알아, 네 CD에도 넣었단 말야.”

“A…”

“부탁해! 내가, 내가, 뭘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갚을 테니까!”


난 네게 점점 빠져드는 것 같아. 이런 변화를 용서해 줄래?


“알았어.”

“최고야! 딩월, 딩월!”


계속해서 “Ho Hey”를 연주하는 밴드를 향해 A는 걸어가 매킨토시 씨의 귀에 몇 마디 속삭였다. 그는 베이스의 줄을 튕기면서 센터 마이크 앞의 맥거핀 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털이 수북한 금발 스코틀랜드 인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마이크를 두 명에게 넘겼다.


“Ho!”

일정한 박자 위에 또 다시:

“Hey!”

테이블의 관객들은 손뼉을 치기 시작했고, A는 제인을 작은 스케이지 위로 이끌었다. 바닥으로부터 한 계단 위였을 뿐이지만, 제인은 이렇게 많은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은 난생…처음이었다. 그녀는 장갑 끝에서 정전기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을 느꼈고, 전구의 필라멘트가 번쩍이고, 화면에도 정전기가 쌓여가, 새끼손가락에서 불꽃이 튀려던 순간—


“Ho!” A가 불렀다.

“Hey.” 그녀는 조용히 돌려주었다.

A는 같이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게 그녀를 가까이 끌어당겨 입술에 금속 격자를 맛 볼 수 있을 정도로 마이크와 가까워졌다. A의 얼굴도 가까워 시야를 가리다시피했지만 제인은 크게 불만이 없었다.


"I've been trying to do it right,(저는 제대로 하려고 노력했죠.)" A 불렀다.

"I've been living a lonely life,(저는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어요.)" 제인의 차례.

"I've been sleeping here instead.(저는 이 곳에서 잠을 청하곤 했죠.)"

"I've been sleeping in my bed.(저는 제 침대에서 자곤 했어요.)"


그들은 함께 불렀고, 제인이 원 키를 유지하는 동안 A는 새털처럼 가볍게 높은 키로 화음을 주었다: "Sleeping in my bed."


노래는 짧았고, 특별히 어려운 곡도 아니었다. 구시대 특유의 소박함을 지니고 있었던 점에서 퍼거스 씨는 옳았다. 제인이 A의 목소리 아래에서 편안하게 자리잡은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알맞은 부분에서 서로의 음이 뒤섞이다가도 흩어지는 것이 마치 필기체로 쓰여진 연애편지를 주고 받는듯한 느낌이 들었고 무언가가 단단하게 굳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난 그녀에게서 헤어나올 수 없어. 더욱 많은 것을 원해. 난 거의 모든 것을 내보였는데도 그녀는 도망치지 않았어. 난 그녀를…진심으로 믿어.


"I belong with you, you belong with me, you're my sweetheart."


그들은 요란한 박수 소리에 맞춰 노래를 끝마쳤다. 엘레노어는 뒷편 구석에서 조용하게 싱긋 웃고 있었다. 메리다는 혀 아래에 손가락 두개를 넣고 휘파람을 크게 불었고, 퍼거스는 박수를 치며 무릎을 탁탁 치는 동안, 세 쌍둥이들은 소란스러운 가운데 케이크와 페스츄리를 훔쳐먹고 있었다.


A는 깊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제인을 향해 손짓했고, 제인은 딱딱하고 빠르게 숙여 인사를 하더니 스테이지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들은 다시 부스 좌석으로 돌아와, 테이블 위에 현금 300 파운드를 던져놓고는 흥분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호텔로 향했다.


해질 무렵부터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그들의 열띤 얼굴에 짙은 안개가 달라붙었다. 둘은 바짝 붙어 걸으면서, 이따끔씩 차가 없는 횡단보도를 조깅하듯 가볍께 뛰며 건넜고 코너를 돌며 거대한 석조 건물들과 마주칠 때마다 A는 한때 이 곳을 점령하고 있었을 스코틀랜드의 왕들에 대한 근거 없는 가설들을 내던졌다.


“그러니까 진심으로 생각하는데, 우리 은퇴하면 카바레 가수가 되어야 한다니깐,” A는 감탄하며 말했다. “네 목소리는 낮은데다 죽여주게 섹시하거든. 오 세상에, 우린 벨마 켈리나 록시 하트처럼 될 수 있을거야! 시카고의 등장인물처럼. 내가 그거 보여줬었나? 우리 다시 돌아가면 그거 꼭—”


“난 지금 우리가 키스해야 될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어. 이번엔 제대로.”


A는 걸음을 멈추었고, 제인은 제 옆에 소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다섯걸음이 걸렸다. 그녀의 왼쪽에는 도로가, 오른쪽에는 12 피트의 돌벽이 있을 뿐이었다. 설마 키스를 제안한 것만으로 담쟁이 덩굴 안에 숨었을 거라고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뭐라고 했어?” A가 물었다.


“미안해, 네가 아직 말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네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어. 시카고, 얘기였지? 아니, 우리 아직 그거 같이 안 봤어. 하지만 내가 우리가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를 실마리를 찾았는데, 그 때 같이—”


이번에는 제인의 말이 끊겼다. 그도그럴게 A가 네 번의 발걸음을 내디뎠고 한 손은 제인의 턱을 다른 하나는 머리 뒤를 잡고 오른쪽으로 틀고는…그대로.


위스키로 적셔진 A의 아랫입술은 귤과 마멀레이드로 포인트를 준 마르지판(*역주:아몬드, 설탕, 달걀을 섞은 것으로 베이킹 재료)의 맛이 났다. 입술은 너무 강하지 않게, 일주일간의 쌓인 텐션을 풀어주듯이 부드럽게 서로를 쓸어주었다. 행위는 향유였고, 연고였고, 토닉이었고, 묘약이었고 동시에 니코틴이었고 알코올이었고 섹스였다.


그리고 거기서, 수축이 끝나고 A의 혀가 제인의 외로운 입술에 삶을 그렸을 때... 그건 은혜였다.


“난 널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 A는 금발의 입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녀는 눈을 감고 제인과 눈을 마주치지 않게 고개는 살짝 튼 채 그대로였다.


제인은 A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얼어붙어 자신이 소녀에게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곧이어 그녀의 손은, 그들의 뒤의 돌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을 흉내내듯 A의 팔 위로 기어올라갔다. A의 손은 여전히 제인의 턱과 목을 쓸고 있었다. 제인은 짧고 주근깨가 붙은 손을 자신의 손으로 덮어 깍지를 끼우고는 양 손을 아래로 내렸다. 제인은 소녀의 머리를 제자리로 틀었다.


"Hey," 제인이 말했다.

"Ho," A가 훌쩍거렸고, 제인은 그 때 그녀를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제인은 A의 이마를 키스했는데, 입술 하나만으로도 곤란한 듯 미간을 찡그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는 A의 콧잔등에, 이어서 관자놀이에 키스했다. 그녀는 자주쓰는 왼손으로 A의 오른손을 들어 손바닥을, 그리고 약지 아래의 관절에 키스를 했다.


“이게 맞아?” 제인이 물었다.

“뭐가?”

“내가…내 말은,” 제인은 A의 손을 뒤집어 엄지는 바깥으로 뺀 채로 주먹쥐게끔 만들었다. 그녀는 각진 손가락 관절 위로 입술을 하나하나 훑었고, 마주보는 엄지 손가락 마디의 소용돌이에 키스를 했다. 그녀는 A를 키스하고 싶었다. 그녀의 정체가 무엇이던 간에 자기가 그토록 신뢰하는 여자라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지문을 자신의 입술에 새기고 싶었다.


“나…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아?”


A는 자유로운 다른 쪽 손을 들어 그녀의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 “거의.”


“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고 했었어.”

“그랬지.”

“이젠 알아. 아마 상당히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생각해. 그저 제대로…말을 하기가…어려웠어.”

“괜찮아,” A의 눈이 글썽였다. “이건 내가 생각한 게 아니지만 나—난 네가 겁먹을 만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았어. 너무 이른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오래된 것 같기도 하지만…내가 느끼는 걸 그대로 알려주고 싶어. 나…난 널 사랑해.” A는 다시 말했다.


이 때 제인은 좀더 강하게 입술을 포개었고, A는 재빨리 혀를 넣었다. 위안을 주듯 더듬다, 끝과 끝이 마주친 찰나에 이어 소용돌이치듯 감겼다. 제인은 알코올의 잔향을 맡고는 순간적으로 물러날 뻔했지만, 다시금 결정했다.


Addiction(중독)의 A, Affection(애정)의 A, 그리고

Always(영원히)의 A라고.


그리고 Aggressive(공격적인)의 A기도 했다. 키 차이에도 불구하고 제인의 등은 담쟁이덩굴로 가득 찬 벽에 마주 붙어있었고, 셔츠와 면 점퍼를 사이에 두고 A가 엄지손가락을 돌출된 엉덩이뼈에 가져다 대면서 거칠게 원을 그리듯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키스가 끝났을 때, 제인은 손을 A의 팔꿈치에서 뗄 필요가 있었는데, 분명 힘을 너무 주는 바람에 손톱자국이 났을 것이다. A는 숨이 찼지만 여전히 접촉을 원했기에 코를 서로 비비며 제인을 열렬하게 쓰다듬었다.


“사랑해. 이렇게 말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 A가 소곤거렸다.

“난 아직 잘 모르겠어…A.—"

“괜찮아, 이해해.”

“분명한 건 난 널 신뢰해. 완전히.” 제인이 말했다. “내가 기억하는 한, 난 그 누구도 믿은 적이 없어. 너 말고는.”


그리고 그들은 처량한 스코틀랜드의 밤에 꺼져가는 가로등 밑에서 키스를 했다. 차가운 미스트는 안개에 자리를 내어주었고 두 명은 하얀 세상 안에 둘러 쌓였다. 수 시간 뒤에 태양이 지평선을 깨뜨리는 순간에도 둘의 입술은 여전히 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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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7화다ㅠ 작중에 메리다가 정감이 가서 동영상 좀 찾아봤는데. 메리다 신궁이었네ㄷㄷ


번역이 맘에 안들지만, 그래도 한 것에 의의를...


여담이긴한데, 이번 화 작가의 말에서 이번에 사용된 곡 Hey Ho는 Lenon & Maisey 커버가 맘에 든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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