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주의
꿀꺽, 소리가 들릴정도로 마른침을 삼킨 안나는 움직이지 않는, 떨림이 느껴지지않는 스티어링휠을 잠시 어루만지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진짜..야!!”
“히익!”
잘근잘근 껌을 씹던 엘사는 앞 뒤로 꿀렁이며 발돋음질 하는 듯 하던 자신의 자동차가 푹, 하고 잠잠해지는 것을 보고는 왁 하고 고함을 내었다. 그녀의 햐얀 피부의 이마에 파란 핏줄이 내비쳤다.
엘사의 낮고 깊은 고함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안나의 등 어깨가 경련하였다. 마치 고양이의 그 모습처럼. 미야옹! 하고 하늘로 튀어갈 듯이 움찔거린 후에, 조금씩 고개를 돌려 인상을 잔뜩 구긴 엘사의 노기실린 모습과 마주쳤다.
“야!! 너,너 내려!! 아니 어떻게 이렇게 말귀를 못알아 먹을수가 있냐?”
“...죄..죄송해요오..”
엘사는 허, 하며 깊은 탄식을 내뱉고는 하얀 섬섬옥수를 들어 뜨겁게 열이오른 자신의 이마를 쓸어만졌다.
“몇번을 말했잖아!! 어? 너 내가싫어? 아니, 왜 알려준대로 못하는건데? 이건 지나가던 개새끼도 잘만 하겠다. 그렇게 발 떼는게 어려워? 너 면허는 어떻게 딴거야? 앙? 이래서 오늘 집에 갈수 있을꺼 같아? 너 임마, 넌 오년전만 해도 면허같은건 꿈도 못꿀 실력이야. 알아?! 어?!!”
“..개..새끼요..?”
“그래! 지나가던 개도 시키면 이만큼은 하겠다고!! 뭐하자는거야? 돈이 남아돌아? 그래서 허구헌날 이렇게 나와서 사람 열받게 만드는거야? 그런거야?”
“말이 심하잖아요!! 강아지 이야기는 그렇다 치고, 돈이 남아돌다니.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엘사의 윽박에 잠시 몸을 움츠리고 듣던 안나였으나, 흥분한 엘사의 노기어린 인신공격에 안나는 자신도 모르게 빼액, 하고 맞받아 치고 말았다. 곧 엘사의 두 눈이 더욱 커지고 씹고있던 껌 도 잊은체 어금니를 꽉 깨물고는 안나를 째려보았다. 하얗던 피부가 조금씩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뭐? 말이심해? 야, 너 말 다했냐?”
“아니 아직 다 안했다!! 어쩔래!! 운전 못하는게 죄야? 죄야?! 못하니까 잘 하려고 당신이 말한 비싼 돈 써가면서 허구헌날 이렇게 교육 받는거아니야!!”
“야 그래도 정도가 있지, 이봐요 안나씨. 이런 실력으로는 길 위에 올라서자마자 죽어요, 죽는다고!. 당신만 죽는게 아니고 죄 없던 사람도 칠 기세인데 내가 이걸 그냥 보고 강사짓거리를 하고있으라는거야? 안나씨 이정도면 진짜 살인 미수 감이에요 알아요?”
“......”
“아시겠냐고요!”
“...씨이...”
“..씨? 씨이?.. 너 지금..!!”
믿을수 없다는 듯, 입을 쩍 벌린 엘사는 안나의 마지막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개를 푹 숙인 안나의 어깨가 파르르 떨리는 것을 보며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여 머리칼에 가려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두 손은 주먹을 꽉 쥐어선 부들부들 떨어대는 모습을 보니 잘못하면 치고박고 싸우겠구나 싶어, 아주 조심스럽게 안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여차하면 오른팔로 가드부터 올리고 시작하자라고 마음먹으면서.
“저기요?”
“..씨이..씨이잉..”
툭툭, 부들부들 떨던 안나의 주먹을 손가락으로 건드리자 떨림이 멈췄다. 그리고 가려진 머리카락 사이로 눈물이 한방울, 또르륵. 흘러내렸다.
“울,울..울어요?”
“...씨이잉..히끕!...흐으윽!...”
안나는 두 손을 들어 조막만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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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는 심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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