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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REMAKE/ 운전교육 -7-

화로불판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6 00: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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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이걸로 끝내죠.”


 교외의 강변을 한바퀴 쭉 운전만 안나는 그 새에 녹초가 되어버렸다. 세찬 비바람에 앞도 잘 보이지 않고 비틀비틀 겨우 중앙선을 지켜가며 운전하여 온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인지 건조해진 두눈을 연신 깜빡였다.


 다시 자리를 바꿔 엘사가 운전석에 앉고는, 네비게이션에 주소창을 띄웠다.


 “나머지는 다음에 배우면 될테고, 숙소 주소좀 쳐봐요.”
 “어? 왜요?”


 “안나씨 매니저한테 듣기론 매일 교육이 끝나면 집근처로 대려다주기로 했어요, 시간도 늦었고 하니까 집에가서 푹 쉬세요”
 “아..네에..”


 어느샌가 시계는 7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화도 내고 울기도 했지만 신기하게 금방 지나버린 시간에 살짝은 아쉬웠던지, 안나는 주소창을 바라보며 머뭇거리더니 토독 토독, 디스플레이의 문자열에 자신의 주소를 써넣었다.


 “거리가 좀 되는데 피곤하지 않아요? 눈좀 붙이고 있어요”
 “괜찮아요, 헤헤”


 조금은 헝클어진 머리에 눈 끝이 빨개진 것에 엘사가 걱정되는 듯이 물었지만, 안나는 그럴수록 더욱 헤실 웃으며 답할뿐이였다.


 ‘내가 불편한데..’


 사실, 이런 저런일이 있고 집에 가야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엘사는 어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편히 쉬고싶다는 생각이 짙었다. 물론 이런 귀여운 모습의 안나와 같이 있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였지만, 그건 아주 잠깐의 시간이였을뿐. 오늘 하루 쭉 그녀를 지켜본 결과 여타 또래의, 아니. 또래보다 어린 학생들을 돌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정도로 안나는 쉴틈없이 재잘대곤, 깔깔깔웃으며, 명량했다. 방금 운전대를 넘기고 한바퀴를 가볍게 주행하면서도 입만은 쉬지않았으니까. 


 자신과는 사뭇 다른, 혹은 자신이 특이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안나의 그런 넘치는 에너지를 받아낼수 있을만한 체력이 남아있지를 않았다. 집에 대려다 줄때만큼은 곤히 잠들어 조용하게 노래를 들으며 가기를 기도했었건만. 아직은 창밖을 보며 미소를 지우지 않은 안나를 보자니 씁슬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래요. 그럼. 시간이 늦었으니 좀 빨리 갈께요. 아, 그나저나 말 놓아도 될까? 97년생 맞지? 나는 95년생인데, 말 놓아도 되지?”

 “아!, 네 편하실대로 해주세요~!”


 “엘사라고 불러도 좋아, 말도 높이지 말고.”


 “..그래도.. 엘사..언니?”
 “그래그래 편한대로 불러라. 그럼 출발할게” 


 순식간이였다. 매우 거칠고 야성적이게 운전할것만 같았는데, 몹시 안정적이고 부드러웠다. 그러면서도 귀신같이 타이밍을 잘 맞추고 원활한 차선변경 등. 신호에 걸리거나 하지않고 멈추는 일 없이 정말 뱀처럼 이리저리 잘 도 교통체증을 빠져나갔다. 로드 매니저의 운전실력도 나쁜편은 아니였지만 이 정도는 아니라고 감히 말할수 있을 정도로 능숙했다. 두둥실 떠가는 요람에 탄 듯, 기분좋게 흔들거리는 느낌에, 안나는 뒤늦은 피곤함이 밀려온것인지 꾸벅, 꾸벅 고개를 떨꾸며 졸기 시작했다.

 그녀를 흘깃 쳐다보고, 조용히 웃은 엘사는 이리저리 흔들리는 머리를 시트에 뉘여주고 앞머리를 만져 간단히 정돈해주었다.


 ‘다행이 잠꼬대는 없나보네,’


 으음, 안나가 뒤척이며 창가쪽으로 몸을 살짝 돌렸다. 정자세로 서 있는 시트가 불편한건가 싶던 엘사는, 신호등이 빨간불이 되자 주차 브레이크를 당기고 자신의 안전벨트를 풀었다.


 “끄응차..”


 살짝 좁은 실내에서 상체를 세우려니 답답했지만, 몸을 움직여 시트의 모서리에 무릎을 대고는 안나쪽으로 허리를 숙였다. 시트 조절버튼을 찾기위해 안나의 오른쪽 허벅지 옆, 비어있는 공간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엘사의 머리카락이 안나의 코게 닿으며, 조용한 정적속에서 두 여자가 가깝게 맞닿아있는 것이 묘한 느낌이였다.


 “아...”
 “아씨..왜 안내려가냐..아? 깼어? 미안미안”


 버튼이 보이질 않자, 더욱 상체를 집어넣은 엘사가 고개를 숙이자 그녀의 머리카락이 안나의 얼굴을 사르륵 훑었다. 은은한 샴푸의 향과 간지러움에 꾸벅꾸벅 졸던 안나의 눈이 살며시 떠지고, 엘사는 고개를 들어 머쓱하니 그녀의 눈을 맞추었다.


 “아..에에에에엑?!”
 “아얏!, 놀래라!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


 “아..아..”


 안나의 비명과도 같은 고함에 놀란 엘사가 천정에 머리를 콩 박고는, 얕은 신음소리를 내며 손으로 정수리를 감쌌다. 그새 홍당무가 된 안나가 입만 뻐끔뻐끔 거리다 무안한 듯 손을 들어 입을 가렸다.


 “죄송해요..괜찮아요? 놀래키려던건 아니였는데”


 “아야.. 괜찮아 괜찮아”
 정수리를 콕콕 매만지던 엘사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불편해 보이길래 시트좀 뒤로 뉘여줄려고 했지, 오른손 이렇게 내려봐”


 자리로 돌아선 엘사가 벨트를 다시 매고는, 자신의 시트 조절버튼을 만지며 보여주자 안나는 따라서 자신의 자리에 손을 넣고 더듬거렸다. 곧, 위잉 하며 시트가 뒤로 조금씩 젖혀지자 작게 고개를 끄덕거린 뒤, 이제 막 초록불로 바뀐 신호등을 보며 다시 기어를 넣었다.


 “편하게 자, 아직 갈려면 좀더 남았으니까”
 “네..네에..”
 
 가는동안 안나는 잠들 수 없었다. 뉘여진 시트에서 편하게 잘법한도 하지만, 너무 놀란 탓에 빨갛게 물든 두 볼과 심장은 식을 기미가 보이지않았고, 쿵쾅대는 것이 들리지 않을까 걱정될 뿐이였다. 아직도 코 주위에 아른거리는 샴푸향기, 그 간지러움에 실풋 웃음이 나올뻔했다. 꿈속에 빠져들기 직전 눈을 뜨니 보였던 그녀의 옆 얼굴과 백옥같던 목선이 잊혀지질 않는다. 잊고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운전에 집중하는 사이 두손을 배 위에 가지런히 두고 자는 척을 하며, 실 눈으로 그녀를 훔쳐보았다. 


 운전대를 잡고있는 지금, 그녀의 표정은 행복해보였다. 그것이 그녀의 행복한 표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안나가 생각하는 행복한 표정들중에, 엘사가 짓는 표정에는 ‘행복‘ 이 들어가있었다. 무언가 소소한, 그러나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있을때의 만족감. 그 표정이였다. 운전대를 잡고 있을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해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나름의 상상력을 더해 이런저런 상황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하며 즐거워하며 엘사를 흘깃거리는것도 잠시, 어느샌가 자동차는 눈에 익은 가로등 불빛과 건물들 사이로 들어가고있었다. 매일같이 들리던 편의점 앞에 도착했을 때, 네비게이션의 안내음성이 끝났고, 안나는 눈을 부비며 어색한 하품을 했다.


 “일어났어? 다 왔어”
 “하으음, 아 벌써왔어요?, 진짜 운전 잘하시네요.”


 시트를 세우자 편의점 옆 블록, 높게 솟은 담장들 사이에서 꽤 무거워 보이던 철문이 열렸다. 덜컹, 하는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귀에 거슬리지 않는 작은 소리를 내는 문틀의 비명과 함께 대문사이로 안경을 쓴, 이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순수하고 연약해보이는 남성이 걸어나왔다. 우산을 든 그는 문 밖에서 무언가 확인하려는 듯 좌, 우를 둘러보고는 도도도, 잔걸음으로 엘사의 자동차에 다가왔다.


 “아 이제 오는구나!”
 “네에...아, 인사해요 제 매니저오빠에요”


 창문을 살짝 내린 안나는 그에게 장난스럽게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작은 미소를 보였다.


 “아, 안녕하십니까. 지난 면접때 뵈었지요?.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나 매니저입니다. 당분간 잘 부탁드립니다.”

 “아, 예.. 그 엘사 아렌델입니다..”


 안나의 매니저라고 소개한 남성이 꾸벅 고개를 숙이자, 머쓱한 듯이 고개를 까딱였다.


 “그럼 전 이만 가볼께요.. 오늘 고마웠어요..엘사..언니?”
 “조심히 들어가”


 문 손잡이를 잡고 옅은 미소를 띄운체 안나는 엘사를 바라보았다. 그에 엘사는 문의 잠금을 풀어주고 작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잘 가라는 듯, 손을 휘적거렸다.


 “그..저..”
 “왜?”
 “또 만날 수 있는거죠?”
 “당연한걸, 매니저한테 말해놔. 그럼 나한테 연락하겠지. 다음엔 연습좀 해오고.”
 
 “이씽, 알았어요.”


 턱으로 범퍼쪽을 가리키며 짧은 비웃음 아닌 비웃음을 던졌다. 그러자 눈을 가늘게 뜨고는 혀를 삐쭉 내밀던 안나는 살며시 문을 열였다. 매니저가 우산을 펼친체 건네주는 것을 받고 잠깐 고개를 들어 우산에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다 창문을 올리는 엘사에게 손을 흔들었다.


 “다음에 봐요!”


 빗소리에 섞여 잘 들렸는지는 모르지만, 첫 만남때의 모습처럼. 엘사는 대충 손을 휘적거렸다. 그나마 처음과 다른 건 살짝 입꼬리를 올리고 미소짓는 그녀의 모습이였다. 곧, 자동차는 빠르게 골목을 빠져나갔다. 부웅, 하는 낮게 통통튀는 배기음이 빌딩 이리저리 메아리 치고 서서히 멀어져 헤트라이트의 불빛조차 보이지 않을 때 즘에서야 안나는 흔들던 손을 조심스레 내렸다.


 “어때, 괜찮았어?. 좋은 분이신거 같은데. 아니야?”


 매니저는 안나의 양 어깨와 얼굴을 훑고는 나긋한 어조로 물었다. 그 물음에 안나는 싱긋 웃어보이곤 삑삑, 도어락을 풀고 대문을 살짝 열어 그 사이로 몸을 넣었다.


 “..좋아요, 재밌던걸요.”


 “아, 혹시 엘사라는 저 강사, 직업이 뭐에요?”
 “흠.. 지금은 모르겠는데, 전 카레이싱 드라이버 였다..고는 하던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찾아볼까?”


 고개를 살짝 끄덕인 안나는 터벅터벅, 자신의 작은 정원을 지나 현관문을 향해 걸었다. 발 끝에 닿는 질적해진 흙들을 바라보자 그제야 빗방울이 거세지고 오늘 하루종일 소나기가 내리겠구나, 싶었다. 정원 안의 노란색 가로등들이 밝게 빛났다. 


 “레이싱이라..어쩐지.”

 안나는 히죽, 입꼬리를 올리며 조용히 좋아했다. 옆의 매니저도 알지 못하게끔.
.
.
.
 “여어, 어디야”
 “왜 갑자기, 또 무슨 부탁인건데”


 수화기 너머로 작은 기침이 들려왔다. 목에 무언가 잠긴듯한 소리로 중얼대는 것으로 보아 방금 깨어난것만 같다.


 “아니 뭐 큰건 아닌데..”
 “뭔데 뜸들여? 말해봐”


 꿀꺽, 침을 삼킨뒤 입맛을 다셨다.


 “범퍼랑 휠쪽을 긁어먹어가지고.. 미안하다 손좀 봐주라”


 깊은 한숨이 들려왔다. 엘사 역시 기분이 착잡하기 마련이다. 이런 부탁을 하는것도 그렇지만 황금같은 주말인 토요일에 불러내는것도 너무나 미안했다. 하지만 계속 상처난 채로 달려야하는 애마를 보자니 무언가에 얹힌 듯이 답답한 마음뿐이였다. 수화기 너머로 잠깐의 정적이 밀려왔다. 그녀는 연신 뒷 머리를 긁적거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도 친한친구인데 잘 해주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착각과 희망을 바라면서. 엘사는 그 친구의 답을 듣기위해 초조하게 기다렸다. 친구는 분명 자신의 스케쥴을 떠오르며 합리적인 답을 찾기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을 것이다.


 “야, 설마 자냐?”


 “..아? 으응?. 방금 뭐라고?”

 부스럭거림과 긁는목소리, 잠깐 졸았나 보다.


 “고쳐줄수 있냐고”
 기다리다 지친 엘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하아암..어쩌다 난 사고인건데?..설마 사람쳤냐?”
 “사람쳤으면 여기있겠냐..사식넣어달라고 했겠지..”


 픽, 하고 공기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항상 들을때마다 기분나쁜 비웃음이다.


 “어쩌다 난 사고인데?, 보험은 역시나 안들었겠지?”
 “사고야 뭐. 만나서 이야기 해줄게. 보험은 딱히 해놓은게 없어서. 알잖아 나 대인만 들어놓는거. 누구는 이렇게 사고날줄 알았겠냐”


 수화기 너머로 으어어, 하는 낮은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기지개를 피는 듯한 소리에 엘사는 미간을 찡그리고, 자신의 발밑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잘 알지. 독불장군에 똥고집씨, 그러니까 내가 지난번에 좋은 보험..”
 “아가리하고, 고쳐줄거야 말 거야?”


 -흐으음, 머리를굴리는지, 무언가 노래를 흥얼거리는지. 아마 평소 습관대로 손가락을 들고는 좌우로 저울질하며 그 큰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여대고 있을것이라 상상했다.


 “..알았어, 가져와봐. 대신! 천천히와..좀만 자다갈게. 아직 집이니까”
 엘사는 살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오케이!, 야 근데 지금 너네 공장앞인데, 여기서 기다리면 되지?”


 잠깐의 정적, 뒤이어 깊은 한숨이 들려왔다.
 “금방갈게.”


 뚝, 전화를 끊자 엘사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꽤나 조용한 동네이다. 새 지저귀는 소리만이 잠깐씩 들려오는 것 빼고는 지나가는 차 한대 없다. 이런곳에 세워진 정비공장이라 그런지 도시에 있는것과는 느낌이 색다르다. 그렇게 환경이 열악해 보이는것도 아니고, 깔끔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다. 북적북적하지 않고 여유로운. 확실히 어느 방면에서 보나. 건물에서는 ’나 돈 많으니 손님 없어도 됩니다‘. 라는 듯한 기괴한 고고함마저 느껴졌다. 


 ’얘도 참 이상한년이야..‘


 그러니 친구를 하고있겠지. 한 모금 연기를 빨아들이자 아침 시골 공기의 쌀쌀함이 몸을 감싸왔다. 언뜻 그날의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렇게 마음대로 머릿속을 헤집어 놓고는 기억에서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펑펑 울던 일들. 당황하며 달래주려고 했지만 더 울려버린 것, 어깨가 축 쳐져서는 미안해하던 것. 작은 빵모자를 꼬옥 움켜쥐고선 고개를 숙인모습들, 미소. 안나.


 “흠..”

 또다시 담배를 한모금 들이마셨다.


 “니가 뭐길래..”


 왜 머릿속에서 나오질 않느냐, 라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말해선 안될 것 같았기에. 그저, 오랫동안 사람을 멀리하다 보니 눈에 띄였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씨발.”


 작게 욕설을 중얼거렸다. 필터 언저리에서 머무는 담뱃불. 던질지 말지, 잠시 고민하다 바닥에 떨구고는 발로 비볐다. 넓지만 차가 없는 황량한 주차장에선 바람들이 뛰놀며 내는 소리들로 가득했다.
 
 “빨리오네..?”


 담배를 세 개째 피우고 있을 무렵, 저 멀리서부터 낮은 배기음이 들려왔다. 간헐적으로 퉁퉁거리는 기분좋은 두드림을 내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자동차가 빠르게 다가왔다. 윤곽만 보아도 눈에 반짝 비추는 하이크로마 레드 색상의 차량. 그렇게 공도의 끝판왕이라고 떠들어대던 ’스바루 임프레샤‘. 무려 WRX 사양이라고 신나하며 차키를 자랑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정말 익숙한 이미지가 되었다. 


 엘사의 애마 옆으로 점점 다가온 스바루 임프레샤는 자연스럽게 직원전용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 빠르게 주차하였다. 이윽고 야성적인 거친 엔진소리가 멎고, 운전석 문이 열렸다. 빨간 후드티와 허벅지언저리에 데미지가 들어간 청바지를 입고 있는 젊은 여성이 내렸다. 갈색머리와 부분부분 금발이 섞인듯한 오묘한 단발을 가진 그 여성은 아침의 피곤함을 만끽하며 연신 입을 크게 벌려 하품했다. 


 “야! 라푼젤, 빨리왔다?”
 “시끄러.”


 익숙한 듯이 엘사와 주먹을 맞대고는, 터덜터덜. 공장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녀의 이름은 라푼젤 피츠허버트. 고등학교때 만나 대학교도 같은 캠퍼스로 입학한 꽤나 오래사귄 친구였다. 전직 레이싱 크루의 수석 메케닉으로 오래전부터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현재는 한량처럼 너풀거리며 가늘고 길게 살길 원하는 시골 정비공장의 사장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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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의 캐릭터 중 일부분 바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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