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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청혼하러 가는 길(9)

ㅇㅇ(125.129) 2020.03.08 16:02:46
조회 862 추천 69 댓글 12

<축제준비>



같이 저녁식사를 한지 여러 날이 지났다. 엘사와 한스의 관계는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살얼음판이었다.

크리스토프는 국정일이 바빠서 잘 챙겨주지 못한다고 엘사와 한스에게 미안해했다.

대신 안나가 종종 그들과 어울렸는데 사람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한스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안나는 호흡이 꽤 잘 맞았다. 엘사도 처음보다는 편하게 어울릴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안 보이는 벽이 있는 것 같았다.

거기다 한스의 행동, 말투 하나하나가 엘사를 불편하게 했다. 안나에게 적극적으로 대하는 한스를 보는 건 마치 화재가 난 집에서 차를 마시며 불이 난 것을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불편함. 하지만 안나는 그런 관심을 받을 만한 사람이었다.

엘사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체크메이트! 제가 이겼네요, 공주님!”


“으…또 졌어요!”


유쾌한 웃음소리가 테라스에 울려 퍼졌다.

안나는 분한 듯 얼굴을 찌푸리며 어쩔 줄 몰라 했고, 한스는 그런 안나가 귀여운 듯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엘사는 그 옆에서 책을 읽고 있었지만 책에 집중할 수 없었다. 좀처럼 진도를 나갈 수 없었는데 현재 이 성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두 사람이 바로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엘사도 같이 할래요?”


안나의 질문에 엘사는 잠시 책을 덮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 상태로는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았다. 차라리 자리를 뜨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아뇨, 괜찮아요.”


“아, 혹시 너무 시끄러웠다면 미안해요.”


“괜찮으니까 그럴 필요 없어요. 전 제 방으로 돌아 갈게요.”


엘사는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이 잘 어울리는데 어쩐지 자신이 방해하는 기분이었다.

마치 이방인이 된 것처럼.


안나는 가지 말라며 엘사를 잡았지만 엘사는 정말 괜찮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

안나가 엘사가 나간 문 쪽을 바라보며 있자 한스는 체스판을 정리하며 안나에게 말을 건넸다.


“공주님, 한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네? 아, 저요? 물론이죠!”


안나는 허둥지둥 대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한스의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묘하게 날이 서 있었다. 

하지만 그건 안나를 향한 건 아니었다. 


“엘사가 걱정되세요?”


“네?”


뜻밖의 말에 안나는 화들짝 놀라며 한스에게 되물었다.

엘사가 걱정되냐구요? 

한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체스판을 자리에 놓고 의자에 편하게 기댔다.

그는 안나의 생각이 궁금했다. 아니,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확인을 하고 싶었다.

지난 며칠 동안 안나를 봐오면서 한스는 이 공주는 정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배려심 깊고, 무엇보다 같이 있으면 자신까지도 따뜻해 지는 기분이었다.

아마 엘사도 별반 다르게 느끼지 않았을 것이었다.


다만 한 가지 걸렸었던 것은 그 따뜻한 시선의 끝엔 항상 엘사가 있었다.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안나의 시선 끝에는 백금발의 무표정한 여인이 있었다.


“네. 공주님께서 엘사에게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서요.”


“제..제가요? 음, 당연히..신경 쓰이죠! 일단 손님이기도 하고..”


귀 끝이 살짝 빨개진 채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시작하는 안나를 보니 한스는 자신의 짐작이 맞다고 생각했다. 안나 공주는 엘사를 좋아한다. 

공주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치만...잘 모르겠어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엘사가..자꾸 저를 피하는 것 같아서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음, 그냥 느낌이에요. 엘사는 항상 참고있는 것처럼 보여서요..그럴 필요 없는데도..”


“…… .”


“전부..말해주면 좋겠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지..”


“그런가요?..”


“그냥, 조금 섭섭해서요. 나만 안달나는 것 같아서...아, 이건 엘사에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그..그냥 제 생각이에요!”


“...공주님은 정말 다정하시네요. 그렇게 신경도 써 주시고..”


안나는 아니라며 손사레를 치자 한스는 쓴 웃음만 지었다.

저 다정함이, 따스한 웃음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확인 한 순간, 한스는 자신이 했던 질문을 후회했다. 차라리 추측으로 남겨두는 편이 나을 뻔했다. 

공주 앞에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목 안쪽부터 느껴지는 씁쓸함에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무언가를 요구한 적도, 바란 적도 없었다.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한스는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단 하나를 알 수 있었다.


안나, 나는 당신을 원해.










엘사는 방으로 돌아와 책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침대로 쓰러졌다.

그 자리를 피해 방으로 돌아온 것은 나름대로의 두 사람을 위한 배려였다.

한스와 다툰 이후로 엘사는 많은 생각을 했다. 자신의 감정에 더 솔직해지라는 한스의 말은 엘사에겐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모님의 죽음 이후 감정을 드러내서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 한스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엘사는 그건 자신에게 어울리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공주를 대하는 한스의 태도를 보니 한스도 진심으로 다가가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한스와 그렇지 못한 자신을 보며 엘사는 안나에게 다가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안나는 더 나은 대접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스가 바람둥이라는 소문이 있긴 해도 어디까지나 소문이었을 뿐, 실체는 확인된 적도 없었고 엘사가 봤을 때도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 

어렴풋이 자신보다는 한스가 안나에게 더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 순간 침대 옆에 있는 탁자에 놓인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미처 전해주지 못한 목걸이.

엘사는 손을 뻗어 상자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상자를 열어 다시 한번 목걸이를 쳐다봤다.

가운데 박힌 녹색 보석은 안나의 눈과 비슷한 색이었다. 마치 이 목걸이는 안나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만.”


엘사는 작게 중얼거리며 상자를 닫고 눈을 감았다.

생각을 멈추고 싶었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이 자신을 점점 옭아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안나의 얼굴이, 웃음소리가, 햇살 같은 다정함이 도저히 지워지지가 않았다.










축제일이 가까워질 수록, 안나도 점점 바빠졌다. 안나는 한스와 엘사를 종종 만나곤 했지만, 이상하게 엘사를 만나기는 더 힘들었다. 마치 엘사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피한다는 느낌을 도저히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안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엘사에게 혹시 자신을 피하는 건지 묻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혹시라도 엘사가 자신과 더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할 까봐. 안나는 이유 모를 불안감을 덮어두고 축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 결과 왕실 도서관에서 축제와 관련된 서적을 찾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양쪽으로 땋은 머리를 길게 내렸겠지만 어째서인지 오늘은 머리를 땋아 올리고 싶었다. 땋아 올린 갈색 머리는 안나가 입고 있는 베이지색 드레스와 매우 잘 어울렸다. 과하지 않으면서 깔끔한 무늬가 수 놓아져 있는 드레스는 크리스토프가 성년식 때 자신에게 선물해 준 옷이었다. 


도서관에는 오직 안나 뿐이었다. 공주는 방해받길 원치 않았고, 축제 준비에 집중하고 싶어했다.

매년 해오던 행사였지만 이번에는 온전히 자신의 감독 아래 치러지는 축제였다.

작년까지는 크리스토프가 도와줬었지만, 올해는 그가 나라 일로 바빴던 탓에 어쩔 수 없었다.

거기다 크리스토프는 자신의 성년식 준비로 얼마 전까진 얼굴도 마주치기 힘들었었다.


사람들은 안나가 바깥 활동을 좋아하는 말괄량이 공주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 안나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특히 소설이나 시집을 좋아했는데 스스로도 종종 시를 쓰곤 했다.

하지만 그에 반해 기하학 같은 책은 좋아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인생인데 그런 책은 인생을 더 어렵게 만든다나 뭐라나.


“음, 이쯤이었던 것 같은데..”


안나는 책장을 살펴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여기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는 책인데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안나가 한참 책을 찾고 있던 사이 도서관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하지만 책 찾는 것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안나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 여깄다!”


안나는 마침내 책을 찾아낸 것이 기뻤지만 다시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키보다 높은 곳에 꽂혀 있는 책은 팔을 뻗으면 아슬아슬하게 닿을 것 같으면서도 닿지 않았다.

발꿈치를 들어올려 책을 꺼내려 해도 책에 겨우 손가락이 닿았을 뿐, 꺼낼 수는 없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맡아봤던 시원한 향이 안나의 코 끝을 스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들리는 안나가 언제나 듣고 싶었던 목소리.


“제가 꺼내드릴게요.”


엘사.

안나보다 키가 컸던 엘사는 능숙하게 높은 곳에 있던 책을 꺼냈다. 그리곤 안나를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안나는 여전히 등을 보인 채 양 손을 제 가슴 한 가운데로 모았다. 

엘사를 보는 것이 두려웠다. 쿵쾅거리며 뛰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엘사의 귀에 들릴 까봐.

그러면 자신의 마음도 들킬까 두려웠다.


엘사는 미동도 없이 뒤 돌아 있는 안나를 보다 어깨에 손을 얹었다.

엘사의 손이 안나에 어깨에 닿자, 움찔거리며 당황하는 모습이 여간 귀여운게 아니었다.

안나의 그런 모습에 엘사는 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공주의 표정을 보고 싶었다.

이미 귀까지 빨개진 공주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돌아서면 놀려줘야지.


“안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안나는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말을 하면 떨려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책, 가져가요.”


엘사는 안나의 옆으로 책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제서야 공주는 책을 받아 들곤 엘사를 향해 돌아섰다.

호수 같은 짙은 푸른색의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나는 자신의 볼이 붉게 달아오른 것을 알았지만 엘사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마치 저 푸른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건 엘사도 마찬가지였다.

안나의 녹색 눈이, 군데군데 있는 귀여운 주근깨가, 단정히 땋아 올린 갈색 머리가 엘사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안나가 돌아서면 놀려주려고 생각은 이미 저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당신은 햇살 같아..”


엘사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안나는 따사로운 햇살 같은 사람이었다.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따듯했다.

그리고 무의식 중에 그 말이 튀어나왔을 때 엘사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인지하지 못했다.

안나의 붉게 달아올랐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갛게 변했을 때, 엘사는 그제서야 속으로 생각했던 말이 튀어나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안해요, 안나!”


엘사는 황급히 안나에게서 떨어지며 자신을 자책했다.

이 바보 멍청이! 요새 너무 편하게 지냈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엘사 아렌델.


두 사람 사이에는 정적만 흘렀다. 안나는 안나 나름대로, 엘사는 엘사 나름대로 속에서는 지진이 나고 있었지만 누구 하나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다.

안나는 엘사가 건네 준 책을 보다 곁눈질로 슬쩍 엘사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안나는 엘사를 바라보고 있는 자신이 그렇게 기특할 수 없었다.

처음으로 살짝 붉어진 엘사의 얼굴을 본 안나는 확신했다. 민망한 듯 뒷목을 쓸고 있는 저 사람을, 자신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는 저 사람을..


내가 좋아하고 있구나.





먼저 정적을 깬 것은 엘사였다.

엘사는 덥지 않냐는 핑계를 대며 창문을 살짝 열었다.

밖에서 들어오는 신선한 바람에 엘사는 그제서야 조금 진정할 수 있었다.


“엘사.”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안나의 목소리에 뒤를 돌았다.

안나는 엘사가 건네 준 책을 책상 위에 놓곤, 천천히 엘사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진지한 표정으로 엘사에게 말했다.


“...나 묻고 싶은 게 있어요.”


그 말에 엘사는 마른 침을 삼켰다. 안나의 얼굴은 너무 진지해서 엘사 마저 긴장하게 끔 만들고 있었다. 


“만약에 내가...오해하는 거라면, 미안해요. 혹시..내가 불편한가요?”


“그게 무슨..”


“당신이..자꾸 절 피하는 것 같아서요..”


끝으로 갈수록 작아지는 안나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엘사는 그 말에 차마 아니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확실히 엘사는 안나를 피하고 있었다.

마치 공주는 내 것이라는 듯한 한스의 행동에 불쾌했던 것도 있었지만, 엘사 스스로 안나에게 다가가기 어려웠다. 아마 오늘도 도서관에 안나가 있는 걸 알았다면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책을 꺼내려 버둥대는 안나를 보고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 이런 상황을 만들려던 의도는 없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오는 저 눈동자가 엘사의 깊은 곳에서 대답을 찾고 있는 느낌이었다.


“혹시 내가 뭘 잘못 했다면 말해줘요. 내가 고칠게요.”


“안나.”


엘사는 안나의 말을 자르며 고개를 저었다.

절대 안나의 탓이 아니었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그냥...”


“...엘사..”


“난 당신과..한스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요.”


한참의 고민 끝에 내린 변명에 엘사는 입술을 깨물었다. 고작 생각해 낸 변명이 이 따위라니.

사실대로 말 할 수 없었다. 어떻게 말해야 할 지도 몰랐다. 당신을 보면 뭔가 느껴지는데 그게 무슨 감정인지 나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말하면 당신은 무슨 표정을 지을까?


“하..한스와 난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 .”


“엘사, 당신이 무슨..생각을 하든, 절대 사실이 아니에요. 한스는 그냥 좋은 친구에요. 난 단지..당신이랑 더 친해지고 싶어서..”


“…… .”


안나는 꽤 당황한 것 같았다. 한스의 이야기를 꺼낸 탓일까. 

엘사의 침묵에 안나는 어쩌면 좋을지 몰랐다. 엘사가 한스와 자신을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도 몰랐고, 아주 조금의 그럴 생각조차 없었다. 안나는 지금 이 순간이 어쩌면 자신이 한발 더 다가가야 할 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엘사.”


“...?..”


“주제 넘었다면 미안해요. 그치만..나는 당신이 참기만 하는건..싫어요.”


“안나?”


“그러니까 말 해줬으면 좋겠어요. 나, 난 알고 싶어요!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엘사는 안나의 말에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왜 하필 이 순간, 한스의 말이 머리 속에서 울려 퍼졌는지 자신의 기억이 원망스러웠다.


‘넌 네 감정에 좀 더 솔직할 필요가 있어. 엘사.’


엘사는 고개를 숙였다. 도저히 안나의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질 않았다.

덮어둬야 했다. 아무도 모르게 이 불확실한 감정을 감춰야 했다.

그 순간, 따뜻한 햇살이 엘사를 감싸는 것 같았다. 싱그러운 여름 날의 향기가 엘사의 코 끝에 내려앉았다. 엘사는 자신을 안아오는 안나의 온기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지난날 부모를 잃고 살아온 자신에게 구원이 내린 것처럼 안나의 따스함에 엘사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괜찮아요. 엘사, 다 괜찮아요.”


안나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엘사는 숨을 들이켰다. 

부모의 죽음 이후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듣지 못했던 말.

어쩌면 가장 원했던 단 한마디.


괜찮아, 엘사. 네 탓이 아니야.


안나의 저 한마디는 엘사에게 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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