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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썰) 글핀엘사 슬덴안나 13

36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2 10: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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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진 슬리데린 안나 上

[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진 슬리데린 안나 中

[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졌다가 성인된 슬리데린 안나 下







아렌델의 가장 깊숙한 곳이면서 가장 어두운 장소. 문 밑으로 흘러나오는 검은 연기를 보던 안나가 손잡이를 돌렸어.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은 열려야 했지만 굳게 닫혀있어. 도대체! 입 밖으로 빠져나오려는 욕을 최대한 잠재우며 화를 가라앉혀. 심호흡을 한번 하고 다시 돌려봤지만 끄떡도 없었지.



“열어.”



제발….



문짝에 이마를 찧었어. 둔탁한 소리가 들려오고 머리에선 통증이 느껴졌지만 아무런 행동도 못 했지. 닫혀있는 문이 무서워. 처음엔 화를 못 이겨 부들거리던 손이 이제는 두려움에 떨려오기 시작했어. 한순간에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어. 이 문은 이제 언제쯤 열리는 거지? 훗날 자신의 동생이 이 문을 열 거야. 오직 아렌델을 위해 열리는 곳이니깐. 가주와 후계자만이 드나들 수 있는 장소.



나보고…. 쓸모가 있겠다며….



힘없이 풀렸던 손을 들어 올려 문을 두드렸어. 쿵, 쿵-. 안나가 홀로 서 있는 주변에서 애절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지.





-





성탄절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엘사는 곧바로 안나를 찾았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어. 자주 갈만한 곳들을 살펴보다가 슬리데린의 학생들에게 안나의 행방을 물었지만 아무도 모른다고 말할 거야. 안나, 어디에 있어! 도서관을 지나치고, 걷던 속도를 올려 거의 뛰다시피 찾아다녔지만, 호그와트 안에서는 안나의 적색 머리카락 한 올도 안보였어. 처음엔 단순하게 어딘가에 있겠다 싶었던 안일한 마음에 불안감이 뭉치기 시작해. 주변 학생들에게 다시 물어보며 다니다, 마지막으로 안나가 갔던 곳을 알려준 학생이 있었어. 남쪽 호수. 손가락으로 대략 위치를 알려준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한 뒤 달려나갔지.



남쪽엔 거대한 호수가 있어. 예전에도 안나와 함께 있었던 곳이야. 숨이 막힐 정도로 뛰어가던 엘사는 호수의 한쪽 구석에서 가만히 서 있는 안나를 찾아냈어. 멀리서 봤지만 단번에 안나임을 알아차린 엘사가 걸음을 멈추다 다시 속도를 올려 달려갔어. 점점 안나의 모습이 확연히 보였지. 바로 눈앞에 갔을 땐, 숨이 벅차올랐어. 다른 이의 인기척이 들렸지만 아무런 행동이 없는 안나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 그렇지만,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어.



나를 봐줬으면 좋겠어. 엘사가 몸을 움직여 안나의 얼굴을 보는 순간 움직임이 멈췄어. 달려와서 숨이 막히는 걸까, 호수를 바라보며 울고 있는 안나를 보게 돼서 그런 걸까. 모르겠어. 그렇지만 안나의 눈물을 보게 되니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올 거 같았어. 두 번째로 보게 된 안나의 눈물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 항상 웃었으면 하는 사람이 왜, 항상 슬퍼하는 걸까. 나는 너에게 많은 행복을 주고 싶어. 내 욕심이 너무 컸나보다-. 네 마음도 모르고 내가 고집만 부리고 있는 게 아닐까? 처음으로 안나에게 다가가기 무서웠어. 이번에도 저를 밀어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항상 거절당해왔지만, 오늘도 그런다면 무척이나 슬플 거 같아. 가까이 있지만, 서로가 멀리 있는 기분에 안나를 부를 수 없었지.



안나는 엘사의 기척을 느꼈어.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슬쩍 닦아내다가 가까이 다가오라 말했지. 뻣뻣한 움직임 소리가 옆에서 가까이 들려. 눈물이 그치고, 그 주변이 뜨거워졌어. 엘사에게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야. 부끄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 눈가에 물기가 가득 차 있는걸 알고 있지만, 여전히 안나는 울고 싶었어. 이미 마음속에선 감정이 찢어지고 뭉개졌을 거야. 



“안나…. 보고, 보고 싶었어….”



안나의 옆으로 다가온 엘사가 조심스럽게 말해.



엘사의 고백에 안나는 웃음이 나왔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오직 엘사만이 그토록 원하는 말을 해주고 있으니깐. 누구나 애정을 받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거야. 하지만, 자신은 그러지 못했지. 애정의 뜻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렸어. 정의를 찾으라면 사전으로 찾게 될 거야. 가족들한테 듣길 원했던 말이 엘사가 당연하다는 듯 말해주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허탈했어. 우리의 연관성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너는 도대체 내 어떤 점을 보고 이렇게 좋아해 주는 걸까.



시선을 마주치고 자신과 비슷한 엘사의 푸른 눈을 봤어. 한없이 맑게 푸르기만 한 동공 속엔 불안함이 담겨있는지 살짝 떨리는 게 보였어. 내 말에 집중해주며, 내 모든 것에 진실한 감정을 내비치는 너를 나는 밀어내기만 해도 되는 걸까. 이 생각을 끝으로 고백했어.



“나는. 혼혈이야.”



거짓으로 뭉쳐진 내 모습을 고하며, 네게 용서의 은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게 이렇게 떨리는 거였나. 모든 순간이 숨이 막혀왔어.



그 대단한 아렌델에 혼혈이 섞여 있어. 어머니가 아버지와 어떤 식으로 결혼하게 됐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스스로가 그렇게 혐오했던 잡종이 바로 나야. 아버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나는 모든 걸 해왔어.



호그와트 입학 전 배웠던 어려웠던 수많은 마법, 가족들보다 더 좋아했던 집요정이 죽었을 때. 가끔 꿈에서 날 찾아오는 그 아이가 무섭긴커녕 좋았어.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행복이었어.



내가 너무 싫어. 가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고 싶었어.



“그리고, 너는 너무 달콤해서 무서워….”



달콤한 향에 취해 독인 줄 몰라 죽어가는 벌레와 같은 존재가 된 거 같아. 너에게 익숙해질 때 나는 버려질까 두려워.



“아직도 내가 좋아?”



안나는 말을 끝내고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모든 것들을 생각해. 이 말들이 다른 학생들의 귀에 들어가고 모두에게 선망의 존재였던 자신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겠지. 그게 두렵지는 않아. 고작 나라는 존재로 아렌델에 흠집이 생길 리 없겠지. 엘사, 날 좋아해 준 네가 등을 돌려도 괜찮을 거 같아. 한편으론 마음이 아프겠지만…. 너니깐 나는 괜찮아.



그렇지만 나는 모든 것을 잃었어. 이제 어디로 걸어가야 하지?





-





안나의 고백에 엘사는 무슨 말을 들었나 생각하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걸 느껴. 그러다가 곧바로 정신을 차리겠지. 본인과는 다르게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온 안나였어. 이걸 어떤 식으로 달래줘도 문제가 생길 거야. 이럴 땐 다독이는 방법이 있었나-. 귀에 들려오는 말들이 충격적이기 했지만, 내가 안나를 싫어할 거라고? 나는 여전히 널 사랑하는걸.



사랑에 빠진 마녀는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어.



힘없이 떨궈진 안나의 고개에 엘사는 말없이 안나를 품에 안았어. 언뜻 주춤거리는 기척이 느껴졌지만 무시했지. 엘사의 품 안에 들어온 작은 몸이 한없이 떨려와.



가엾은 나의 안나.



“안나, 널 사랑해.”



싫어함이란 기약 없이, 계속.



엘사의 진중한 고백에 안나의 어깨가 들썩여. 서럽게 눈물을 흘리면서도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모습이 그녀를 슬프게 만들었어.





-





[멍청한 놈. 안나 아렌델은 여전히 쓸모가 있다.]



질책하는 글이 적어졌어. 그 내용을 읽던 그가 인상을 찡그리며 깃펜에 잉크를 떨어트리지.



[그런데도 새로운 후계자를 올린다니-.]
















*
7

안나!!!!!!!!!!!!!!!!!!!


졸린 상태에서 글썼더니 왠지 오타가 많을거가타아
멀쩡해지면 다시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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