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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ough Choices (테니스 안나 코치 엘사) 16

번역(218.39) 2014.03.29 08:38:41
조회 1588 추천 73 댓글 21

 

 

엘사는 모니터의 파란 스카이프 로고를 응시하며 기다리고 있다. 영상 통화 인터뷰를 하기로 한 게 벌써부터 후회되었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이메일이 일주일에 여러 통씩 왔기 때문에 결국 한 명에게 승낙하고 만 것이었다. 일단 인터뷰를 하면 관심이 줄어들 거라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었지만 지금은 도무지 대화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특히 대화 주제가 안나라면 더더욱. 엘사는 안나에게 멜리사와 있었던 일을 얘기해야 했다. 올라프에게 멜리사를 보낸 것에 대해 화도 내야 했다. 여러 모로 정리할 일들이 많았다. 요즘 들어 엘사의 생활은, 산을 하나 넘으면 바로 다음 산이 기다리고 있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 같았다.

 

파란색 스카이프 로고가 튀어오르면서 전화가 왔음을 알리는 소리가 울렸다. 엘사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초록색전화 받기버튼을 눌렀다.

 

“이야, 엘사 씨!” 모니터에서 작은 체구의 갈색머리 남자가 엘사를 향해 활짝 웃는다. 엘사는 마음속으로 볼멘소리를 냈다. 이 사람 너무 들떴네. 내가 무사히 인터뷰를 마칠 수 있을까? 잠시 엘사의 반응을 기다리다가 아무 반응이 없자 그는 말을 계속했다. “, 알다시피 내 이름은 듀크예요. 엘사 씨한테 몇 가지 질문을 할 겁니다.”

 

엘사는 최대한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간단할 것 같네요.”

 

듀크는 고개를 끄덕인 뒤 책상 위에 놓인 종이를 내려다 보았다. “좋아요, 바로 시작합시다. 안나 씨의 목숨을 구한 뒤로 달라진 게 몇 가지 있죠. 이제 선생 일은 관두셨다면서요?” 그는 카메라를 향해 눈썹을 들어올렸다.

 

엘사는 별 생각 없이 의자의 팔걸이를 긁었다. “. 지금은 페렐만 씨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아직도 의과대학원에 관심이 있나요?”

 

엘사는 눈을 크게 뜨고 모니터를 쳐다봤다. “뭐라고요?”

 

듀크는 콧수염을 긁더니 말했다. “원래 목표가 그거 아니었나요? 의과대학원?”

 

“그게... 어떻게 아셨나 궁금해서요.”

 

“다 아는 수가 있죠.”

 

엘사는 마른침을 삼켰다. 몸에 열이 오르는 게 느껴져서 모니터에서 눈길을 돌렸다. 진정해, 엘스. 의과대학원 가려는 게 비밀은 아니었잖아. 그녀는 눈을 감고 끄덕였다. 듀크를 이해했다는 뜻에서였다. 하지만 나한텐 들키면 안 되는 비밀도 있는데. 엘사는 애써 그 생각을 지우고 질문에 대답했다. “맞아요. 지금도 의과대학원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듀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메모를 했다. “그러면 교육 봉사가 더 낫지 않나요? 아마 이력서에 좋게 보이려고 시작하셨을 텐데 왜 첫 해에 그만두고 일반 회사로 가셨습니까?”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엘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충분히 생각해서 대답할 만한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

 

“의사가 된다는 건 꾸준한 헌신이 필요한 일입니다, 엘사 씨. 가볍게 시작했다가 맘에 안 든다고 그만두는 성격이면 곤란해요.”

 

엘사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저도 압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들 교육 봉사를 택하잖아요. 전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마침 아주 좋은 기회가 찾아왔기에 잡았고요.”

 

듀크는 메모를 계속했다. “그게 목적이었나요? 아주 좋은 기회를 얻는 게?”

 

“네?”

 

그는 카메라를 올려다봤다. “그래서 안나 씨를 구하신 겁니까?”

 

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안나는 제 학생-”

 

“엘사 씨 얼굴을 테니스공으로 맞춘 학생이죠.” 듀크가 끼어들었다.

 

엘사가 헛기침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려고 애썼다. “저는 목숨을 구할 때 어떤 학생이든 가리지 않습니다. 다 똑같이 중요한 생명인 걸요.”

 

그는 히죽히죽 웃으며 자세를 바꿔 앉았다. “좋습니다. 순전히 이타적인 행동이었다는 거군요? 무례하게 들린다면 죄송하지만, 사이가 나쁜 학생을 구한다는 게 너무 이상적으로 들려서요. 머리를 깨져 가면서까지 싫어하는 사람을 구한다는 건 좀...” 그는 잠시 멈췄다. “하지만 지금은 사이가 좋으시죠. 두 분이 자주 만나시고요?”

 

엘사는 손으로 머리를 빗어내렸다. “전 안나를 싫어했다고 한 적이 없는데요. 약간 문제가 있는 학생이긴 했지만... 그리고 지금은 친구 맞습니다.”

 

“안나 씨를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문제아라고?”

 

“아뇨-”

 

“그럼 두 분은 정확히 어떤 관계인가요?” 그가 말을 잘랐다. 손에 엘사와 안나가 걸어가는 사진을 들고 있었다. 안나가 엘사의 팔에 매달려 그녀에게 따듯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상당히 다정해 보이는군요.”

 

엘사는 얼어붙었다.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어디로든 사라지고 싶었다. 손이 떨려왔다. “저는 이 인터뷰가 하이킹 사고에 관한 건 줄 알았는데요- 저에 대해 거짓말을 지어내고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싶으신 줄은 몰랐네요. 인터뷰는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엘-”

 

엘사는 노트북을 쾅 닫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왜 다들 날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 거야? 올라프가 떠오르기에 그 문제부터 해결하자 싶었다. 그녀는 현관문을 열고 나가 복도를 가로질렀다. 올라프네 집 문을 두드리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올라프가 문을 열고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엘스, 나한테 좀 화가 난 건 알지만-”

 

“좀?” 엘사가 폭발했다. “나 완전히 빡돌았어, 올라프.” 올라프를 때리고 싶다. 아니면 소리를 지르거나... 하지만 이웃들에게 방해가 될까 걱정됐다.

 

“그래. 나도 알아. 난 그저-”

 

“그만해, 올라프. 괜히 오지랖 떨지-”

 

올라프가 한 손으로는 엘사의 어깨를 잡고 다른 손으로 엘사의 입을 막은 뒤 집 안으로 엘사를 끌었다. 그는 엘사의 어깨를 놓고 문을 닫았다. “나도 내가 말아먹은 거 아는데, 너랑 안나랑 저녁 먹고 나서 두려워졌단 말야. 나도 안나가 마음에 들어. 네가 왜 안나를 좋아하는지도 알겠고... 어쩌면 안나를 우리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데 크게 불만은 없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주 조금 겁이 났어. 왜냐면... 만약 너희 둘이 잘 안되거나 나쁘게 헤어지면안나랑 헤어지는 게 나한테도 좀 힘들 거 아냐. 그 후에 내가 한 일은- , 그건 내가 생각이 짧았지.” 올라프는 엘사의 입을 막은 손을 내렸다.

 

엘사는 고개를 저었다. “너 이 자식, 그래도 어떻게 멜리사를 보내서-”

 

올라프가 다시 한 번 엘사의 입을 막았다. “알아, 엘사. 나도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안다고 얘기하려는 거야. 멍청한 짓이었지... 하지만 네가 안나를 얼마나 아끼는지 아니까, 아무 일 없었던 거면 좋겠다. 전 여친을 만나서 어색한 것 빼고는...” 그는 엘사를 다시 풀어주고 뒤로 물러났다.

 

엘사는 숨을 깊이 들이켰다. 그녀도 그냥 어색한 걸로 끝이었기를 바랐다. “멜리사가 나한테 키스했어... 근데 나도 가만히 있었어.” 엘사가 숨을 내뱉었다. “멜리사랑 다시 사귀고 싶은 건 절대 아닌데, 아직 우리 사이에 열정이 남아 있었어. 내가 멈췄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어.”

 

“안나한테 얘기했어?”

 

엘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얘기 안했어. 내일 퇴근하고 나서 할 거야. 멜리사랑 사귈 때 난 행복하지 않았지. 안나가 그걸 알았으면 좋겠어. 얘기하기 힘들겠지만. 올라프, 네가 벌인 일이 정말 싫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해...” 그녀는 말을 멈추고 잠시 바닥을 보다가 다시 올라프를 노려봤다. “그래도 싫은 게 훨씬 커.”

 

올라프가 멋쩍은 듯 머리를 만졌다. “놀랍지만... 내가 생각했던 만큼 화나진 않았구나. 난 진짜 최악의 상황을 상상했거든. 정말 정말 미안해.”

 

엘사는 팔짱을 끼었다. “나쁜 뜻이 아니었다는 걸 아니까 화내기 힘들어... 그리고 지금은 기댈 수 있는 어깨도 필요하고. 네 어깨가 좀 덜 차가우면 좋을 텐데...” 그녀가 장난스럽게 고개를 기울였다. “얼음 여왕도 아니면서.”

 

올라프가 웃으며 엘사에게 다가왔다. 그는 엘사를 따듯하게 안았다. “걱정 마, 엘스. 내가 옆에 있어줄게. 이젠 다시는 멍청한 짓 안할 거야. 약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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