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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ough Choices 챕터 25

ㅇㅇ(163.172) 2020.03.28 00: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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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5: 페렐만 씨


"엘사, 키스 좀 그만. 말했죠."

"왜 안돼?" 하고 엘사의 목소리가 웅얼거린다, 그녀의 입술은 안나의 목덜미를 한창 밀어붙이던 중이었다.

안나가 침대 위를 뒹굴어, 이내 엘사와 얼굴을 마주한다. "왜냐면 난 당신이 뭘 원하고, 뭘 유도하려는지 아니까요... 그리고 첫째로, 우리 지금 병원에 있고, 둘째로- 당신 다쳤잖아요, 엘사. 무진장 다쳤어요."

엘사는 깊이 숨을 들이켰다. "좀 봐줘, 저 사람들 나를 이 통증 약품 어쩌고에 묶어 놓고 있다고." 그녀가 한숨 쉰다. "널 못 본 지 일주일은 됐어."

"그러니까, 말하자면 지금 좀 들떠있단 소리네요. 알았어요..."

"그래," 엘사가 외쳤다. "정말 한 주였어."

안나는 손을 들어 엘사의 볼에 있는 머리칼을 넘겨준다. "10분 내로 간호사가 들어와서, 당신을 검사하고, 눈에 불을 비추기도 할 텐데- 그 후에 30분이 지나면 그분이 또 올 거예요. 왠 줄 알아요? 왜냐면 당신은 머리에 상처를 입었고, 갈비뼈도 부러졌으니, 돌봐줘야 하니까요. 당신. 괜찮지. 않다고요."

"음, 누가 지금 좀 화났다는 건 알겠어."

"그래요, 저 화났어요," 안나가 한숨지었다. "저희 아빠... 우리 우리 대단한 아빠가 거의 당신을 죽일 뻔했잖아요." 그녀가 턱을 악물었다. "있죠, 제가 아빠 보고 당신 가까이에 갔다가는 제가 가만 안 둘 거라고 그랬어요."

"무슨 말하는 거야?" 엘사가 혼란이 뒤섞인 얼굴로 물었다.

"엘스, 전 알렉산더에 대해 말하는 거예요. 머릴 얼마나 심하게 다친 거예요? 우리 아빠가 바보같이 구는 바람에 그 웹사이트를 닫게 했고, 그래서 그 정신병자가 당신을 쫓아온 거잖아요."

"오," 엘사가 속삭이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숨을 깊이 들이킨다. "그건... 그건 좀 다른 일이야." 그녀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무슨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 갈피가 안 잡혔다.

"아아", 안나가 내뱉는다, "-전부 기억이 흐릿해졌나 봐요, 그럼 이건 뭔가 당신에 관한 일이거나 제 어깨에 지우고 싶지 않은 엘사의 과거로군요."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오," 안나가 웃으며, "-바보처럼 굴지 말아요, 엘사. 대학도 간 사람이면서. 바보 아닌 거 알아요."

엘사가 눈을 굴렸다. "넌 멍충이야."

"맞아요," 안나가 한숨과 함께 말했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날 사랑하니까, 저한테 다 털어놔야 해요… 아무리 제가 멍청이라도… 제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그리고 그 전화는 이제 그만 받고 싶어요."

"더 이상 그런 나쁜 전화가 오지 않을 거야, 알겠니?" 엘사는 그 말 그대로였다. 그녀는 더 이상 벽장 속에서 자신을 기다릴 괴물 따위를 생각하기 싫었다. 그건 만족스러운 생각이기도, 그녀를 죽일 음모를 꾸미는 누군가가 존재했다는- 무서운 생각이기도 했다.

안나가 숨을 깊이 들이켰다 내쉬고, 엘사의 턱에 이마를 댔다. "그건 정말 다행이네요, 엘스. 정말로요. 그게…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이에요? 말해줘요."

"알렉산더는," 엘사가 서두를 뗀다, "-그는… 그놈은 너희 아버지께서 뭘 하시기도 훨씬 전부터 날 스토킹 해왔어. 그냥 내가 전혀 몰랐을 뿐이지. 그러니까 이번 일은 피할 수 없었던 거야, 추측이지만."

"그 자가 당신을 스토킹 할 이유가 따로 있었어요? 그냥 또라이가 정체였던 거예요? 엘사, 그거 진짜 무섭네요." 안나의 목소리에 두려움이 담겼고, 엘사가 침대 위에서 움직여, 안나를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내 말이 그 말이야," 엘사가 살짝 웃음을 터트리며 말한다.

"아니," 안나가 엘사에게 기대며 이었다. "그 자가 당신 방에 있었어요, 엘사. 이 미친, 소름 끼치는 놈이 당신 방에 있었다고요. 엘스, 그 새끼 진짜 어이없네요. 도대체 누구예요? 무슨 문제래요?"

"진정해, 요 바나나야," 엘사가 미소 지었다. "난 괜찮아. 난 여기 있고 그놈은 없어. 날뛸 필요 없다고." 그녀가 잠시 멈추고 숨을 골랐다. "알렉산더와 나는 같은 고아원에 있었어… 노르웨이에, 어린 시절에."

"우와, 젠장. 그거... 알았어요, 계속해요."

엘사가 손을 들어 안나의 뺨에 올린다. "키스부터 해줘야겠는데," 대화에 집중한 안나를 흩트리고 싶은 그녀였다.

"엘스…," 안나는 미끼를 물지 않겠다는 듯 속삭인다.

"농담이야," 엘사가 웃으며, 손을 내렸다. 솔직히 그녀는 안나가 키스를 해주지 않아서 아주 살짝 심술이 나 있었다.

그러자 안나가 앞으로 숙여 엘사의 뺨에 키스를 떨어뜨렸다. "고아원에 대해 얘기해줘요. 왜 거기 있었어요?" 그녀가 몸을 다시 뒤로 당기며 물었다.

"나는 어," 엘사가 안나에게서 시선을 피하며 시작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내가 고아원에 있던 이유는 우리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가 감옥 같은 거에 수감돼서인데... 그게 동시에 일어났거든, 그래서..."

"그 둘은 별개의 사건인가요, 그러니까-" 안나가 머뭇거렸고 엘사가 크게 숨을 들이켰다. "보자, 그래… 음 간호사 언니가 아마 곧 올 거예요. 우리 잠든 척을 하는 게 좋겠어요. 당신이 푹 쉬지 않고 있는 걸 보면 그분이 화낼걸요."

"괜찮아," 엘사가 속삭였다. "화 낼 수도 있지." 그녀는 안나가 주제를 바꾼 게 내심 기뻤다. 스스로 그 대화를 할 준비가 됐는지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그건 심지어 상담치료에서도 여태 꺼내지 못했던 말이었으니.

"그럼, 아, 이제… 저 그만 떠들어야 할거 같죠?" 안나가 묻는다.

엘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계속 얘기해줘. 네 목소리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좋아해," 그녀가 미소 지었다.

"비행기 태워도 뜻대론 안 될 거예요, 엘사 에스켈랜드," 안나가 응수했다. "음, 적어도 오늘 밤은 안돼요."

"그거 약간 먹힌 건 맞잖아, 그렇지?"

안나가 베개로 몸을 눕혀, 엘사를 마주했다. "있죠… 아무래도 아빠한테 그 스토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도 하지 말아야 할거 같아요… 그러니까, 아빠가 이거에 죄책감을 갖고 있으면... 우리에게 어느 정도 관대해지실 거예요."

엘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 우리를?"

"난 당신이 죽은 줄만 알았어요, 엘사. 패닉이었다고요."

엘사는 호흡이 거칠어지더니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걸 느꼈다. "날 죽이려 드실 거야. 이제야 죽음에서 벗어났는데, 곧 있음 죽고 말겠어. 난 못-"

"아뇨. 아니, 아니, 아니에요," 안나가 외치며, 앉은 자세로 도로 돌아온다. "제가 아빠한테 이번 일은 당신이 학교 일을 그만둔 것 훨씬 이후에 벌어진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아빠가 자신때문에 당신이 죽을 뻔했고 알고 계신다면-"

엘사가 일어나 앉으려 했으나, 금새 침대로 풀썩 몸이 떨어지며, 아픔에 움찔거렸다. "안나 우리 그분께 거짓말 해선 안돼. 옳지 않은 일이야."

"누구도 상처 주지 않을 거예요," 안나가 항변했다. 깊은 한숨이 이어진다. "솔직히, 엘사… 아빠는 별 말 안 하셨어요, 다만 살얼음 위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가 아빠를 미리 준비시켜 놓아야 해요, 그러고 나면 그 이야기를 흘릴 수 있을 테니까 -오 그건 그렇고, 이건 당신 잘못으로 터진 폭탄이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 분과 마주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엘사가 힘없이 말했다. "얘기할 준비조차 안된 거 같은걸. 그런거 하시지 않을까? 전형적인 아버지의 대화, 총 들고 쫓아오는… 그런 거 있잖아?" 젠장, 이건 좋지 않아.

"오오," 안나는 부드럽게 이었다, "-말하자면 내-딸-건들면-뒤진다 이런 대화요? 네, 그거 하게 될 거예요," 그녀가 웃음을 터트리고, 잠시 멈춘다. "제 생각엔 오히려 행복해하실 거 같은데, 위험에 빠졌을 때, 당신은 저를 더 우선시했잖아요. 그걸 간과하긴 힘들어요. 이제 당신이 제 목숨을 두 번이나 구해줬다고요."

"정말 괜찮아하실 거라 생각하니?"

안나가 엘사의 뺨을 향해 손을 뻗어, 엄지로 부드러운 피부를 쓰다듬었다. "아빠는 고집스럽고, 목소리도 크세요… 그리고 진짜 겁먹게 만들죠, 하지만 오늘에 와서도, 전 여전히 그분의 어린 딸인걸요… 그리고 당신은 절 지켜주려고 정말 노력해 왔잖아요. 모든 일이 식은 죽먹기일 거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우린 괜찮을 거예요."

"그렇다면, 안나 주니어에 대한 희망이 아직 있는 거네." 엘사가 안나를 향해 살며시 미소 지었다. "우리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안나가 살짝 웃으며, 으쓱했다. "뭐랄까 당신이 제 맘 속에서 자라났나 봐요. 제 강철로 된 심장 안 쪽으로 많은 사람을 들이진 않는데... 그리고 안나 주니어는 별로 좋은 이름이 아닌 거 같아요. 애너벨이 더 괜찮아요, 아무튼, 그렇죠?"



--



엘사가 깨어났지만, 안나는 어디 가고 없었다.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살이 반짝이고 그녀는 병실을 한번 휘 둘러보았다. 수많은 꽃들과 몇몇의 꽃다발이 그곳에 흩어져 있었다. 누가 이걸 보낸 걸까, 엘사는 그 꽃다발의 수와 비교해서, 자신이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해 보았다.

얼마 후 세기를 포기한 엘사는 눈을 감았고, 잠을 더 청하길 바랬지만, 때마침 문에서 들려오는 노크소리가 그녀를 일깨웠다. 그리고 눈을 뜨자 페렐만 씨가 시야에 들어왔다.

"들어가도 될까요?" 그가 묻는다.

엘사가 끄덕인다. "물론요," 내질러진 그 말이 의도보다 높은 톤으로 튀어나왔다. 안된다고 말할리가 없죠.

페렐만 씨는 방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와, 엘사의 침대 옆에 다가섰다. 그의 깊고 푸른 눈이 엘사를 빈틈없이 훑는다. 입고 있는 정장은 직장에서 막 다녀왔거나, 가던 중이었는 듯 검은색이었다.

그가 침대로 다가올수록, 엘사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으나, 그는 놀랍게도 그녀의 손을 잡아, 엄지로 그녀의 손마디를 쓰다듬었다.

"좀 괜찮으세요?"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엘사는 숨을 깊이 들이켰다. "호전될 거예요. 오큰 형사님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셨다면, 전 총에 맞아서- 아마도 그때 죽었겠죠. 그러니까, 일이 더 나빠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페렐만 씨가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의 눈을 열중해서 바라보았다. "안나가 그러더군요, 당신이 완강히 이번 일이 제 잘못이 아닌 것을 알리고 싶어 한다고." 그가 숨을 삼켰다. "좀 생소하네요 이런 것에…" 목청을 가다듬는다. "어떤 나쁜 말도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엘사. 당신은 존경할 만한 심성을 지니고 안나에게 잘 대해 주셨으니까요… 그러니 계속 그렇게 해 주신다면, 제가 당신을 가족보다 못하게 생각할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엘사가 말을 꺼내려고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다물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번 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화-화나지 않으셨어요? 제 말은… 화내실 것처럼 보였어요."

페렐만 씨가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전 안나의 어미를 너무 밀어붙였고, 결국 잃고 말았죠. 시간을 되돌려 그때 하던 것을 멈췄더라면, 그러면… 저는 안나만큼은 잃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안나는 삶에서 좋지 않은 선택들을 해왔지만, 당신은 아닌 것처럼 보이네요. 저는 제 딸이 당신과 있으면 안전하리라 믿고있고, 그게 모든 아버지들이 원하는 것이죠."

"안나를 절대 다치게 하지 않을게요, 페렐만 씨. 전 절대 안나가 상처 입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 엘사가 단호히 말했다.

"좋아요," 그가 웃으며, "-그렇게 놔뒀다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하네요." 그가 손목시계를 쳐다보았다. "이만 가봐야 할거 같습니다, 그리고 안나를 다시 들여와야겠군요." 그가 일어나 침대에서 멀어지며 문을 향해 가다가, 나가기 바로 직전에 돌아섰다. "안나가 학교를 너무 많이 빠지지 않았으면 해요, 그러니 이제 그만 다치시고 그 애가 학교 좀 나가게 도와주길 빌어요."



--



"안나!" 화장실에 있던 엘사가, 갈비뼈를 건들지 않게끔 손을 들어, 양치질을 하려고 낑낑대며 안나를 불렀다. "안나, 일어나. 학교 늦겠다!"

"일어났어요!" 한 순간의 정적 후에 안나의 대답이 들려왔다.

엘사가 화장실을 나와보니 안나가 앉은 채로 잠들어서는, 머리는 산발에, 코까지 골고 있었다. "안나," 그녀가 엄하게 다그쳤다, "-침대에서 일어나야지, 애기야."

안나의 고개가 퍼뜩하고 들리더니 눈을 뜬다. "무슨, 응? 저 일어났어요, 엘스. 방금… 침대를 나서려던 참이에요."

"아닌 거 같던데," 엘사가 웃음이 터져, 치약을 약간 튀겼다. "일어나서 샤워해, 그리고 학교 가야지. 너희 아빠가 날 죽이는 거 보고 싶니?"

안나가 침대에서 허둥허둥 나와, 화장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걱정 말아요, 엘사. 아빠는 당신을 좋아하는걸요," 그녀가 중얼댄다. "왜 그걸 인정 못하는지 몰라."

"왜냐면 날 죽일 생각에 웃음 지으실 분이니까," 엘사가 무미건조하게 읊조렸다.

"걱정 말아요, 자기. 고집 한번 세셔라."

엘사가 화장실로 돌아가, 거울을 보며 계속 이를 닦았다. "만약 우리가 싸우면," 그녀가 치약을 튀기며 말했다, "-너는 누구 편들 거야? 나야 아니면 아버님이야?"

"세상에. 전 언제나 하느님 편이에요."

엘사가 물을 머금고는, 입 안을 헹구고 뱉어냈다. "그게 참 유일한 모범 답안이네. 제법인걸."

안나가 화장실로 들어와, 파자마 바지를 내리고 변기에 앉는다. 그리고 팔꿈치를 무릎에 대서 손으로 턱을 받쳤다.

엘사가 잠시 말없이 바라보았다. "우리 확실히 너무 서로한테 편해진 거 같아. 난 먹을 거나 가지러 갈게, 알겠지?"

"알았어요," 안나가 졸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엘사가 다가가 안나에 이마에 짧게 키스를 하고는 화장실을 나섰다. "변기 위에서 잠들면 안 돼, 안나."

안나가 끙 소리를 내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왜 오늘 학교에 가야 하는 거에요, 근데? 무슨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졸업식 예행연습이 하잖아," 엘사가 웃었다.

"맞다," 안나가 속삭인다,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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