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Stolen Ice 35-1 (해커엘사, 사기꾼안나)

설공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16 00:34:02
조회 462 추천 32 댓글 22
														

링크모음집


늦었다ㅠ

----------------------------------


*Chapter 35*: Second Base

2루

(*역자주: 야구의 2루. 미국에선 간혹 연애의 진도를 야구경기에 비유한다더라.)



35-1



카트레이싱은, 겪어보니,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것의 안티테제였다.


레이싱트랙은 정말이지 전쟁의 장이었고, 시끄러운 가솔린 엔진들은 죽으려고 작정한 2차대전 탱크의 소형판이나 마찬가지였다. A는 경험이 있었기에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세번째 바퀴를 돌 때쯤, 제인은 턴을 할 때 자신의 몸무게를 싣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점과, 동료 운전자들을 카트로 부닥치는 것이 허용되고 되려 장려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대방의 카트가 튕겨져나가면 보너스 포인트를 얻을 수도 있었다. 튕겨져 나간 운전자들은 요원들에 의해 장벽 밖으로 옮겨졌다.


제인의 천성에 포기란 없었고, 기술보단 전략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녀는 누가봐도 취한듯한 사춘기 소년 둘을 제쳤다. 그녀는 나중에 운영진에게 그들의 느슨한 운영절차에 대해 얘기하기로 머릿속에 메모해두었다. 그녀는 승부에는 관심이 없어보이는 부녀조합과 모자조합의 차들도 제쳤다. 다른 가족의 경우, 청소년기의 쌍둥이 둘이서 서로 맞붙고 있었는데 한쪽이 다른 쪽을 들이받으며 두 명 다 바리케이드쪽으로 돌진했다. 결과적으로는 이제 그녀의 바로 앞에 A와 1등으로 달리는 카트 둘이 달리고 있었다.


A가 왼쪽 커브에서 크게 돌자 제인이 빈틈을 놓치지 않고 비집고 들어와 부딪혀 트랙의 가운데로 밀어보냈다. 바람에 양갈래 머리가 휘날리며, A는 어깨너머로 키스를 날려보냈다. 그녀의 뺨은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제인은 뚫어져라 쳐다보다 중심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A는 그것을 눈치채 부딪혀 제인을 코스 밖으로 밀어냈다. 불빛이 시작지점으로 돌아오라고 신호를 줬지만, 이미 A의 발은 바닥 끝까지 밟고 있었고 제인도 엑셀을 밟았지만 두 명 그 누구도 그들 앞에 있는 차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세번째 주행 뒤에 게이트 근처에 차를 세우면서 A는 자신이 이겼음을 선언했다.


“2 대 1로 내가 이겼네!”

“엄밀히 따지면 우리 둘 누구도 우승 못했어.” 제인이 말했다.

“세세한 거에 일일이 따지지마.”

“아니, 그 포니테일을 한 검은 머리 여자애는 진짜 실력이 좋더라구. 고작…일곱살?이라고 하기엔 실력이 너무 좋아.”

“잘은 모르겠지만, 내 몸에 가솔린이랑 배기가스 냄새가 베인 건 알겠어.” A는 말하면서 소매를 킁킁 맡아본다. “우웩.”

“이 모든 걸 전기모터로 돌렸다면 훨씬 쾌적했을 텐데. 그 편이 더 조용하고 관리하기도 쉽기도 하고.”

“사람들이 왜 아직도 그 아이디어를 채용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어.” A는 출구의 철문을 밀면서 동의했다.


술에 취한 사내들이 카트에서 비틀거리면서 걸어나와 트랙 위에서 자신들에게 창피를 주었던 어린 소녀와 부딪혔다. 공격적인 말들이 오갔고 제인은 이에 개입하려고 나설 뻔했지만 그 전에 소녀는 재빠르게 두 명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소년들은 보복하려고 했지만 그러기엔 소녀는 너무나 민첩했다. 술에 취한 바보들이 난간에 기대 토하는 동안, 소녀는 트랙 가에서 쉬고 있던 자신의 아버지?오빠?로 보이는 덩치 큰 사내에게 돌아갔다.


“대담한 아이네.”

“쟤 맘에 든다. 저 나이 때의 내 어린시절을 보는 것 같아.” A가 말했다.

“내가 이런 곳을 운영하고 있었다면, 술 취한 사람들이 운전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거야.”

“은퇴하면 카트레이싱 트랙을 운영하게?”

“내가 오너고, 경영은 네가 해.” 제인이 말했다.

“그치만 전기엔진을 쓰게되면 네가 정비사도 하게 될 걸?”

“그렇네.”

“너 그 자리가 실은 카니발 진행요원보다 한단계 위 정도인 건 알고 있는거지?”

“넌 벌써 수차례 날 서커스사람에 비유하곤 했잖아, 그게 카니발 요원이 된다한들 무슨 차이가 나겠어?”

“아무래도 우린 모든 사물을 동일하게 보긴 어려울 것 같아.” A는 평했다. “그랬다면 거기에 무슨 재미가 있었겠어?” 그녀는 현명하게 결론지으며 하품을 억눌렀다.

“벌써 호텔로 돌아가려구? 아직 아홉 시도 안됐단말야!”

“그치만…” 하암. “…뉴욕은 지금 거의 열두시란 말이야.”

“가엽게도, 네가 올빼미 체질이 아니란 걸 깜빡했어.” 제인이 놀리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널 어쩌면 좋을까?”

“나…내게 아이디어가 있는데,” A가 주저하듯 말했다.

“뭔데?”

“부담갖지 말고 거절해도 좋아, 왜냐면, 그게, 네가 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니까,” A가 운을 뗐다. “시저스 팰리스가 실은 수영장으로 유명하다는 거 알지?”


제인이 주저했다.


“어,”

“그래서…생각했는데, 우리 잠깐 들어가도 좋지 않을까? 이 역겨운 냄새도 씻어낼 겸해서 말야.” A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염소 소독의 역한 냄새로 대체될 뿐이겠지만.”

“그렇지..” A는 말꼬리를 흐리며, 인도에 집중하며 걸어갔다. “좋은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네.” 그녀는 다시금 브로셔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잠깐만,” 제인이 말하면 페이지 하나를 되돌렸다. “개인공간도 빌릴 수 있어?”

“뭐?”

“카바나 말이야. 신들의 정원 오아시스가 메인 수영장인 것 같은데, 물길이 여기 안쪽으로도 흘러들어가는걸. 내가 제대로 읽은 게 맞으면.”

“워터 트랩이 있는 무한대 풀장 같은거네. 저건 유럽피안 비너스 풀 클럽이래,” A가 말했다. “정말 호화로워 보인다.”

“넌 호사스러운 거 좋아하지. 그리고 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거라면…보니까 다른 풀장이랑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어쩌면 제대로 조절할 수 있을지도 몰라.” 제인이 말했다.

“정말?”

“응,” 제인이 숨을 쉬었다. “오늘 오전에도 내 아파트에서 별일은 없었잖아, 상당하게…텐션이 올랐는데도 말야,”

“난 네가 절대로 나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 A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좀더 북돋아준다.


제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 가자. 내 맘이 바뀌거나 네가 곯아떨어지기 전에.”

“네가 비키니를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잠이 달아났어.”

“나 수영복 없는데.”

“괜찮아, 내겐 문제가 아니니까.”

“나 뭐라도 입기는 할거거든?” 제인이 붉어졌다.

“그럼 하나 훔치지 뭐.” A가 윙크했다.

“좋은 생각이야. 돌아가기 전에 묘기 하나 보고 갈래?”


그들은 팰리스의 로비 출입구 앞에 서 있었고, 산산조각이 난 야광봉으로 얼룩진 나이트클럽 카펫처럼 베가스의 네온 불빛이 그들 앞에 펼쳐져 있었다. 제인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고 나서 양손을 돌리기 시작했다. 손가락 끝을 서로 비비니 힘이 번쩍이면서 물러나는 게 느껴지며, 그 유명한 ‘환상적인 라스베가스에 어서오세요.’의 불빛이 꺼졌다. 제인이 팔을 뻗으니 다시 불이 돌아왔지만 그레이트 피라미드 꼭대기의 불빛이 빠르게 산발적으로 깜박거리기 시작하더니 빛의 띠의 화려하게 깜빡이는 불빛과 합쳐졌다.


“무슨 짓을 한거야?” A가 히죽히죽 웃었다. “저거 그 녹음된 크리스마스 캐롤이랑 같이 나오는 크리스마스 불빛 같다.”

“메세지야. 모스부호로. 혹시 몰라서 안전하게 이진법으로 했어.”

“뭐?” A가 물었다.

“음, 그냥 모스부호로 ‘일(1)’과 ‘영(0)’을 반복해서 깜빡거리는 거뿐이야. 진짜 메시지는 이진법 안에 숨겨놓았지만.”

“뭐라고 썼는데?” A가 재촉했다.

“A는 제인을 사랑한다고,” 그녀는 거짓말했다.

사실은, ‘제인은 A를 사랑해.’라고 쓰여있었다.


젖은 A의 눈동자 위에 반사광이 비췄다. 소녀는 빛이 자아내는 무늬를 넋 놓고 보고 있었다. 제인은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손가락을 튕겼다.


“그…괜찮아?” 제인이 물었다.

“솔직히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머리를 저었다. “내 말은, 이건 나무에 우리 이니셜을 새기는 것보다 훨씬 맘에 들어.”

“조금 더 환경 친화적이긴 하지, 뭐 저 전구들을 키는데 드는 전력을 생각하면…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거기에 지금까지는 새길 이니셜이 한 개뿐이라는 것도 있지,” A는 말했다.

“그것도 머지않아 바뀔거야.”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A가 말했다. 현혹하는 불빛에 목소리가 잦아들어간다. “넌 네가 준비가 됐다고 얘기했지. 어쩌면 나도 너와…나눌 준비가 된 것 같아. 난 정말, 나—난 우리가 사랑을 나눌 떄 네가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좋겠어. 조금 이기적일 수 있지만, 내 이름을 듣고 싶어.”

“그건 이기적인 게 아냐, 네가 밝힐 준비가 되었다면야. 나도, 그게, 내일 저녁에 네게 얘기해주고 싶은 게 있어. 그러니까 어쩌면, 그때 우리…”


서로에게 모든 걸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얼마나 널 사랑하는지, 남은 평생을 너와 함께하고 싶은지 얘기하고 넌 내게 네 이름을 얘기해주면, 난 네 귀에 네 이름을 신음할거고 네가 잠든 뒤에도 되뇌듯이 노래할거야. 그리고 내가 널 사랑하는 만큼 네 이름도 사랑하겠지.


제인의 생각은 카트보다도 빠르게 달려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머릿속에 매달려 있는 문장을 최대한 절제되게 다듬었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게 어때?”


A는 간결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카지노 방향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제인은 가볍게 분위기를 띄우려던 것이 어느새 사전고백처럼 되어버린 반짝이는 글자들을 두고 따라갔다.


“풀장에 들어갈 준비 됐어?” A가 좀 더 밝은 톤으로 물었다.

“아마도 준비된 것 같아. 불편해지면 카바나에 있는 소파에서 쉬면 되고.”

“네가 가운으로 가리지 않는다고 약속해주면 불평하지 않을게.” A가 로비의 유리문을 열며 말했다.


----------------------------


“손님, 예약 명단을 확인해보니 5번 카바나로 예약되어 있으시네요.”

“맞아요,” A가 말했다. 그녀는 젊은 외모에 대응하기 위해 쇼맨쉽을 발휘하여 말투에서 가벼움이 다소 사라진 것을 제인은 눈치챘다. “그리고 계산은 달아두는 걸로 부탁드릴게요.”

“그럼요, 손님.” 풀장의 안내원이 말했다. “이쪽으로 따라오시죠.”


검은 조끼를 입은 안내원은 그들을 풀장을 가로지르며 안내했다. 풀장은 카지노의 넓이를 고려했을떼 예상한 것보단 조금 작았다. 공용 풀장에 머물고 있던 몇몇 VIP들은 말그대로 수영장 안에 놓인 블랙잭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수중 바의 반대편의 동떨어진 곳에는 그들의 푸른 텐트가 놓여 있었다. 신들과 여신들의 하얀 대리석 조각상들이 다 안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객들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수영장 바닥에서 물이 분출되는 곳에 이르러서는 잘 조각된 나체가 그의 배수만큼 진열되어 있었다. 텐트들은 꽤나 널직하게 서로 떨어져 있었고, 제인은 자신의 예측이 맞았음을 알고 흡족해했다: 그들의 개인 풀장은 공용 수영장과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 그녀는 물 속에 사람이 없는 편이 더 안심할 수 있었다; 증류수는 전도율이 나쁜 편이지만 거기에 음이온인 염소이온을 더해 이온 밸런스가 이동하게 된다면, 전도율이 유의미하게 올라가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걱정하게 될 터였다.


하지만 A는 다르다. A의 옆에서는 힘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그것도 그녀가 저 가운을 벗어던진 순간에 내가 대규모의 정전을 일으키지만 않는다는 전제 하에 그렇다는 거지만.


“이쪽입니다. 뒷편에 프라이버시 스크린이 있고, 여기 줄을 당기면 커튼이 쳐집니다.” 안내원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음료를 주문하시겠습니까?”


A는 지시를 바라듯이 제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허락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A에게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저는…상그리아 한잔이요. 브랜디는 조금만 넣어주시구요.”

“이쪽 손님분은 어떠신가요?”

“전 그냥 레모네이드로 주세요. 무알콜로요.” 제인은 진지하게 말했다.


안내원은 메모를 하고는 둘을 남겨두고 떠났다.


카바나는 꽤 넓었다. 아쿠아마린 빛의 물은 어둑한 조명과 로얄블루색의 텐트에 의해 짙은 색을 띄고 있었다. 텐트 안쪽에는 소파들이 일렬로 줄지어 있었고, 두 명의 정면에는 직사각형의 수영장이 배치되어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무인의 바가 설치되어 있었고, 왼쪽으로는 고리가 놓여 있었다.


“자 그럼,” A는 가운을 사정없이 벗어던지며 말했다. 그녀는 고리가 있는 방향으로 가운을 던졌다. “제 발로 들어올래, 아니면 내가 널 빠뜨려야할까?”

“시도했단 봐!” 충격보단 경계하듯이 제인이 말했다.

“내가 안그럴까? 난 이미 네가 원피스를 택해서 빡쳐있는 상태인걸.”

“그 삼각형 천쪼가리로는 아무것도 가릴 수 없을 정도였어.”

“그래서?” A가 두 손을 허리 위에 올리며 말했다.


A의 눈으로는 제인이 여신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녀의 시선에는 소녀는 아마존으로 보였다. 앙증맞은 발가락과 실용적인 발목, 귀엽고 둥글고 잘 다듬어진 엉덩이에서 뻗어나온 아가씨와 같은 다리. 그녀의 복부는 응접판의 평탄함에 필적하는 것이었다; 어떤 이가 그 위에 캔버스를 올려놓는다고 해도 그녀의 복부는 군살없이 완벽하고 늘씬해 얼룩이나 혹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은, 오늘 밤의 소풍을 위해 준비해둔 수영복으로 탄탄하고 푸른 작은 언덕이 꽃무늬로 장식되어 있었다. 매력적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주근깨투성이 가슴, 그리고 A가 사기극을 벌일 때마다 내리는 지시를 한치의 의심도 없이 따르게 만드는 자신만만한 목선. 그녀의 몸의 지형은 사랑을 담아 탐구하는 것이 마땅했다. 그리고 제인은, 성적으로 풋내기인 자신이, 의심할 여지도 없이 시드니에서 시애틀까지 줄 세울 수 있을정도로 많은 이들을 여럿 울렸을 여자와 어울리지도, 자격도 없다고 느꼈다.


어떤 때는, A는 마치 제게 주어진 힘을 분수에 맞게 빈틈없이 휘두르면서 전략과 계획은 참신함으로 짜고 부드럽게 명령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얼굴은 활짝 피어올라, 입술은 벌어졌고, 눈에는 조바심과 갈망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손에 쥐겠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버릇이 없거나 응석받이로 키워지진 않았지만, 호감가는 인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닌 권위를 이용할 줄 알았다. 그녀는 자신의 신하들에게 미칠 수 있는 적당한 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존경받는 공주님 같았다.


그리고 제인은 그 신하들 중 하나였다.


A는 흉포함과 장난기와 결연함이 소용돌이치는 표정을 띄우며 그녀에게 기어갔다.


“무슨 짓을 할 생각이야? A—A, 내가 경고하는데, 그러기만 했단 봐, 나—아직 가운도 안 벗었거든, 꿈도 꾸지마—시발 날 내려놓지 못해!”


A는 말대로 했다. 그것도 제인을 어깨에 들쳐매고 난 후에. 한 손은 제인의 휘청이는 무릎 아래를고정하고 다른 손으로는 중심을 잡으려고 애쓰면서 카우보이식 안기로 풀장으로 향했다. A는 마치 연못 위에서 제비치기를 하듯이 제인을 제대로 던지듯이 내려놓았다. 타오르는, 염소 섞인 액체가 코 안으로 들어가, 제인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물을 내뱉고 기침했다. 카바나 반대편 끝의 전구가 밝게 타올랐지만 터지지는 않았고 제인이 진정하자 깜빡이며 꺼졌다. 그 덕에 카바나가 어두워졌고, 풀장 위에 매달린 한 쌍의 등불만이 주변을 은은하게 비추게 되었다.


제인은 A를 향해 죽일듯이 노려보며 낑낑대며 푹 젖은 가운을 벗어내 물을 첨벙첨벙 튀겼다.


“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제인은 헝클어진 땋은 머리를 풀면서 다짐했다. 그녀는 머리끈을 풀어내고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머리카락과 물이 뚝뚝 떨어지는 앞머리를 얼굴에서 쓸어 넘겼다.


A가 폭소를 터트렸다. “캐논 볼!”이라 외치면서 달려나갔다. 제인은 파도와 튀기는 물이 정면으로 자신을 때리기 직전에 겨우 팔을 들어 얼굴을 보호했다.


“A?” 제인이 물으며 자신의 앞의 수면 위를 쳐다보았다. “A…”


물 아래에서 제인의 발목이 당겨지며 뒤로 넘어지듯이 물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그녀는 한 명의 발레리나처럼 재빠르게 한 바퀴 돌았다. 그녀가 눈을 뜨자 A는 그녀의 얼굴에 공기방울을 불어대더니 깊고 질펀한 키스를 하기 위해 입을 맞추었다.


제인은 공기방울을 코로 불어내다 숨을 쉬기 위해 그녀를 밀어내고는 수면 위로 올라갔다.


“윽, 분명 영화에서는 섹시했었는데,” A가 그녀를 따라 올라오며 말했다.

“거기서는 여친을 무슨 네안데르탈인 다루듯이 물 속에 집어던지지는 않았겠지.”

“어, 난 잘 모르겠는데…” A는 말하며 눈썹을 아래로 끌어당기며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나, A,” A는 엄지로 자신을 가리켰다. “너, 제인. 우리 키스 지금.”

“사람들이 저런 걸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긴 하는거야?” 제인이 물으며, 팔을 크게 휘둘러 A에게 물장구를 쳤다.


“실례합니다,” 텐트 바깥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인은 공용풀장쪽을 향해 고개를 돌려 조끼를 입은 안내원을 바라보았다.


“주문하신 음료가 나왔습니다.”


안내원은 칵테일과 레모네이드를 내려놓고는 떠났다. 제인과 A는 한 쌍의 피라미와 같이 쏜쌀같이 물을 가로질러갔다. A는 교묘하게도 싱글벙글거리며 상어처럼 기습적으로 제인을 수면 아래로 끌어당겼다. 제인은 고전적인 '얼굴에 물장구치기'를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구릿빛 머리 소녀에게서 재미있는 표정을 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A는 놀라울 정도로 활기가 넘쳤고, 육지보다 물속에서 훨씬 더 우아했다. A는 수면을 깨뜨리고 제인을 물 밑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밖으로 뛰어나왔다가 다시 첨벙거리며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젖은 살갗과 살갗이 서로 미끄러지듯 치대는 것도 장난스러우면서도 주변 분위기에 은근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제인은 비너스 수영 클럽의 공용 풀장과 개인 카바나 풀장을 분리하는 경계까지 수영해 선반 위로 올라가 다이빙을 할 작정이었다. 수영장 안의 남성들과 여성들은 여전히 블랙잭 테이블에 있거나, 바까지 수영해가거나 풀장에 뛰어들거나 빠져나가곤 했는데, 제인은 처음에 지나갈 때 알아채지 못한 것을 비로소 알아챘다.


공용 풀장이랑 개인 풀장 물이 분리가 되어있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데에 급급해서 놓쳤나봐.


하지만 그녀는 주변을 빠르게 훑어보면서 눈치챈 것이, 전부는 아니어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제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토플리스(Topless)였다.


“A, 그거 알고 있었어?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제인의 목소리가 두 옥타브 높이 올라갔다. 태닝된 손가락이 A의 뒷목에 걸린 매듭을 풀려는 모습에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여긴 유럽피안 수영 클럽이야, 제인. 그게 무슨 뜻이었을 것 같아?”

“나—어, 생각을, 그게, 고급스럽고 사적인 걸 좀 허세 부리려고 지었을거라고만 생각했는데, 하, 설마 그 의미가 네가, 어—”

“제인, 너 횡설수설하고 있어,” A는 말하며 상그리아를 한 모금 마셨다. 제인은 어느덧 반 이상 사라진 잔을 바라보며, 그 특유의 쾌활하고도 대담한 성질이 용기 몇 모금으로 드러난다는 점을 떠올렸다.


A가 물살을 해치며 한 발짝 앞까지 다가왔을 무렵엔, 얇은 끈은 어깨에서 미끄러져 떨어져 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네가 원한다면 다시 묶어줄 수도 있어,” 라고 A가 말했지만, 원하는 것 같아보이진 않았다.

“나…”


앙증맞은 코. 쫑긋 솟은 귀. 제멋대로인 입. 그리고 어깨까지 며칠간 


전부 자신의 것이다.


한껏 치솟은 흥분은 무사히 대륙을 가로지를 수 있을 때까지 잠시간 겨우 억눌렀을 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금발은 여전히 A의 카리스마, 육체적 매력, 그리고 행동에 담긴 유혹이라는 화살에 꿰뚫려있었다. 꿰뚫림의 쾌락은 그녀의 중심부에서 퍼져나와 뼈와 장기, 힘줄을 사로잡으며 육신이 이성을 지배해, 계획들도 뒤엎으며, 이 소녀는 너를 사랑한다고 주어진 기회는 잡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너는 도둑이야, 그리고 이건 네가 훔쳐야되는 물건이 아냐. 그녀가 네게 주는 거야.


“맘에 들지 않아,” 제인이 말했다.

“뭐?” A가 깜빡였다.

“다시 해,” 제인이 말하면서 다시 개인 풀장의 끝으로 몸을 돌려 물에 잠긴 신체를 끌어올려 벗어났다.

“잠깐 기다려, 너 뭐하려는 거—"

“우린 프라이버시를 위해 지불했어,” 제인이 말했다. “뭐, 사실은,” 그녀는 안내원이 얘기했던 로프를 당겨, 텐트의 커튼이 무겁게 끌리는 소리를 내며 두 명을 작은 풀장 안에 가두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까지—내 말은…난 아무래도 질투하는 스타일인 가봐”

“자기자신에 대해서 계속 배워가는 거네.” A의 손은 이제 어깨 뒤의 후크에 가 있었다.

“내가 해도 돼?” 수영장 가에 등을 기대며 제인이 물었다. 제인은 A를 향해 가리키자, A는 잡아당기던 녹색 비키니 매듭을 놓았다.


“부탁해.”



==================================


참고용.


1. Caesars Palace 수영장


viewimage.php?id=3eb3df31f5db3db46dbac4e7468077&no=24b0d769e1d32ca73ded81fa11d02831ecb95a6124af73c1834c571bfbe66ae3d9db6f5eb3a8d2b9b22739c77ab91b65ccfd0811897bb03dc1cdf55577b949f996c11cd97ec485b8231eb4


2. Swim-up bar (수영 바)란?

수영장 안에 바가 있는 거. 시저스 팰리스에선 블랙잭도 플레이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는 듯.


viewimage.php?id=3eb3df31f5db3db46dbac4e7468077&no=24b0d769e1d32ca73ded81fa11d02831ecb95a6124af73c1834c571bfbe66ae3d9db6f5eb3a8d2b9b22739c77ab91b65ccfd657f807bb032c1c2f8597cd474ffd4e32b60ade5bcc829aa


아래 사진은 다른 곳인데 이해하기 좋게 붙임.


viewimage.php?id=3eb3df31f5db3db46dbac4e7468077&no=24b0d769e1d32ca73ded81fa11d02831ecb95a6124af73c1834c571bfbe66ae3d9db6f5eb3a8d2b9b22739c77ab91b65ccfd0811897bb03dc1cdf55577b949fbdeb9b5ec1f23a2559ebf93



추천 비추천

32

고정닉 8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이슈 [디시人터뷰] 웃는 모습이 예쁜 누나, 아나운서 김나정 운영자 24/06/11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3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8 286
1123724 딱 30분만... ㅇㅇ(211.234) 22:50 5 0
1123723 설하 [1] ㅇㅇ(223.33) 22:24 7 0
1123722 쥬우웃 [2] ㅇㅇ(211.179) 19:32 15 0
1123721 공고일정 설갤러(182.210) 18:25 14 0
1123720 죽지마!!! ㅇㅇ(223.33) 15:23 8 0
1123719 설득당하는 엘사 [1] ㅇㅇ(223.33) 06:24 20 0
1123718 밥 차려주는 요정같은 거 없나 [1] ㅇㅇ(223.62) 06:20 16 0
1123717 졸려요 [1] 설갤러(118.45) 04:47 15 0
1123716 살아만 있자가 목표 ㅇㅇ(223.38) 06.10 13 0
1123715 스포) 테스트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46 0
1123714 ai힘을 빌리면 개쩌는 픽썰 쪄지냐 [2] ㅇㅇ(223.38) 06.10 39 0
1123713 이 음란한 갤 [1] ㅇㅇ(223.38) 06.10 19 0
1123712 안녕 털복숭이들 [1] ㅇㅇ(112.157) 06.10 19 0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6.10 19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7] ㅇㅇ(110.47) 06.09 93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9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30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35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37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30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23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8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6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9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20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34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23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20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5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22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22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1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27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6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60 6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7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25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20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27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21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7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9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37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8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1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41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23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28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