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장편]REMAKE/ 운전교육 -37-

화로불판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17 20:18:56
조회 204 추천 16 댓글 2



더 이상 라푼젤의 스바루 임프레자는 따라오지 않았다. 빠르게 운전해 나아간 엘사의 영향도 컸겠지만 아마도 먼저 지쳐버려선 뒤쫒아오지 못하고 포기한것만 같았다. 그 뒤로 몇 번의 갈림길을 지나 쭉 이어진 국도를 타고 가다보니 어느샌가 도시의 중심부로 들어서는 길에 다다랐고, 안나와 엘사가 탄 검은색 자동차 주변에는 화려한 네온사인들과 절대 사라지지않을 불빛들이 가득한 시내의 심장부 한 가운데 놓여있게 되었다.



밤은 다가오고 석양은 내리쬐고 있었다. 빌딩들의 숲 사이로 비추어 들어오는 황금색 물결이 수백개의 유리창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잔뜩 반짝였다. 지나가는 길목마다 가로등이 하나 둘씩 켜지며 하루의 마지막을 알리기 시작했고, 안나는 그것들을 반가워 하면서도 아토할란의 정겹던 풍경이 아닌것에 대해 내심 아쉬워 하는 듯 보였다.


집으로 돌아가 따듯한 저녁을 가족들과 보내기위해 열심히 움직이는 사람들. 밤이 되어서야 자신의 시간속에 똑바로 들어온 듯이 어딘가로 항햐는 젊은 청춘들. 석양이 내리쬐는 도심가는 그런 포근한 기류가 돌고돌며 섞이는 묘한 광경을 만들어내었다. 다들 어딘가로 사라지고, 또 다시 내일을 기다리겠지.

빨간불이 되어 잠깐 차가 멈추어 있을 때. 러시아워에 맞아들어 조금씩 느려지는 도로 흐름 속에 놓여졌을 때. 엘사는 지루한 표정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아무 말 없이 관망하곤 했다. 가끔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안나의 옆 얼굴과 야릇한 목선을 흘깃 스쳐보고는 또 다시 찔끔찔끔 기어가는 자동차의 대열에 맞추어 브레이크를 떼어 앞으로 나아갔다.



“여기서 우회전 하면 보일꺼에요.”



큰 길을 따라 쭉 운전해 갔다. 지금까지 지나쳤던 좁은 골목들의 입구가 아닌 정갈하게 깔린 아스팔트 길과 칠한지 얼마되지 않은 듯 페인트가 깔끔하게 발려진 곳. 안나의 안내에 따라 우회전을 해서 큰 길에서 벗어난 검은색 승용차는 옅은 오르막길을 따라 부드럽게 움직였다. 도심가의 답답한 공기속에서도 그나마 여유가 느껴지는 곳이였다. 잘 사는 사람들이 앞다투어 이름을 올리고 있는 주택단지. 교외에 위치한 엘사의 아파트처럼 한적한 분위기는 아니였다. 도시의 호흡소리가 멀리서 메아리 치는 것을 무언가가 막고 있는 것처럼 이질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하긴, 이런 복잡한 곳에서 여유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은 것이겠지.



주택단지는 빌딩들의 숲 사이에 마련된 작은 쉼터처럼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햇빛이 잘 들고 위쪽에 위치해 풍경이 트인 곳. 하지만 높은 담장에 가려져 빛들은 두터운 벽만을 튕기고 말 뿐. 딱 보아도 고급스럽다고 말할 수 있는 집. 그곳이 안나의 숙소였다.



“잠시만요. 차고 문 열어야 되요”


“차고도 있어?”


“..작은거에요..헤헤”



안나는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며 하늘색 빵모자와 검은색 마스크를 둘러썼다. 단단히 얼굴을 가린 슈퍼스타. 그녀가 엘사를 보며 반달웃음을 지어보냈다. 가늘게 움직이는 눈꼬리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엘사는 잘 가려졌다는 뜻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조수석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안나는 저택의 정문, 큼지막한 철문을 향해 총총총 걸어갔다. 걸어가는 와중에도 누가 알아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지 고개를 샥샥, 빠르게 돌리며 주위를 확인하고는 빵모자와 마스크를 어루만졌다. 철문의 한쪽에 마련된 비밀번호를 틱틱, 누르는 듯 보였다.



곧, 차고의 육중한 문이 미약한 소음을 내며 올라갔다. 안나는 그대로 철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고, 엘사는 차고 안을 슬쩍 흘겨보았다. 검은색 밴 하나. 총 세자리 정도가 주차할 수 있을 만한 크기의 공간.



“뭐야 엄청 넓잖아..”



엘사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차고를 멍하니 훑었다. 세 자리의 공간과 바닥에 깔린 하얀색 페인트. 자주 청소하는건지 무척이나 깨끗한 공간을 가졌다. 안나도 그렇고, 집에 오가는 사람들은 딱히 차에 관심은 없는건지 어떤 공구나 잡스러운 물건 하나 조차도 존재하지 않았다. 밝게 공간을 메우는 형광등과 구석지에 주차된 한 대의 밴 뿐. 엘사는 차를 움직여 세자리의 주차공간 중에 가운데를 비우고 밴 과는 가장 멀찍이 떨어진 가장자리에 차를 주차했다.



“와..집 진짜 이쁘다.. 내 집이랑은 완전 다르네.”



작은 연못, 나무벤치, 발걸음에 맞춰 깔린 블록들. 정원의 듬성듬성에는 사람 키에 맞춘듯한 가로등이 작은 빛을 발하며 서있었다. 아토할란에 다녀온 사이 도시에는 한번의 비가 내렸었는지 바닥은 적당하게 촉촉이 젖어있었다. 수분을 머금은 잔디는 초록빛으로 잘 다듬어져 있었다. 따로 꽃을 키우지는 않는지 심플하면서도 고고한 기품이 배여나오는 정원.



스스럼없이 차고를 지나 연못으로 걸어간 엘사는 자연스럽게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아! 담배는 안돼요!”


“..엑..왜에에..”


“재떨이 가져올께요!”



집의 외벽은 회색과 검은색이 섞여 모던한 진중함이 보이는 디자인이였다. 그리고 철문을 지나 차고와 이어지게 깔린 보도블럭의 끝은 지금 안나가 서있는 정문과 이어져있었다. 문득, 안나의 이미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집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저런 명량하고 쾌활한 소녀가 살만한 곳은 아니였다. 중년남성이나 일생동안 두둑히 돈을 번 황혼기의 사람들에게 어울릴만한 크기의 저택이다. 키가 작고 귀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이돌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풍경에 엘사는 재떨이를 가지러 집 안으로 들어서는 안나의 뒷모습을 보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집 좋네”


“부담스러울 뿐인걸요.”


“...하긴..”



연못의 앞에 놓인 벤치. 재떨이를 들고온 안나는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벤치에 앉아 담배를 폭폭 피워대는 엘사를 올려다보았다. 엘사는 안나의 중얼거리는 말투에 고개를 끄덕였다. 연못속에 물고기는 없다. 하지만 굉장히 깨끗한 물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눈 앞에는 가로등이 반짝이고 해는 조금씩 떨어져 하늘은 붉은 빛깔을 내비친다. 하지만 높은 담장에 가려 어떤 풍경도 보이지 않았다. 고급스러운 저택이자, 마음속의 작은 감옥. 엘사가 느낀 안나의 숙소는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사생활을 위해 올려놓은 벽돌담은 밖에서 안을 볼 수 없지만, 안에서도 밖을 볼 수 없었다. 이런곳에서 몇 년을 살았던거야?. 참 대단한 아이네. 나라면 답답해서 몰래 저 벽돌담을 부쉈을텐데. 마음속에서 중얼거리는 말들은 그대로 접어두었다. 담배가 모두 타들어갔기 때문에.



“오늘 뭐 먹을까? 맛있는거 해먹자.”


“진짜요? 요리할줄 알아요?”


“당연하지. 말만 해, 다해줄게~”


“...냉장고 확인하고 있을께요!”


“..빠르네..”


이미 집안으로 도도도 뛰어가버린 안나. 엘사는 떨떠름하게 웃으며 재떨이 안에 담배꽁초를 비벼 껐다.
.
.
.


“닭가슴살, 샐러드, 닭가슴살, 곤약젤리, 쥬스, 닭가슴살..”


“..헤헤..많, 많이없죠..?”



절망적이다. 냉장고 안은 맛있는걸 넣어두라고 있는건데. 신음성을 내뱉은 엘사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서 머쓱한 미소를 내비치는 안나와 냉장고를 번갈아 보았다. 차가운 한기를 내뿜고있는 냉장고 안에는 잘 가공된 냉동 닭가슴살. 밋밋한 맛이 나는 쥬스, 드레싱이 얹어져 하나씩 낱개로 포장되어 있는 샐러드 와 곤약젤리들 뿐. 이걸로는 어떤 요리사가 와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에 어려웠다. 다행이 조미료등은 빠진 것없이 찬장에 잘 정리되어 있었지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는 닭가슴살을 베이스로 한 퍽퍽한 육류음식들 뿐. 기름진 맛있는 음식과 차가운 맥주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요새 체중관리 기간이라..”


“너무하네. 이렇게 먹고 어떻게 살라는건지”



펜션 올라프에서 파스타를 그렇게 잘 먹던 게 다른 것이 아니였구나. 엘사는 측은한 마음에 안나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었다. 사람손이 잘 탄 고양이처럼 엘사의 손길에 기분좋은 미소를 보내는 안나를 보니 이 작은 몸이 더욱 가냘퍼 보였다. 먹는 재미라도 있어야 할텐데. 하지만 지금 식재료를 사 오기에는 신선한 것들도 다 팔렸을테고, 어디 나가서 사 먹기에도 안나를 데리고 나간다는 것은 굉장히 까다로웠기에 섣불리 차를 타고 음식점으로 움직일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지 뭐. 시켜먹자. 배달은 되지?”


“..음..한번 매니저 오빠한테 연락해봐야 될 것 같은데요오오..”


“뭐야, 배달도 안시켜먹어봤어?”


“평소에 저런거말고는 매니저오빠가 사다주는걸로 떼우는편이라서..”


“하아..그럼 전화 한번 드려봐”



안나가 거실의 소파로 총총 걸어가고, 엘사는 날카로운 눈으로 냉장고 안을 다시 한번 훑고는 문을 닫았다. 바로 옆 냉동고의 문도 열어보려다 어차피 같은 냉동 닭가슴살이 산처럼 쌓여있을거라는 판단에 고개를 저으며 뻗었던 손을 거두었다. 그리곤 주방을 한번 슥 둘러봤다. 깨끗한 식기류, 요리도구. 다 물기하나 없이 쓰지도 않았는지 삐까뻔쩍했다. 이건 뭐, 거의 인테리어 수준이네. 안나 대신 불만을 뱉은 엘사는 더 이상 볼 것도 없는 주방을 빠져나와 침실로 향했다.


수많은 눈사람 인형. 그리고 귀여운 하얀색 화장대와 줄지어 늘어선 화장품. 곰돌이 그림이 들어간 알록달록한 이불. 엘사는 침대에 걸터 앉아 방안의 풍경을 관망했다. 안나는 매일 아침 이런것들을 보며 눈을 뜨는구나. 흰색 벽지에 어떤 때도 타지 않은 채 깔끔한 공간속에서,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형과 이불을 곁에 두고 자는구나.

무의식적으로 털썩 하고 대자로 누워버린 엘사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운전 할 동안 피로도 쌓이지 않았지만 포근한 이불의 몸을 감싸안는 촉감에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졌다. 매일 이곳에서 잠을 잔 덕분인지 안나의 향취가 곳곳에 남아있다. 방을 들어왔을 때부터 느껴졌던 살내음. 문득, 지금까지의 일들이 비춰오며 감은 눈 너머로 주마등같은 나날들이 스쳐지나갔다. 어느새 자신은 두려움도 없이 남에 집에 들어와 침대에 몸을 누이고 쉬고있다니. 세상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 하는 자조적인 혼잣말이 머릿속에 감돌았다. 남은 아니지. 키스도 하고, 뜨겁게 하룻밤을 보냈지. 서로 살결을 만졌고, 한 몸이 되었지.



“엘사, 뭐 해요”


“..응?..아무것도..”



안나의 목소리에 감았던 눈을 뜬 엘사는 고개를 들어 목소리가 들린 곳을 보았다, 문틀에 안나가 기대어 서서는 자신을 보고있다. 안나는 선선히 미소짓고 있었다. 팔을 쭉 뻗고 대자로 누운 엘사를 빤히 바라보던 안나는 천천히 걸어와 뻗은 팔을 배게 삼아 머리를 누이고 엘사 옆으로 다가왔다. 엘사는 그런 안나의 행동에 피식,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었다. 흰 벽의 천정을 별자리 삼아 늦은 밤의 천문학 데이트를 즐기듯. 서로는 침대에 쭉 뻗어서는 작은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무슨 생각해요.”


“너 생각.”



거짓말은 아니다. 정말 엘사는 모든 기억속에 담겨있던 안나와의 추억들을 끄집어 하나씩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엘사의 진중하고 낮은 목소리. 평소에는 안나의 은근한 유혹수의 말들에 잔뜩 부끄러워하던 엘사였다. 그런 그녀가 중얼거린 말이 이렇게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말을 하다니. 안나는 미약하게 내뱉던 숨소리 마저 멈춰버리곤 멍하니 천정을 바라봤다. 내 생각. 이 세글자의 말에 모든 생각의 흐름이 끊겨버리곤 시간이 멈춘 듯 했다.



“가끔은 아무거나 시켜먹어도 괜찮겠죠?”


“나야 좋지.”



씨익, 웃음을 지은 엘사는 안나에게 팔을 내어 준 채로 천정을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 똑같이 천정을 바라보고 있는 초록빛깔 눈동자를 보았다. 언제 보아도 맑고 순수한 눈.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지중해 푸른바다 위 칵테일 이 생각나는 아름다운 눈동자. 엘사의 시선을 느꼈는지 몸을 돌려 엘사에게 향했다.


시선속에 가득 담긴 엘사를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집 구경한 소감이 어때요?”


“아직 다 돌아보지도 않았는데?”


“굳이 다 볼 필요도 없잖아요. 침대가 어디있냐만 알면 될텐데.”


“...그렇긴 하지..으음..”



다가오는 입술을 막지 않은 엘사는 포근하게 감싸는 안나의 따듯한 촉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제는 당황하지 않고 몸 속에 감도는 두근거림과 뜨거운 열기를 기쁜 마음으로 느낀다. 손 하나를 뻗어 엘사의 볼을 어루만지는 안나. 그리고 그런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엘사.


입술은 떼어지고, 미약한 호흡과 실낱같은 타액이 반짝인다.



“나머지는 밤에..”


“...아쉽네.”



스르륵 일어나는 안나를 붙잡지 않은 엘사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입술을 훑었다. 거실로 향햐는 안나를 따라 터덜터덜 걸어가 소파에 앉은 엘사는 청자켓을 벗어 한쪽에 개어 두고는 핸드폰을 보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그녀에게 몸을 가까이 하고는 안나의 손길에 따라 눈동자를 굴렸다.



“피자?”


“다 먹을수 있겠어요?”


“남기면 남긴대로 먹지 뭐. 아 치킨은?”


“너무 기름진대..”


“에이 하루 먹는 건데~”



다이어트 별식. 살 안찌는 음식. 검색하는 키워드를 보자니 벌써부터 입맛이 뚝 떨어진다. 엘사는 흐응, 하는 콧김을 불며 안나의 선택에 영 못마땅한 듯. 맥주와 치킨을 상상하며 입맛을 다셨다.



‘띵동 띵동’


“..뭐야, 벌써 시켰어?”


“그럴리가요”



엘사의 물음에 픽, 하고 웃어버린 안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인터폰으로 향했다. 그 덕에 안나의 어깨에 볼을 부비며 기대어있던 엘사가 어어, 하며 콩 쓰러졌지만 말이다. 이윽고 안나를 따라 일어난 엘사는 인터폰의 흐릿한 화면 너머로 보이는 남자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본 얼굴인데.”


“제 매니저 오빠요. 지난번에 한번 인사하지않았어요?”



아직 내 기억력은 쓸만 하네. 맨 처음 안나와 만났던 날. 첫 번째 운전교육을 가르치던 날. 그때가 떠올랐다. 아무런 감정없이 만나서는 여럿 일들이 있었고, 집에 돌아가던 비가오던 밤 저 남자를 한번 만났었다. 그 이후로 자잘한 계약과 관련된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 외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이였기에 엘사는 어색하고 떨떠름한 듯이 고개를 주억거리면서도 안나의 매니저이자 자신에게 있어서는 교육비를 보내주는 돈줄이었기에 나름대로 불편해 하지는 않으려 노력했다.



“근데 왜 오신거지..”


통화버튼을 누르자 철문 밖 소음이 스피커를 통해 미약하게 들려왔다. 매니저는 어딘가 아픈건지 무언가 불편한것인지 이마를 긁적거리며 입술을 우물거릴뿐이었다.


“오빠 안오신다면서요? 무슨일 있어요?”



화면 옆에 달린 마이크로 안나가 이야기 하자 매니저는 더욱 고개를 숙이며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듯 했다.



“안들려요~ 마이크가 고장났나?”


“아니..저..앗 잠깐만요!!..으악!”


“오빠?!”


“뭐야 무슨일이야”



화면 안에서 우물쭈물 하던 매니저가 어딘가로 홱 사라졌다. 갑자기 들린 매니저의 비명과도 같은 소리에 안나는 손으로 입을 막고 지금 이게 무슨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화면을 바라봤다. 누가 쫒아왔나?. 설마 사생팬인가?. 하는 급진적인 위험한 생각들이 일순 떠올랐다. 그런 안나를 앞에 두고 어깨 너머로 지켜보던 엘사는 황급히 안나를 지나쳐 철문으로 나가기 위해 신발장에서 신발을 꼬깃꼬깃 신고있었다. 적어도 한번즘 일면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와주는 것이 도리였으니까. 그리고 그때, 매니저를 홱 하고 잡아챘던 범인의 목소리가 인터폰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문 열어어어어!! 엘사 거기있냐?!!!”


“미친년 진짜..!!”


라푼젤 피츠허버트. 거칠고 갈라지는 고함을 듣자 엘사는 다 신지도 않은 신발 채로 밖으로 달려나갔다. 잔뜩 붉어진 얼굴을 하고서.


“쪽팔리게!!”
.
.

-----------

스토리 빼기 진짜 힘드네 ㅠㅜ 그래도 라푼젤같은 캐릭터 하나 잡아놓으니까 편하구만 ㅋㅋㅋ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0:18 7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7] ㅇㅇ(110.47) 06.09 47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0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21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19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27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19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13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0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1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12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29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6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3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3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5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4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7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19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9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50 4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0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18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8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19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4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5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2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30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5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5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3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20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20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8] ㅇㅇ(115.138) 06.07 85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1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102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11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51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3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6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4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6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1 0
1123665 이럴 때 정신놓으면 갓반인 된다 [2] ㅇㅇ(223.62) 06.06 30 0
1123664 말라간다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4 0
1123663 단편이나 떡밥 내놔!!! ㅇㅇ(211.234) 06.06 2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