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타임어택/생일선물/짧픽] 카페인 - 외전 (나를 위한 선물)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19 23:14:12
조회 477 추천 32 댓글 11

주제: 생일선물/얼음


링크모음집




"우와, 누구 생일이에요? 웬일로 케이크를 사요?"

"그냥 분위기 전환 겸 사려고요."

엘사는 환하게 웃으며 케이크를 포장했다.

"초도 넣어 드릴까요?"

"대충 넣어 주세요."

대화를 하면서도 우울한 기색은 숨길 수 없었다. 겨우겨우 감정을 숨겨갔다.

"자, 여기 있어요. 누군지 모르겠지만,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줘요!"

엘사는 한결같이 밝은 미소로 자신을 응대했다. 고마워요. 아주 살짝, 간신히 봐야 알 정도로 조금 미소를 짓고 케이크를 건네받았다. 지갑을 꺼내 계산을 하려 하자 엘사는 극히 사양했다.

"받아요."

"에이, 괜찮아요! 돈 걱정은 말고 생일이신 분이랑 재미있게 놀고 와요!"

"하지만, 그래도..."

"어허!"

엘사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자신을 말리고는 카페 바깥으로 내보냈다.

"자, 재미있게 놀다 와요!"

다시 카페로 들어가려 해도 절대 열어주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문을 가로막은 엘사의 모습을 보자 그 생각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고마워요."

"히히, 얼마든지요!"

카페를 등지고 선 엘사의 모습을 머릿속에 담으며, 곰팡이 냄새가 잔뜩 풍기는 거리를 걸어갔다. 거리에 나뒹구는 마약에 절은 부랑자들이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대도 케이크를 품에 꼭 안고 길을 걸었다.

[당신의 삶을 바꿀 환상-복권! 지금 당장...]

텅 빈 길거리에 오늘도 어김없이 울려퍼지는 광고 소리와,

"어이, 이쁜이. 약 한 방 빨겠나?"

마약에 잔뜩 절은 채 잔뜩 풀린 목소리로 자신을 꼬드기는 부랑자를 지나,



"후우..."

낡은 문 앞에 도달할 수 있었다.

녹이 슬어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는 손잡이를 잡고 낡은 문을 열었다. 바깥과 다를바 없이 곰팡이 슬은 냄새가 문 밖으로 새어나왔다.

쿨럭, 쿨럭. 방에 들어서자마자 기침이 절로 나왔다. 손으로 얼굴 앞을 휘휘 저으며 지독한 곰팡이 냄새를 조금이나마 치웠다. 그리고 침대 위에 방금 받아온 케이크를 귀중품 모시듯이 얹었다. 한벌 뿐인 정장과 가방을 바닥에 휙 던지고 낡은 냉장고를 열어 초콜릿 조금, 그리고 한구석에서 조금씩 마시던 술을 꺼냈다.

초콜릿도 이제 얼마 안 남았구나...

엘사가 줬던 초콜릿은 냉장고를 꽉 채웠었다는 사실이 무색하도록 어느새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우울함을 잠시 접어두고 빈 잔을 들었다. 먼지 낀 잔을 옷소매로 대충 닦고 잔과 함께 침대로 향했다.

털썩-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버린 매트리스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걸 주저앉기 전에 생각했어야지, 멍청아.

바보같은 자신을 질책하며 케이크에 초를 꽂았다. 세번을 시도하고서야 겨우 초에 불을 붙이고 초콜릿을 까서 케이크에 얹었다. 조촐하지만 자신에게는 이정도면 풍성했다.

"안나."

케이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오늘도 잘 버텨냈구나."

잔뜩 닳아버린 목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수고했어."

냉장고에서 꺼내온 술병을 따서 잔에 따랐다.

"앞으로도 버텨낼 수 있을거야."

졸졸- 술은 잔을 얼마 채우지 못하고 바닥나 버렸다. 에이, 씨. 빈 병을 구석에 대충 세워두고 잔을 들었다.

"자, 여기. 생일 선물이야."

앞에 걸린 거울 속 자신에게 잔과 초콜릿을 건네며 말했다.

"생일 축하해, 안나."

족히 몇 년은 묵혀진 듯한 독한 향이 한가득 피어올랐다. 잔을 들어 아주 조금, 채 한 모금도 되지 못할 양을 마셨다.

"앞으로도 잘 버텨낼 수 있을거야."

의미가 있다면 말이지. 다시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쾅쾅쾅- 활활 타오르던 초를 불려는 찰나,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에 고개를 돌렸다. 찾아올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누구지?

"누구세요?"

사실, 누구던지간에 상관이 없었다. 한밤중에 찾아온 취객이 칼춤을 춰서 자신을 다치거나 죽게 만들건, 경찰이 찾아와 자신을 아무 헛소리를 붙여가며 잡아가거나, 의미 없이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도 끼칠 리는 없었다.

벌컥- 문을 열었다.

...어?

그리고 앞에는 환한 백금발의 여성이 서 있었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엘사?"

취기가 올라 목소리가 반쯤은 풀린 상태로 물었다.

그리고 엘사는 방긋 웃으며 손에 쥔 커다란 초콜릿을 앞으로 내밀었다.

"...?"

이게 뭐냐는 표정으로 엘사를 바라보았다. 엘사는 방긋 웃으며 외쳤다.

"생일 축하해요, 안나!"

아.

한동안 멍하니 엘사를 바라보고선,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엘사의 따스한 온기가 내 몸에 전해졌다.

그 말 취소.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엘사의 옷 어깨춤이 눈물로 젖어갔다.

"고마워요, 엘사..."

한이 서렸기라도 한듯 울음이 펑펑 쏟아져내렸다. 손에 들고 있던 잔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엘사는 천천히 내 등을 토닥여주었다.

인생에 있어서 처음으로 받는 생일 축하였다.



폰으로 쓰니까 겁내 힘들다
으으 맞춤법 양해 앙망...

23/81
엘사와의 첫 만남 이후 한달!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32

고정닉 15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0:18 7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7] ㅇㅇ(110.47) 06.09 45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0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21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19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27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19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13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0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1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12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29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6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3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3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5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4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7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19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9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50 4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0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18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8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19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4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5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2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30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5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5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3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20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20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8] ㅇㅇ(115.138) 06.07 85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1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102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11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51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3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6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4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6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1 0
1123665 이럴 때 정신놓으면 갓반인 된다 [2] ㅇㅇ(223.62) 06.06 30 0
1123664 말라간다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4 0
1123663 단편이나 떡밥 내놔!!! ㅇㅇ(211.234) 06.06 2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