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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공주와 해적 30화 - 귀환

ㅂ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23 18:15:14
조회 226 추천 18 댓글 10

링크 모음: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928443



30화 - 귀환



우와아……”

경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엘사가 사는 곳이라는 점을 빼고 봐도, 안개 속에서 나타난 노덜드라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시선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분위기라고나 할까? 마치 금방이라도 요정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 물론 요정보다 휠씬 멋진 사람이 바로 옆에 있으니까 별로 상관없긴 하지만.


공주님께서 그렇게 반응해주시니 제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보통 저런 말은 귀족이 생색내거나 인사치레로 하는 법이지만, 엘사의 표정은 정말로 이 정도 리액션을 기대 안 했는지 기쁘면서도 살짝 부끄러운 듯했다. 저런 것도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이런 광경은 나 말고 누가 봐도 찬탄하지 않을 수 없을걸요? 여기에 정령 말고 사람이 산다는 게 신기할 정도에요.”


안나의 계속되는 찬탄에 다시 웃는 엘사였지만 순간 그녀의 얼굴에 일말의 쓸쓸함이 스쳤다.


그렇네요…… 오랫동안 이곳을 사람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느라 다들 수고가 많았죠.”


“…………….?”


그 말에 담긴 의미가 궁금해진 안나였지만, 때마침 해안으로 접근하는 노스 윈드였다 보아하니 항구 같은 건 따로 보이지 않아서, 그냥 모래톱 위로 올라가려는 것 같은데.

오오, 마침 마을 사람들이 나오고 있네?”


크리스토프의 말에 저 앞을 내다보니, 이곳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다가오는 배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집단의 구성원인 것치고는 복색이나 외양이 완전히 제각각이었다. 옷차림은 그렇다쳐도, 당장 인종부터가 너무 다양한데? 아렌델도 북쪽 외지의 국가인 것 치고는 제법 다원화된 편이지만 여기에는 비할 바가 못됐다.


생각해보면 당장 노스 윈드의 선원들만 해도 제법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있었다. 다른 거 다 제치고, 알라딘만 봐도 그렇잖아? 솔직히 이 지역에서 그와 같은 아랍계 사람을 볼 확률은 극히 드물었지만, 아무도 그걸 특별하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번 데인즈를 습격했을 때처럼, 행선지에서 동료들을 새로 들이는 경우도 있었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노스 윈드는 착실히 해안에 정박하고 있었고, 오랜만에 돌아온 배를 맞이하는 인파들의 목소리가 이제 슬슬 들려오기 시작했다:


, 노스 윈드가 돌아왔다!”


, 뭐해? 빨리 패비 영감이랑 옐레나 할망구한테 알려!”


엘사가 돌아왔다! 만세!”


, 배 상태 봐! 이번엔 얼마나 격렬하게 한바탕 한 거야?!”


이게 얼마만이야! 빨리 바깥 얘기를 듣고 싶어!”


“……… 인기쟁이네요.”


저 아래서 와글와글 떠드는 소리를 안나 곁에서 듣고 있던 라푼젤이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당연하지; 저 사람들…… 아니, 우리 모두에게 있어 엘사는 구세주나 마찬가지니까.”


“…… 플린.”


부상당한 옆구리에 붕대를 둘둘 만 채로 마치 제 자랑인마냥 가슴을 팍 내밀고 말하는 플린이었지만, 엘사의 조용한 한마디에 멋쩍은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고는 다시 침묵했다.


“…………………?”


그 모습에 훈훈하게 웃으면서도 일말의 궁금증이 이는 안나였다; 새삼 느끼는 거였지만, 아직 자신은 엘사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알고 있지 않았다. , 어떻게 엘사가 이곳 노덜드라를 근거지로 삼았는지, 이 사람들은 왜 엘사를 따르는지, 애초에 어째서 그녀가 제국과 싸우는 해적이 된 건지알 수 없는 것투성이었다.


물론 거기에 대한 답이 어떻게 되건 엘사에 대한 그녀의 애정이 변할 일은 없지만, 궁금한 걸 어떡하나. 왠지 이곳에선 드디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묘한 기대감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기다리던 사람들의 환영과 환호 속에서 엘사를 선두로 하선할 준비를 하는 선원들이었다.


공주님, 이쪽으로; 손님이신만큼, 저와 함께 오셔야죠.”


자연스럽게 자신을 옆으로 붙이면서 일행의 선두로 나서는 엘사를 보며 입가가 간지러워진 안나. 세상에, 살면서 누가 해적의 에스코트를 받아보겠는가?


오오, 저 사람은 누구지? 엘사와 팔짱을 꼈어!”


한나랑 좀 닮았는데? 아니, 머리색 빼면 판박인데?”


와씨, 한나 아니었어?!”


뭔가 분위기가 공주님 같은데? 근데 어깨를 다쳤나봐!”


사이 좋아보이는데…… 오오오, 드디어 엘사한테도 봄이 온 건가!”


당당하게 엘사의 팔을 잡고 먼저 배에서 내려오는 안나였지만, 역시 밑에서 와글와글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자 얼굴이 빨개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체통, 체통! 너 그래도 일국의 공주야!


그 와중에 슬쩍 옆을 보니, 자신을 반겨주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보내면서도 엘사의 눈은 바삐 움직이며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그러다


엘사, 크리스토프, 여기야 여기! 어서와!”


가죽옷을 입은 두 남녀가 인파를 뚫고 나와 엘사를 반겼다. 둘다 흑발에 제법 다부진 몸을 지니고 있었고, 모인 사람들 중에서도 엘사와 면식이 깊은 듯……?


허니마린, 라이더! 둘 다 못본 사이에 이렇게……”


바로 뒤에 있던 크리스토프가 튀어나와 둘을 격하게 반겼다. 왠지 분위기가 비슷한데…..


오랜만이네요. 혹시……”


뒤이어 인사하면서 말끝을 살짝 흐리는 엘사를 보고 피식 웃는 두 사람.


두 분이라면 조금 뒤쪽에 계셔; 오늘은 조금 마음이 급하구나?”


눈치없는 건 여전하네요, 허니마린……”


여자 쪽이 웃으며 말하자 툴툴거리는 엘사였지만, 그와 동시에 시선이 인파의 뒤쪽으로 향하고…… 바로 크게 밝아졌다.


마치 그걸 예상한 듯이 앞의 사람들이 일제히 길을 비켜주고 그 한복판에서 안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는 한 쌍의 미중년 남녀였다.


왜 천천히였나면…… 남자 쪽이 지팡이에 의지한 채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고, 아저씨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네……”


뒤쪽에서 플린이 안타깝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혹시 이 분들이……


엘사…… 이번에도 무사히 돌아왔구나.”


다리가 불편한 사내가, 다가오는 엘사에게 실로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오직 부모가 자식에게 지을 수 있는 그런 미소를.


다녀왔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공손하게 두 사람에게 인사하는 엘사를 보며, 애써 묻어두었던 긴장감이 다시 안나의 안에서 대폭발했다. 이 분들이 엘사의 부모님……!


아그나르, 이두나! 그냥 안에서 기다리지 항상 불편한 몸을 끌고……”


저쪽에서 혀를 끌끌 차며 노령의 여자 한 명이 나타났다. 복색이나 위엄을 보아 이곳 주민들의 리더로 보이는데…….?


마음은 감사해요, 옐레나…… 하지만 우리 딸들이 밖에서 이렇게 열심인데 우리가 가만히 앉아서 문안인사나 받을 순 없잖아요?”


남편을 부축해주던 이두나가 싱긋 웃으며 장로를 반겼다. 하지만 순간 딸이란 말을 들은 안나의 가슴이 크게 아려왔다. 맞아…… 원래 자신이 있는 이 자리에는 대신……

“…………..? 그러고 보니 한나가 안 보이는구나. 혹시 몸이 안 좋은 거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아그나르의 모습을 보고 안나의 심장이 발밑으로 떨어졌다. 한나…… 자신과 위치가 뒤바뀌어 지금쯤 아렌델에 있을 은발의 소녀. 무슨 낯으로 그녀가 자신 때문에 인질로 붙잡혔다고 그녀의 부모님께…… 엘사의 부모님께 말할 수 있지?


나 진짜 어떡해………….!


패닉에 빠진 안나의 눈이 엘사 쪽으로 향했지만 순간 그 사이에 있던 이두나와 눈이 딱 마주치고야 말았다. 으아아, 난 몰라…….!


엘사, 이 분은……?”


살짝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큰딸에게 시선을 돌리는 이두나. 어머니까지 저런 반응인 걸 보니, 확실히 내가 한나를 닮긴 닮았구나 가 문제가 아니고!


“……………”


마치 자석처럼 안나의 시선이 다시 엘사에게로 향하자…… 그녀를 향해 안쓰러우면서도 믿음직한 미소를 보내는 선장님의 모습이 있었다. 마치 나만 믿으라고 말하는 듯이. , 믿고 말고.


엘사가 있다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설령 그 대상이 그녀의 부모님이라 해도.

 


- 작가의 변 - 


미안, 혐퀘때매 늦었다..... 어쨌든 이 픽도 드디어 30화를 보는구나, 망할! 근데 아직 갈길이 멀다!

한동안은 노덜드라에서 잠시 쉬어가는 타임을 가지는 엘산나한테 집중할까 해. 그렇게 서사적으로 중요한 파트는 아니지만.... 아무튼 상견례는 해야지? ㅋㅋㅋㅋㅋ 그리고 과연 안나가 기대하는 대로 여기서 엘사의 과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예고나 보자! 내일은 금요일이지만 올릴 수 있을 것 같거든!


- 31화 예고: 엘사의 사람들 -



한나는…… 사정이 있어서 아렌델 왕국에 맡겨놓은 상태에요.”


...


이런, 우리가 재회의 기쁨에만 묻혀 너희들의 곤궁함을 살피지 않았구나.


...


소개할게요! 이쪽은 패비 영감, 마을의 유일한 치료사이자…… 우리 할아버지에요.”


...


오랫동안 이곳으로 돌아오는 노스 윈드의 선원들을 보아왔지만, 이렇게 많이 다쳐서 온 적은 처음이구나. 이번엔 정말로 고생했구나……”


...


역시 공주님 표정은 알기가 쉬워; 궁금해 죽겠지?”



빼박이다..... 이번에도 50화 넘기겠다... ㅋㅋ.... 이거 장편밖에 못쓰는 병에 걸렸나? 아무튼 건필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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