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s://www.fanfiction.net/s/11934753/21/Only-One-Year
21. Confrontation
엘사가 자기 위해 침대에 누으며 마지막으로 핸드폰을 확인하자, 라푼젤이 자신에게 전화를 건 기록이 남아 있었다. 아까까지 계속 같이 있었는데... 왜 전화를 하려고한 거지? 엘사는 곧바로 라푼젤의 번호를 눌렀다.
"안녕, 라푼젤. 무슨 일이야?"
"엘사, 어쩌면 내가 엄청 큰 실수를 한 걸지도 몰라!"
"뭐? 언제? 혹시 나랑 안나 이야기를 다른 사람한테 한 거니?"
"아냐, 절대 아냐. 근데... 너 혹시 여자친구한테 이렇게 말한 적 있어? 넌 이미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응. 그 비슷한 식으로 말하긴 했지. 에스메랄다에게 너무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아서, 그냥 다른 스트레잇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뒀어. 에스메랄다는 그 상대를 너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난 그냥 부정하지는 않았지. 근데 왜?"
라푼젤은 핸드폰 너머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걔가 나한테 묻더라. 그냥, 나랑 너 사이에 아무런 감정도 없는게 확실하냐고 말야. 난 에스메랄다가 왜 나한테 그런 걸 묻는지 전혀 이유를 몰라서, 그냥 그렇다고 대답했어. 너랑 나 사이에는 아무런 로맨틱한 감정이 없다고 말야."
씨발. "너한테 미리 말해뒀어야 했는데. 이젠 에스메랄다도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 거야."
"응... 에스메랄다에게 정확히 뭐라고 했었어?"
엘사는 에스메랄다와 처음 만났던 클럽에서의 밤을 떠올려보았다. "난...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다고 말했어. 그리고 7월달에 에스메랄다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나한테 여전히 같은 상황이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대답했어. 난 그 짝사랑 때문에 에스메랄다에게 사귈 수 없다고 말했어. 왜냐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젠장... 정말 미안해. 내가 대답하기 전에 제대로 상황을 판단해야 했어. 네 여자친구는 뭔가 확실한 의심을 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
"음... 만약 에스메랄다가 나한테 묻는다면, 그냥 학교의 다른 여자애라고 말해야겠어. 너무 가까워지는게 무서워서, 친구조차 되지 못 한 여자애라고 하는 거지."
"그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대화도 거의 못 해본 상대한테 그렇게 매달리는 사랑은 이상하잖아?"
"그럼 어쩌란 거야. 아니면 뭐 에스메랄다한테 이렇게 말할까? 학교의 뭐... 아무 교사들 중 한 명한테 빠져있다고?"
"역겨워!"
"여동생 보다 역겹겠니? 아닐 것 같은데. 아니면 그냥 다음에 에스메랄다를 만날 때 네가 말해봐.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너한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야. 헬스장이나 뭐 적당한 곳에 있을 때 내가 이상하게 행동한 적이 있다거나, 뭐 그런거."
"혹시, 혹시라도... 네가 사랑하는 게 안나라는 걸 알아챈 게 아닐까?"
"에스메랄다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 내가 여동생을 사랑한다는 걸 상상이라도 할 수 있을까? 진짜 싸이코(psychos)들이나 그런 상상을 할 수 있겠지."
"음... 오늘 밤 에스메랄다가 정말 이상하게 행동한 건 기억하지? 내가 보기엔, 너랑 안나를 계속 관찰하고 있는 것 같았어. 걔는 생일파티 때 너희 자매가 얼마나 가깝게 지내는지도 봤고. 심지어 오늘은 네가 여동생의 남자친구를 때려눕힌 것도 알게 됐지. 그 다음 에스메랄다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 해? '안나에게 남자친구를 만들어 주자' 라고 했지? 혹시 그 말을 한 이유가, 네가 질투를 하는지 아닌지 알아보려는 거 아니었을까?"
엘사는 상상조차 하지 못 했다. 진짜 에스메랄다가 눈치 챈 거야? "내가 그랬어? 내 말은, 남의 눈에 보일 정도로 명확하게 화를 내고 질투를 했던 거야?"
"너 장난해? 당연히 뻔히 보일 정도였지. 안나가 다른 사람한테 작업이라도 걸어보겠다고 말했을 때 기억 나? 넌 바로 안나를 데리고 집으로 가버렸을 정도잖아."
엘사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에스메랄다는 틀림없이 눈치 챘을 거야. 안나랑 내가 춤추고 있었을 때도 항상 우리를 보고 있었어. 오늘 밤, 안나가 제일 귀엽냐고 물었던 것도있었고, 등 보조개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었어. 씨발, 에스메랄다가 눈치챘어. 틀림없이 에스메랄다는 내가 질투하는지 확인하려고했던 거야. 이상하면서도 불쾌한 열기가 온몸을 타고 올라 심장을 불태웠고, 엘사는 제대로 숨 쉴 수 조차 없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만약 에스메랄다가 모두에게 말한다면?
엘사는 머리속으로 온갖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최소한, 그녀는 에스메랄다와 헤어지게될 것이다. 물론 엘사는 에스메랄다와의 이별에 괴로워하겠지만, 충분히 이겨낼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만약 에스메가 안나에게 진실을 말 해버린다면? 여동생은 평생 자신과 얼굴도 마주치지 않을 것이다. 혹시 에스메랄다가 부모님에게 말해버린다면? 그럼 모든 것이 끝장날 것이다. 혹시---
"엘사? 괜찮아?"
"응... 맞아. 완전 좆같이 괜찮지. 라푼젤, 걔가 눈치챘어."
"아직 단정을 내릴 순 없잖아. 어쩌면 의심만 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 애초에 너무 말도 안 되는 결론이잖아? 그냥 앞으로는 주의하는 게 좋을 거야."
"진심으로... 그랬으면 좋겠어. 안나에게 진실을 알리게 해선 안 돼."
"혹시라도 에스메랄다가 나한테 그 얘기를 다시 하게 되면, 바로 너한테 알려 줄게. 만약 걔가 안나나 부모님에게 말을 하려고 할 때도 내가 도와줄게."
"고마워... 이미 너무 늦은게 아니면 좋겠어."
둘은 잘자라는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엘사는 눈을 감고 자려고 했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머리속에는 수많은 시나리오가 흘러갔지만, 어느 것 하나 엘사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지 않았다. 그저 엘사가 유일하게 바라는 건, 이건 너무 터무니 없다면서 에스메랄다가 확신을 하지 못 하게 되는 것 뿐이었다. 지금까지 여자친구의 눈앞에서 보인 여동생과의 애정행각을 고려해본다고 해도, 여동생을 사랑해 버린다는 사실은 너무나 역겨웠으니까.
엘사가 잠든 건 그로부터 몇 시간이나 후였지만, 눈을 뜬 건 이른 아침이었다. 엘사는 하루종일 어젯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마침내 그날 저녁 에스메랄다에게서 문자가 왔다.
08:35 혹시 내 집에 와줄 수 있어?
씨발... 이건 안 좋아 보이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시간을 벌어야 해. 엘사는 빠르게 답장을 날렸다.
08:38 미안해, 오늘은 벌써 많이 늦었잖아? 다음엔 어때?
답장은 지체없이 날아왔다. 정말 중요한 일이야. 최대한 빨리 와.
씨발, 눈치 챘어. 눈치 챘다고. 엘사는 라푼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그래서 엘사는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다.
"왜? 무슨 일 있어?"
"에스메랄다가 눈치 챘어. 나한테 문자로 지금 당장 오라고 했어. 중요한 일이라면서 말야."
"침착해, 엘사. 이건 전혀 관계없는 일일 수도 있어."
"응, 그렇겠지, 우연의 일치란 참 대단하기도 하지! 걔가 나한테 물으면 어쩌지? 내가 어떻게 해야 해?"
"음... 글쎄, 넌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 걔의 말을 부정하던가, 아니면 인정하고 모든 걸 설명하던가."
"좋은 생각이야. 내가 걔한테 모든 걸 설명한 다음 화를 내지 않길 기도하란 거지? 완벽한데?"
"생각해 봐, 나는 네 비밀을 듣고도 별로 비난하지도 않았잖아?"
"적어도 너는, 내가 두 달동안 사귀는 상대가 아니었짢아? 게다가 넌 내 베스트 프렌드였으니까 날 도와주려고 했던 거지."
"그래도 어쩌면 에스메랄다가 널 이해해줄 수도 있을거야. 걘 너한테 완전 빠져있거든."
"그렇게 잘 풀릴 리 없잖아! 난 걔한테 거짓말을 했고, 내가 진짜 원하는 걸 잊기 위해서 걜 이용한 거라고!"
"아니면 뭐, 끝까지 걔한테 거짓말을 하는 것도 방법이지 뭐. 서로 싸우면서 헤어지긴 하겠지만, 걘 마지막까지 확신은 하지 못 할 거잖아?"
"그래봐야 겠어. 그따위 생각을 하다니, 미친게 틀림없다면서 말이야. 그렇게 질투가 많고 피해망상이 있는 여자와는 더는 못 사귀겠다는 말도 해버려? 정말 정말 좋은 조언인 것 같아, 라푼젤."
"후... 일단, 걔한테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해 봐. 일이 다 끝나면 나한테 전화 해 줘."
"그럴게."
엘사는 자신의 차를 타고 곧바로 여자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마치 사형대로 걸어가는 죄수가 된 것 같아. 제발,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날 차주면 안 될까? 얼마 후 에스메랄다의 아파트 옆에 주차한 엘사는, 계단을 올라가서 현관문을 노크했다. 에스메랄다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둘은 키스를 하지도 않았고, 미소짓지도 않았다. 눈치 챘어.
"앉아, 엘사." 그녀는 테이블에 앉은 후 여자친구 반대편에 앉았다.
에스메랄다는 깊게 숨을 들이마쉰 후 물었다. "너, 안나를 사랑하고 있어?"
엘사는 이 말을 들을거라 몇 번이나 생각했지만, 직접 듣는건 예상보다 훨씬 괴로웠다.
"뭐? 너 제정신이야?"
"엘사, 나한테 좆같은 거짓말은 집어 치워. 너랑 걔는 너무 가까웠어. 자매들은 그래선 안 될 정도로 너무 달라붙어 있었다고."
"나랑 안나는 자매잖아! 내가 어떻게 걜 사랑할 수 있어? 걘 그냥... 너무 사랑이 많은 것 뿐이야."
"맞아, 네가 걔를 볼 때 처럼 말이지? 넌 나를 볼 때도 그런 눈을 하지는 않았어. 네가 눈치 못 챈줄 알아? 넌 아무도 널 안 본다고 생각할 때 마다 걔를 뚫어져라 쳐다봤잖
아."
"넌 지금 피해망상을 하고 있어!"
"네 부모님은 너한테 그 엿같은 자동차를 생일 선물로 줬는데, 네가 자랑하고 다닌 거라곤 여동생한테 받은 싸구려 로켓 뿐이었잖아."
"그... 자동차는 실용적인 목적이지만 로켓은..." 에스메랄다는 엘사의 변명을 끝까지 듣지도 않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밖에서 같이 데이트를 한다고? 대체 이 세상에 어떤 자매가 그러는데!! 키스랑 허그는 또 뭐고? 옆에 있는 사람들은 완전히 무시하면서 얼빠진 커플들처럼 서로를 미소짓고 바라보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
에스메랄다에게는 어떤 거짓말도 안 통했고, 엘사의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정말... 정말 미안해, 에스메랄다. 네가 상처받을 걸 알고 있었어. 내가 말했잖아..."
"네가 나한테 말한거라곤,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있다는 말 뿐이었잖아! 당연히 난 네가 스트레잇 여자애한테 빠져있는 줄 알았고! 그러니까 니 말은, 네가 엿같은 여동생이랑 붙어먹고 싶어 한다는 걸 예상하기라도 해야 했다는 거야?"
"그런 식으로..." 엘사는 숨을 몰아쉬었다.
"걔도 너랑 똑같아? 서로 사귀는 거냐고!"
"뭐? 절대 아냐!"
"넌 괴물이야, 엘사." 알고 있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걔도 알고 있어? 너랑 걔가 나를 가지고 논 거지? 아, 이제야 걔가 질투를 한 이유를 알겠네. 그냥 네가 밖에서도 여동생이랑 붙어먹는 걸 의심받고 싶지 않았던 거구나? 그래서 나랑 사귀었던 거였어!"
"아냐! 난 안나랑 아무 것도 안 했어!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할 수가 있어? 내가 여동생을 망칠 리 없잖아!"
"그렇다고 뭐가 나아져, 엘사? 걔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안 보여? 걔는 딱 너만큼 좆같이 굴고 있다고." 뭐? 말도 안 돼!
"씨발." 에스메랄다는 울기 시작했고, 엘사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진짜 존나 사랑했어, 엘사. 드디어 평생 찾던 사람을 만난 줄 알았다고. 충분한 기다려 주기만 하면, 그만큼 나를 사랑해 줄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난줄 알았어."
"정말... 정말 미안해."
"왜 나한텐 이런 일만 일어나지? 아무도 날 사랑해 주지 않아. 가족도 없고, 좋은 친구도 없고, 진지한 관계도 없어. 내가 드디어 진짜 사랑을 찾았다고 생각하자마자, 그게 자기 여동생을 사랑하는 괴물이라고 깨달아 버리고."
엘사는 이제 눈물로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자기 죄 때문에 오열하는 에스메랄다의 모습이 엘사를 괴롭혔지만, 에스메랄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이프처럼 자신을 헤집어놓는게 더 괴로웠다. 에스메랄다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 엘사는 상상조차 하지 못 했고, 그녀가 이렇게 무너져내릴줄도 몰랐다.
"그냥, 돌아가줘.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
"에스메..."
"날 혼자 내버려 둬. 그리고 전화도 하지마. 그냥, 내 번호를 지우고, 우리가 만났던 사실도 잊어줘."
엘사는 그 자리에서 잠시동안 서 있다가 문으로 향했다. 엘사는 절대 에스메랄다를 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부엌 테이블에서 혼자 외롭게 오열하는 에스메랄다의 모습이 보였다. 엘사 역시 비슷한 모습을 한 채 문을 닫고 자신의 차로 달려갔다. 그리고 자동차 안에서 미친듯이 울었다. 지금껏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을 정도로, 처절하게도 울었다.
엘사는 지금의 상태로는 안전하게 운전을 할 자신이 없어서, 눈물이 멈추기 까지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고작 몇 미터 밖에 있는 전-여자친구는 자신보다 훨씬 괴로울 것이란걸 깨닫자 더 가슴이 아파왔다. 시간이 지나 떨림이 멎고 눈물이 그치자, 엘사는 시동을 걸고 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얼마나 오랫동안 에스메랄다의 집에 있었는지 몰랐고, 얼마나 오래 그녀의 마당에서 보냈는지도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니 벌써 자정이 다 되어 있었다. 엘사는 현관문을 열고 터벅터벅 계단을 올라가서 침대에 파고들었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머리속에선 에스메랄다의 말들이 메아리쳤고, 엘사는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엘사는 잠시동안, 누군가 이 소리를 듣고 자신에게 와서 위로해 주길 바랬다. 장난해? 에스메는 여지껏 자기를 위로해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데, 네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고 여동생이 들어왔다. 언니의 모습을 본 안나는 침대로 파고들어가 엘사의 팔을 잡으며 옆에 누웠다.
"무슨 일 있었어?"
"헤어졌어." 하지만 이렇게 우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 아니란 건, 엘사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에스메랄다가 무척 그리울 건 맞지만, 엘사를 울게 만든 건 그렇게 좋은 사람을 끔찍하게 상쳐입혔다는 것과, 그녀의 말이 다 맞다는 것이었다. 난 괴물이야. 여동생을 향한 이 끔찍한 욕망에 빠져있는 정신병자야.
"아.... 괜찮아, 언니. 금방 지나 갈 거야. 언닌 혼자가 아닌 거 알지? 내가 곁에 있어 줄게."
안나는 엘사를 위로해주려고 했지만, 엘사의 마음속에선 죄책감이 커지기만 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어. 내일이라도 당장 입학 신청서를 작성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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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오역은 언제라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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