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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nly One Year, Chapter 24

토익520점(110.46) 2020.08.27 13:40:43
조회 366 추천 31 댓글 9

원문: https://www.fanfiction.net/s/11934753/24/Only-One-Year



24. Laws



두 자매는, 안나의 친구들이 자신들에게얼마나 잘 속아넘어갔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깔깔대며 웃었다.



엘사는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부적절한 걸 알긴 해도, 정말 즐거웠다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네. 집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하고 안으로 들어갈 때, 두 자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이제 왔니, 얘들아? 너무 늦었잖니, 전화하려던 참이었단다."



"네, 아빠. 미안해요, 미리 말했어야 했는데. 같이 쇼핑몰을 같다가 안나 친구들을 만나서 저녁을 같이 먹게 됐어요."



어머니는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그러면 진작에 말해 줬어야지! 오늘 저녁으로 준비한 건 어떻게 해야하지?"



안나가 대답했다. "미안해요, 엄마. 다음부터는 전화 할 게요."



안나와 엘사는 다시 저녁을 먹지는 않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식탁에 앉았다. 엘사의 마음은 여전히 쇼핑몰에서의 행복한 기억 때문에 하늘을 떠다니고 있었다.



"둘 다 행복해하는 걸 보이니 정말 좋구나."



"당연하죠! 쇼핑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건 없으니까요! 그치, 언니?" 안나가 물었다.



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든 건 쇼핑이 아니라 가짜 데이트였지만, 당연히 그걸 말 할 생각은 없었다.



"너희가 밖에서 저녁을 먹고 와서 너무 아쉬워. 엘사를 위로해주려고 초콜렛 케이크를 만들어놨는데 말야."



안나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건 괜찮아요, 엄마! 나랑 언니는 별로 배 안 불러요!"



엘사는 그걸 보고 웃으면서, 찬장에서 접시 두 개를 더 들고왔다. 그리고 케이크를 자르면서 가족들에게 나눠주었고, 가장 큰 조각을 여동생에게 골라서 주면서 윙크를 하자, 안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언니에게 보냈다.



가족들이 모두 디저트를 다 먹자(안나는 케이크를 먹는 데 몇 초 밖에 안 걸렸어!), 모두들 식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도중에 안나가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이제는 뭐 하고 싶어? 영화?"



"미안, 안나. 난 지금 운동해야 할 것 같아." 맞아, 정말로, 정말로 운동을 해야해.



"흠... 그러면 난 그림 그려야 겠네."



엘사는 위층으로 올라가서 빠르게 옷을 갈아입은 후 런닝머신에 올라탔다. 안나도 엘사의 방에 따라들어가서 침대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리고 있자니 문자가 와서 핸드폰이 울렸다.



"이것 봐, 언니. 이브가 문자를 보냈어. 우리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는데? 걔들이 보기엔, 언니가 나한테 홀딱 반해버린게 틀림없대!"



엘사는 그저 아무 말 없이 속도를 올렸다.



"걔들은 참 바보야. 어떻게 언니가 나한테 관심이 있다고 착각할 수가 있지?" 안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 될 이유 있니? 걔들은 우리가 자매란걸 모르잖아."



"제발, 언니. 언니 같이 완벽한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나같은 사람이랑 사귄대?"



엘사는 물론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지만, 안나가 스스로를 비하하는 걸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바보같은 말 하지 마, 안나. 넌 정말 아름다워. 우리가 자매라서 위로하려고 하는 말이 절대 아냐." 내가 얼마나 진심으로 말하는지 네가 알았다면...



"잘도 그러시겠지. 그럼 시험해볼까? 우리가 자매가 아니라고 상상해봐." 오, 맙소사. "정말 언니는 나한테 반해버렸다고 생각해?"



"어..." 내가 뭐라고 해야하지?



"봐. 대답 못 하잖아."



"당연히 너한테 반했지. 솔직히 말하면, 내가 널 쫓아다니며 매달렸을거야."



안나는 키득거렸다. "고마워." 그 후 엘사가 운동을 끝날 때 까지 둘은 조용히 자신의 일을 했다. 달리기를 마친 엘사는 샤워를 한 후, 안나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를 함께 보다가 자러 갔다.



둘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이불 속에 들어갔을때 안나가 말을 걸어왔다.



"내일 이후로도 계속 함께 잘 수 있을까?"



"안 돼. 약속은 일주일이었어."



안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무척 그리워 질거야..." 나도 그래. "잘 자, 언니."



엘사는 여동생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잘 자, 컵케익." 씨발! 엘사는 순간적으로 공포에 질려서 몸이 굳었지만, 안나는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키득댔다.





------------------------------





다음 날 아침, 엘사는 언제나처럼 안나보다 먼저 일어난 덕분에 침대에서 몰래 빠져나와 라푼젤에게 전화할 기회를 얻었다. 물론 안나와 달라붙어서 보내는 일주일은 무척 행복했지만 사실 좀 갑갑하기도 했고, 라푼젤과 하는 그 비밀 이야기를 안나 앞에서 할 수도 없었다. 엘사는 재빨리 옷을 입고 조용히 밖으로 나가서 집 근처를 서성이며 라푼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 엘사! 잘 지냈어?"



"안녕. 정말 잘 지냈지. 넌 어때?"



"최고야. 남자친구 집에서 자고 일어났거든. 플린의 부모님은 벌써 나를 마음에 들어해!"



"그거 정말 좋겠네.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거 아냐?" 엘사는 이 커플들이 미래를 향해 완벽하게 나아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 어쩌면 라푼젤은 운명의 상대를 만난 건지도 모르겠어. 물론 엘사는 자신의 베스트 프렌드가 행복해 하는 걸 보고 기뻤지만, 동시에 어느 정도 질투를 느끼고 있기도 했다. 혹시 내가 안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올라프와 함께 이런 사이가 될 수도 있었을까? 아니면 에스메랄다랑? 엘사가 여동생을 떠올리자, 작은 갈망이 가슴속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당연하지! 그래서, 넌 어떻게 잘 지냈는지 설명 해주셔야 겠어!"



"음..."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지? "어제... 가짜 데이트를 했어." 엘사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가짜 데이트? 누구랑? 어째서?"



"안나랑." 물론 엘사는 라푼젤의 반응이 부정적일거란 걸 알고 있었다.



"뭐? 너 미쳤어?!"



"그건 맞을 거야. 뭐, 자기 여동생을 사랑하는 여자가 안 미쳤을리 있겠니?" 농담을 하면 분위기가 좀 나아지지 않을까?



"엘사! 무슨 일이 있었냐니까! 제발 여동생한테 키스를 했다던가 그보다 더 심한걸 했다는 말은 하지 말아줘!" 어림도 없군.



"아냐! 당연히 안 했지! 난 그렇게 까지 미치진 않았어." 그래서 엘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설명했다. 안나가 학교 친구들에게 어떤 착각을 하게 만들었는지, 왜 그런 착각을 하게 했는지, 쇼핑에서 안나 친구들을 우연히 만난 것 등을.



"와우... 그래서, 너도 안나랑 같이 연기를 하기로 했다고?"



"당연히 아니지... 뭐, 너도 알잖아? 내가 안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 한다는 거 말야. 그래도 나도 거절하려고 노력 했어. 이건 너무 위험하다고, 당장 그만두는 게 좋다고 말야. 그리고 내가 연기해주는 건 그 때 한 번이 마지막이라고도 했어."



"흠... 그래서, 가짜 데이트는 어땠어?"



"정말 최고였어... 자매가 아니라 연인인 척 하는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그 시간 내내 얼마나 좋았는지 머리가 아찔할 정도였어. 태어나서... 그렇게 좋았던 적이 없는 것 같아."



라푼젤이 한숨을 내쉬엇다. "대체 얼마나 안나를 사랑하는 거야?"



"후... 그래도 걱정하지 마. 다시는 안 이럴 거야."



"이거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 말은, 안나가 특별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이해할 수 있어. 그래도 말야, 대체 누가 자기 자매랑 가짜로라도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무슨 말인진 알아. 그래도 한스가 걔 마음을 찢어놨잖아. 학교에서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 보라구. 자기 남자친구한테 속아넘어간 불쌍한 여자애로 취급받았을 거잖아?"



"하지만... 엘사. 안나도 널 사랑하고 있다고는 생각해 본 적 없어?"



"뭐? 당연히 없지! 너도 지금 미쳐가고 있는 거 아냐?"



"흠, 뭐, 잘 모르겠어. 너한테 들은 말만 보면 안나도 널 사랑하는 것 같은데."



"이야기를 돌리자. 나 부모님한테 대학에 관해서 말해놨어."



"뭐라고 하셨어?"



"엄마는 내 생각을 잘 받아들여줬어. 그런데 아빠는 나랑 헤어지는게 싫대." 엄마가 아빠를 설득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몰라도... 그래도 아빠도 결국은 내 생각이 좋다는 걸 이해해 줄 거라고 확신해. 시간 문제지.



"엄마는 어떻게 설득한거야?"



"아렌델 대학이 그리 좋은 학교가 아니란 걸 엄마도 알고 있더라고. 더 좋은 대학으로 간다니까 기뻐하던데?"



"음... 나도 네 아빠의 마음이 이해는 가. 나랑 친구들도 널 정말 그리워 할거야... 그냥 같은 대학에 갈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 그럼 좋은 생각이 있어. 너도 날 따라서 그 대학에 가는거야!" 엘사는 마치 농담이라는 듯 유쾌한 어조로 말했지만, 엘사는 이게 자기 본심이라는 것에서 크게 마음이 축 가라앉았다. 예전에도 이걸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고작 자기가 안나와 거리를 벌리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친한 친구를 다른 도시까지 따라오게 만들수는 없었다.



"맞아, 부모님이 그 말에 동의해줄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한 번 생각해봐, 우린 룸메이트가 되는거잖아! 아니면 뭐, 너랑 플린이랑 같이 살아도 되고."



"맙소사, 그거 너무 매력적으로 들리는데?" 엘사가 미소지었다. 아직 안나를 설득할 방법은 못 찾았어도, 어쩌면 이걸 변명으로 써먹으면 될 거야.



"그래도, 네가 가는 대학에 따라가려면 성적이 엄청 좋아야 하지 않아?" 맙소사, 진짜 진지하게 생각하는 거야?



"아니, 그 대학에는 입학전형이 많거든. 그리고 입학 자체는 거의 아무나 할 수가 있어. 그 후의 성적은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거고."



"그거 알아? 나 플린이랑 이야기 해 볼 거야!! 아니지, 일단 네가 부모님을 설득하는게 먼저야. 왜냐면 내가 플린한테 말해놓으면, 한시간 내로 입학지원서를 제출한 다음 함께 살 아파트를 찾아보러 떠날게 뻔하니까 말야!"



엘사는 기뻐서 깔깔댔다. "맞아, 그럼 부모님한테 한 번 더 물어보고 난 다음에 말해줄게." 엘사는 플린과 베스트 프렌드가 자신을 따라서 다른 도시로 갈 수도 있따는 가능성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비록 라푼젤과 룸메이트가 될 수는 없겠지만, 집에서 세 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있어도 더 이상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플린이 일어나고 있어! 그럼 월요일날 봐!"



"월요일날 봐!" 엘사는 미소를 띈 채 집으로 걸어돌아갔다. 어제부터 모든 게 완벽한 기분이었다.



부모님은 아침을 먹는 중이었고, 그걸 본 엘사는 지금이 기회라고 느꼈다. "좋은 아침이예요, 엄마, 아빠."



"좋은 아침이구나, 예쁜아. 벌써 일어났니?"



"네, 신선한 공기를 마쉬고 싶어서 잠깐 나갔다 왔어요. 그래서... 대학에 대해선 생각해 봤어요?"



아버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널 이렇게 일찍 떠나보내고 싶진 않은데 말이다."



"아빠... 저 18살이예요. 저랑 같은 나이에도 얼마나 많은 애들이 혼자 사는데요. 그리고 아빠도 알다시피 전 자립심과 책임감도 강해요."



"알고 있단다... 하지만 넌 거기서 혼자잖니."



"사실... 라푼젤한테 말해봤는데... 걔도 나랑 같이 그쪽으로 갈 지도 몰라요."



어머니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와, 그러면 둘이 같이 살면 되겠구나." 엘사는 플린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더 나은 대학이고. 훨씬 나은 대학이지. 그러면 엘사는 더 좋은 직업과 더 좋은 캐리어를 가질 수 있을거예요. 이게 당신과 내가 원하는 거 아니예요?"



엘사도 고개를 끄덕이자 드디어 아버지가 항복을 했다. "알았다, 알았어. 일단 입학서류부터 제출하거라. 그 다음에 이야기 하자."



"고마워요!" 엘사는 신이 나서 부모님을 끌어안았다.



"그래도 안나는 이 결정을 좋아하지 않을 거란다. 뭐, 너도 잘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당연히... 알고 있어요. 나중에 내가 말 할게요." 엘사는 안나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 지 알수가 없었다. 틀림없이 안나는 내 결정을 이해하지 못 해서 울어버릴거야. 엘사는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라푼젤에게 문자를 보냈다.



09:10 부모님이 허락해줬어! 너도 같이 간다면 정말 멋질 거야!



엘사가 방안으로 돌아와도 안나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엘사가 다시 이불 속에 들어가자, 잠결에도 자신의 품 속으로 파고드는 안나를 보고 미소지었다. 가슴속에 차오르는 죄책감에도 불구하고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





그로부터 일주일이 흘렀지만, 자신이 9월달에 나간다는 걸 아직도 안나에게 말 하지 못 했다. 물론 안나에게 언제까지나 숨길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대체 안나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이렇게 모든 일이 행복하게 흘러가는 지금같은 시간을 망치기는 싫잖아? 여전히 엘사는 가끔씩 에스메랄다를 떠올렸지만, 그녀를 그리워한다기 보다는 그녀가 괜찮은지 걱정하는게 대부분이었다.



두 자매의 관계는 예전으로 돌아갔다. 안나는 계속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자도 되냐고 엘사에게 물었지만, 언니는 어떻게든 거절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엘사는 자신에게 파고드는 안나의 따뜻한 온기를 매일밤 그리워했지만 말이다. 라푼젤과 플린은 엘사를 따라 옆도시로 간다는 제안에 신나했고, 그럴수만 있다면 엘사도 이 곳을 떠나는게 별로 힘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플린과 라푼젤은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 했고, 만약 플린이 가지 못 하면 라푼젤도 아렌델에 남을 가능성이 컸다.



금요일 오후, 엘사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자기 자켓이 안 보이는걸 깨달았다. 아마 안나가 빌려갔을 거라고 생각해서 여동생의 방으로 찾아가보았지만, 안나는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았다.



엘사는 자켓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다가, 여동생의 침대 밑에 천으로 감싸진 폴더에 눈이 갔다. 안나가 떨어뜨렸나 보네. 엘사는 침대로 향해서 파일을 들어올렸다. 안나가 그림을 모아둘 때 사용하는 파일인가봐.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고 싶은데... 안나도 화내진 않을거야. 어쩌면 프라이버시 침해일지도 몰라도... 뭐, 안나는 항상 나한테 그림을 보여줬잖아? 숨기는 것 없이 말야.



그래서 엘사는 침대에 앉아서 폴더를 열었고, 첫 번째 그림부터 깜짝 놀랐다. 이건... 만화책 표지인가? 그리고 여기 그려진 캐릭터는 나잖아! 그림속의 자신은 백금발 머리를 풀어헤친채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게다가 몸에 달라붙는 노출이 심한 가죽옷을 입고, 손에서 얼음조각을 날리는 걸 보고 엘사는 깨달았다. 친구들이 날 아이스퀸이라고 부르는 것 때문일 거야! 그림속의 자신의 옆에는, 안나를 닮은 더 작고 날씬한 소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양손으로 카타나를 잡고 살벌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두 소녀들 사이로 마스크를 한 악당들이 둘러싸고있었다.



엘사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림을 관찰했다. 나한테 보여줘도 됐잖아, 안나. 이건 정말 멋져! 엘사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대사를 읽곤 웃었다. 맙소사, 너무 열심히 그린 것 아니니? 이렇게 잘 그렸는데 왜 나한테서 숨기고 있었니? 기분좋게 팔랑거리며 넘어가던 그림들은, 어느 한 페이지에서 거짓말처럼 멈춰버리고 말았다. 그 페이지에서는, 자신과 안나를 닮은 두 캐릭터가 자신에게 끌어안긴 채, 전혀 자매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키스하고 있었다.



엘사의 얼굴이 새빨개졌고 황급기 다른 그림들도 살펴보기 시작했고, 곧 서로 끌어안고 키스하는 다른 여러장의 그림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리 봐도 이 두 캐릭터는 여자친구로 보였다. 적어도.. 그림속의 둘은 자매는 아니잖아. 어쨌건 이것 때문에 안나가 숨기고 있던 건 알겠는데... 이건 얼마나 이상한 거지?



엘사는, 자신이 가진 '자매 사이'의 지식이 굉장히 왜곡되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질문에 스스로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안나의 그림들을 파일안에 넣고 다시 침대밑에 숨긴 후 라푼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기, 라푼젤?"



"안녕, 엘사.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일 것 같아? 내가 최근에 왜 너한테 전화를 걸까?" 엘사는 자기 베스트 프렌드에게 이런 식으로 힘든 고민만 털어놓으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흠... 여동생 일이겠지?"



"네 의견을 들어야 할 일이 있어... 내가 방금 안나의 그림들을 살펴봤는데..."



"오케이, 무슨 일인지 알겠네. 포르노지?"



"아냐! 당연히 안냐, 안나는 순수하다구!" 어떻게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예, 예. 제가 잊고 있었네요. 걔는 그냥 15살이라서 섹스나 그런 종류의 것은 아무것도 모르시겠죠. 걔는 자위도 해본적이 없고, 너무 순진하고 어리숙해서 언니랑 데이트하는 게 잘못됐다는 것도 모르겠죠."



"농담 그만 해. 포르노가 아니라 만화를 그리고있었어."



"아, 그러 뭐가 문젠네? 혹시 헨타이(hentai)라도 그렸어? 촉수가 나와서 쑤컹쑤컹 하는거?"



"제발 조금이라도 진지해져 봐! 슈퍼히어로 만화야, 아이스퀸이랑, 사이드킥으로 안나가 나오는 거."



"와, 그거 정말 귀엽다!"



"응... 그 두명이 자매가 아니라 연인이란 것만 빼면 말야."



"오우."



엘사는 잠시동안 라푼젤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전화 너머에서는 침묵만이 전해져 왔다.



"라푼젤?"



"흠... 저번주에 내가 물었던 거 기억나? 혹시 안나도 널 사랑하는게 아니냐고 물었던 거 말야."



"아냐, 절대 아냐! 그래서는 안 돼. 안나는 나 때문에 고통 받아서는 안 된다고!"



"내 말은 그게 아냐. 그냥 어쩌면..." 엘사는 라푼젤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니래도! 안나는... 그냥 너무 어린 것 뿐이야!"



"엘사... 네가 언제부터 안나를 사랑하게 된 지 한 번 더 말해줄 수 있어?"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2년 전부터."



"그 때 네가 몇 살이었지?"



"15살, 무슨 말인지 알겠어."



"내 말은, 안나가 자기 감정을 깨달았다는 건 아니란 거지. 그럼 너도 이해가 되잖아? 왜 네 여동생이 너한테 그렇게 달라붙어 있는지."



엘사는, 에스메랄다가 자신에게 쏘아붙였던 말들이 떠올랐다. 걔도 딱 너만큼 미쳐있다고!



"그리고 가짜 데이트도 생각해 봐."



엘사는 말을 꺼내기 힘들어했다. 이게 사실일까? 안나가 정말 나를 사랑하는거야? 자매 이상으로? 정말 그렇다면 이게 얼마나 좆같은 상황이지?



"내가 안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안나도 나를 사랑하는 거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을리 없어."



"응... 그 말은 맞지. 그래도 말했잖아, 걘 자기 감정을 깨닫지 못 했을 거라고. 자신이 언니를 사랑하게 될 가능성을 상상조차 못 하고 있는 거겠지."



엘사는 아주 조금이라도 안도할 수 있었다. 적어도 나만큼 상황이 나쁘진 않네.



"그냥... 안나가 널 사랑한다고 상상을 해 봐. 넌 어떻게 하고 싶은데?"



"뭐? 아무것도 안 해! 당연히 서로의 감정을 무시하고 씨발 당장 집에서 뛰쳐나올 거야."



"혹시라도 말야... 안나가 너랑 좀 더... 성적인 사이가 되고싶어 한다면?"



"그건... 그건 불법이야! 비윤리적이라고!"



"음.... 엄밀하게 말하면 말야... 저번주에 알아봤는데 불법은 아니더라구."



"뭐?!"



"합의만 있으면 근친상간은 불법이 아니던데?" 근친상간이란 단어를 듣자 엘사의 머리가 아찔해졌다. 여지껏 엘사는 그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었다. 그 단어는 너무 현실적이었고, 너무 역겨웠다.



"그래도... 걔는 아직 미성년자야, 너무 어려. 강간이랑 다를게 없는 거잖아. 게다가 난 안나의 언니야."



"글쎄... 나도 놀라긴 했는데, 스스로의 의지로 성관계를 해도 되는 법적인 나이가 15살이더라구. 그래서, 뭐, 어느쪽으로 봐도 합법이긴 해. 그야 뭐 이게 비윤리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냐.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게 역겹고 기괴하다고 느낄 거고. 다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거지. 아이를 가지거나 한다면 이야기는 다르지만... 너도 알다시피 너희는 그럴 가능성이 없잖아?" 엘사는 놀라서 몸서리쳤다. 어떻게 법이 그걸 막지 않을 수 있지? 이게 잘못됐다고 생각을 못 한 거야?



"엘사, 확실하게 말할게. 너한테 안나에게 대쉬하라고 말하는 게 아냐. 그냥... 너무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라는 거야. 합의만 있으면 자매나 형제나 뭐 피가 이어진 아무나와도 박아대는 건 불법이 아니야. 그래서 네가 안나를 사랑하면서 껴안고 키스하고 싶어한다고 해서, 스스로를 정신병자로 생각할 필요는 없어. 알겠지?"



엘사는 정신이 몽롱했다. 틀림없이, 이 사실을 안다고 해서 뭔가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여지껏 안나가 자신을 그런 방식으로 사랑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고, 그렇게 됐다고 해도 자신이 거부했을 거니까. 하지만 적어도 엘사의 마음은 상당히 편해졌다. 난 괴물이 아냐... 아니, 어쩌면 괴물인지도 모르지. 그래도 최소한 범죄자는 아니잖아?



"고마워, 라푼젤... 그걸 들으니 기분이 정말 나아졌어."



"그냥... 계획을 잊지는 마, 알겠지? 내가 너한테 이렇게 말했다고 해서, 안나한테 대쉬하란 말은 절대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지?"



"알았어, 알았어. 걱정 마! 계획도 내 행동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거야. 나중에 봐!"



엘사는 전화를 끊고 침대에 앉아서, 라푼젤이 한 말과 그 의미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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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컹쑤컹



자유의 나라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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