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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내 룸메이트가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 19

엘산나비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01 22: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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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상사병이라는 것을 겪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카페에서 카산드라와 그렇게 헤어진 후, 안나는 곧장 기숙사로 향해 빠르게 짐을 챙겼다. 아직 남은 시험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 따위는 없었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학교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렇게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온 안나는 핸드폰을 포함한 모든 연락망을 꺼놓고 잠수를 타버렸다. 말이 좋아 실연당한 불쌍한 어린양이지 안나의 모습은 영락없는 히키코모리 폐인이나 다름없었다. 급작스럽게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방에만 처박혀 있는 딸에게 그녀의 어머니는 ‘실연이라도 당했니? 그러게 내가 그렇-게 남자 놈들 조심하라고 했는데! 어떤 썩을 놈이야! 당장 데리고 와!' 같은 위로인지 염장인지 모를 말들을 퍼부어 댔고, 이는 당연히 도움이 될 리 없었다. 오히려 안나는 엄마가 저런 말을 하는 것이 참 모순적이고 우습다고 생각하며 더욱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





칩거 생활 일주일 째 되던 날, 일주일 내내 침대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안나는 슬슬 몸이 근질근질해져 오기 시작했다. 이제 더이상 잠도 오지 않았기에, 아프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보려 노트북을 침대 위로 끌고 와 전원을 켰다. 부팅이 되자마자 배경화면으로 떡하니 걸려있는 엘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마주하게 된 안나는 한참을 멍하니 노트북 화면을 쳐다보다가, 괴로운 얼굴로 배경화면을 기본이미지로 교체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데미지에 정신이 혼미해져 잠깐 먼 곳을 바라보다가 곧 화면에 넷플릭스 창을 띄웠다.



액션 영화는 별로 안 땡기고... 스릴러는 싫고... 로맨틱 코미디? 지금은 아니야. 한참을 메인 화면에서 목록을 넘기던 안나는 결국 슬프기로 유명한 로맨스 영화를 골랐다. 해피엔딩 예찬론자인 안나가 평소 질색하던 장르였지만, 나와 같은, 혹은 나보다 더 슬퍼하는 주인공을 보면 왠지 위로가 될 것 같았다.



영화는 진부할 정도로 뻔하디뻔했다. 주인공 남녀는 사소한 오해 때문에 다투게 되고, 그게 불씨가 되어 결국 이별하게 되는, 뭐 그런 뻔한 이야기. 평소 같았으면 제발 둘이 대화를 하란 말이야!!!! 하며 답답함에 가슴을 매우 쳤을 테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안나는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하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저 여자 주인공도 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굳이 확인 사살당하며 안 그래도 너덜너덜해진 가슴을 난도질하고 싶지 않았을 거야.



안나는 비슷한 장르의 슬픈 영화들을 몇 편 더 연달아 본 후, 뻐근해진 목과 어깨를 주무르며 침대에 파묻히듯 베개에 코를 처박았다. 아직. 이걸로는 부족해. 안나는 마치 자해하듯 자기 자신을 감정의 끄트머리까지 몰아붙이려 했다. 그리고는 곧 실연당한 드라마 주인공들이 슬픈 음악을 들으며 청승을 떠는 모습이 떠올라 예전에 쓰던 낡은 mp3를 찾아내 재생시켰다. 음악은 영화보다 감정을 더욱 깊게 후벼 파는 힘이 있었다. 안나는 천장을 보고 누워 이어폰을 타고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에 집중했다.



“The only star that guided me was you.”



안나는 무의식중에 노래 가사를 따라 읊조렸다. 선배가 떠난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기숙사에서 짐을 싸서 나올 때도, 슬픈 영화를 보면서도 나오지 않았던 눈물이 노래 가사 한 절에 속절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선배한테 난 뭐였어요? 나한테 말도 없이 떠나려 했어요?



카산드라에게 선배가 유학 간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순간, 안나는 사실상 자신이 이별 선고를 받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그런 중요한 사실을 미리 말해주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상했을뿐더러, 엘사에 대한 신뢰마저 잃게 만들기 충분했다.



나도 그냥 선배에게 지나가는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었던 거예요?



믿음이라는 것은 연인 사이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안나는 그동안 봐왔던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는 물론이고 주변의 연애 경험자들이 떠들어댔던 이 말을 곧 자신의 연애 철학으로 여겼다. 그렇기에 그동안 자신의 귀에 엘사에 관한 어떤 더러운 소문이 들려오더라도 안나는 그저 믿음으로 그녀의 곁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쯤 되니 엘사를 믿었던 게 아니라 그냥 그 소문들을 믿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마저 들기 시작했다. 내 마음의 크기가 겨우 이 정도였나. 스스로에게 실망감이 드는 동시에 엘사를 향한 배신감에 몸서리쳤다.



안나는 몰아치는 감정의 폭풍 속에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첫사랑, 첫 키스, 첫 경험, 첫 이별.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라는 무책임한 말에 의지하며 시간을 죽이는 일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물론 무책임한 건 시간뿐만이 아니었다. 안나는 말도 없이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린 자신의 행동이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모를 만큼 어린 나이는 아니었으니까.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엘사에게 직접적으로 차인 것도 아니거니와, 엘사가 유학을 떠나기 전에 조금이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라는 것을 안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간단하고도 명료한 답은 정작 자신의 일이 되었을 때는 쉬이 판단 내리기 어려운 일이었다.



엘사가 자신을 떠나기 전에 자신이 먼저 엘사를 떠나야 했다.



누군가 내 곁을 떠나기 전에 내가 먼저 떠나는 것. 어릴 적, 부모가 자신을 떠나려 했던 트라우마가 있는 안나는 이에 대해 집착에 가까운 강박을 가지고 있었다. 그 누구도, 그 어떤 어른도 자신을 책임지려 하지 않았기에 어른 아이로 자랄 수밖에 없었던 안나에게 엘사는 처음으로 애정을 준 ‘어른’이었다. 앞길을 밝혀주는 든든한 선배이자, 사랑하는 애인이자, 자매와도 같은, 가족 같은 사람.





*





느지막한 오후, 안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해가 중천에 뜨고 나서야 침대에서 일어났다. 무심결에 달력을 보니 이런 생활을 한 지도 벌써 한 달 반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곧 개강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안나는 휴학을 해야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엄마의 잔소리를 버텨낼 자신이 없어 금방 접고 만다.



창틀에 걸터앉아 봄이 오는 소리를 듣던 안나는 자신이 커피 대신 엘사가 좋아하는 핫초코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모처럼의 평안한 오후였다. 하지만 이 짧은 평화로운 순간마저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전화벨 소리가 이를 방해했다. 기숙사에서 돌아온 이후로 줄곧 안나의 핸드폰은 켜진 적이 없으니, 엄마나 아저씨의 핸드폰 벨 소리이거나 집 전화벨 소리임이 분명했다.



안나는 자기도 모르게 방문 밖 목소리에 집중했다. 엄마와 전화 너머의 인물 사이에 몇 마디가 오가는 듯하더니, 쿵쿵대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왔다. 똑똑, 노크 소리에 괜히 긴장한 안나는 조심스럽게 방문으로 다가갔다.



“엄마? 왜요?”



“안나, 너한테 전화 왔다. 핸드폰은 왜 꺼둔 거니?”



전화? 선배일까? 안나는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누군데요?”



“카탈레나? 네 동기라는데? 어쩜 애가 예의도 참 바르더라. 여기, 얼른 받으렴.”



카탈레나?.........카산드라구나. 순간적으로 안나의 머릿속에 카산드라가 자신에게 전화할 이유 수천 가지가 떠올랐다. 그 중 어느 것 하나 달가운 이유는 없었고, 집에 없는 척하기엔 이미 늦어버렸음을 인지하고는 전화를 넘겨받았다.



“.....................여보세요?”



방문에 기대어 전화기를 귓가에 댄 안나는 긴 침묵 끝에 겨우 한 마디를 내뱉었고, 그와 동시에 수화기 너머로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담배 피우나 보네. 그만 담배 좀 끊으라는 잔소리를 하려던 안나는 현재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고는 입을 꾹 다물었다.



“후......... 안나. 너 뭐 하는 애야?”



“...........”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죽은 줄 알았어 진짜. 걱정했다구. 나뿐만 아니라 랩스도, 엘사 선배도!”



실로 오랜만에 듣는 선배의 이름에 가슴 한 켠이 저릿해져 왔다.



“핸드폰도 꺼놓고. 메신저, sns도 안 들어오고. 오죽했으면 내가 과사에 부탁해서 네 집 전화번호까지 캐냈겠냐고.”



이후로도 계속되는 카산드라의 잔소리에, 안나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과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은 충분히 하셨고?”



한껏 퍼붓고 나서야 화가 좀 풀린 듯, 차분해진 카산드라의 목소리에 안나는 작게 응, 하고 대답했다.



“...어떤 결론을 내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다 필요 없고, 너 내일 나와.”



“응? 내일? 어디로?”



“어디긴 어디야. 학교지. 내일 졸업식이잖아.”



“...선배들한테는 네가 잘 말해주면 안 될까. 나 아직은 도저히... 못 가겠...”



“이제 한계야. 너 잠수 탄 동안 내가 너 커버 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이제라도 알았으면 내일은 꼭 나와라. 너도 졸업할 때 후배들한테 축하받고 싶으면.”



“.........”



이제 곧 헌내기라고 벌써부터 꼰대의 면모를 뽐내는 동기에, 안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무튼, 안 오면 알아서 해. 그럼 난 졸업식 행사 준비해야 해서 이만 끊는다. 누구누구 덕분에 내가 두 배로 일하고 있어서 말이야.”



안나가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졌다. 전화가 끊어진 뒤에도 안나는 귀에서 전화기를 떼지 않은 채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잘한다. 아무 상관 없는 친구들한테까지 상처 주고, 민폐 끼치고.



스르륵 미끄러져 방문을 기댄 채 주저앉자, 엘사와 기숙사 방문을 사이에 두고 밤새 떠들어댔던 기억이 떠올랐다. 엘사에겐 문을 두드려주는 자신이 있었지만, 자신의 문을 두드려주는 이는 없다는 사실에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옷장 앞으로 향했다.





아무도 문을 두드려주지 않는다면, 직접 열고 나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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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읽어줘서 고맙다! 다음 화가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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