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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번역] 한 발짝 옆에 41-1 (five feet apart)

믇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22 0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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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짝 옆에 41


214일차 - 재회


나는 인생을 살면서 미친 짓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멍청한 짓 역시 많이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 멍청하고 미친 짓을 하는 것은 나와는 맞지 않았다. 가방을 대충 뒷좌석에 던져넣고 한 손으로 커피 텀블러를 든 채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와중에도 나는 이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엘사 스타크, 너 미쳤구나.’


원래 계획은 모두가 잠이 든 새벽에 몰래 나오는 것이었지만 엄마가 나보다 일찍 일어나있어서 그건 실패로 돌아갔다. 당연하게도 엄마는 내게 새벽 4시에 짐가방 들고 부엌에서 뭘 하는지 물었고, 나는 사실대로 말했다.


나는 안나가 보고 싶고, 그녀가 편지를 읽었든지 말았든지 상관없이 그녀 곁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님께서는 내가 편지를 썼다는 것만 알고 계셨지 그 안의 내용은 모르고 계셨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지난 반 년간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내가 안나를 잊지 못했다는 것은 알고 계셨다. 애초에 그녀를 잊지 못했기 때문에 대회에 나가자는 안나의 제안을 승낙한 것이었다.


원래 우리 가족은 최소 토요일까지는 있다가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부모님께 친척들이 다 간 후에 정리까지 하겠다고 했고, 나는 그 약속을 깬 적이 없었다. 나는 부모님께 크리스마스 때 일찍 와서 같이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엄마는 내게 자신은 화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안나도 꼭 데려와야 한다. 알겠어?”


나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엄마의 응원을 업고도 이 계획은 아직도 좀 미친 계획 같았다. 아마 실제로 미친 계획이어서 그럴 것이다.


집에 도착했을 때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 아직도 편지를 읽지 않았으면 어쩌지? 그럼 보고 싶어서 빨리 왔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라고 말할 건데, 엘사?


나는 여전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아마 지금 밖인 사람들은 블랙프라이데이 때 흥청망청 써대고 오는 사람들일 것이다. 현재 시각은 오전 7시였고 이제 10분 후면 아렌델시에 도착한다. 안나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내 생각이 얼마나 짧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뭘 하지? 문을 두드려서 깨울까? 그럼 아마 50대50 확률로 어렵게 일어나거나, 속옷 차림으로 나와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후자라면 딱히 불만이 없는--- 게 아니고! 그런 생각 하면 안 되지!


몇 달 만에 마신 커피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 느끼는 극심한 공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갑자기 (동시에 안전하게) 핸들을 틀고 고속도로를 빠져나왔다.


밥. 밥을 좀 먹어야겠다.


=========


나는 고속도로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영화 속 추격전 중에 주인공이 들릴 법한 곳이었다. 나는 이도저도 아니었지만.


나는 주문을 하고 커피를 다시 채웠다 (아마 좋은 생각이 아닐 것이다). 이제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생각을 해보자.


내가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음식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 곧 호텔에 도착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시간을 벌어야 했다. 나는 핸드폰으로 안나와 같이 살며 찍은 사진들을 둘러봤다.


센트럴 아렌델 공원 분수, 도서관 앞에서 먹은 아이스크림, 안나 생일에 먹은 햄버거 (맛은 형편없었지만 그 사실을 굳이 안나가 알 필요는 없었다), 선라이즈 피크, 베로아 해변에서 본 석양…


우와. 같이 지내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좋아진 건 당연한 일인데, 그 당연한 일이 너무 놀라웠다. 이렇게 멀리 올 거라 생각지 못했거나 아니면 이렇게 가까워졌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다. 이런 내 솔직한 생각을 안나가 보낸 초대장의 답장에 쓰려다 관둔 것이 기억났다. 잠시 추억에 잠기기 위해, 이메일을 열고 그 답신을 찾아보았다.


======


안나야, 안녕. 그래, 나 이메일 아직 그대로야. 기억해서 다행이다.


내가 이런 대회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게 신기하지만, 좀 특이하긴 하네. 그리고 좀 특이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 상금이라면 나도 할게. 작가가 그렇게 수입이 좋지는 않거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도 하고.


적어도 난 그러고 싶다는 말이야.


서류는 다 작성했고, 나한테 인터뷰 시간 전화로 알려주던데? 넌 언제야?


=======


나는 그대로 이메일을 계속 읽고 싶었다. 이 대화가 계속 이어졌기를 바랐다. 그녀는 내 이메일에 자신의 인터뷰 시간으로 답했지만, 그다음 내 답장에는 답장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렇게 어색하게 재회를 했고, 이제 우리는--- 적어도 나는 그녀에 대한 마음을 100퍼센트 확신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기를 바랐고, 내가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랐다.


나는 한숨을 쉬고 엄마가 아까 내게 커피를 담아 준 내가 나온 대학의 로고가 있는 머그잔을 바라봤다. "나 혼자 너무 오바하는 건가?"


맛있어 보이는 팬케이크와 스크램블 에그가 담긴 접시가 내 앞에 왔고, 아까 들었던 기운 빠진 종업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 문제에요?"


오래돼 보이는 명찰에는 '자넷'이라고 적혀있었고, 나는 그녀에게 약하게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그녀는 나를 돕고는 싶지만, 너무 피곤해서 최소한의 힘만 쓰는 것 같았다. "뭐 일단 여자시고, 뭔가 문제가 있는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여자 문제 아닌가요?"


"그런 논리는 처음 들어보네요." 내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딱히 문제는 아닌데, 그냥--- 아무것도 아니에요."


"손님, 손님 처럼 젊은 여자가 추수감사절 다음 날 아침에 이런 음식점에 혼자 있다는 게 그 문제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는 거에요."


자넷의 말이 맞았다. 아마도 그녀는 원래 이렇게 손님들과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지금 식당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고, 아마 이렇게라도 대화를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위해서는 이렇게라도 해야 했다. 나는 메이플시럽이 담긴 병을 들고 끈적한 액체를 부으며 말을 이어갔다. "맞아요. 아침 일찍 먼저 부모님 집에서 나왔어요. 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아… 좋을 때 군요." 자넷이 말했다. "얼마나 사귀셨는데요?"


"아, 그게--- 사실 이제는 더는 사귀는 사이가 아니에요. 사귀다가 헤어졌는데 어쩌다 보니 동거를 하게 돼서 그 이후로 좀 복잡해졌죠".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쳐다봤다. 아니면 여기서 졸려서 쓰러지려고 그러는 건가. "헤어진 다음에 동거를 한다고요? 그리고 지금 시럽 너무 많이 뿌리시는 거 같은데."


나는 고개를 내려 접시를 봤고, 메이플시럽이 거의 넘칠 지경이었다. 나는 놀라서 자넷에게 죄송하다고 하고 병을 제자리에 둔 뒤 팬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어차피 나는 단 것을 좋아했다.


...윽. 이렇게 단 건 좀 아닌데.


나는 헛구역질을 하며 시럽을 최대한 접시 가 쪽으로 덜어냈다. "네, 헤어지고 나서 동거하게 됐어요. 얘기를 다 하자면 좀 복잡한데. 아마 여기 종일 있어야 할 걸요?"


"음, 여기서 빨리 나가고 싶은 건 손님뿐만이 아니거든요." 자넷은 손목에 있는 시계를 보았다. "손님이 식사 끝나시면 저도 퇴근이에요."


"아 죄송해요. 최대한 빨리 먹겠습니다."


그녀는 별거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걱정하지 마요. 먹다가 체하지 말고요. 그리고 어차피 뭐 급할 것도 없잖아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손님하고 그분. 어떤 사연이 있길래 그렇게 고민하시는 거죠?"


"그..." 나는 잠시 멈추고 현재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상담사들에게 내 얘기를 하는 건 그나마 편했지만, 이렇게 생판 남에게 내 얘기를 하는 건 처음이었다. 자넷은 좋은 사람 같았고, 아마 이렇게 속 시원하게 말을 하는 것이 마음속에 묵혀두는 것보다 훨씬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근데 문제는…


"저도 왜 이렇게 고민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내가 한숨을 쉬었다. "우리 둘 다 서로에게 마음이 있고 헤어졌을 때의 응어리도 거의 다 풀어서 이제 감정이 쉽게 변하고 그런 건 아니거든요. 그냥 제가 이런 걸 처음 해봐서 그런가 봐요."


물론 그건 추수감사절 다음날 부모님 몰래 빠져나오는 것만은 아니었다.


"뭘 처음 하는데요?"


시럽 범벅인 팬케이크를 한 입 먹었다. 계속 먹다 보니 먹을만해 졌다. "전에 사랑한다고 했던 사람에게 이번엔 진심이라고 하는 거요."


내가 음식점에 발을 디딘 후 처음으로 자넷이 미소를 지었다. 졸린 와중에도 내 말이 자신이 들었던 말 중 가장 멋있는 말인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그 느낌 잘 알죠." 그녀의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아마 이런 비슷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 자신이 이렇게 음식점에 앉아있고 자넷 같은 사람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을까?


이 세상 사람 모두에게 자넷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좀 두려워요. 쓸데없는 말을 해서 이 관계를 망치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가 지금까지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로 써서 줬는데 아직 읽었는지 모르겠어요. 그, 그저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그 사람을 안 본 지는 얼마나 됐죠?"


"한 나흘 정도요. 월요일에 떠났으니까요."


자넷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편지를 언제 받았는데요?"


"2주 전이요. 아직 안 읽었다고 치고요. 이렇게 말로 하니까 진짜 긴 시간 같이 느껴지네요."


"손님, 지금이 무슨 19세기도 아니고, 답장을 2주씩이나 기다려요. 아무리 편지로 보냈다지만."


"아 그게 우편으로 보낸 게 아니고, 그래도 무슨 말 하시는지는 알겠어요." 나는 긴 식사를 이어갔다. "읽는 데 오래 걸려서 화가 난 게 아니라 그냥 좀 너무 늦게 준 게 아닌가 싶어서요. 제게 이제는 마음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갑자기 찾아온 무거운 분위기의 상담에서 자넷이 코웃음을 치며 뭐라고 중얼거렸다. "뭐라고 하셨죠?"


"가서 대화를 하시라고요." 자넷이 간결하고 명쾌한 대답을 했다. "직접 가서 자신의 감정을 전하세요. 쓸데없이 눈치싸움 계속하다가 끝나겠네요."


나는 계속 생각을 하다 한숨을 쉬었다. "맞아요."


"그러니까 빨리 먹고 그 사람한테 가봐요." 자넷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나는 시럽 범벅인 아침 식사와 함께 바에 혼자 남겨졌다. 그리고 내가 모르고 있던 질문의 답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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