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리뷰는 오랜만에 쓰네

얼마전에 친한 친구가 일본에 간다길래 위스키를 부탁했는데

그럼 하세가와 증류소에 방문하겠다더라고.

신나서 하세가와 증류소 홈페이지 뒤져가며 고민 끝에 포로지즈 싱글배럴을 부탁했는데

일본에 가서 친구한테 매진이라는 비보를 듣게 됨.

그래서 빠르게 노선 변경해서 Maker's 46을 부탁하게 됨.

여담으로 여행가서 술을 사다주는 아바타들에게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귀찮을텐데 굳이 시간들여서 사다주는건 가능하고 불가능하고의 여부를 떠나서

성의를 들였다는 거니까 난 싸게 산걸 떠나서 이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손에 넣었음.

와일드터키 레어브리드 이후로 엔트리급 이상의 버번 위스키를 맛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마시면 마실수록 드는 생각이, 버번도 블렌디드 위스키와 다르게 싱글몰트 마냥 상표별로 캐릭터가 확실한 것 같다.

소장하고있을까 고민하다가

술은 결국 마시기 위해 사는거라고 생각하고 아버지랑 한잔 하기로 함.

물론 나도 피규어나 아트북 등 수집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한번은 마셔봐야 좋은 걸 알고 다음에 사서 소장하는데 더 큰 지표가 되어준다고 생각해.

작은 오징어 두마리 물에 데친거랑

막창 양파랑 같이 볶아줌.

버번 위스키랑 그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자극적인 안주지만

솔직히 아주 잘 어울렸다. 술을 정말 맛있게 마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 막창에 대해서는 꼭 이야기 하고 싶은데

마트에서 약 5990원쯤에 파는 냉동제품이거든?

맛도 좋고 잡내도 안나고 짜지도 않고 양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있어.

(위에 사진 1팩 전자레인지에 해동해서 작은 양파 반개랑 그냥 볶은거임)

아주 맛있다. 진짜로. 돈없는 학식충이라 저런거 무척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살때마다 돈이 아깝지 않았음. 정말 추천함. 만약 4천원대에 행사를 한다면

솔직히 10팩정도 쟁여두고 싶을정도임

코르크는 말라서 부숴지지 않게 인조 코르크라 오히려 좋았음.

아버지랑 넉넉하게 2~3잔씩 따라서 마셨더니 이정도 마신듯.

글이 앞에서 좀 길어졌네.

Maker's 46은 역시 메이커스 마크 일반판의 상위 버전 답게

간혹가다 일부 사람들이 느낀다는 아세톤 맛이 전혀 안나고

알콜 부즈도 아주 적은 편이야.

확실히 일반 메막보다 훨씬 달착지근하고 부드러움.

특히 캐러멜 향이라고 해야하나? 난 커스타드 크림의 향에 가깝다고 보는데

한 잔 따라놓으면 달착지근한 향이 정말 잔 전체에서 올라옴.

많이 달달하다는 평이 많았었는데 사실이었음. 확실히 더 달달하다.

온더 락으로 마셨을 때 얼음이 조금 녹으면 시원하게 한 모금 들이켜도

부담이 없는 아주 훌륭한 버번이었다.

일본에서처럼 5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면 평생 이것만 마셔도 별로 불만이 없을텐데.

개인적으로 와일드 터키 레어브리드랑 비교했을 때 난 메이커스 46이 더 취향에 맞는 것 같다.

와일드 터키에선 상쾌한 오렌지 필 비슷한 느낌이 났다면 

이건 정말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사주시던 밀크캬라멜 같은 달콤한 느낌이야.

다음엔 메이커스 마크 캐스크 스트렝스를 꼭 리뷰해보고 싶다.

메막 CS는 올해안에 손에 넣어보는걸 목표로 삼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버번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 술을 발견하게 된다면 사는데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람. 

※찾아보니 2015년도에 풀린 Maker's 46의 Cask Strangth 버전이 있더라. 정발된건진 모르겠음